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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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06:07
ㄴㅈㅈㅇ ㅋㅂㅈㅇ ㅇㅌㅈㅇ ㅂㅁㅈㅇ
1 애인에게 신발 사주면 그거 신고 떠난다
"자."
"뭐냐 서태웅? 어? 이거 농구화..?"
"신어 봐. 발에 맞나."
태웅이 사 온 농구화는 발에 딱 맞았다.
심지어 길들여 온 건지 딱딱하지도 않아 폭신한 느낌에 백호는 모래사장 위로 몇 번 발을 굴러 보다 느닷없이 호열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 연인한테는 신발 사 주는 거 아니라더라. 그거 신고 바람나 도망간다던데?
곧 먼 곳으로 떠나 새 인생을 살아갈 제 애인의 날렵한 옆모습을 보던 백호는 갑자기 목이 메이는 느낌에 침을 꿀꺽 삼켰다.
왜.
알아서 내 발로 떠나라는 거냐?
".....알아들었어?"
"엉?"
"따라와. 하루라도 빨리."
제 발치에 무릎꿇고 신발끈을 고쳐 매 주며 태웅이 말을 잇는다.
"그거 신고 미친듯 뛰어서 나 따라오라고. 나 오래 못 기다린다."
발등을 툭툭 치는 손등 위로, 뜨거운 물방울이 떨어졌다.
ㅡ 태웅백호
2 닭날개 먹으면 바람난다
"치맥 먹자 치맥!!"
"진짜 질리지도 않나..."
서민의 한풀이 음식 같은 치킨에 맥주.
부잣집 도련님 주제에 저런 건 또 좋아하는 제 연인의 웃는 얼굴이 좋아 태섭은 오늘도 자청해서 집 앞 치킨집에서 갓 튀긴 치킨을 두 마리 포장 주문했다.
정대만도 인간인데 일 주일 피곤했나보지.
가게 앞에 서서 치킨을 기다리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는데,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얘기가 들린다.
- 닭날개는 애인한테 절대 안 준다며?
- 바람피운다더라, 날개 먹으면.
- 왜. 날아간다고?
- 응.
지금까지 날개는 늘 태섭의 몫이었다. 태섭이 자청해 가져온 것도 아니고 언제나 대만이 태섭에게 떠넘겼다.
이건 니꺼. 무조건 니꺼.
치아가 부실하니 발라 먹을 게 없는 부위가 별로인가 생각했었는데, 설마...
"오, 왔냐?"
"너 왜 나한테만 날개 주냐?"
"응?"
"닭날개, 왜 나한테만 주냐고. 나 날아가라고?"
반 강제로 한 고백에서 시작한 연애.
이젠 지겨워진 걸까.
"자식. 눈치 빠르네. 응. 너 날아가라고."
"...젠장, 정대만 너..."
"거기 가서도 펄펄 날아다니라고. 실력 발휘 해보라고."
".....어?"
"여기 너한텐 좁잖아. 넓은 데 가서 훨훨 날아 봐. 지켜볼게."
"이 형은, 진짜...."
ㅡ 태섭대만
3 첫사랑은 안 이루어지는 게 진리다
"니 첫사랑은 누구냐?"
뜬금없는 수겸의 질문에도 현준은 차분히 눈을 굴리더니 뺨을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시치고산* 때니까... 세 살이었겠네."
"엄청 빠르네. 시합 때 플레이를 그렇게 해 봐라."
(*시치고산;일본 전통 풍습. 뜻은 7 5 3. 남자는 3살 5살 여자는 3살 7살때 무탈히 자란 걸 기념하며 신사참배를 감.)
불평섞인 투덜거림에도 현준은 그저 푸스스 웃을 뿐이다.
"우리 감독님 또 왜 그러실까. 네, 다음엔 죽도록 뛰겠습니다."
"됐으니 얘기나 계속 해 봐."
"음... 그 때 요 앞 신사에 참배 갔다가 만났어. 예쁜 애를. 보자마자 우와~ 하고 반했지 아마."
"누군데?"
뾰족하게 날선 수겸의 질문에도 현준의 대답은 아랑곳 없었다.
"연분홍빛 바탕에 등나무꽃이 수놓인 카가유젠* 후리소데** 차림의 나보다 머리 하나쯤 작은 애였는데, 유독 하얗고 예뻐서 눈에 확 띄더라고."
"아주 구체적이시구만."
"너무 인상이 깊길래."
(*카가유젠;전통문양기법. 구 카가/현 카나자와지방 전통방식.-카나가와 아님 카나자와임
**후리소데;미혼여성 기모노 중 소매가 긴 스타일
참고로 김수겸 성 후지마의 '후지'는 등나무란 뜻이고
성현준의 성 하나가타의 "하나'는 꽃이라
쪽본 컾명이 등나무꽃에 가까움)
지인짜 예뻤거든.
세운 무릎을 안고 그 위에 턱을 고이며 큭큭 웃는 제 연인이 오늘만큼 얄미울 때가 없었다.
"그 예쁜 얼굴이 뭐에 토라졌나 잔뜩 골이 나선 부모님한테 질질 끌려가더라. 그러다 사람들 사이에 부대끼며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를 떨어뜨렸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냥 가더라고."
말을 하던 중 일어난 현준은 방으로 쑥 들어가더니 잠시 뒤 집게 형태의 아이들 용 비녀 하나를 들고 나왔다.
포도송이마냥 연보랏빛 등나무꽃이 방울방울 매달린 손가락 길이 정도의 금빛 비녀.
.....어디서 봤는데, 이거?
"돌려 주지도 못하고 그냥 갖고 있었는데, 그러고 몇 달 뒤 유치원 입학식에 걔가 있더라. 심지어 남자래서 깜짝 놀랐어."
"허어..?"
곱상한 외모 덕에 어릴 땐 꽤나 자주 여장을 당했었다.
저 때 입었던 기모노는 꽤나 비싼 거라 얌전히 행동하란 소릴 지겹게 들었고.
분명 집에 있을 앨범 속에도, 신사로 출발할 때 집 앞에서 찍었던 사진 속 비녀는 신사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 속엔 사라진 채였다.
그럼?
현준의 손이 수겸의 귀 언저리에 조심스레 비녀를 꽂았다.
"이제 돌려주네. 여전히 잘 어울리는데?"
너야. 내 첫사랑.
ㅡ 현준수겸
더는 모르겠다 졸립다
태웅백호 루하나 태섭대만 료미츠 현준수겸 하나후지
슬램덩크
1 애인에게 신발 사주면 그거 신고 떠난다
"자."
"뭐냐 서태웅? 어? 이거 농구화..?"
"신어 봐. 발에 맞나."
태웅이 사 온 농구화는 발에 딱 맞았다.
심지어 길들여 온 건지 딱딱하지도 않아 폭신한 느낌에 백호는 모래사장 위로 몇 번 발을 굴러 보다 느닷없이 호열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 연인한테는 신발 사 주는 거 아니라더라. 그거 신고 바람나 도망간다던데?
곧 먼 곳으로 떠나 새 인생을 살아갈 제 애인의 날렵한 옆모습을 보던 백호는 갑자기 목이 메이는 느낌에 침을 꿀꺽 삼켰다.
왜.
알아서 내 발로 떠나라는 거냐?
".....알아들었어?"
"엉?"
"따라와. 하루라도 빨리."
제 발치에 무릎꿇고 신발끈을 고쳐 매 주며 태웅이 말을 잇는다.
"그거 신고 미친듯 뛰어서 나 따라오라고. 나 오래 못 기다린다."
발등을 툭툭 치는 손등 위로, 뜨거운 물방울이 떨어졌다.
ㅡ 태웅백호
2 닭날개 먹으면 바람난다
"치맥 먹자 치맥!!"
"진짜 질리지도 않나..."
서민의 한풀이 음식 같은 치킨에 맥주.
부잣집 도련님 주제에 저런 건 또 좋아하는 제 연인의 웃는 얼굴이 좋아 태섭은 오늘도 자청해서 집 앞 치킨집에서 갓 튀긴 치킨을 두 마리 포장 주문했다.
정대만도 인간인데 일 주일 피곤했나보지.
가게 앞에 서서 치킨을 기다리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는데,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얘기가 들린다.
- 닭날개는 애인한테 절대 안 준다며?
- 바람피운다더라, 날개 먹으면.
- 왜. 날아간다고?
- 응.
지금까지 날개는 늘 태섭의 몫이었다. 태섭이 자청해 가져온 것도 아니고 언제나 대만이 태섭에게 떠넘겼다.
이건 니꺼. 무조건 니꺼.
치아가 부실하니 발라 먹을 게 없는 부위가 별로인가 생각했었는데, 설마...
"오, 왔냐?"
"너 왜 나한테만 날개 주냐?"
"응?"
"닭날개, 왜 나한테만 주냐고. 나 날아가라고?"
반 강제로 한 고백에서 시작한 연애.
이젠 지겨워진 걸까.
"자식. 눈치 빠르네. 응. 너 날아가라고."
"...젠장, 정대만 너..."
"거기 가서도 펄펄 날아다니라고. 실력 발휘 해보라고."
".....어?"
"여기 너한텐 좁잖아. 넓은 데 가서 훨훨 날아 봐. 지켜볼게."
"이 형은, 진짜...."
ㅡ 태섭대만
3 첫사랑은 안 이루어지는 게 진리다
"니 첫사랑은 누구냐?"
뜬금없는 수겸의 질문에도 현준은 차분히 눈을 굴리더니 뺨을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시치고산* 때니까... 세 살이었겠네."
"엄청 빠르네. 시합 때 플레이를 그렇게 해 봐라."
(*시치고산;일본 전통 풍습. 뜻은 7 5 3. 남자는 3살 5살 여자는 3살 7살때 무탈히 자란 걸 기념하며 신사참배를 감.)
불평섞인 투덜거림에도 현준은 그저 푸스스 웃을 뿐이다.
"우리 감독님 또 왜 그러실까. 네, 다음엔 죽도록 뛰겠습니다."
"됐으니 얘기나 계속 해 봐."
"음... 그 때 요 앞 신사에 참배 갔다가 만났어. 예쁜 애를. 보자마자 우와~ 하고 반했지 아마."
"누군데?"
뾰족하게 날선 수겸의 질문에도 현준의 대답은 아랑곳 없었다.
"연분홍빛 바탕에 등나무꽃이 수놓인 카가유젠* 후리소데** 차림의 나보다 머리 하나쯤 작은 애였는데, 유독 하얗고 예뻐서 눈에 확 띄더라고."
"아주 구체적이시구만."
"너무 인상이 깊길래."
(*카가유젠;전통문양기법. 구 카가/현 카나자와지방 전통방식.-카나가와 아님 카나자와임
**후리소데;미혼여성 기모노 중 소매가 긴 스타일
참고로 김수겸 성 후지마의 '후지'는 등나무란 뜻이고
성현준의 성 하나가타의 "하나'는 꽃이라
쪽본 컾명이 등나무꽃에 가까움)
지인짜 예뻤거든.
세운 무릎을 안고 그 위에 턱을 고이며 큭큭 웃는 제 연인이 오늘만큼 얄미울 때가 없었다.
"그 예쁜 얼굴이 뭐에 토라졌나 잔뜩 골이 나선 부모님한테 질질 끌려가더라. 그러다 사람들 사이에 부대끼며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를 떨어뜨렸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냥 가더라고."
말을 하던 중 일어난 현준은 방으로 쑥 들어가더니 잠시 뒤 집게 형태의 아이들 용 비녀 하나를 들고 나왔다.
포도송이마냥 연보랏빛 등나무꽃이 방울방울 매달린 손가락 길이 정도의 금빛 비녀.
.....어디서 봤는데, 이거?
"돌려 주지도 못하고 그냥 갖고 있었는데, 그러고 몇 달 뒤 유치원 입학식에 걔가 있더라. 심지어 남자래서 깜짝 놀랐어."
"허어..?"
곱상한 외모 덕에 어릴 땐 꽤나 자주 여장을 당했었다.
저 때 입었던 기모노는 꽤나 비싼 거라 얌전히 행동하란 소릴 지겹게 들었고.
분명 집에 있을 앨범 속에도, 신사로 출발할 때 집 앞에서 찍었던 사진 속 비녀는 신사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 속엔 사라진 채였다.
그럼?
현준의 손이 수겸의 귀 언저리에 조심스레 비녀를 꽂았다.
"이제 돌려주네. 여전히 잘 어울리는데?"
너야. 내 첫사랑.
ㅡ 현준수겸
더는 모르겠다 졸립다
태웅백호 루하나 태섭대만 료미츠 현준수겸 하나후지
슬램덩크
[Code: 9fb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