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4510089
view 2821
2023.05.24 16:07
최동오 문 열고 들어오다 눈 커져서 현관에 멈춰서면 정대만 깜짝 놀라서 파다닥 떨어지는데 이명헌은 그냥 밍...이러고 있다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버림.
혼자 남겨진 정대만 속으로 아, 이명헌 저 배신자...! 외치면서 황급히 최동오 붙잡고 야야; 놀랐냐; 아니 근데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고, 우리 그냥 장난으로...야; 최동오 듣고 있냐? 이거 진짜 장난이었다? 어? 쟤랑 나랑 그런 거 아니다? 열심히 변명하는데 최동오 듣는둥 마는둥 반응이 영 시큰둥해...
남자놈들, 그것도 같이 하우스 쉐어하는 남자놈들끼리 입술 부비는 장면 목격해서 충격 받은 얼굴이라기엔 뭔가 좀 석연찮게 정대만 얼굴 몇 초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픽 웃으면서 "아...나,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하고 한숨 길게 쉬고 얘도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림. 이뭥미?!

그 날 저녁 셋이 나란히 식탁에 앉아 밥 먹는데 최동오랑 이명헌 분위기 존나 쌩해서 괜히 죄지은 것도 없이 정대만 혼자 가운데서 안절부절 못하겠지. 그 자리 얼른 일어나고 싶어서 그릇 비우자마자 생전 안 하던 설거지 자처하는데 다 끝내고 와보니까 이명헌은 또 어디로 사라졌고 최동오 혼자 베란다에서 청승 떨고 있음. 
담배는 피지도 않는 놈이 꼭 담배피는 사람처럼 난간에 팔 걸치고 내려다 보고 있는 꼴이 보기가 퍽 그래서 베란다 문 드르륵 열고 나간 정대만 아, 최동오 왜 자꾸 그러는데..기분 글케 더러웠냐? 그냥 장난이었다고...하고 말 좀 붙여보려니까 최동오 묻는 말엔 대답 안 하고 뜬금없는 소릴 물어.

"대만아, 나 혹시 성격이 되게 별로인가? 도저히 호감이 안 갈만큼?" 
"에엑? 갑자기 또 뭔 소린데, 그건? 너 정도면 성격 좋지, 누가 최동오 성격가지고 뭐라 하냐."
"그냥...문득 그런 문제인가 싶어서."

-내 얼굴은 좋다잖아...근데 매번 보란듯이 이러네, 꼭 나만 아니면 아무나 상관없는 것처럼. 
혼잣말처럼 공중에 대고 고저없이 내뱉는 소리에 정대만이 이게 무슨 뜻인지 얼른 파악이 안 돼서 인상 팍 쓰고 앞뒤 상황 문장 곱씹고 있는데 최동오 그런 정대만 보고 피식 웃더니 양손으로 정대만 얼굴 한 번 폭 감싸 쥐었다 놓아줌. 

"그런 게 아니고서야. 너하고 딱히 닮은 데도 없는데."

제스쳐는 거의 뽀뽀라도 쪽 해줄 것처럼 다정했는데 눈이 하나도 안 웃고 있어서 정대만 순간 자기도 모르게 어깨에 빳빳하게 힘 들어가겠지. 




그리고 최동오가 말하는 딱히 닮은데도 없다는 인물은 최동오 자기 자신이 아니라 산왕 시절 오늘하고 똑같은 상황 연출했던 미국에 가 있는 어떤 후배님일 듯...
동오명헌 대만명헌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