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자기가 사람을 때리길 싫어한다는 게 개발림 

그런데 폭력의 세계에서 1인자가 되려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질은 그대로라서
천부적인 피지컬 못지 않게 강한 자를 이기고 싶어하는 호승심이나 향상심, 투쟁심, 아무리 강한 자를 보더라도 절대 쫄지 않는 배짱과 겁대가리 없음까지 다 갖췄음 
고1이 되어서야 스포츠의 세계에 입문한게 너무 아쉬움 
진짜 얘가 중학생때부터 농구든 유도든 뭐든 했으면 얘는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이 무찔러야 하는 최종보스역이었을 거임 
작품 내내 강조되는게 재능이란 말도 부족한 면이 있는 독보적인 피지컬이고 이노우에가 은근슬쩍 안그런척하면서 사부작사부작 끼워넣는게 얘 운동센스임 농구에서는 BQ라고 부르는 거 

백호는 리바운드 천재인데 그 리바운드 천재라는 게 뭘 의미하냐면 공이 움직이는 걸 보고 공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는 거잖음
움직이는 공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읽어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음
그런데 백호는 공이 움직이는 걸 보고 다음 동작을 예측하는 재능 뿐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방향대로 공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데도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음 그게 백호가 해남전에서 보여준 언더핸드 프리스로임 실제로 언더핸드로 던지면 성공률이 아주 약간이나마 올라가서 원작에서도 나왔지만 NBA 선수 중 슈터로 유명한 한 선수는 매번 프리스로우는 언더핸드로 던졌음 
그런데 백호는 이런 걸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자기 직관으로 언더핸드로 던지겠다고 결정한 거임 개미친거지 
이노우에는 독자들이 백호한테 감정이입하고 거리감 느끼지 말라고 이때 백호 자세는 일부러 좀 우스꽝스럽게 엉거주춤 포즈로 그렸는데 ㅋㅋㅋㅋ
이건 이노우에가 백호의 플레이를 묘사할때 매번 쓰는 트릭임 

개미친 인유어페이스 덩크했는데 같은 팀도 흥분하고 관중들은 환호하고 난리났는데 파울이라 점수 안나고 5반칙으로 퇴장당하고 ㅋㅋㅋ
드리블이 좀 괜찮을 뿐 기술도 없는 애가 힘과 스피드로 수비수 다 뚫고 들어가서 레이업을 했는데 힘조절에 미숙해서 미스나고 ㅋㅋㅋㅋ 
산왕전에서는 무려 정우성과 이명헌을 뚫고 드라이브인에 성공했는데 또 그 놈의 힘조절 미숙으로 슛 미스남 ㅋㅋㅋㅋ (이걸 태웅이가 커버쳐줌)

한번이라도 빼먹으면 잊어버릴까봐 걱정이라도 되는지 ㅋㅋㅋㅋ 보는 사람 눈에 딱지 앉으라고 얘가 운동능력과 피지컬로는 세계관 넘버원이라고 묘사해주는데 '그치만 기술은 중딩보다 못한 수준이에요'를 빠뜨리지 않음 ㅋㅋㅋㅋ

백호가 무력의 세계를 싫어하면서도 기본적으로 그 세계에서 성공할 자질이 있고 이 어둠의 세계의 행동원리에 익숙하다는 게 어디서 보이냐면
얘는 시합을 할때 자기가 생각하기에 상대편 팀에서 제일 강해보이는 놈한테 꼭 가서 시비를 검 ㅋㅋㅋㅋ 기선제압하려는 거처럼
윤대협이 그걸 아하하 그래그래 하면서 웃는 얼굴로 받아주니까 백호는 도발적인 얼굴은 그대로라도 의외로 얌전히 악수를 나누고 물러남
그리고 상양전에서는 성현준한테 시비를 검 그런데 성현준은 걍 무시하지 ㅋㅋㅋㅋ
해남전에서는 무려 이정환의 도내 넘버원 타이틀에 동경과 야망을 품고 자기가 이정환을 막겠다고 나섬 ㅋㅋㅋ 그러자 그 냉정한 이정환이 머리에 열이 올라서 덤벼들다가 디펜스 파울을 받음
아무튼 매번 시합때마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상대팀에서 제일 강한 놈을 막겠다고 나서는 편인데  

풍전전에서 반대로 풍전 애들이 먼저 북산에 시비를 검 (여기서 백호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존나 쿨시크한 태도로 대응한다는 것도 요체크) 그런데 재미있는건 풍전애들은 주전뿐만 아니라 벤치에 응원단까지 영걸이가 쫄 정도로 졸라 험악한 애들로 묘사되는데 백호는 여기서 아무한테도 시비를 안검 난 이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함 백호 눈에는 풍전애들은 그 누구도 자기가 선전포고할 만큼 강하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함 
그냥 어른들 무관심과 욕심에 상처입고 망가진 어린애들이니까 

이 행동패턴을 확실하게 버리는 게 마지막 산왕전임 
백호는 기세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프리스로우 라인에서 점프하고 산왕 애들 연습하는데 대뜸 끼어들어 덩크 쏴주고 오고 시합 시작하자마자 앨리웁 덩크 꽂고 나중에 패색 짙어진 후반전에는 관중 앞에서 '산양은 내가 쓰러뜨린다' 외치고 난리난리 개난리를 다 부렸는데
정작 산왕 선수들한테는 어느 누구에게도 넌 내가 쓰러뜨린다라고 하지 않음 그냥 산양을 쓰러뜨리겠다고 할 뿐. 
슈퍼에이스인 정우성은 서태웅한테 맡겨놓고 태웅이가 제대로 우성이를 못막았을때 걍 태웅이를 갈굴 뿐임 ㅋㅋㅋㅋ 아직 이걸 포기할 만큼 성숙해지진 못했음 ㅋㅋㅋㅋ 하지만 지가 정우성을 막겠다고 나대진 않음 그리고 정우성 다음으로 위협적인 선수였던 신현철한테도 마찬가지임 백호는 최강센터 현철이가 자기를 마크하러 오는 것에 존나 뿌듯해져서 즐거운 듯이 웃지만 신현철을 꺾겠다고 나대진 않음 왜냐? 이제 백호한테는 강자를 꺾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달성하는게 더 중요해졌거든 

정말로 백호는 산왕전에서 진정한 바스켓맨으로 거듭난 거임 야생의 세계에서 1인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애가 스포츠와 문명의 세계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