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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백호가 태웅이 아이 임신하고도 대협이랑 안 만나고 혼자 꿋꿋하게 살았으면 어떡하지...? 태웅인 뭐 산왕전 끝나고 미국가고 대만이 대학 간다고 감격한 집에서 미국 여행 보내줘서 야 백호야 너도 가자 배포 큰 만만쓰 덕에 꼽사리 껴서 남친 보러 다녀왔는데 혈기왕성했던 고딩커플 그저 오랜만에 본다고 꼴려서 외부인 출입금지인 태웅이네 학교 기숙사에서 그만... 급해가지고 룸메 들어올 까봐 속전속결로 끝냈던 그 날... 콘돔도 대충 서랍에 있던 거 얼마나 오래된 건지 급해서 제대로 착용하지도 못했던 건지 그만 아이가 생겨버렸음 근데 백호 몰랐겠지 성교육 같은 거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자기 생리 주기도 잘 모르고..ㅜㅜ 그나마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 사귀게 된 소연이나 한나한테 배우고 그랬던지라 야야 여우 그거 어딨냐고 그나마 콘돔 쓸 지성이라도 생긴거임... 오히려 호열이가 같이 장 보면서 야 백호야 생리대 안 사? 워낙 스스럼없는 사이라 물어보는데 어..? 그러네... 갑자기 생각해보니 생리대 값 줄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었나봄.... 구식이들이 장난으로 야 백호야 ㅋㅋㅋ 요새 살쪘냐 너 그나마 봐줄게 몸매였는데 놀렸을 땐 박치기나 존나 했는데 료칭이랑 한나언니가 허리에 무리갈 수도 있으니 살 빼는 게 좋겠다 제일 백호 귀여워하는 사람들이 그 말 할 정도라 요즘 식사량 줄이고 있었는데 먹고 싶은 건 또 왜 이렇게 많은지ㅜ 막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스테이크 먹고 싶다... 뭔 스테이크야 돈도 없는 게 정신 차리자 셀프로 뺨 때리고 그랬던 나날들이 생각나 호열아 나 설마... 눈치 빠른 호열이니 깜짝 놀라서 너 설마.... 그때 대만 선배랑 미국 갔을 때... 아니야 아닐 거라고 피임도 바로 했다고 부정하는데 호열이랑 같이 간 병원에서 의사가 교복 차림으로 온 둘을 한심하다는 눈으로 보더니 자 여기가 심장이고 잘 뛰네 거 학생들 좀 일찍 오지 어떻게 할래? 워낙 많이 커서 간단하게는 못 끝내 반말로 지껄이는데 눈이 돌 것 같아 진료실을 나와서 백호를 다그치는 호열이겠지



너 빨리 서태웅한테 연락해
아니 호열아... 뭐 걔가 어디 지금 도쿄에 있냐?
그냥 해 시차고 뭐고 받을 때까지 해 아니 전화번호 뭐야 내가 연락할 테니까
싫어
싫긴 뭐가 싫어 당장 와서 책임지라고 해!
...어차피 지울 거잖아
지우는 건 당연한 거고! 리스크는 너만 다 떠안고 그 새끼는 하하호호 미국에서 잘 지내라고? 그건 아니지 백호야 내가 말한 책임지라는 건..
호열아 부탁이야 서태웅 걔 생각 없어 보여도 미국놈들 사이에서 엄청 힘들어한다고... 괜히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



호열이가 자기한테 큰 소리 치는 건 처음이라 백호 좀 찔끔했긴 하지만 눈칫밥 좀 먹어본 입장으로 태웅이 미국에서 지내는 거 보면서 녹록치 않구나 싶었겠지 그 학교의 유일한 동양인 학생, 인싸 중에 인싸만 한다는 농구부에서 저보다 머리통 하나는 더 큰 백인흑인 선수들 사이에서 치이고 말도 잘 안통하고 인종차별에 뭐 아무튼 이슈란 이슈는 다 당해도 선생이란 작자들은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고 여우가 쉽게 기죽는 성격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단 말야 결국 백호 고집에 백호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도 없는 호열이였어



이일 덮자.. 구식이랑 대남이 용팔이도 모르게 하자 농구부에도 말하지 않는 게 나을 거 같아 괜히 학교에 소문나서 좋을 거 없어 수술비 마련해 볼게
고마워 꼭 갚을게



그러나 수술하기로 한 날 호열이가 비어있는 백호 집에서 발견한 건 해약한 자기 적금 통장이랑 미안하다 호열아 나 잘 지낼테니까 괜히 찾거나 그러지 말라는 간단한 내용만 남긴 편지 한 장뿐이겠지 강백호? 아침부터 일찍 와서 뭔 일인가 했더니 자퇴서 내고 갔는데? 양키들이 뭐 그렇지 농구한다고 정신 차린 줄 알았는데 예쁘장해서 어디가서 이상한 짓이라도 안하면 다행이지 담임이라는 새끼가 지껄이는 말에 호열인 주먹이 떨리는 걸 잠재웠지 농구부에도 다들 그동안 고마웠다 딸랑 편지 하나만 남기고 가버려 백호가 갑자기 이렇게 농구도 그만두고... 아직도 충격에 헤어 나오지 못한 소연이 이 똥강아지 같은 놈이.. 됐다 농구하기 싫었나보지... 고작 이 정도였냐고 강백호.. 내가 주장으로 뭐 서운하게 한 게 있었을까... 걱정 자책 비난 등등 그게 보기 힘들어서 다시 학교 밖으로 도는 백호군단이며.. 한동안 백호 찾는... 계속 울렸다 그친 미국에서 부재중 전화까지 아무튼 그 빈자리가 너무 컸지만 백호는 생각보다는 잘 지냈겠지 아이 지우려고 했었는데 초음파로 본 애 심장소리가 너무 선명해서 졸면서 본 과학시간의 사람 같지도 않은 배아 사진이랑은 다르게 팔다리 힘차게 움직이고 있어서 또 엄마가 자기를 임신했을 때 아빠도 그렇고 주변에서 다들 엄마 건강 때문에 무리라고 해서 지우라고 했다는데... 엄마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조금 웃었던 백호겠지 그렇다고 태웅이한테 부담 주기 싫고 그 녀석 농구나 할 것이지 분명 맘 못 잡을게 뻔하다고 뭐 그런 여러 감정이 교차해서 해보자! 여태까지 나 혼자서도 잘 살았으니까! 설마 너 하나를 책임 못 지겠냐 천재가! 그렇게 씩씩하게 임신튀 한 거겠지 고아에 어린 미혼모 중졸 진짜 못된 놈들이 이용한다면 몹쓸 상황에만 놓여 있는 백호였는데 운이 좋았는지 시골 요양원 같은데 취직이 된 거야 맘씨 좋은 원장님이 오갈 데 없는 백호 가여워 해서 숙식도 제공해 주고 의사라지만 나이도 지긋하고 산부인과랑은 관련 없지만 최선 다해서 아이도 받아주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첫 검진 말고는 병원 진료도 받아본 적 없는데 너무 건강하고 태웅일 쏙 빼닮은 예쁜 아기라 백호 손가락 발가락 개수 세보면서 북북 흐르는 눈물 소매로 훔치고 이제 엄마 다신 안 울어 아기 안고 씩씩하게 웃었던 백호겠지



그렇게 잘 지냈던 백호 대다수가 거동도 불편하시고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분들이라 활기차고 사랑둥이 백호 예뻐할 듯 힘도 좋잖아 한 팔에 둘씩 안아서 옮겨주고 월급 값 밥값 톡톡히 하는 백호야 외진 곳이라 가족들도 거의 찾아오지 않아 더 예뻐하는 것도 있었지 아이도 서로 돌보려고 해서 백호가 엥 할매? 우리 아들은? 저기 그 놈의 할망구가 데려갔다고 옘병 지 기저귀도 못 가는 게 서로 디스할 정도로 아기랑 백호는 그렇게 새로 생긴 수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이에서 사랑받으며 제법 행복하게 잘 살았어



아이 세 네 살 쯤 되면 월세방 구할 돈도 생기고 요양원에선 괜찮다지만 애는 점점 크지 워낙 활기차서 이리저리 뛰어 다니려는 거 워커나 휠체어 타고 다니는 노인들이랑 부딪히거나 그럴까봐 민폐잖아 그렇게 방도 얻고 괜찮은 어린이집도 구하고 여유가 쪼끔 생긴 백호 농구 해볼까..? 싶었겠지 기가 막히게 아이 어린이집 바로 옆이 구민회관이고 근처 청년들이 팀을 이뤄 농구 한다지 여자 농구부는 바라지도 않지만 껴달라고 하지 옛날에도 그랬잖아 캬캬 난 천재니까 워낙 촌이라 청년이 없어서 백호 큰 키랑 운동신경에 아 환영이에요 받아주고 일이 너무 잘 풀려 이쯤 되면 호열이한테도 슬슬 연락 해야지 이제 용서해 주겠지... 호열이가 아니여도 누구나 봤으면 엥 강백호 맞나? 할 정도로 책임감 엄청나지고 어른스러워지고 아무튼 이리저리 인생 계획 잘 세우는 백호였는데... 어 뭐야 윤대협? 애 어린이집 픽업 나오는 길에 마주치리라 예상 못했던 사람이랑 마주쳐서 다 꼬이게 되는 거 보고싶다....



대협인 아 친척이 여기 살아서 그나저나 백호야 너 갑자기 없어져서 깜짝 놀랐다고 어떻게 된 거냐고 결혼했냐고 이리저리 물으면서 접근하겠지... 사실 윤대협 그렇게 백호 없어지고 진짜 좆같은 기분으로 지냈던 거 능남전 때 백호 처음 보고 관심 생겼는데 여유롭게 굴다가 선착순 놓쳐서 호시탐탐 벼르고 있었는데 그 보기 싫던 일학년 루키 녀석 없어지고 기회다 싶었는데 애가 자퇴하고 농구도 그만두고 사라졌대서.. 친척은 개뿔... 고등학교 까지만 농구하고 집안일 이어 받아 그 인맥으로 백호 찾아서 이리저리 수소문 한 거였음 맛있다.... 심지어 집안일이 수상해서 등 뒤에 이레즈미 찐하게 있는 대협이 상상하니까 나 죽을 거 같아.... 근데 얼굴은 여전히 백호가 흐음.. 좀 멋있나.. 설렜던 이상형 모습 그대로로 웃고 있으면 더 미치겠네 아무튼 대협이 그 여유로움으로 백호한테 천천히 접근해서 상황 대충 알게 되겠지 임신튀 한 거 달고 다니는 애새끼가 서태웅 씨인 거 짐작은 했지만 개 빡치네... 뭐 괜찮아^^ 내 아이로 입적시키면 백호 도망 못 가겠지 둘째는 진짜 내 새끼 임신시키면 되고 그렇게 시커먼 속 숨기고 아이한테도 매일 장난감 까까 사다 바치며 얼마나 잘했겠냐 엄마아 대협이 삼쫀이 아빠였음 좋겠어 아이가 하는 말에 백호도 고민 엄청 하겠지.. 대협이가 정말로 청혼했으니까 태웅이 아이지? 괜찮아 정말 내 자식처럼 키워 주겠다고 진심 담뿍 담은 달콤한 말에 안 흔들릴 사람 있나 근데 백호가 살면서 일찍 알게 된 거 있는데 암만 그래도 눈칫밥 먹게 되더라 내 새끼까지 그렇게 되면 속이 상해 못 견딜 거 같고 또 계속 태웅이한테 숨길 생각은 아니었거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 계획대로 미국 리그에서 주전 되면 그때는 연락하려 했거든 애 혼자 낳아 키운 대형 사고를 친 자기를 다시 받아줄 리는 없겠지만 부모 자식 간 연은 있으니까 아이의 존재는 알아야지 그리고 사실 뭐 이리저리 꼬이는 별 쓰레기들 말고 윤대협처럼 이리저리 괜찮은 사람들도 좀 있었는데 여우야.. 나 사실 너 엄청 좋아했나 보다... 아이 재우면서 웃는 백호겠지 그렇게 대답 기다리며 설래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만만한 대협이한테 미안하다고 너는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거절할 거야 반지케이스 딱 닫는 백호를 보며 웃는 대협이겠지



어렵다 백호야 너는 진짜
응?
아니야 백호야 네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신사처럼 물러나는 윤대협은 그 와중에도 멋있긴 한데 뭐 그래도 계속 신경 쓸 여유는 백호한테 많진 않지 일도 해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고 겨우 잡은 기회도 놓치지 않게 열심히 해야 하는데... 갑자기 일하던 요양원 원장이 바뀌더니 아니 고등학교도 졸업 못한 사람이 여태 일을 했냐고 다른 일이라도 구할 때까지 조금만 사정 봐달라고 빌었는데 하루아침에 짤리고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미혼모라고.. 저희 원 소문 나빠지니까 제발 퇴소해달라고 그러지.... 그 작은 동네에서 소문 이상하게 돌아서... 길만 다니면 수군거리는 소리에 집주인도 갑자기 나가라고 그런 상황에서 당연히 농구는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애기가 갑자기 아파라.... 여태 모아둔 돈, 보증금까지 다 까먹고... 빚까지 지게 된 백호 빚쟁이들한테 시달리고 돈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우라는 좋은 일자리 소개시켜 주겠다는 성희롱까지 듣고 팰 기운도 안남아 호열아 나 어떡해.... 안 울기로 했으면서 엉엉 울면서 연락했겠지 바로 달려온 호열이 서로 회포 풀 새도 없이 닥쳐온 상황에 엄청 울었지만 호열이도 뭐 해줄 수 있는 게 있겠어 호열이 인생도 녹록치 않았으니까... 겨우 스무 살 초반들끼리.... 호열인 아무 걱정 하지 말라고 자기가 병원비 마련해 오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또 얘한테 짐을 지워.... 전화기 앞에서 한시도 잊은 적 없는 번호 누를까 말까 벼랑 끝까지 몰려 고민하는 백호인데 이미 이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 눈 질끈 감은 백호의 앞에 나타나는 대협이겠지



백호야? 왜 네가 이런 데 있어? 응? 아이 수술비 필요해? 그럼 나한테 연락하지 그랬어 응 울지 말고 왜 울고 그래 뚝하자 그래그래


그렇게 아이는 바로 모든 치료 싹 받고 상태 나아져서 퇴원만 앞두고 대협이랑 쎄쎄쎄 하면서 화기애애 놀다 아빠라고 해도 돼? 하는데 응^^ 대협이 망설임 없이 대답해줘서 백호도 그래.. 윤대협이 한입으로 두말하는 놈은 아니니까... 애써 웃으면서 대협이 손잡겠지 그렇게 대협이랑 결혼하게 되는 백호.. 어 강백호..? 잠적했다가 갑자기 결혼한다고..? 그닥 좋지 않은 시선 받으면서 화려하게 결혼식 올리고 첫날밤에 백호야 사랑해 쪽쪽거리는 대협이 대물 버겁게 받아내는데 살벌한 문신에 소름이 좀 돋음... 빚 받으러 왔던 빚쟁이들이 저런 비슷한 문신 하고 있던 것 같은데.... 윤대협.. 너 뭐하는 놈이야..? 물었다가 발목 틀어잡으며 속삭이는 대협이겠지 백호야 그게 중요해? 쎄한 눈에 차마 말도 못 꺼내겠지 이제 갈 데도 없잖아... 그리고 대협이가 진짜로 약속을 잘 지켜서 백호는 사실 좀 걱정돼서 피임하려고는 했는데 대협이가 협조적이겠냐... 금방 애 줄줄이 들어서고 나 형아 되는 거야? 아이는 대협이 품에서 환하게 웃었고 대협이도 아이한테 뽀뽀하면서 웃었으니까 그래... 아이한테만 잘하면 그만이지... 그렇게 자기 욕구, 자유 그런 모든 거 거세당하고 위험한 대협이한테 발목 잡혀 처연한 애기와이프 돼 버리는 백호... 아 빻았는데 참 좋다 클리세 범벅이지만 호열이가 대협이 밑에서 일하면 그 꼴 보고 참을 수 있을까... 하루아침에 강백호 없어져서 농구고 뭐고 다 포기 할 뻔한 태웅이 대협이랑 백호 결혼 소식 듣고 이 악물고 농구해서 성공해서 백호 찾으려고 하면 그것도 참 좋은데.... 약 호열백호까지 백호ts 진짜 굴릴수록 맛있고 꼴리는 하나짱 이.. 그.. 근데 니가 먼저 잘못했자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