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2350081
view 2992
2023.05.12 06:12
장소는 산왕공고 기숙사 후문 산 바로 아래 있는 고등학교 건물들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어서 인적이 드물기보단 진짜 후미졌다는 표현이 더 알맞겠지
기숙사 쓰레기장도 그쪽이라 이번주 쓰레기 당번인 산왕고 1학년 붕키가 쓰봉 들고 가는중임 수업 끝나고 부활동 시작 전 청소시간이라 건물 앞은 시끌벅적한데 여긴 늘 조용하기 짝이없겠지

근데 웬일로 저 너머에 인기척이 느껴지는거야 김붕키 존나 내향인+새파란 1학년이라 선배들 마주칠까봐 조용히 할일만 하고 지나가려는데 누군가 뭐라고 작게 외치는 소리가 들림 싸우는건가 싶어서 호다닥 기둥 뒤에 숨어서 너머를 빼꼼 쳐다보는데 그 산왕고 농구부 에이스 정우성 선수랑 주장 이명헌 선수가 마주보고 서있겠지

거리가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는 잘 안들렸어 근데 키가 훌쩍 큰 정우성을 올려다보는 이명헌 표정이 무표정을 넘어 되게 미묘한 얼굴인거야 정우성은 붕키를 등지고 있어서 어떤지 알 수가 없었음 대충 허리에 손을 얹고 껄렁하게 서있는 농구부 주장의 포즈로 후배 기강잡는 중이구나 예측만 함 와;;운동부 위계질서 엄청 따진다더니 산왕도 예외는 아니구나 싶어서 흥미진진한 마음 반+여차하면 선생님 모시고 올 생각 반으로 김붕키 숨죽이고 지켜봄

이명헌이 뭐라뭐라 중얼거리는데 정우성이 삐딱하게 서서 몸 무게중심을 이리저리 바꾸더니 짧은 머리를 벅벅 긁었음 와씨 저게 혼나는 자세가 맞나 싶음 하도 불량해서 1대1로 기합받는건지도 모르겠음 그냥 선배도 아니고 주장이 말하는데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계속 손을 비볐다가 주머니에 넣었다가 셔츠 끝을 만지작대다가 발로 바닥을 툭툭 두드리다가 걍 난리가 난거야

이정도면 선배가 졸라 많이 봐주고 있는거 아니야? 싶은 순간 이명헌이 미간을 팍 찌푸리고 뭔가를 빠르게 말했음 대충 입모양을 보아하니 니가 ~~를(을?) 알아? ~할 수 있어? 하면서 뭔가 대답을 종용하는듯 했음 뭔진 몰라도 화가 단단히 난게 분명했지 이명헌 개빡쳤는지 점점 목소리가 격양되더니 마지막에 그걸 정우성 네가 어쩔건데!! 하고 지르는 소리는 붕키에게까지 또렷하게 들렸음 헐 시발 정우성 선수 좆됐다;;;하고 심각하게 상황을 지켜보는 그때


? 정우성이 이명헌한테 키스를 갈김


어? 입 틀어막고 경악할 새도 없이 이명헌 얼굴 양손으로 감싼 정우성이 정말 오래 참던 욕구를 단번에 토해내듯이 입술을 문지름 미친;;혀까지 쓰는 것 같아 그런 정우성 허리를 이명헌이 움켜쥐고 있는데 이게 밀어내는지 당기는건지 구분이 안감 개 돌은거 아니야???터져나오는 비명 이 악물고 참는동안 이명헌이 정우성 어깨 퍽 밀쳐내겠지 ㅅㅂ 이제 정우성 쳐맞는거 아니야? 하는데


?????이명헌이 부끄러워하더니 얼굴 감싸고 그대로 쪼그려앉아버림
그리고 정우성도 그 앞에 앉아서 이명헌 얼굴 가린 양손을 조심스럽게 가르면서 맞잡았음 예??????


그제야 자세히 보니까 정우성도 이명헌도 귀부터 목까지 존나 빨개져 있는거지 뒤이어 정우성이 뭐라고 중얼거리자 머뭇거리던 이명헌이 쪽..하고 가볍게 뽀뽀했음 그러더니 정우성이 이번에는 자기가 더 큰 소리로 흐어어어어어ㅓㅓㅓ하면서 무릎에 고개 파묻고 한참을 못들겠지 동그란 머리를 이명헌이 토닥토닥 쓰다듬는데 아니 잠깐만 이게 다 무슨일이야

뒤늦게 김붕키는 깨달은거야.. 자기가 산왕공고 농구부 cc의 첫 시작을 방금 목격했다는 것을..

그날부터 붕키는 산왕공고 농구경기는 꼬박꼬박 다 보러다니겠지 속으로 우성명헌의 사랑을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면서.. 남들 다 알페스 취급할때 이 바보들아 둘은 찐이라고!!!를 진심으로 외쳤음 그리고 그 노력은 10년 후 우명의 결혼 소식으로 결실을 맺게 되는데…….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정우성 이명헌 결혼 후 잡지 인터뷰에서 우연히 그날 들었던 대화 내용을 더 알게 되겠지


Q.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정: 제가 일방적으로 들이댔죠.(웃음) 명헌이 형은 아무래도 신중한 사람이니까, 오히려 생각할 틈을 주면 안되겠구나 했어요. 형이 저같은 애는 처음이라고 어찌나 그러던지.

이: 우성같은 사람은 정말 우성밖에 없으니까.

정: 이게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이젠 다 알지.(웃음) 예전에 하도 제가 좋아한다고 졸졸 따라다니니까 형이 저를 기숙사 뒷편으로 부른 적이 있어요. 저를 혼내려던 건지, 가벼운 마음인 것 다 안다며 호기심에 이러는 거면 당장 그만 두라고 하는데.

이: 그때는 나한테 그런(호기심에 다가오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

정: 정말 많았지. 걔네들 쳐내는(?) 일부터가 시작이었으니까. 여하튼 그때는 어려서 난 정말 다르다는 말밖에 못했어요. 그랬더니 형이 이랬죠. (명헌의 말투를 따라하며)네가 사랑을 알아? 네가 나랑 연애를 할 수 있어?

Q: 흥미진진 한데요. 정우성 선수는 어떻게 답했나요?

정: 모르니까 가르쳐 달라고요. 다른 사람 말고, 형한테 배우고 싶다고요. 그랬더니 폭 넘어와 줘서 이렇게….(결혼 반지를 흔들어 보임) 덕분에 이제는 알아요. 형이 하는 사랑이 뭔지.

(이명헌 선수는 부끄러운지 손으로 얼굴을 숨겼다. 왼손에는 정우성 선수와 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김붕키 글로 읽는데 얼굴 가린 이명헌 모습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겠지 직접 봤으니까..남의 연애에 설레서 이마 존나 팍팍때림ㅅㅂ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길어졌지 아무튼 1n년 파먹은 알페스가 현실이 돼서 김붕키 주식 떡상했겠지 뭐 우명은 앞으로도 깨볶으면서 2세 둘 낳고 잘살거임


우성명헌 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