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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같지도 않지만 보고싶다 협백네 첫째는 가족들을 너무너무 사랑했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면 당근 하나쨩이지만 그건 동생들도 다 그랬으니까 대협이도 으레 나도 하나쨩이 제일 좋아 하하 호탕하게 웃곤 했지 동생들이 질세라 이잇 하나쨩은 내 꺼야 받아라 아빠한테 달려들고 대협인 그 큰 손으로 하나씩 안아들어 부드러운 잔디밭 위로 던지곤 했지 재밌어서 깔깔 웃고 있으면 아잇 윤대협 다치면 어떡하려고! 빨강머리를 늘어뜨린 백호가 주스며 간식거리를 들고 오다가 식겁해서 잔소리하고.. 하나쨩 나 너무너무 행복해 아마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 형아겠지? 그게 입버릇이었던 아이... 옅은 회색의 동공은 살짝 흔들리다 이내 글썽이며 기뻐했을 때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 그러니 누구보다 그 세계가 깨지지 않길 바랐기에 하나같이 닮은 얼굴들이 형 빨리 패스해 할 때 아빠를 이겨 봐야지!! 부추길 때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려고 노력했고 하나도 재밌지 않은 낚시를 따라가며 재밌는 척을 하려고 애썼어 역겨운 레몬절임을 입에 쑤셔 넣고... 어느 날은 연습을 끝내고 샤워를 하는데 애써 세운 머리가 물에 씻겨 내려가는데 당연한 거임에도 순간 너무 울컥해서 주먹으로 거울을 깨버렸지 중학 3학년 내내 원체 사고친 적 없는 애라 주변에선 깜짝 놀라기만 했지 와장창 거울 깨지는 소리에 화들짝 정신이 든 첫째겠지 웅성웅성 형 괜찮아? 주장 이게 무슨 일이야?! 어어 센도 안 다쳤냐! 막 난리라 어어 미끄러져서.... 변명했지만 새빨간 피는 물을 타고 질질 흘러 농구부 난리가 한번 나고... 백호는 막내 동생 소풍을 따라간지라 결국 대협이가 와서 병원 데려가고 농구선순데 손을 소중히 해야지 몸 관리도 실력이야 네가 주장인데 후배들한테도 민폐잖아 차분히 나무라는 소리를 듣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쿵쾅거리는 거 있지 정말 오랜만에 그 큰 차에 단 둘이 타고 집에 가는 길이라 더 그랬나 모르겠음



아빠...
응?
아 아니야.. 아 하나쨩한테는 뭐라 하지..



많이 혼날 거 같은데 하하 우리 아들 어떡하지 아빠가 대신 혼나 줄 수도 없고 환하게 웃는 이 남자가 온전히 제 아버지이길 바라기엔 그 애는 이제 너무 자라버렸음... 그날 새벽 인종 용광로나 다름없는 NBA 틈바구니 속 새하얀 동양인 선수를 한참 바라보던 소년은 앨범을 뒤졌음 안타깝게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기에 엄마의 온전한 학창시절 사진은 거의 없는 거나 다름 없었지만 .. 북산고 빛바랜 농구부원들의 단체 사진을 발견하고 현재 모습이랑은 비교가 안 되는 앳된 선수를 보고 있잖니 눈이 돌아서 찢어버려야지 아니 태워버려도 속이 시원해지지 않을 거 같았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었음 저보다 큰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빨강머리의 선수는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행복해 보여서 목표를 가진 사람의 눈은 제가 잘 알았음 가까운 사람은 맨날 능남으로 오라며 바람 넣는 아빠의 과거 감독님이나 당장 자기도 올해 주장으로 팀 우승을.. 중학mvp를 바랬을 때 그랬잖음... 그 애는 그때 백호의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게 되겠지



백호 농구 잘 안하겠지... 그냥 대협이랑 애들 하는 거 보거나 대협이 없거나 그러면 인원 딸릴 때 하긴 하는데 엄마 기본기 끝내준다 리바운드 어디서 배웠어? 물어볼 때 얼버무리고 자신 없어하고... 오래 공 잡고 있으면 힘들다고 들어가 버리고... 약간 가벼운 우울감 비슷한 건데 단순해서 잘 모름... 그리고 자기 실현 욕구보다는 가족애가 더 커서... 그리고 죄책감과 불안함.. 그걸 대협인 모를 리가 없고 우울감 케어해 줄 생각 없음... 오히려 우리 가족^^ 행복하다 그치 백호야? 그런 식으로 더 매이게 할 뿐... 그런 대협이가 키운 아이는 이용해 먹는구나.... 바로 깨닫고 순식간에 모두가 역겨워졌음 1차 원인 제공자 제 친부 사람 인생 하나 망쳐 놓고 지는 농구 스타로 대성한 거 진짜 죽이고 싶음 아니 죽일 거임 절 키워준 아버진.. 이게 사람 미치게 하겠지 진짜 객관적으로 좋은 아빠인 것과는 별개로 자기도 계획의 일부분으로 쓰인 걸 생각하니 토할 거 같고 아무튼 애증임.... 그 애는 그렇게 백호에게 집착하기 시작함... 나이가 들어도 원숙하다기 보단 원체가 싱그러웠는데 집에만 매여 있었기에 근육도 다 빠지고 갈수록 여위고 말랑해지는 몸 약간의 우울감은 처연함까지 더해 길을 걷다 보면 제 또래의 남자애들이 찝쩍대기도 해 동생이랑 주먹 쥐고 달려든 일이 많기에 그 애는 대협일 조금씩 이해하게 될 때마다 미칠 지경이겠지 그래 이걸 어떻게 가만 둬... 나라면 바깥에 내보내지도 않았다 첫 몽정이 온통 빨간색으로 가득한 꿈이었을 때 그 애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고 생각했음 아슬아슬 벼랑 끝이었던 아이는 얌전히 능남고에 진학하고 갈 수록 더 백호에 대한 마음은 커져만 감...



그렇게 표면적이었던 가정의 평화가 깨진 건 북산과의 연습경기였음 아침부터 떠들썩했지 야 북산에 서태웅 왔대 헐 왜? 서태웅 북산고 출신이라는데 일일 감독이래 1학년 주제에 항상 선발인 동생도 약간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이따 사인 해주겠지? 묻고 그 애는 그럴 거야 애써 웃었음.... 뭐 별 이변도 없이 자기 팀이 이겼고 흥을 주체하지 못한 감독님이 서태.. 아니 서감독 이번에도 우리 능남이 전국 가는 거라며 쟤들이 윤대협 아들들이야 어이 센도들 이리 와라 불러댔지 서태웅, NBA 스타 플레이어 치곤 평범한 나이키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그는 한창 현역이었고 날카로운 눈으로 윤대협 아들이요...? 물었어 그래 백호 녀석이 아주 큰일 해줬다며 호들갑을 떨어 준 덕에 그 애는 감정을 숨길 수 있었어


...몇 살이야..?
고 2요
생일이..?
알아서 뭐하게요?



그의 깊은 눈은 울렁이고 있었음 예상치 못한 반응에 그 애는 당황스러웠음 아빠한테 물어보기도 그렇다고 엄마한테 물어 볼 수도 없는 감정의 골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와 반쯤 미쳐버릴 거 같았던 소년은 동생이 하하 감독님 만나서 영광이었고 경기 즐거웠어요 하며 제 손을 잡고 도망치듯 가버리지 않았다면 그의 목을 조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형 제발... 동생의 목소리는 애원이었을까 결국 그걸 저버리고 결국 빨간머리를 손에 넣은 그 애는 원정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선 넘네^^ 안방으로 걸어 들어오는 그 발소리에 움찔거리는 제 어머니를 더 끌어안고 절 키워준 아버지를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어








삼파전? 둘째까지 사파전이냐... 나도 이 무순의 방향을 모르겠지만 그치만 배코가.... 넘넘 그게.. 나같은 변태한테 걸리게 해서 미안내... 대협백호 태웅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