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3154738
view 4075
2023.05.16 17:45
보고싶다. 태웅백호로..ㅅㅂ

사건의 발단은 뭐냐면 나중에 태웅이도 학교복귀하고 백호도 재활 끝내고 팔팔해져서 날아다닐 때였음.. 걱정과는 다르게 백호도 몇번 연습 뛰고 하다보니까 금방 컨디션 찾고 실력 나날이 일취월장 해가는 중이었겠지. 가끔 하는 황당한 짓거리 빼면 이젠 어엿한 선수가 됐고 철없긴 해도 애가 워낙 햇살수인이다보니 주변사람들이 엄청 예뻐할듯. 그래서 구경온 선배들이나 친구들, 같은 농구부원들이 백호 활약하거나 암튼 뭐 잘한거 있으면 살짝 자란 반삭머리 북북북북 쓰다듬어주는데 백호 키도 덩치도 산만하면서 그 칭찬받는 느낌 즐겨서 허리 숙여주면서까지 쓰다듬 받을거같음..

근데이제 그걸 지켜보기만 하던 서태웅.. 저 멍청이 머리에 꿀이라도 발랐는지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쓰다듬어대는데 이쯤되니 슬슬 본인도 궁금해짐. 참지않는 서태웅 당연히 빠꾸없이 다가가는데 가서 손 올리자마자 백호가 슈슉 뒤로 빠지면서 여우자식 또 뭐 할려고? -_-+ 경계하는 강아지마냥 이래되니까 서태웅 ...💢 하면서 휙! 돌아가버림.. 그러면서도 왠지 오기생겨서 언젠가 기회를 틈타 만져봐야지.. 이러고 있을듯ㅋㅋ

그러다 평소처럼 다른학교랑 연습경기 하던 어느날에 백호가 개멋진 플레이를 했고.. 강백호 개들떠서 봤냐?! 방금 이몸의 천재 플레이!!! 하면서 우헤헤 웃는데 다들 한명씩 올~~ 하고 어깨 치고 하이파이브하고 머리 북북북 해주고 가는 찰나에 서태웅이 은근슬쩍 껴서 머리 스치듯 한번만 스윽 훑고 갔으면.. 쓰다듬은건지 그냥 스친건지 헷갈릴 정도로. 백호 읭? 하고 눈 댕그래진 채로 쳐다보는데 서태웅이 뒤돌아보고는 입꼬리 미세하게 올려서 사알짝 웃고 자리로 가버림. 백호 방금 내가 잘못봤나...? 하고 여우자식아 누가 내 머리 만지래!! 아무나 다 만지잖아. 너는 허락 안 해줄 거거든?! 하고 또 투닥댐..

다른애들도 태웅이가 웬일.. 항상 백호가 잘해도 시비걸듯이 너치고는, 초심자의 행운, 시끄러워 등등 대충 칭찬 하는둥 마는둥 했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다니. 두사람 사이가 좋아지긴 했나보다~ 하겠지. 그런데 그 이후로도.. 이어지는 서태웅의 무자각 쓰다듬(?).. 남들은 그냥 귀여워하듯 백호 복복복 쓰다듬고 머리 막 헤집는 느낌으로 하는건데 서태웅은 한번 만져보니까 진짜 의외로 되게 부드럽고 느낌 좋아서 중독돼가지고ㅋㅋ 백호가 골넣거나 잘했을때 머리 한 번 스치듯 쓰는거 습관됨. 게다가 문제는 나중에 되니까 백호가 잘한거 없어도 지다가다가 그냥 백호 뒷통수 보이면 한번 슥 쓸어보고 가는거임.. 백호 황당한데 휙 가버려서 뭐라 할 새도 없고 차라리 다른애들처럼 마구 쓰다듬으면 몰라도 뭔가 가볍게 스윽 만지고 씩 웃으면서 가니까 기분이 이상함..

뭐야, 저 녀석... 하면서 태웅이 훑고 지나간 머리 벅벅 긁다가 또 잊어버리고 농구좀 하나 하면 또 쓰윽. 이 여우가... 인상 팍 쓰고 쳐다봐도 픽 웃고 가는 서태웅 얼굴 보면 뭔가 근지럽고 손가락 발가락이 오므라들고 입이 딱 다물림. 대체 뭔데 진짜악!!! 괜히 소리지르고 튀어올라서 덩크슛 거하게 넣는 강백호,, (저녀석 또 프리스로라인에서 점프를..!!) 정작 서태웅은 손가락 스치는 보드라운 까까머리에 고객만족 100퍼센트.. 그이상의 사심은 없음.. 뭐 쓰다듬을 때마다 발끈하는 강백호가 좀 웃기긴 하지만. 그 와중에 주변인들은 쟤네 뭐지.. 서태웅 뭐지.. 뭔가뭔가 있다.. 는것을 느끼고있음

여튼 그렇게 사람기분 이상하게 만든다며 투덜대던 백호도 시간이 지나고 이젠 좀 본질적인 생각을 하게됨.. 백호가 아무리 눈치없고 연애 안해봤어도 고백도 많이 해보고 주변에 여자친구 있다는 애들이랑 얘기도 많이 해봤는데. 오랫동안 생각해보니 여우자식이 갑자기 저러기 시작한게 아주.. 요오상하단 말이야. 설마.. 나를..?! 근데 머리 쓰다듬기만 하는걸로 그렇다고 할 수가 있나..? 그래도 저런 적이 없는 놈인데.. 닿기만 해도 박박 닦는 시늉을 하던 놈이라고. 하지만 혼자 고민해봐야 답도 안 나오고 결국 역시 이몸의 특기는 정면돌파!!! 하면서 서태웅에게 달려간 강백호..

라커룸에서 어이 여우자식!! 나랑 잠깐 보자. 하는데 태웅은 눈만 끔뻑거림.. 백호가 성큼성큼 들어와서 열려있던 서태웅 라커 쾅 닫으면서 너 말이야... 하고 입 떼니까 갑자기 태섭이 요즘 쟤네 기류 떠올리면서 번개같이 눈치까고 얘들아 다갈아입었지? 나가자 나가자;; 하고 우르르 다 내보내고 라커룸 문 닫아버림.. 정작 탱백은 별로 신경도 안쓰고 할말 하겠지 박력있게(?) 태웅이 몰아붙인 백호가 막상 하려니 긴장돼서 큼, 크흠... 그, 음. 하고 운 떼다가



너... 나 좋아하냐?!



하고 물어봐 버림. 서태웅 순식간에 눈 가늘게 좁아졌다가 개정색하고 쏘아붙이겠지



또 멍청한 우스갯소리를 하려는 거면 그만 나가지.
잉? 아니... 너 말이야! 요즘 행동이 이상하잖냐!
...내가?
그래! 어? 그... 자꾸 막 이몸의 머리를 만지질 않나, 멋있는 척 하면서 말이야!
...



멋있는척? 태웅이 백호의 머리 만질 때를 회상했음. 딱히..? 그냥 감촉 좋으니까 쓰다듬고 처음엔 난리를 치더니 이젠 무방비하게 쓰다듬 당하는 강백호 보면서 약간 '이겼다.' 같은 생각이 들어서 기분 좋기는 했지.. 서태웅 머릿속에서 결론은 '그런 적 없다.' 였음.. 애초에 아무나 다 쓰다듬는데 왜 갑자기 자기한테만 의미부여하는 건지? 하는 생각뿐임..너무한,



그러니까 내가... 널 헷갈리게 한 건가?
눗...!!



백호 맞긴한데 그렇다고 순순히 대답하기엔 자존심 상해서 부들부들 떨음. 부끄럽기도 하고 이와중에도 고개 비스듬히 까딱이면서 묻는 서태웅을 보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심장 뛰어서 백호 얼굴 점점 벌겋게 물들기 시작함. 태웅이 가만히 그거 보고 있더니 여상하게 한 마디 던지겠지..



너야말로 나 좋아하냐?
...무슨, 이몸이 그럴 리가 있냐!!!
아님 말고, 멍청이.



그러더니 스포츠백 들고 라커룸 나가버려서 강백호 혼자 남아가지고 웃...!!! 하고 씩씩대다가 발로 라커 한 번 차고 뛰쳐나감.. 그러더니 학교 밖으로 나가던 서태웅 등에 냅다 박치기 해서 넘어뜨리고는 여전히 벌건 얼굴로 선언함.



멍청인 너겠지, 여우자식 주제에!!! 곧 네가 날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게 만들 테다!!!
...뭐,



태웅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 말만 냅다 소리치고 우다다 뛰어나가 버리는 강백호..ㅋㅋ 서태웅 얼척없어서 저 멍청한 녀석... 누가 인정할까 보냐. 진짜 좋아하고 안좋아하고를 떠나서 강백호가 승부 걸어온 걸로 받아들여서 그와중에 절대 인정안하고 이길생각중인 서태웅ㅋㅋ,, 다음날부터 두사람 간의 '먼저 좋아한다고 인정하게 만들기' 대결이 시작됨,, 어이없지만 진짜로. 백호는 태웅이 자기 머리 쓰다듬으려고 하면 내 머리 쓰다듬으면 너 나 좋아하는 거야!! 이래서 서태웅 멈칫.. 그 뒤로도 이미 습관돼서 쓰다듬으려고 손 움찔움찔 거리면서도 백호랑 눈마주치고 흥! 하는..

태웅은 경기때 실수하면 너 나 좋아하는 거다. ㅇㅈㄹ해서 백호가 절대 안 해!!!! 하고 좀만 실수하면 이거 무효라고 길길이 날뛰는거 막느라 태섭이랑 대만이만 개피곤할듯.. 이후로도 뭔.. 싫어하는 반찬 안먹으면 나 좋아하는 거다, 자유투 못넣으면 나 좋아하는 거다, 원온원 지면 나 좋아하는 거다, 농구공 더 적게 닦는 사람이 좋아하는 거다... 별의별 내기로 다걸어서 팀원들 이제 그냥 서태웅과 강백호의 새로운 별종짓이다.. 생각하면서 신경도 안쓸듯. 그리고 두 사람의 내기는 어느새 81대 82.. 하루에도 몇번씩 쓸데없는걸로 내기해서 벌써 이만큼 쌓임;

결국 결판이 안 나니까 백호가 바스켓맨 답게 농구로 승부하자!! 해서 서태웅이 네가 지겠군 하면서 ㅇㅋ함. 사실 말은 그렇게 해도 백호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서 요즘 원온원 할때 살짝 방심했다가 진 적도 몇번 있어가지고 꽤 긴장할듯. 암튼 농구 뭘로 승부할까 하다가 강백호가 기세등등하게 요즘 연습 많이 한 3점슛으로!! 해서 서태웅이 지 무덤 판다 생각하는데 대신 조건 하나 거는거임. 뭐냐면 방해 가능.. 인데 손이나 발, 몸통 써서 때리고 밀치는 등 그런건 안되는 걸로. 서태웅은 이미 전부터 강백호가 앞에서 얼쩡대는데 아무렇지않게 슛을 성공시켜온 전적이 다수라서.. 오늘 네가 인정하게 될 거다ㅋ 하고..

백호가 먼저 하겠다고 해서 딱 포즈 잡고 시작하는데 서태웅이 어슬렁어슬렁 가서 백호랑 몸 닿을듯 말듯 초밀착해서 서 있겠지.. 경기중도 아니고 백호 집중 절대 못할거 아니까ㅋㅋ 백호는 사실 전부터 이미 서태웅 얼굴 가까이서 빤히 마주보면 심장 뛰고 있었고ㅋㅋ.. 당연하게도 눗...!! 하고 입술 악문채로 던진 공은 너무 세게 나가서 백보드 퉁 맞고 떨어져버림. 으아아악!!! 비겁한 여우녀석!!! 머리 부여잡고 난리치는 백호한테 네가 방해 가능하다며ㅋ 하고 코웃음치는 서태웅.. 어떻게든 방해해보시든가 하면서 딱. 서서 자세 잡는데 누가봐도 폼이 완벽해서 무조건 들어갈거같음..

백호 초조해져서(먼저 좋아한다고 인정하기도 싫고 지기도 절.대싫음) 두손 뒷짐지고 서성서성 부산스럽게 신발소리 삑삑 내면서 돌아다니다가 서태웅이 슛 던지려고 딱 팔 올리니까 이거 들어가겠다 절대안돼!!!!! 하고 자기도모르게 그냥 확 다가가서..
쫍. 뽀뽀해버림.. 입술은아니고 뺨에.. 서태웅 눈 화등잔만 해지고 크게 삐끗해서 서태웅 농구인생 최초로 가만히 서서 넣은 공을 림에 닿지도 못하고 에어볼로 떨어트려버림.. 근데도 지금그게문제가아니라강백호이멍청한원숭이녀석이나한테뭘한,

그러면서 뺨 감싸쥔 채로 고개 딱 드는데 평소같으면 서태웅이 골 실패했다고 박수치고 좋아했을 강백호가 우뚝. 멈춰 서 있음.. 태웅이 천천히 시선 올려서 얼굴 보는데 백호 한손으로 자기 입 틀어막은 채로 얼굴 시뻘게져서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 상태로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더니 서태웅이랑 눈마주치는 순간 뒤돌아서 엄청난 속도로 체육관 밖으로 뛰쳐나가 버림.. 태웅인 자기 뺨에 닿았던 단순무식 근육돼지 멍청이치곤 다소.. 부드럽고 말랑하고 촉촉한.. 어쩌면 그 녀석 머리칼보다도 더.. 입술 감촉 떠올리면서 뺨 벅벅 문지르다가 혼잣말로 ...멍청이가... 하고 돌아서서 터벅터벅터벅 창고가서 공 넣어놓고 주변정리하고 터벅터벅터벅 라커룸가서 수건이랑 물품챙겨서 샤워실가가지고 거울 딱. 보는데

벅벅 닦은 뺨은 티도 안 날 만큼 얼굴부터 목덜미까지 벌겋게 달아올라 있는 자신과 마주보게 됨..

그러고 다음날부터 둘이 승부고 자시고 서로 얼굴 쳐다보지도 못하고 내내 한마디도 안하고 전날과 극단적으로 다른 분위기 되는데.. 다들 어제 그러다 또 심하게 싸웠나보다.. 하지만 태섭이랑 대만이는 빨갛게 물든 두사람 귓바퀴 보면서 하..사귀든가 말든가 되도록 빨리좀 해라 에라이; 하고있을듯ㅋㅋ










태웅백호 탱백 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