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만은 오키나와 가자고 할 것 같음 그냥 내 생각임 이유 딴 거 없음 태섭이네 고향이니까

태섭이가 보던 바다 태섭이가 걷던 길 태섭이가 나온 유치원 태섭이네 집 앞마당 태섭이가 길거리 농구 하던 코트 보고 싶고 느끼고 싶고 만지고(??) 싶음 그래서 결혼 계획 짤 때 슬 눈치 보면서 “아… 오키나와가 신혼여행지로 진짜 좋다던데…” 같은 수동적 발언 늘어놨지만 태섭이는 ㅎㅎ<뭐 이딴 미적지근한 반응임

뭐야? 오랜만에 고향이 안 가고 싶은 건가... 근데 정대만 한 번 가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필이 꽂힘 태섭이가 여태껏 얘기해줬던 오키나와에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태섭이 생가 위치돜ㅋㅋ 추정해보고 구글맵 스트리트뷰 이런 걸로 보면서 오오 뭔가 맞는 것 같아!!! ㅇㅈㄹ 함

마침내 진짜진짜진짜 신혼여행 계획을 짜야 될 시기가 와가지고 비장하게(는 한 사람만) 주방 식탁에 마주앉은 태대... 몬가 롱디 기간이 길었다 보니 본격적으로 식 올리고 신고하기도 전에 집부터 합칠 것 같다는 뇌피셜이 있음 ㅋㅋ

암튼 송태섭은 정대만이 엉성하게 만들어온... 시키지도 않았는데 킹받는 애니메이션까지 삽입한 10장짜리 “왜 오키나와인가” 피피티 보면서 발표 들어주고 있다가 명목상 넣어놓은 Q&A 슬라이드에서 손 들고 말함

전 홋카이도로 가고 싶은데요?

버르장머리 없는 후배남편의 말대꾸에 순간 힘이 풀려서 포인터 대신 쓰고 있던 20XX년 무슨무슨 팀 크1바 파이널 진출 기념 뭐 이런 거 적혀있는 볼펜 놓침 데구르르... 식탁 위 굴러가는 볼펜 소리

정대만 하면 불꽃남자라서 사람들은 여름이랑 정대만 찰떡이라고 말하는 거에 흠 그렇긴 하지 처음 만났을 때도 여름이었고... 사실 오키나와도 괜찮음 킹치만? 태섭이... 다굴당하고 옥상에 누워서 처음 봤던 눈이 너무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것임 말하면 뭐 좋은 기억이라고 기죽은 건 절대 아니지만 조금 쪼그라든 정대만이 눈에 훤해서

그래도 그 뒤에 그걸로 끝났다면 당연히 눈 여전히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을 건데 정대만은 농구부에도 돌아왔고 코트에도 돌아왔고 그날 넣어주던 삼점슛도 돌아왔으니 별로 안 좋은 기억이라고 생각 안 하는 거

결국엔 구글맵 뒤지고 피피티 만들어온 노력에 무색하게 눈 폴폴 오는 홋카이도 그것도 삿포로로 가는 태대 보고 싶음... 그 하얀 설원 위에 나무 한 그루 있는 데서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반사 때문에 눈부셔서 나 눈을 못 뜨겠다 태섭아;; 태섭아 나 선글라스 한 번만 빌려줘라 이러는 정대만... 선배가 그거 쓰면 나는요 이래서 아 그러네? 그럼 나 눈 감고 찍을게 / 신혼여행지 왔는데 눈 감고 찍을게 이러네

렌트카 빌려서 번갈아가면서 운전하는데 눈길이라 긴장하는 태대 양고기 먹으려고 웨이팅 ㅈㄴ 하느라 꽁꽁 둘러쌌는데도 코끝 땡땡 붉어져서는 나 발에 감각이 없음요 선배 이러는 송태섭 내가 손으로 녹여주까? 하는 정대만 서로 바라보고 크카카카카 웃느라고 염.천하는 태대

뻥 안 치고 눈이 송태섭 키 정도로 쌓였다고 옆에서 사진 찍어줄 테니까 좀 가서 서봐라 이러는 정대만... 송태섭 표정 썩어서 ㅡ.ㅡv 이런 사진 찍히고 킹받아서 정대만 눈밭으로 밀어버리는데 폭신♡ 해서 헐 태서바 이거 되게재밌따. 둘이 바보같이 눈천사 만들다가 옷 쫄딱 젖어서 덜덜 떨면서 차로 돌아감

길거리 쌓여있는 눈에 송태섭♡정대만 머 이런 거 정대만이 손 시려워하면서 적었는데 송태섭 유치하다고 하면서도 낙서 사진 찍음 그날 활동량 과다와 언 몸 뜨끈한 물에 녹인 정대만 기절잠 자고 있으면 태섭이는 그 옆에서 누워서 사진 정리하면서 그 사진 제일 오래 보고 있음ㅋㅋ

아 그것도 무조건 해줘야 됨 설원에서 오겡끼데스까!!!!!!!! 정대만이 ㅈㄴ 우렁차게 선수치면 관광하던 사람들 다 그 소리 듣고 웃음 송태섭 아 왜 저래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내 선배 하면서도 정대만이 해줄 거지? 해줄 거지? 해줄 거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와따시와 겡끼데스~ 됐지? 해줌

암튼 그냥 내 뇌피셜로 태대 신혼여행지는 겨울 홋카이도 삿포로시로 정함 그런 법이 있음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