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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02:48
원래 가사 직관적으로 들리고 간지러운 대중가요 그것도 사랑노래는 찾아서 듣기는 커녕 길거리에 나와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어느날 레코드 가게 가서 팝송 테이프 계산 하려다가 들은 노래가사가 귓가에 꽂히겠지

어제 싸웠으면서 오늘 또 같이 있는다는 가사, 하루가 너로 채워져 어지럽다는 뻔하고 뻔해 평소라면 궁금해하지도 않았을 노래인데 태웅이는 조금 당황까지 하면서 내 상황을 아는 사람이 쓴건가? 내 얘기잖아 이거... 하게 되면 좋겠다 잔돈을 주려는 직원한테 지금 나오는 노래 뭐에요? 저것도 살게요 라고 하겠지





옥상에 누워 눈을 감고 노래를 듣고 있는 태웅을 찾는건 쉬웠음 백호가 발등으로 다리를 툭툭 찬 건 나름의 배려였고 다정이겠지 백호 스스로도 모르겠지만..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살찐다며 태웅을 골려주는걸 잊지 않았고 상체를 일으키는 태웅의 옆에 철퍼덕 앉았음 두 귀에 꽂힌 이어폰을 보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거냐고 한쪽을 빼어 자연스럽게 제 귀로 옮겨 꽂았어 보나마나 또 꼬불랑거리는 영어노래나 듣고 있겠지 얼마나 재미없는 걸 듣느라 이 천재의 말도 무시하는지 들어나보자고 한 행동이었어 다 듣고나서 욕해주마! 베베 꼬인 장난어린 심술이었음
그런데 귀에 들리는건 익숙한 모국어였고 심지어 아는 노래였음 아, 이거 백호가 금방 허밍으로 따라 부르는걸 태웅이 빤히 쳐다보겠지 말리지도 않았어 "네가 웬일로 제대로 된 노래를 듣냐?" 백호는 후렴구를 따라하다가 피식 웃었음 "야, 근데 이거 꼭 우리 얘기 같지 않냐?" 백호는 그 말을 하고 동의를 구했지만 태웅은 언제나의 뚱한 표정이라 괜히 머쓱해 말을 늘리겠지 뭘 저렇게 뚫어져라 보는지 모를 일임

"싸우고도 같이 있고 보고 있으면 얄미워 죽겠다고 하는게 딱 우리 얘기 같은데..."

백호는 급하게 아님 말고, 라며 뒷말을 붙였음 이어폰을 귀에서 빼 태웅에게 건네주려고 했어 그대로 팔이 잡혀 제 입술에 미지근하고 건조한 태웅의 입술이 맞물려 겹쳐지지 않았다면 말이야

태웅은 백호의 윗입술을 자신의 입술새로 살짝 물고선 천천히 떨어지겠지

"맞아 우리 얘기"


여전히 백호의 손에 들려 귀에서 살짝 멀어진 이어폰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음 '오늘은 너에게 키스하고 싶어'

백호는 2절 가사까지는 몰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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