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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7 22:06
오메가인게 밝혀지는게 죽기보다 싫은 네이마르와 오메가만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는 음바페 01
영픽 번역 (원작가님 허락받음)
99% 의역
*키키는 음바페 애칭임..!
원문링크https://archiveofourown.org/works/44319187/chapters/111456913
"키키, 너 오메가한테만 끌린다며. 사실이야?"
시끌벅적한 락커룸과 샤워실의 소음 너머 라모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네이마르는 흔들림없이 가방 속에 물건을 쑤셔넣고 있었다. 들려오는 정보에는 관심도, 엿들을 마음도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찾아 락커 안을 뒤지고 있는 걸 보아, 네이마르는 시간을 끌고 있는게 분명했다.
라모스의 물음에 대한 킬리안의 답변은 들려오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어깨를 으쓱였는지, 혹은 고개를 끄덕인건지 몸을 돌려 확인하고픈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때마침 샤워를 마친 마르퀴뇨스가 나타나며 요란하게 휘파람을 불어댔다. 네이마르는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저 소음에 두 사람의 대화가 묻힌다는 것도 견딜 수 없었지만, 그런 이유로 화가 나는 자신에게는 저주라도 내리고 싶었다.
들어봤자 그가 알 바 아니고, 앞으로도 전혀 상관없는 얘기일텐데도.
그 와중에 네이마르가 의도치않게 거칠게 닫아버린 가방 지퍼는 중간에서 걸려버렸고, 씨름 끝에 제대로 닫힌 가방을 의기양양하게 걸친 후에야 그는 락커룸을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막 뒤를 돌았을 때, 네이마르는 앞에서 코를 킁킁대는 마르퀴뇨스와 마주쳤다.
"젠장."
그의 동향 친구가 눈썹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어떻게 하루종일 훈련하고 샤워하고나서도 향이 남아있지? 네 오메가, 히트 올 때 된거 아냐?"
네이마르는 속으로는 오만상을 쓰면서도 작게 키득거렸다. 네이마르는 마르퀴뇨스를 아주 좋아한다. 쓸데없이 목소리가 큰 점은 제외하고.
"어."
네이마르가 씩 웃었다.
"내가 왜 지금 당장 가봐야하는지 알겠지?"
네이마르는 벌써 발걸음을 떼며 말했다.
마르퀴뇨스가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아, 미안. 더 안 붙잡을께."
네이마르는 마르퀴뇨스의 등을 두어번 두드리며 문쪽으로 걸어갔다. 라커룸을 가로지르며 그는 공간에 산재된 향기들을 조심스럽게 들이마셨다. 바로 '그 향'을 찾아내 맡기 위해, 감각이 자연스럽게 고조됐다.
달달하지만 동시에 씁쓸한, 친숙한 코코아향이 엄습하자 네이마르의 몸에서 긴장이 빠져나갔다. 심장 깊숙히 따뜻함이 번졌다.
-
"네이, 거의 다 됐어?"
레오의 목소리가 샤워기로부터 떨어지는 세찬 물소리 너머로 들려왔다.
"거의 다!" 네이마르가 외쳤다.
네이마르는 재빠르게 붕대를 풀고 목덜미에 향 차단제를 부착했다. 제대로 붙었나 몇 번 두드려보고 이번에는 향 중화 크림을 꺼내 듬뿍 퍼냈다. 크림을 온 몸에, 특히 목덜미와 손목에 급히 펴발랐다. 그리고는 샤워 키트에서 스프레이를 꺼내 분사했다. 가짜 알파향이 온 몸에 칠해졌다.
이것이 바로 네이마르가 늘 가장 늦게 나오는 이유였다. 알파인 척 하는데에는 시간이 꽤 걸린다. 산투스 시절에는 차단제나 인조 알파향이 잘 먹히지 않을까봐 끝없이 그것들을 덧바르느라 30분 이상이 소요됐었다.
지금은 차단제 기술도 워낙 좋아지고 네이마르가 익숙해진 덕에, 모든 과정은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네이마르는 빠르게 옷을 걸치며 샤워실을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아직도 물소리가 나는 먼 구석의 샤워부스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스들은 이미 텅 비어있었다. 락커룸에 들어섰을 때, 그곳에는 핸드폰을 하며 그를 기다리고 있는 레오가 있었다. 네이마르는 활짝 웃으며 알파에게 그가 왔음을 알리기 위해 요란하게 발을 굴렀다.
레오는 가방에 폰을 집어넣고 문쪽으로 고개를 까딱였다.
"가자."
네이마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알파는 고맙게도 여전히 그를 바르셀로나 시절처럼 챙긴다. 레오와 함께 하게 되며 PSG에서의 생활은 훨씬 나아졌다.
네이마르와 나란히 걷던 레오가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는 뻔했다.
"너 히트 올 때 됐어?"
어제의 마르퀴뇨스와 거의 같은 질문이지만 주어가 달랐다. 그 차이가 이상하게 네이마르를 기분좋게 만들었다.
"으응," 네이마르가 어린애처럼 말을 끌며 답했다.
"희미하긴 한데 누가 맡으려고 하면 충분히 맡아질 정도야." 레오는 마치 네이마르가 그 사실을 모를 것 마냥 말했다.
"차단제 제대로 발랐어?"
네이마르는 즐거운듯, 우습다는 듯 웃었다.
"레오-, 바르샤때부터 대체 몇번째 물어보는거야!"
레오는 이마를 찌푸렸지만 네이마르가 장난스럽게 그를 밀쳤을 때는 웃었다.
"히트가 올 때쯤엔 아무리 강한 차단제도 향을 완벽히 못 막아. 한 두번 얘기한 게 아닐텐데."
네이마르는 인내심있게 설명했다.
"내 안녕을 신경써주는건 고맙지만, 레오. 나 이제 서른살이야." 네이마르의 고개가 경쾌하게 흔들렸다.
"여전히 나보다는 다섯살 어리지." 레오가 중얼거렸다.
네이마르는 활짝 웃으며 레오를 다시 약간 밀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또 해야겠는데, 안토는 정말 운좋은 오메가야. 너같은 알파가 있어서"
레오는 애매하게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지만 네이마르는 그의 목덜미로 붉은기가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완벽한 타이밍에, 레오의 핸드폰이 울렸다. 알림을 보자마자 얼굴에 웃음이 떠오르는 걸로 보아 안토넬라가 보낸게 맞는지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순간 네이마르는 자신도 누군가와 그런 사이가 될 수 있을지 자문했다. 물론 네이마르는 그런 상념을 찰나보다 빠르게 흘려보낼 수 있었다. 수년 간을 알파인 척 살다보면 쉬운 일이다.
'그나저나.' 재빠르게 현실로 돌아온 네이마르는 깨달았다.
'내 핸드폰이 어딨더라?'
네이마르는 고개를 숙여 샤워키트만 달랑 들고있는 양손을 바라보았다.
“Merda!”(젠장!)
갑작스러운 욕설에 레오는 거의 튀어올랐다. 알파가 고개를 돌리자 네이마르는 커다란, 고뇌에 찬 눈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가방 깜빡했어!"
"뭐?"
의아한 얼굴을 하던 알파는 곧 오메가의 손에 든게 스포츠백 대신 작은 샤워키트 뿐인 것을 깨달았다.
"잠깐, 진짜 빨리 챙겨올게."
네이마르가 돌아서며 다급하게 내뱉었다.
"기다리지 마, 진짜로!"
네이마르는 반쯤 외치며 락커룸 쪽으로 뛰어갔다.
"그러니까 왜 정신없게 만들어, 너 때문이야 레오!"
레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멀어져가는 네이마르의 등을 바라보았다. 작은 미소가 그의 얼굴에 떠올랐다.
-
네이마르는 음정이 맞지 않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락커룸에 들어섰다. 그리고 바로 그 때, 다크 카카오의 향기가 그를 덮쳤다.
그는 곧장 얼어붙었다. 샤워실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사람이 누군인지 막 깨달았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안에 들어서기 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그가 락커룸에 발을 들여놓자 마자, 샤워실 문이 열리며 킬리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마르는 차단제의 방해 따위는 받지 않은 날것의 알파향을 급히 들이마셔버렸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어보려던 작은 계획은 실패였다.
오메가의 본능을 자극하는 향이 네이마르를 세게 때렸다. 내면의 오메가는 오래간만에 노출된 알파향에 기쁘게 가르릉거렸다. 네이마르는 몸을 똑바로 세우려고 노력했지만 무릎을 후들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좀 과장된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머릿속이 알파향으로 온통 가득차서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 아직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이 혼미함은 곧 다가올 히트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침내 마비상태에서 깨어난 네이마르는 천천히 락커쪽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알파도 락커쪽으로 걸어왔다. 네이마르는 자신을 향한 킬리안의 시선을 느꼈다.
그들의 사물함은 겨우 세칸 떨어져있었고, 이 거리에서 알파향은 더 가깝게 풍겨왔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향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계심보다는 따뜻하고 친숙한 노트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네이마르는 평생을 알파들 곁에서 지냈다. 그러나 킬리안만큼 그에게 위안을 주는 향은 가진 알파는 지금까지 없었다. 레오의 향도 꽤 안락하긴 하지만, 킬리안의 것은 완전히 달랐다.
알파의 진한 향을 조심스럽게 들이마시면서 네이마르는 그 향이 그를 완전히 감싸는 느낌은, 그의 히트를 달래주는 느낌은 어떨지 상상했다. 네이마르는 히트 때 언제나 혼자였다. 따라서 알파와 함께하는 히트가 얼마나 덜 고통스러운지를, 네이마르는 다른 오메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해볼 뿐이였다
네이마르는 참지 못하고 또다시 그 향을 들이마셨다. 그건 곧 혼자서 히트를 보내야 할, 그의 안에 존재하는 오메가에게 주는 작은 위로였다. 과연 이 오메가가 알파의 손길에 위로받는 날이 오기는 할까? 확신이 없었다.
그 생각은 떠올랐을 때만큼이나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상대의 향을 남몰래 맡고 있던건 네이마르만이 아닌듯했다.
"네 파트너, 히트 기간이야?"
킬리안은 살짝 코를 찡그린 뒤에 물었고, 네이마르는 대체 왜 다들 그 질문을 하지못해 안달인지 신께 묻고 싶어졌다.
그는 다른 차단제를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히트 시작도 전에 그의 미약한 오메가향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맡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뭐, 겨우 세명인데다 레오는 제외해야겠지만. 어쨌든 한 번 이상도 위험했다.
"응."
네이마르는 평이한 어조로 답했다.
킬리안은 더 캐묻지 않았다. 그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현재 그들은 관계는 순전히 직장동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이 건조한 관계는 어쨌든 그들 사이가 최악이었던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때쯤 이 알파는 네이마르와 마주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적대적인 향을 흘리곤 했다. 그 달 네이마르의 히트는 유독 고통스러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물건들을 가방 안으로 쓸어담던 중, 네이마르의 손에서 병 하나가 미끄러졌다. 동그란 병은 킬리안의 발 앞으로 굴러갔다. 네이마르는 급히 몸을 숙였지만 옆에 서 있던 알파도 똑같이 움직였다. 둘 다 몸을 반쯤 구부린 상태에서,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네이마르는 잇새로 신음이 빠져나갈 뻔한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의 향이 네이마르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도 더 강력했다. 히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올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알파가 병을 돌려주려던 때, 둘의 손이 스쳤다. 그 작은 접촉만으로도 아찔하게 흐려지는 시야에 네이마르는 눈을 몇번이나 깜빡여야 했다. 네이마르가 손을 뻗어 병을 잡았음에도, 킬리안은 들고있는 것을 놔주지 않았다.
"괜찮아?"
그보다 6살쯤 어린 남자가 네이마르에게 눈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이마르는 감히 상대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거칠게 병을 빼앗았다.
"어, 괜찮아." 뱉어내듯 대답이 튀어나왔다.
"고마워."
네이마르는 상대의 향이 차단되는 걸 느끼며 눈을 감았다. 흔치 않은 그와의 교류를, 또 다시 불편하게 만들어버렸다.
"알겠어."
킬리안이 중얼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에게 그를 밀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장은 떨리는 다리로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는 락커 앞으로 돌아와 선반에 손을 올리고 평정을 되찾기 위해 크게 심호흡했다.
가능한 빠르게 이곳을 나가야 한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동작을 멈추고 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그가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는.
"네이마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닌건 아는데,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조금 딱딱하지만 걱정이 묻어나는 질문이었다.
"괜찮아."
네이마르가 빠르게 눈을 깜빡이며 답했다. 이제는 정말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주변 온도는 갑작스럽게 열배는 올라간듯 느껴졌다. 갑자기 방 안의 모든 것이 의식되는 동시에 의식되지 않았다. 그의 예리해진 감각은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킬리안이 그에게 다가오는 소리라는 것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알파가 바로 그 옆에 다가오고 나서야 향이 네이마르를 완전히 뒤덮었다. 그의 안의 오메가는 옆에 있는 알파를 붙잡고, 그 향에 온몸을 적시고 싶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를 끈질기게 붙잡는 이성이 있었다.
그 순간,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그의 두 다리가 주인을 배신했고 무릎을 꿇는 순간 네이마르는 입술 새로 빠져나오는 신음을 미처 막지 못했다.
킬리안이 뭔가를 외치는 것이 멀리에서처럼 들려왔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몸이 무너짐에 따라 알파가 몸을 구부리는 것을 올려다보았다. 충격을 받은 듯 킬리안의 눈이 커다랗게 뜨이고 입이 벌어졌지만 네이마르는 어째서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지금 아는 것은 그의 알파가 그의 앞에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아주 가까이에, 그것도 그가 히트에 휩싸인 순간에. 그의 안에 있는 오메가가 가르랑거렸다. 작지만 기쁜듯한 미소가 네이마르의 얼굴에 떠올랐다.
"키키."
그리고 네이마르는 주변이 빙빙 돌더니 암전되는 것을 느꼈다.
-
한 편이 꽤 길어서 나눠서 번역 중임..
음바페네이마르 바페네이
영픽 번역 (원작가님 허락받음)
99% 의역
*키키는 음바페 애칭임..!
원문링크https://archiveofourown.org/works/44319187/chapters/111456913
"키키, 너 오메가한테만 끌린다며. 사실이야?"
시끌벅적한 락커룸과 샤워실의 소음 너머 라모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네이마르는 흔들림없이 가방 속에 물건을 쑤셔넣고 있었다. 들려오는 정보에는 관심도, 엿들을 마음도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찾아 락커 안을 뒤지고 있는 걸 보아, 네이마르는 시간을 끌고 있는게 분명했다.
라모스의 물음에 대한 킬리안의 답변은 들려오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어깨를 으쓱였는지, 혹은 고개를 끄덕인건지 몸을 돌려 확인하고픈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때마침 샤워를 마친 마르퀴뇨스가 나타나며 요란하게 휘파람을 불어댔다. 네이마르는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저 소음에 두 사람의 대화가 묻힌다는 것도 견딜 수 없었지만, 그런 이유로 화가 나는 자신에게는 저주라도 내리고 싶었다.
들어봤자 그가 알 바 아니고, 앞으로도 전혀 상관없는 얘기일텐데도.
그 와중에 네이마르가 의도치않게 거칠게 닫아버린 가방 지퍼는 중간에서 걸려버렸고, 씨름 끝에 제대로 닫힌 가방을 의기양양하게 걸친 후에야 그는 락커룸을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막 뒤를 돌았을 때, 네이마르는 앞에서 코를 킁킁대는 마르퀴뇨스와 마주쳤다.
"젠장."
그의 동향 친구가 눈썹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어떻게 하루종일 훈련하고 샤워하고나서도 향이 남아있지? 네 오메가, 히트 올 때 된거 아냐?"
네이마르는 속으로는 오만상을 쓰면서도 작게 키득거렸다. 네이마르는 마르퀴뇨스를 아주 좋아한다. 쓸데없이 목소리가 큰 점은 제외하고.
"어."
네이마르가 씩 웃었다.
"내가 왜 지금 당장 가봐야하는지 알겠지?"
네이마르는 벌써 발걸음을 떼며 말했다.
마르퀴뇨스가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아, 미안. 더 안 붙잡을께."
네이마르는 마르퀴뇨스의 등을 두어번 두드리며 문쪽으로 걸어갔다. 라커룸을 가로지르며 그는 공간에 산재된 향기들을 조심스럽게 들이마셨다. 바로 '그 향'을 찾아내 맡기 위해, 감각이 자연스럽게 고조됐다.
달달하지만 동시에 씁쓸한, 친숙한 코코아향이 엄습하자 네이마르의 몸에서 긴장이 빠져나갔다. 심장 깊숙히 따뜻함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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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 거의 다 됐어?"
레오의 목소리가 샤워기로부터 떨어지는 세찬 물소리 너머로 들려왔다.
"거의 다!" 네이마르가 외쳤다.
네이마르는 재빠르게 붕대를 풀고 목덜미에 향 차단제를 부착했다. 제대로 붙었나 몇 번 두드려보고 이번에는 향 중화 크림을 꺼내 듬뿍 퍼냈다. 크림을 온 몸에, 특히 목덜미와 손목에 급히 펴발랐다. 그리고는 샤워 키트에서 스프레이를 꺼내 분사했다. 가짜 알파향이 온 몸에 칠해졌다.
이것이 바로 네이마르가 늘 가장 늦게 나오는 이유였다. 알파인 척 하는데에는 시간이 꽤 걸린다. 산투스 시절에는 차단제나 인조 알파향이 잘 먹히지 않을까봐 끝없이 그것들을 덧바르느라 30분 이상이 소요됐었다.
지금은 차단제 기술도 워낙 좋아지고 네이마르가 익숙해진 덕에, 모든 과정은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네이마르는 빠르게 옷을 걸치며 샤워실을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아직도 물소리가 나는 먼 구석의 샤워부스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스들은 이미 텅 비어있었다. 락커룸에 들어섰을 때, 그곳에는 핸드폰을 하며 그를 기다리고 있는 레오가 있었다. 네이마르는 활짝 웃으며 알파에게 그가 왔음을 알리기 위해 요란하게 발을 굴렀다.
레오는 가방에 폰을 집어넣고 문쪽으로 고개를 까딱였다.
"가자."
네이마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알파는 고맙게도 여전히 그를 바르셀로나 시절처럼 챙긴다. 레오와 함께 하게 되며 PSG에서의 생활은 훨씬 나아졌다.
네이마르와 나란히 걷던 레오가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는 뻔했다.
"너 히트 올 때 됐어?"
어제의 마르퀴뇨스와 거의 같은 질문이지만 주어가 달랐다. 그 차이가 이상하게 네이마르를 기분좋게 만들었다.
"으응," 네이마르가 어린애처럼 말을 끌며 답했다.
"희미하긴 한데 누가 맡으려고 하면 충분히 맡아질 정도야." 레오는 마치 네이마르가 그 사실을 모를 것 마냥 말했다.
"차단제 제대로 발랐어?"
네이마르는 즐거운듯, 우습다는 듯 웃었다.
"레오-, 바르샤때부터 대체 몇번째 물어보는거야!"
레오는 이마를 찌푸렸지만 네이마르가 장난스럽게 그를 밀쳤을 때는 웃었다.
"히트가 올 때쯤엔 아무리 강한 차단제도 향을 완벽히 못 막아. 한 두번 얘기한 게 아닐텐데."
네이마르는 인내심있게 설명했다.
"내 안녕을 신경써주는건 고맙지만, 레오. 나 이제 서른살이야." 네이마르의 고개가 경쾌하게 흔들렸다.
"여전히 나보다는 다섯살 어리지." 레오가 중얼거렸다.
네이마르는 활짝 웃으며 레오를 다시 약간 밀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또 해야겠는데, 안토는 정말 운좋은 오메가야. 너같은 알파가 있어서"
레오는 애매하게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지만 네이마르는 그의 목덜미로 붉은기가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완벽한 타이밍에, 레오의 핸드폰이 울렸다. 알림을 보자마자 얼굴에 웃음이 떠오르는 걸로 보아 안토넬라가 보낸게 맞는지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순간 네이마르는 자신도 누군가와 그런 사이가 될 수 있을지 자문했다. 물론 네이마르는 그런 상념을 찰나보다 빠르게 흘려보낼 수 있었다. 수년 간을 알파인 척 살다보면 쉬운 일이다.
'그나저나.' 재빠르게 현실로 돌아온 네이마르는 깨달았다.
'내 핸드폰이 어딨더라?'
네이마르는 고개를 숙여 샤워키트만 달랑 들고있는 양손을 바라보았다.
“Merda!”(젠장!)
갑작스러운 욕설에 레오는 거의 튀어올랐다. 알파가 고개를 돌리자 네이마르는 커다란, 고뇌에 찬 눈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가방 깜빡했어!"
"뭐?"
의아한 얼굴을 하던 알파는 곧 오메가의 손에 든게 스포츠백 대신 작은 샤워키트 뿐인 것을 깨달았다.
"잠깐, 진짜 빨리 챙겨올게."
네이마르가 돌아서며 다급하게 내뱉었다.
"기다리지 마, 진짜로!"
네이마르는 반쯤 외치며 락커룸 쪽으로 뛰어갔다.
"그러니까 왜 정신없게 만들어, 너 때문이야 레오!"
레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멀어져가는 네이마르의 등을 바라보았다. 작은 미소가 그의 얼굴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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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는 음정이 맞지 않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락커룸에 들어섰다. 그리고 바로 그 때, 다크 카카오의 향기가 그를 덮쳤다.
그는 곧장 얼어붙었다. 샤워실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사람이 누군인지 막 깨달았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안에 들어서기 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그가 락커룸에 발을 들여놓자 마자, 샤워실 문이 열리며 킬리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마르는 차단제의 방해 따위는 받지 않은 날것의 알파향을 급히 들이마셔버렸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어보려던 작은 계획은 실패였다.
오메가의 본능을 자극하는 향이 네이마르를 세게 때렸다. 내면의 오메가는 오래간만에 노출된 알파향에 기쁘게 가르릉거렸다. 네이마르는 몸을 똑바로 세우려고 노력했지만 무릎을 후들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좀 과장된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머릿속이 알파향으로 온통 가득차서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 아직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이 혼미함은 곧 다가올 히트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침내 마비상태에서 깨어난 네이마르는 천천히 락커쪽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알파도 락커쪽으로 걸어왔다. 네이마르는 자신을 향한 킬리안의 시선을 느꼈다.
그들의 사물함은 겨우 세칸 떨어져있었고, 이 거리에서 알파향은 더 가깝게 풍겨왔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향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계심보다는 따뜻하고 친숙한 노트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네이마르는 평생을 알파들 곁에서 지냈다. 그러나 킬리안만큼 그에게 위안을 주는 향은 가진 알파는 지금까지 없었다. 레오의 향도 꽤 안락하긴 하지만, 킬리안의 것은 완전히 달랐다.
알파의 진한 향을 조심스럽게 들이마시면서 네이마르는 그 향이 그를 완전히 감싸는 느낌은, 그의 히트를 달래주는 느낌은 어떨지 상상했다. 네이마르는 히트 때 언제나 혼자였다. 따라서 알파와 함께하는 히트가 얼마나 덜 고통스러운지를, 네이마르는 다른 오메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해볼 뿐이였다
네이마르는 참지 못하고 또다시 그 향을 들이마셨다. 그건 곧 혼자서 히트를 보내야 할, 그의 안에 존재하는 오메가에게 주는 작은 위로였다. 과연 이 오메가가 알파의 손길에 위로받는 날이 오기는 할까? 확신이 없었다.
그 생각은 떠올랐을 때만큼이나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상대의 향을 남몰래 맡고 있던건 네이마르만이 아닌듯했다.
"네 파트너, 히트 기간이야?"
킬리안은 살짝 코를 찡그린 뒤에 물었고, 네이마르는 대체 왜 다들 그 질문을 하지못해 안달인지 신께 묻고 싶어졌다.
그는 다른 차단제를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히트 시작도 전에 그의 미약한 오메가향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맡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뭐, 겨우 세명인데다 레오는 제외해야겠지만. 어쨌든 한 번 이상도 위험했다.
"응."
네이마르는 평이한 어조로 답했다.
킬리안은 더 캐묻지 않았다. 그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현재 그들은 관계는 순전히 직장동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이 건조한 관계는 어쨌든 그들 사이가 최악이었던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때쯤 이 알파는 네이마르와 마주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적대적인 향을 흘리곤 했다. 그 달 네이마르의 히트는 유독 고통스러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물건들을 가방 안으로 쓸어담던 중, 네이마르의 손에서 병 하나가 미끄러졌다. 동그란 병은 킬리안의 발 앞으로 굴러갔다. 네이마르는 급히 몸을 숙였지만 옆에 서 있던 알파도 똑같이 움직였다. 둘 다 몸을 반쯤 구부린 상태에서,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네이마르는 잇새로 신음이 빠져나갈 뻔한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의 향이 네이마르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도 더 강력했다. 히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올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알파가 병을 돌려주려던 때, 둘의 손이 스쳤다. 그 작은 접촉만으로도 아찔하게 흐려지는 시야에 네이마르는 눈을 몇번이나 깜빡여야 했다. 네이마르가 손을 뻗어 병을 잡았음에도, 킬리안은 들고있는 것을 놔주지 않았다.
"괜찮아?"
그보다 6살쯤 어린 남자가 네이마르에게 눈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이마르는 감히 상대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거칠게 병을 빼앗았다.
"어, 괜찮아." 뱉어내듯 대답이 튀어나왔다.
"고마워."
네이마르는 상대의 향이 차단되는 걸 느끼며 눈을 감았다. 흔치 않은 그와의 교류를, 또 다시 불편하게 만들어버렸다.
"알겠어."
킬리안이 중얼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에게 그를 밀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장은 떨리는 다리로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는 락커 앞으로 돌아와 선반에 손을 올리고 평정을 되찾기 위해 크게 심호흡했다.
가능한 빠르게 이곳을 나가야 한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동작을 멈추고 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그가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는.
"네이마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닌건 아는데,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조금 딱딱하지만 걱정이 묻어나는 질문이었다.
"괜찮아."
네이마르가 빠르게 눈을 깜빡이며 답했다. 이제는 정말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주변 온도는 갑작스럽게 열배는 올라간듯 느껴졌다. 갑자기 방 안의 모든 것이 의식되는 동시에 의식되지 않았다. 그의 예리해진 감각은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킬리안이 그에게 다가오는 소리라는 것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알파가 바로 그 옆에 다가오고 나서야 향이 네이마르를 완전히 뒤덮었다. 그의 안의 오메가는 옆에 있는 알파를 붙잡고, 그 향에 온몸을 적시고 싶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를 끈질기게 붙잡는 이성이 있었다.
그 순간,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그의 두 다리가 주인을 배신했고 무릎을 꿇는 순간 네이마르는 입술 새로 빠져나오는 신음을 미처 막지 못했다.
킬리안이 뭔가를 외치는 것이 멀리에서처럼 들려왔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몸이 무너짐에 따라 알파가 몸을 구부리는 것을 올려다보았다. 충격을 받은 듯 킬리안의 눈이 커다랗게 뜨이고 입이 벌어졌지만 네이마르는 어째서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지금 아는 것은 그의 알파가 그의 앞에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아주 가까이에, 그것도 그가 히트에 휩싸인 순간에. 그의 안에 있는 오메가가 가르랑거렸다. 작지만 기쁜듯한 미소가 네이마르의 얼굴에 떠올랐다.
"키키."
그리고 네이마르는 주변이 빙빙 돌더니 암전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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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이 꽤 길어서 나눠서 번역 중임..
음바페네이마르 바페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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