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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07:31
어릴 때야 그냥 동네 양아치들하고 싸우고 가끔 빠칭코 가고 술 먹고 오토바이 타는 탈선 정도였지, 성인된 후 우연히 마주쳤다가 대만이가 철이 안 놔주고 쫓아다녀서 어쩌다보니 살림까지 합치고나서야 알게 될거임 철이가 존나 위험한 사람이 되었다는걸...

어릴 적 순수하게 대만이 삶 응원하고 보내줬던 마음은 남아있어서 농구하는 대만이한테 자기 그림자 들키지 않도록 조심은 하는데 절대 자기 하는 일 포기할 맘도 없는 박철 대만이랑 자고 나서 얘 잠드는거까지 보고 나선 옷 갈아입고 유유자적 나가서 위험한 야쿠자 일 하는데 그때마다 대만이 잠들지 않고 깨어있어서 주먹 쥐고 이 악물듯

매일매일 살 떨릴거 아니야 철이가 잠자리 거부하면 아 저거 또 크게 다쳤구나 생각하고. 처음엔 철이 상처 발견할 때 소리 지르고 주먹도 들면서 너 다시는 이딴 짓 하지 말라고 왜 아직도 그러고 사는거냐면서 싸웠는데, 아무리 화를 내고 애원을 해도 철이가 자기 얘기 안 들어줄거란거 아니까 이젠 얘기도 안 함. 그냥 묵묵히 철이 생채기에 약 발라주고 붕대 감아주면서 다음엔 다치지마. 할 뿐인데 철이 곧 죽어도 그러겠다고 안 하고 대만이 기분 안 좋아보인다고 좋아하는 키스 해주고 잘 때 붙어서 잘듯. 가끔 그런 날엔 새벽에 안 나가고 아침까지 같이 있어주는데 대만이 눈 떴을 때 철이가 아직 옆에 잠들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되고 좋아서 입꼬리 떨린다

어느 날엔 철이가 다녀온다고 했는데 몇날 며칠 기다려도 연락도 안 되고 집에 오지도 않아서 결국 고민 끝에 경찰서 가서 실종신고한 대만이... 정말 어떻게 된 거 아닌가 뉴스에 야쿠자 얘기만 나와도 식겁하고 가슴이 널뛰기하고 난리날듯. 애타게 철이 기다리면서 피말리던 나날이 지나... 철이가 돌아오면 정대만 철이 뺨 주먹으로 치면서 이 개새끼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냐면서 화를 내고 욕도 할듯

조용히 기다렸어야지 대만아

대만이가 화내도 항상 듣고 마냥 맞아주던 철이었는데 그 날은 대만이가 한 대 더 치려고 주먹 들면 손목 잡아서 막고 입가 손으로 틀어막은채로 벽에 밀친다. 어떤 개고생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피곤해보이는 철이가 왜 실종 신고 같은 짓을 했냐고 경찰한테 쪼르르 가서 내 이름 얘기하면 안 된다 했잖아 타이르듯 말하는데 목소리는 잔뜩 깔아서 개빡친거 티는 날듯...

나는 너 숨겨주고싶어 대만아
내 여자가 되고 싶으면 참을 줄도 알아야지
네 인생에 내가 그림자가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너도 마찬가지야. 네 머리카락 한가닥조차 들켜선 안 된다니까

입 틀어막은 손 때문에 말은 안 나오고 욱욱거리는데 잡힌 얼굴 아파서 눈 질끈 감은 대만이... 얼굴 놓아주니 숨 고르다가 분한 얼굴로 철아 부르더니 결국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하고 말겠지

헤어지자
매일매일 피말리는 기분으로 너랑 못 살겠다

그리고 이별을 들은 철이 그냥 허 하고 헛웃음만 지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