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빡친 분노를 누르고 마무리 인터뷰하는데

이 날 경기를 선수들이 못했기 보단 걍 전반적으로 이 경기 하기 까지 감독문제 선수들 기존 계약문제 합의점도 안 맞아서 체육관 문도 한참을 닫아놓고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진짜 비행기 타고 오는 것까지 뭐 하나 잘 굴러간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애들은 죽어라 굴렀고...

근데 여기서 기자들이 속 박박 긁는 질문들만 해댔겠지 그래서 어쨌든 간에 니네가 못해서 진거 아님? 애인 끼고 놀러 다닐 때부터 알아봤다 등등

내가 무패신화 3년 산왕에...ㅋㅋㅋ 씨발 첫 패배 했을때도 주장이었는데 국대 지는 게 하루이틀인가 이깟 시련? 암것도 아니다~ 하면서 포커페이스 유지하고 따박따박 대답하는 이명헌임

근데 점점 선수들 탓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에
표정 변화 목소리 변화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그 큰 눈에서 눈물만 주륵주륵 흐르는 거 그러면서 말은 계속 하고...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 해주었고...
옆에 서 있는 주전선수들도 이명헌 본인도 자기가 우는 줄 몰랐음 그러다 맨 앞줄에 기자 한명이 이...명헌 선수? 괜찮으세요? 하니까 그제서야 자기가 울고 있다는 거 알겠지

명헌이 텅 빈 눈으로 눈물 흘리고 있는 거 보고 현철이가 명헌이 데려가고 명헌이 나가면서도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 숙이는데 그거 본 부주장 이정환이 인터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하고 그냥 기자회견 끝내 버림

현철이 손에 이끌려 나오는 순간 그대로 정신 놓고 쓰러져서 응급실 가는데 또 기자들은 그거 하나하나 다 찍어서 멘탈이 어쩌니 써대겠지

근데 이제 국민들은 내부 속사정 모르다가 농구팬들이 이명헌 눈물보고 대분노해서 하나하나 다 파헤쳐가지고 문제점 다 까발려지고

감히. 우리 이명헌이를 울려?
야 쟤 우는 거 나 처음 봤는데 눈물만 흐르더라 어 펑펑 우는것 도 아니고 말 계속하면서 눈물만...

여론 싹 바뀌고 협회에도 문제 제기 계속 들어간 거 뉴스에까지 나오는 거 보고
병실에 누워서 씁쓸하게

현철아 미안하다뿅.....
애들은? 그런 와중에도 지 걱정은 안 하는 이명헌 미워서
몰라 잠이나 자 하고 이불 끌어다 명헌이 얼굴에 콱 덮어버리는 현철이

지금도 계속 이명헌 전화는 울리는데 현철이가 다 컷트 하고 명헌이 쉬게 둠

이불 밖으로 눈 빼꼼 내민 명헌이가
농구... 재밌게 한 게 너무 예전인 거 같아
그래도 난 예전에 북산이랑 한 거 재밌었는데 그때 한번 져서... 숨 쉬는 방법을 안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지금은 또 숨 쉬는 방법을 까먹은 거 같다뿅

다 괜찮아질 거다 명헌아
일단은 좀 쉬어라 하고 다시 이불 덮어버리는 현철이




가끔 혼자 빠져나오긴 너무 깊은 고난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현철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