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24495171
view 6516
2023.02.07 00:31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어떤 소음이 행맨의 귀를 간질인다. 행맨은 소음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쟤는 누구야?"
"누구?"
"의자 위에 앉아서 땅콩 먹는 애 말이야..."
턱짓으로 그를 가르키니 모두의 관심이 그에게로 쏠렸다.
"아... 안녕하십니까."
그는 어색하게 웃은 후 자기소개를 했다. 로버트 '밥' 플로이드 대위. 저번달 즈음 대위 임관식이 있었다는 기억이 얼핏 행맨의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그래서 아직 존댓말이 떼지지 않았나보네. 행맨은 밥의 땅콩 깨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대화' 하기 시작했다.
"완전 스텔스 파일럿이네."
"정확히는 무기관제사입니다."
"유머감각도 없고."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밥은 대답 대신 살풋 웃으며 땅콩을 깨물어 먹었다.
==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
오독- 우득- 우드득-
무언가를 씹어먹는 소리가 관사 복도에 울려퍼진다. 거대한 검은 토끼가 입가에 붉은 피를 묻힌 채 시체를 뜯어먹고 있다. 시체는 머리와 상체 일부분만 남은 채 목적 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었다.
'세러신 놈, 죽일 거야! 세러신 놈!'
검은 토끼는 발로 시체의 턱뼈와 입을 가볍게 눌러 시체의 아우성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얼굴을 시체에게 들이밀은 후 중얼댔다.
"야, 저승에 있는 놈들한테 똑똑히 말해. 세러신은 내가 이 땅에 있는 한 나의 보호를 받을 거야."
'...'
"겁은 많아서 가장 어린 세러신을 건들이고..."
"이 주위에 너같이 세러신을 저주하는 삿된 것들이 있는 것도 알아. 그래서 이렇게 친히 말까지 해주는 거야."
검은 토끼는 발로 시체의 얼굴을 바스라뜨린 후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과거의 세러신들이 무슨 짓을 했든, 나는 '그 세러신' 이 내게 베푼 호의 때문에 제이크 세러신을 지킨다."
"그러니 좋은 말 할 때 꺼져."
깜깜했던 복도가 점점 밝아진다. 달빛이 복도 사이사이로 비치기 시작했다. 검은 토끼는 피부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시체를 남김없이 입안에 쓸어담았다.
우드득- 우득-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검은 토끼는 남은 혈흔을 혀로 깔끔하게 해치운 후 어린 세러신의 관사를 몇 초간 응시하다 자신의 쉼터로 향했다.
==
행맨은 요 몇주 간 있었던 것 중 가장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수면제를 먹어서 그런가, 자길 괴롭히는 무언가도 없었던 기분이었다. 자신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던 짐이 날아간 것 같았다.
강의실로 들어가니, 밥이 가장 먼저 책상에 앉아 어제 훈련 내용을 복기하고 있었다. 밥이 강의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행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녕, 행맨."
"Hey, 밥. 오늘은 빨리 나왔네?"
"너도. 메이저 세러신... 아니, 어머님은 잘 지내셔?"
"...네가 어머니 사정은 왜?"
"저번에 우리 농장에서 토끼 몇 마리를 입양해 가셨거든-"
그렇게 말한 밥은 웃으며 땅콩 봉지를 까 땅콩을 한알 한알 입에 넣어 깨물어 먹었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
행맨 대거 스페어 만든것도 밥이 그랬던거겠지
검은 토끼의 해+땅콩 보니 행맨과 세러신 가의 수호신 밥이 보고싶었다
밥은 검은 토끼 수호신임. 해태같은거 생각했는데 십이지 검은 토끼 밥이 더 어울리더라고
약약약파월풀먼행맨밥마크메이저
어나더
어떤 소음이 행맨의 귀를 간질인다. 행맨은 소음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쟤는 누구야?"
"누구?"
"의자 위에 앉아서 땅콩 먹는 애 말이야..."
턱짓으로 그를 가르키니 모두의 관심이 그에게로 쏠렸다.
"아... 안녕하십니까."
그는 어색하게 웃은 후 자기소개를 했다. 로버트 '밥' 플로이드 대위. 저번달 즈음 대위 임관식이 있었다는 기억이 얼핏 행맨의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그래서 아직 존댓말이 떼지지 않았나보네. 행맨은 밥의 땅콩 깨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대화' 하기 시작했다.
"완전 스텔스 파일럿이네."
"정확히는 무기관제사입니다."
"유머감각도 없고."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밥은 대답 대신 살풋 웃으며 땅콩을 깨물어 먹었다.
==
'죽어, 세러신-'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행맨 위에 올라타 행맨의 목을 졸랐다. 행맨은 목을 손톱으로 긁어내려가며 무언가의 손을 떼내려 하지만 목의 상처만 더 깊어질 뿐, 무언가의 손은 떼어지지 않았다.
'...이러다 진짜 Hanged Man이 되게 생겼군.'
행맨은 복부에 힘을 준 뒤 이불을 힘껏 걷어차 간신히 무언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계속 누군가가 자길 살의에 가득 찬 눈빛으로 째려보는 감각이 들었지만, 미신 따위를 믿지 않는 세러신, 제이크였기에 행맨은 고개를 휘휘 젓고 협탁에 둔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다시금 잠에 들었다.
==
그것이 벌써 2주 째다. 행맨은 얕게 내려온 다크서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며 상태를 체크했다. 탑건 훈련 첫날부터 '실수' 한것도 다 그 망할 무언가... 아니, '귀신' 때문인 것 같았다. 벌써 훈련 1주가 지난 지금, 이렇게 컨디션을 조절하지 못하면 안 됐었다. 행맨은 처방받은 수면제를 으득 씹어 물로 넘겼다.
과연 그딴 미신이 이길지, 과학이 이길지 겨뤄보자고.
침대에 누운 후 눈을 감으니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행맨은 어떤 소음에 잠을 깼다. 하지만 눈 앞은 까맣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행맨이 어둠에 적응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주위를 확인하니... 밥이 침대를 향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첫날 본 그 자세로, 첫날 본 근무복을 입은 채로 땅콩을 깨물고 있었다. 설마 이 스텔스 파일럿이 2주동안 날 괴롭힌 무언가였던걸까?
'밥?'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가 행맨의 가슴팍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행맨은 자기를 누르고 있는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틀었다. 살이 썩어 문드러져 뼈가 훤히 보이는 시체가 발로 자신의 가슴팍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 몸 전체를 움직일 수 없었다. 밥은 계속 이쪽을 응시한 채 땅콩을 깨물고 있다. 시체가 행맨의 목을 향해 손을 뻗을 즈음, 빈 플라스틱 컵을 탁상에 내려놓는 소리가 나고 구둣발 소리가 가까워진다. 밥이 다가온다. 시체가 입은 누더기 옷의 목부분을 낚아챈다. 시체는 밥의 손에 무력하게 끌려나간다. 행맨의 가슴팍을 누르는 무게가 없어졌다. 행맨은 힘이 쭉 빠져 기절하고 말았다.
==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행맨 위에 올라타 행맨의 목을 졸랐다. 행맨은 목을 손톱으로 긁어내려가며 무언가의 손을 떼내려 하지만 목의 상처만 더 깊어질 뿐, 무언가의 손은 떼어지지 않았다.
'...이러다 진짜 Hanged Man이 되게 생겼군.'
행맨은 복부에 힘을 준 뒤 이불을 힘껏 걷어차 간신히 무언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계속 누군가가 자길 살의에 가득 찬 눈빛으로 째려보는 감각이 들었지만, 미신 따위를 믿지 않는 세러신, 제이크였기에 행맨은 고개를 휘휘 젓고 협탁에 둔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다시금 잠에 들었다.
==
그것이 벌써 2주 째다. 행맨은 얕게 내려온 다크서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며 상태를 체크했다. 탑건 훈련 첫날부터 '실수' 한것도 다 그 망할 무언가... 아니, '귀신' 때문인 것 같았다. 벌써 훈련 1주가 지난 지금, 이렇게 컨디션을 조절하지 못하면 안 됐었다. 행맨은 처방받은 수면제를 으득 씹어 물로 넘겼다.
과연 그딴 미신이 이길지, 과학이 이길지 겨뤄보자고.
침대에 누운 후 눈을 감으니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행맨은 어떤 소음에 잠을 깼다. 하지만 눈 앞은 까맣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행맨이 어둠에 적응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주위를 확인하니... 밥이 침대를 향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첫날 본 그 자세로, 첫날 본 근무복을 입은 채로 땅콩을 깨물고 있었다. 설마 이 스텔스 파일럿이 2주동안 날 괴롭힌 무언가였던걸까?
'밥?'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가 행맨의 가슴팍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행맨은 자기를 누르고 있는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틀었다. 살이 썩어 문드러져 뼈가 훤히 보이는 시체가 발로 자신의 가슴팍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 몸 전체를 움직일 수 없었다. 밥은 계속 이쪽을 응시한 채 땅콩을 깨물고 있다. 시체가 행맨의 목을 향해 손을 뻗을 즈음, 빈 플라스틱 컵을 탁상에 내려놓는 소리가 나고 구둣발 소리가 가까워진다. 밥이 다가온다. 시체가 입은 누더기 옷의 목부분을 낚아챈다. 시체는 밥의 손에 무력하게 끌려나간다. 행맨의 가슴팍을 누르는 무게가 없어졌다. 행맨은 힘이 쭉 빠져 기절하고 말았다.
==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
오독- 우득- 우드득-
무언가를 씹어먹는 소리가 관사 복도에 울려퍼진다. 거대한 검은 토끼가 입가에 붉은 피를 묻힌 채 시체를 뜯어먹고 있다. 시체는 머리와 상체 일부분만 남은 채 목적 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었다.
'세러신 놈, 죽일 거야! 세러신 놈!'
검은 토끼는 발로 시체의 턱뼈와 입을 가볍게 눌러 시체의 아우성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얼굴을 시체에게 들이밀은 후 중얼댔다.
"야, 저승에 있는 놈들한테 똑똑히 말해. 세러신은 내가 이 땅에 있는 한 나의 보호를 받을 거야."
'...'
"겁은 많아서 가장 어린 세러신을 건들이고..."
"이 주위에 너같이 세러신을 저주하는 삿된 것들이 있는 것도 알아. 그래서 이렇게 친히 말까지 해주는 거야."
검은 토끼는 발로 시체의 얼굴을 바스라뜨린 후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과거의 세러신들이 무슨 짓을 했든, 나는 '그 세러신' 이 내게 베푼 호의 때문에 제이크 세러신을 지킨다."
"그러니 좋은 말 할 때 꺼져."
깜깜했던 복도가 점점 밝아진다. 달빛이 복도 사이사이로 비치기 시작했다. 검은 토끼는 피부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시체를 남김없이 입안에 쓸어담았다.
우드득- 우득-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검은 토끼는 남은 혈흔을 혀로 깔끔하게 해치운 후 어린 세러신의 관사를 몇 초간 응시하다 자신의 쉼터로 향했다.
==
행맨은 요 몇주 간 있었던 것 중 가장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수면제를 먹어서 그런가, 자길 괴롭히는 무언가도 없었던 기분이었다. 자신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던 짐이 날아간 것 같았다.
강의실로 들어가니, 밥이 가장 먼저 책상에 앉아 어제 훈련 내용을 복기하고 있었다. 밥이 강의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행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녕, 행맨."
"Hey, 밥. 오늘은 빨리 나왔네?"
"너도. 메이저 세러신... 아니, 어머님은 잘 지내셔?"
"...네가 어머니 사정은 왜?"
"저번에 우리 농장에서 토끼 몇 마리를 입양해 가셨거든-"
그렇게 말한 밥은 웃으며 땅콩 봉지를 까 땅콩을 한알 한알 입에 넣어 깨물어 먹었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
행맨 대거 스페어 만든것도 밥이 그랬던거겠지
검은 토끼의 해+땅콩 보니 행맨과 세러신 가의 수호신 밥이 보고싶었다
밥은 검은 토끼 수호신임. 해태같은거 생각했는데 십이지 검은 토끼 밥이 더 어울리더라고
약약약파월풀먼행맨밥마크메이저
어나더
https://hygall.com/524495171
[Code: 7c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