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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1 22:16
혼자 움직이는 독고다이 청부살인업자
뭐 들리는 소문으로는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서
내용물을 싹 다 뺀다더라 사람 죽일때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쫍쫍 빨면서 한다더라 등등

아 이름은 윤대협
센도...라고 불리는 남자


일 처리하고 촌구석이라 그런지 지나다니는 택시하나 없길래 좀 걷다보면 여관이라도 하나 나오겠지 싶어서 들어간 한 마을
저 멀리 불 켜진 곳 하나 작은 술집 하나

안에 술 마시는 사람도 몇 있고 생각보다 내부는 더 넓어서 들어가 자리 잡는 대협인데
카운터 옆에 눈에 띄는 미인 하나가 앉아있는 거지

자리에 앉으니 걔가 메뉴판을 가져다주네?
오늘의 불운이 여기서 풀리나
그애 손목 부여잡고 자기 무릎위에 냅다 앉히니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는데
어이없어서 한번 쳐다보니까
마담이 뛰어와서 얘는 아니라며 데려가버린다

참나
나 돈 많아요
쟤는 꽃놀이 오빠들만 받아요
딱 보아하니 그림 맞추는 데는 취미 없어 보이시는데?
다른 애 붙여드릴게
됐다며 마담을 물리고 맥주나 홀짝홀짝 마시고 있으니까
저 옆 구석 얇은 빨간 가림막 안으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아까 걔도 들어가는 거지
슬쩍 일어나 그 안을 들여다보니

허 동네가 한적한 게 아니라 다 여기 들어앉아 있었구만
지천에 널린 돈다발에
꽃놀이?
흩뿌려지는 화투패
상 뒤엎고 잡는 멱살
시끄러워. 흥미가 뚝 떨어져 밖으로 다시 나오려니까
문 열리는 소리와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방에 들어가시나요..?
오늘 예약은 끝났는데...

어? 아까 걔네 얼굴은 하얗고 머리는 까맣고...
눈동자도 새까맣고

한 타임 더 잡을 수 있어요? 지금.
마담한테 말씀 해 보세요... 말끝을 흐리는 아이

마담에게 나도 그림놀이 한번 해보자 하니
걔 컨디션 조절 해야하는데~ 하고 밍기적 거리다
꺼내는 돈다발에 눈빛이 달라지며 잠시만 기다리라는 마담
그럼 그렇지

그렇게 한 5분 지났나?
셋팅된 방으로 이끌려 들어가니
아까 그 아이가 단정히 앉아 있고
그 아이 앞엔 맥주 한병과 빨간 화투패

저렇게 낭창해 봬도 전국에 난다긴다 하는 타짜들이 찾는 애에요 꽃 놀음판의 에이스
쟤 앞에서 날라간 손모가지와 청춘이 몇갠지~
첫 손님은 안 받는데 특별히 모신 거니까 가볍게 즐기다 가셔요
얘 너도 재밌게 해 살살

예...

마담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나가니
그 아이가
손이... 칼 잡는 분이신 거 같은데 이런 데 발 들이지 마세요 하며 말 끝을 웅얼거리네
손? 손만 보고 알아요?
얼굴이 깨끗하셔서... 의외였어요
그러며 제게 아까 쥐어잡힌 손목을 살살 쓸어만지는 아이를 보고

다시 그 손목을 끌어잡고
난 네 이름을 알고싶은데?
... 이름 없어요
이름 없는 사람이 어딨니
타짜, 에이스, 빨간 집 백여우 또 뭐더라 그 얼굴 허연애, 머리까만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들리는 수식어 참 많던데
난 네 이름이 궁금해
여기서 널 이기고 나가면 알려주나?
...
그럼 전 그걸 걸죠 그쪽은 뭘 거시려고...
이런덴 첨이라... 앞 손님은 뭘 걸고 나갔는데?
자기 딸
허 ... 난 딸 없는데 날 걸지 뭐

후회할 짓 하지 마세요
후회 안 합니다


차가운 공기만이 가득한 방
탁 탁탁 뒤섞이는 화투패 소리
맥주잔에 담긴 얼음을 덜그럭거리며
빨간 화투패를 놀리는 흰 손가락을 바라보는 불순한 눈빛.





대협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