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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04:46
ㅇㅌ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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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가렛은 뭐랄까, 꽤 오랜 친구였어.
베스트 프렌드 같은 간지러운 호칭이 어울릴 정도의 사이는 아니지만 그냥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서로의 유치원 시절부터 가렛이 아직 허니보다 반뼘밖에 크지 않았던 초등학교 때까지 전부 기억하는 정도랄까. 중학교를 거쳐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약간은 서먹하게 멀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달에 두어 번 각자의 집에서 저녁을 얻어먹는 그런 관계.
그렇다고 해서 허니가 가렛을 좋아했냐 묻는다면...글쎄. 어느 순간 가로수처럼 거대해진 가렛은 잘생겼다는 말이 부족하게 근사했고, 풋볼을 끝내주게 잘하는 쿼터백이었고, 또 그 동네 모든 여자애의 꿈이었지만 허니한테는 아니었지. 선천적으로 요란한 걸 질색하는 허니에게 가렛은 모든 소음을 불러일으키는 확성기 같았거든. 헤들런드가 시끄럽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주변이 너무 요란해서. 모두의 시선을 끄는 게 숙명인 듯.
그래서 허니는 가렛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 앞에서 동그란 귓가를 슬며시 붉히고, 매번 경기 맨 앞줄에 제 자리를 비워 놓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휘어지는 예쁜 청회색 눈동자의 말간 미소를 보면서도 함께 설레지 못했어. 그 뜻을 몰라서는 아니고. 그 모든 신호를 허니가 어떻게 모르겠어? 소심하다는 건 대개 눈치가 빠르단 소리거든. 그릇이 간장 종지보다 작은 허니에겐 너무나도 무거운 관심이었을 뿐. 그저 눈치만 보였다는 거지.
가렛이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것것도 그래서겠지. 곰처럼 무뚝뚝한 성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호의를 베푸는 가렛에게 영 미적지근하게 굴었어. 아예 밀어내긴 좀...그러니까. "그" 헤들런드를 주제도 모르고 걷어찬 찐따로 소문이 퍼지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거든.
그러니 치어리더복을 입은 완벽한 여자애가, 팔짱을 끼며 가렛과 자리 한 번만 만들어달라며 며칠 내내 졸랐을 때 허니가 뭘 했겠어? 학교의 퀸과 싸우는 건 싫고, 헤들런드에게 여자친구가 생긴다 해도 나쁠 것 없으니 알겠다 했겠지. 가렛에게 경기 전 주말에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고, 당일에 그 애를 대신 내보냈지. 사실 좀 못된 짓이긴 했어. 허니는 알았거든. 자신이 언제라도 만나자고 한다면, 해사하게 웃으면서 달려올 게 뻔한 가렛을. 그 문자를 본 가렛이 보조개가 폭 패인 단정한 얼굴로 환하게 웃었을 거라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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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렛이 이렇게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어쩌면 허니가 오만했나봐. 가렛은 늘 허니 앞에선 다정했으니까. 아마 이번에도 웃으며 넘겨줄 거라고 착각했나봐. 요란한 군중 소리가 남은 필드를 사이에 두고 마주친 가렛의 시선이 싸늘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음. 늘 반짝이며 휘어지던 청회색 눈동자가 서리처럼 차가웠지. 가방을 가슴에 안은 그대로 허니는 땀이 마르지 않은 얼굴로 다가오는 가렛을 굳은 채로 마주했어. 가렛의 밑가슴에나 겨우 닿을 이마를 바닥 쪽으로 다급히 푹 숙였지만 늦었고.
"고개 들어."
맞다. 저 애 목소리가 이렇게 낮았었지. 나이답지 않게 탁한 저음이 운동의 여운으로 갈라진 채로 명령했어. 허니는 마지못해 고개를 들었고. 어제, 네가 꾸민 짓이지. 나직한 비난에 멈칫 입술만 깨물었을 거고. 한 걸음을 두고 떨어져 그림자를 드리운 그 애의 거대한 몸이 전신을 무겁게 짓누르는 듯 버겁게 느껴졌어. 괜히 눈물이 핑 돌아서 훌쩍 코를 들이키는데, 탄식하는 듯한 헛웃음 소리가 들렸음. 아, 맞다. 가렛은 내가 울면 아무것도 못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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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 좋아하는 게 너한테는 무기야?"
눈가에 묻은 물기를 훑는 눈동자에 분노가 가득했음. 내가 지금 더 울면 가렛이 화를 그만 낼까? 허니는 머릿속으로 그런 간사한 생각이나 하고 있었고. 하지만 이 상황은...
"허니 비. 너 조용히 학교 다니고 싶댔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헬멧을 벗으며 턱가의 근육을 한번 꿈틀거린 가렛이 허니의 턱을 잡아채고 허리를 깊숙히 숙여 입술을 붙이는 그런 상황은.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워진 거리에서, 단단한 윗입술을 스치듯 겹친 가렛이 반듯했던 입꼬리를 삐뚜룸히 기울여 억눌린 듯 차분히 내뱉는 그 말들도. 경기장의 모두가 이걸 보고있을 거야. 아. 저기, 어제 네가 나한테 접붙이려던 파킨슨도 있네. 사람이 참 많다. 허니.
"나도 무기 하나는 가져야 공평하잖아."
정말이지, 이렇게 참혹한 첫키스라니.
아무래도 허니 비는, 가렛 헤들런드를 잘못 파악했어.
가렛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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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가렛은 뭐랄까, 꽤 오랜 친구였어.
베스트 프렌드 같은 간지러운 호칭이 어울릴 정도의 사이는 아니지만 그냥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서로의 유치원 시절부터 가렛이 아직 허니보다 반뼘밖에 크지 않았던 초등학교 때까지 전부 기억하는 정도랄까. 중학교를 거쳐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약간은 서먹하게 멀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달에 두어 번 각자의 집에서 저녁을 얻어먹는 그런 관계.
그렇다고 해서 허니가 가렛을 좋아했냐 묻는다면...글쎄. 어느 순간 가로수처럼 거대해진 가렛은 잘생겼다는 말이 부족하게 근사했고, 풋볼을 끝내주게 잘하는 쿼터백이었고, 또 그 동네 모든 여자애의 꿈이었지만 허니한테는 아니었지. 선천적으로 요란한 걸 질색하는 허니에게 가렛은 모든 소음을 불러일으키는 확성기 같았거든. 헤들런드가 시끄럽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주변이 너무 요란해서. 모두의 시선을 끄는 게 숙명인 듯.
그래서 허니는 가렛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 앞에서 동그란 귓가를 슬며시 붉히고, 매번 경기 맨 앞줄에 제 자리를 비워 놓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휘어지는 예쁜 청회색 눈동자의 말간 미소를 보면서도 함께 설레지 못했어. 그 뜻을 몰라서는 아니고. 그 모든 신호를 허니가 어떻게 모르겠어? 소심하다는 건 대개 눈치가 빠르단 소리거든. 그릇이 간장 종지보다 작은 허니에겐 너무나도 무거운 관심이었을 뿐. 그저 눈치만 보였다는 거지.
가렛이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것것도 그래서겠지. 곰처럼 무뚝뚝한 성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호의를 베푸는 가렛에게 영 미적지근하게 굴었어. 아예 밀어내긴 좀...그러니까. "그" 헤들런드를 주제도 모르고 걷어찬 찐따로 소문이 퍼지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거든.
그러니 치어리더복을 입은 완벽한 여자애가, 팔짱을 끼며 가렛과 자리 한 번만 만들어달라며 며칠 내내 졸랐을 때 허니가 뭘 했겠어? 학교의 퀸과 싸우는 건 싫고, 헤들런드에게 여자친구가 생긴다 해도 나쁠 것 없으니 알겠다 했겠지. 가렛에게 경기 전 주말에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고, 당일에 그 애를 대신 내보냈지. 사실 좀 못된 짓이긴 했어. 허니는 알았거든. 자신이 언제라도 만나자고 한다면, 해사하게 웃으면서 달려올 게 뻔한 가렛을. 그 문자를 본 가렛이 보조개가 폭 패인 단정한 얼굴로 환하게 웃었을 거라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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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렛이 이렇게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어쩌면 허니가 오만했나봐. 가렛은 늘 허니 앞에선 다정했으니까. 아마 이번에도 웃으며 넘겨줄 거라고 착각했나봐. 요란한 군중 소리가 남은 필드를 사이에 두고 마주친 가렛의 시선이 싸늘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음. 늘 반짝이며 휘어지던 청회색 눈동자가 서리처럼 차가웠지. 가방을 가슴에 안은 그대로 허니는 땀이 마르지 않은 얼굴로 다가오는 가렛을 굳은 채로 마주했어. 가렛의 밑가슴에나 겨우 닿을 이마를 바닥 쪽으로 다급히 푹 숙였지만 늦었고.
"고개 들어."
맞다. 저 애 목소리가 이렇게 낮았었지. 나이답지 않게 탁한 저음이 운동의 여운으로 갈라진 채로 명령했어. 허니는 마지못해 고개를 들었고. 어제, 네가 꾸민 짓이지. 나직한 비난에 멈칫 입술만 깨물었을 거고. 한 걸음을 두고 떨어져 그림자를 드리운 그 애의 거대한 몸이 전신을 무겁게 짓누르는 듯 버겁게 느껴졌어. 괜히 눈물이 핑 돌아서 훌쩍 코를 들이키는데, 탄식하는 듯한 헛웃음 소리가 들렸음. 아, 맞다. 가렛은 내가 울면 아무것도 못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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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 좋아하는 게 너한테는 무기야?"
눈가에 묻은 물기를 훑는 눈동자에 분노가 가득했음. 내가 지금 더 울면 가렛이 화를 그만 낼까? 허니는 머릿속으로 그런 간사한 생각이나 하고 있었고. 하지만 이 상황은...
"허니 비. 너 조용히 학교 다니고 싶댔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헬멧을 벗으며 턱가의 근육을 한번 꿈틀거린 가렛이 허니의 턱을 잡아채고 허리를 깊숙히 숙여 입술을 붙이는 그런 상황은.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워진 거리에서, 단단한 윗입술을 스치듯 겹친 가렛이 반듯했던 입꼬리를 삐뚜룸히 기울여 억눌린 듯 차분히 내뱉는 그 말들도. 경기장의 모두가 이걸 보고있을 거야. 아. 저기, 어제 네가 나한테 접붙이려던 파킨슨도 있네. 사람이 참 많다. 허니.
"나도 무기 하나는 가져야 공평하잖아."
정말이지, 이렇게 참혹한 첫키스라니.
아무래도 허니 비는, 가렛 헤들런드를 잘못 파악했어.
가렛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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