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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16:58




사실 그게 꿈인지도 모르겠어. 어쩌면 나는 정말 큰 병에 걸렸던 것일지도 모르고.. 내가 눈을 떴을 땐, 그곳은 춥고 이상한 냄새가 잔뜩 나는 병원이었고. 후에 알았을 때는 그곳이 중환자실이었지. 웃기게도 내가 눈을 뜬 건 잠에 들고 2년이 지난 시점이었고, 나는 그동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혼수'상태로 있었을 뿐이야. 엄마는 아빠를 뒤로 나까지 잃을까 걱정했다며 눈물을 터뜨렸고, 엄마의 수척한 모습을 보는 나마저도 울컥했어. 엄마는 내게 어떤 꿈을 꾸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



그게 내 대답이었어. 2년이면 내가 꿈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을 게 뻔할텐데, 나는 그 흔한 혼수 상태일 때 신을 만났느니 등의 이야기거리조차도 기억나지 않았거든. 정말 아무것도... 머릿속엔 남아있지 않았어. 그저 내가 기억나는 것은 2년 전 내가 긴 잠에 든 날, 사촌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는 것 정도? 아무런 이유도 없는, 그 어떤 질병도 없는 2년의 꿈에 매여있었던 나는 결국 깨어났고, 그렇게 아무 일이 없었던 냥 살게 되었지. 


조금 신기한 건, 내가 깨어난 날이 성년이 되는 날이었다는 거야. 






-






"나 오늘도 잠 잘 자고 깼어, 걱정하지마."



고개를 끄덕이고선 허니 비는 집을 나와 차문을 열었어. 오늘은 지긋지긋한 전공 수업을 듣는 날이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허니 비는 카페에서 기필코 요거트 스무디를 먹겠다고 다짐했지. '그' 일이 있던 때로부터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막학년이 되어버렸지 뭐야. 졸업은 또 언제 하고, 논문은 또 언제 쓰고, 취업은 또 언제 하는지...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했어. 취업따위 안하는 환상의 세계는 없는 걸까? 생각해보면 난 '그' 일이 있기 전인 어린 시절일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은데...



"여보세요?"

"야, 허니 비. 우리 지도교수 바뀐 거 알아?"

"제임스 교수?? 그 교수 바뀌었어?"

"어, 그 교수 장기출장 가게 되어서 새로 온 교수가 이제부터 우리 지도교수래."

"그게 누군데?"





-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여러분의 지도교수를 맡게 되었어요."



뭐야 되게 잘생겼네? 허니 비가 생각하는 젊은 교수에 대한 생각은 그저 잘생겼다였어. 키도 컸고, 무엇보다도 뭔가 명석해보이기도 했거든. 그치만 약간 또라이같았어. 이건 사실 모든 교수에게 느끼는 허니 비의 편견이긴 했지만... 교수들은 각자 어떤 분야에 미쳐있었거든. 자신의 연구나, 논문... 등에 말이야.



"4학년이... 허니 비?"

"네?"

"4학년은 따로 면담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언제가 괜찮나요?"

"어... 오늘 오후 괜찮습니다."

"좋아요. 그럼 오후 2시쯤에 제 연구실로 오세요. 403호입니다."



젠장! 개인 면담이라니! 젊은 교수는 보통 개별 면담 진행 잘 안 한다는데, 제임스 교수보다 더 하잖아! 제임스는 3년 동안 면담도 안 했다고! 이런.. 허니 비는 좌절하며 터덜터덜 교내 카페로 향해 요거트 스무디를 사고선 강의실로 걸어갔지. 한편으로는 오늘 기분이 정말 좋아야 하는데 말이야, 전공을 들어야 하니까!  강의실 의자에 앉아 요거트 스무디를 먹고 한숨을 쉬었어. 그치만 허니 비의 지도교수가 강의실로 들어와서 조금 놀랐지. 


아, 이 전공 제임스 교수거였지. 



"제임스 교수님이 장기출장을 가게 되어서, 아동문학 전공을 대신 맡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오티만 간단히 하겠습니다."



여기저기서 수군대고 있었고, 새로 부임한 교수는 꽤 강의 계획을 잘 짠 듯 했어. 진짜 아동문학에 미친 것 같았지. 그런데 저 이상한 과목은 뭐야? 강의계획서에 유독 눈에 띄는 단어가 많았어. 일단 수업 중이니 입 다물고 있었는데, 강의계획서 설명이 끝나고 질문이 있냐는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손을 들고 물었지. 물론 나도 손을 들었어. 



"허니 비 학생? 질문 있나요?"


"네, 교수님. 중간 30%의 과제인 [피터팬의 존재에 관한 심도있는 토론]은 혹시 어떤 과제인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음... 그래요. 다들 이 과제는 좀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피터팬이라는 동화를 읽어본 적 있겠죠? 아동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읽어봤을테고."



"피터팬의 원작과 각색된 내용 중 여러분은 각색된 내용을 읽었을거에요. 네버랜드라는 공간에, 웬디라는 소녀를 초대해 함께 순수함을 드러내고 후에 후크선장을 없애버리는 이야기.. 그런 거죠. 하지만 이건 그저 각색된 내용일 뿐, 원작은 이와 달라요. 피터팬은 아주 악독하고, 굉장히 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죠. 웬디라는 소녀에게 집착을 하게 되고,"



분위기가 가라앉았어. 모두가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어쩌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피터팬이라는 동화의 원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지. 그리고 그 다음 말을 기다렸어.



"후크선장은 그저, 미친놈으로부터 소녀를 지켰죠."



교수와 허니의 눈이 마주쳤고, 거리가 멀었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겠지. 그 말을 끝으로, 교수는 원작은 대충 이런 내용이라며 말끝을 흐렸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의 이야기에 몰입을 한 나머지 굉장히 아쉬워했고, 교수는 후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 하겠다 말했지. 





-





403호 앞에서 서성거렸어. 열정있는 교수는 이게 문제지, 학생을 괴롭게 한다니까? 허니 비는 울상인 채로 노크를 할 지 말지 고민했어. 그치만 어느새 2시가 넘어가려 했고, 죽어가는 심정으로 노크했지. "똑똑똑"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아, 앉아요. 뭐... 커피라도 마실래요? 차도 있고, 물도 있고." 


"괜찮습니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 교수를 기다렸고, 교수는 이것저것 서류를 들고 맞은 편에 앉았어. 그 중엔 허니 비의 학점이 적혀져있는 성적증명서도 있었지. 허니 비는 절망했어, 내 형편없는 성적을 갓 부임한 지도교수에게 들키다니... 하고 말이야. 




"성적이야기부터 하기엔 좀 미안해서 말이지, 다른 이야기부터 해도 될까요?"


"넵... 성적은 맨 마지막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흠... 개인적으로 궁금한건데, 검정고시로 학교를 들어왔더라고요. 고등학교를 자퇴한 건가요?"


"어, 아니요. 그냥 어떤 이유로 인해서 학교를 일정시간 못 나갔습니다. 자퇴 처리가 되었어요."


"혹시 어떤 이유인지 물어봐도 되나?"


"네. 뭐, 그렇게 큰 이유는 아니었고. 그냥 제가 잠을 좀 오래 잤는데, 그게 한 2년 정도여서... 다들 그게 혼수 상태였다고 하더라고요."


"혼수상태로 2년... 그래도 목적지는 잘 찾아서 깼나보네요."


"네?"


"아니에요. 어쨌든, 그건 그렇고.. 뭐 딱히 할 얘기는 없으니, 바로 성적 얘기 할게요."




잔소리를 거의 900마디 정도 들은 것 같았어. 새로 부임한 교수는 정말 만만치 않은 싸이코였다고! 미친 거 아니야? 내 성적이 왜 B+밖에 안되고, C가 있는지에 대해서 차분히 분석해서 설명을 해주더라니까? 허니 비는 멘탈이 탈탈 털려 거의 상담이 끝날 무렵엔 지쳐서 쓰러질 뻔했어. 




"...이제 내 얘기는 끝났고, 비 양은 저한테 질문하고 싶은 게 있나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나가보세요."



그렇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문을 열려던 찰나, 허니 비는 아까 교수가 강의실에서 한 피터팬의 후속 이야기를 알고 싶었어. 그래서 문을 열지 않고 뒤를 살짝 돌았지. 저, 교수님...



"강의실에서 해주신 그, 이야기요... 혹시 더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도저히 다음까지 못 기다릴 것 같아서요."


"정확히 뭐가 궁금한거죠? 피터팬에 대해서? 아니면... 후크선장에 대해서?"


"둘 다요.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후크선장이 소녀를 피터팬...으로부터 지킨 거라면, 왜 그런 걸까요?"


"그거야.. 사랑해서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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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선장은 소녀의 미래를 위해서 그녀를 지켰어요."







-






허니 비는 자취방으로 가면서, 찝찝함을 떨쳐낼 수 없었어. 헤들런드 교수는 정말.. 뭔가 본인이 겪은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자꾸만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허니 비는 자꾸만 본인이 그 이야기에 매료되는 것이 꽤 마음에 안 들었다.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지며, 피터팬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피터팬...웬디...후크선장...  아,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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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꿈...? 자각몽 완전 신기하다... 근데 꿈이면 좀 좋은 곳으로 보내주지, 여긴 왜 이렇게 삭막해? 저기요~ 누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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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전 허니 비인데... 근데 되게 잘생겼네요. 꿈이라 그런가, 미남도 나오고 좋네요..."


'꿈?'




꿈이라는 내 말에, 꿈 속의 그는 내 목을 틀어쥐었다. 컥- 시발, 꿈에서 죽는 건 말도 안되는데 왜 이렇게 진짜같은 거지? 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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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편했겠다, 웬디. 허니라고 불러야 하나?'


"대체- 왜 이러시는, 거"


'널 초대하지 못한다면, 내가 너한테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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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려.' 







헉- 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떴을 땐 식은 땀이 나고 있었고 내 목엔, 붉은 손자국이 나 있었다. 



이거 가위인가..? 대체 뭐지?










가렛너붕붕야니스 너붕붕 

현실로 넘어온 후크선장이랑 피터팬 사이에서 등 터지는 허니 비... 
 
2023.01.24 17:12
ㅇㅇ
너무 마히따.... 집착 야니스라니...
[Code: ea0c]
2023.01.24 17:17
ㅇㅇ
모바일
와우 진짜 맛있네 여기가 미슐랭
[Code: ad13]
2023.01.24 17:26
ㅇㅇ
모바일
뭐야 개쩔어요 ㅠㅠㅠㅠ 세가완삼에 미친 붕키 심장 터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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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17:27
ㅇㅇ
모바일
미친 이런생각은 어케하는거임 진짜 천잰가 천재 맞는거같아... 센세
[Code: 4d71]
2023.01.24 17:41
ㅇㅇ
모바일
마히다...
[Code: b806]
2023.01.24 18:01
ㅇㅇ
모바일
센세는 진짜 천재야ㅠ
[Code: 587d]
2023.01.24 20:07
ㅇㅇ
모바일
이야미친!!!!!!!!!!!!!!!!나 여기눕는다!!!!누워!!!!나!!!센세!!!
[Code: ebaa]
2023.01.24 22: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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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ㅏ 후크랑 피터팬이 가렛이랑 야니스라니 센세 진짜 천재야...? 너무좋아
[Code: c180]
2023.01.25 01:36
ㅇㅇ
모바일
세가완삼...세가완삼...정말 멋진 삼각형이에요 센세....
[Code: 7669]
2023.01.26 10:06
ㅇㅇ
모바일
억나더 ㅠㅠㅠ
[Code: 099a]
2023.01.26 11:00
ㅇㅇ
모바일
와... 후크랑 피터 미쳤다 너무 맛있다 미슐랭⭐️⭐️⭐️
[Code: 65f4]
2024.05.11 17:01
ㅇㅇ
이 글 표절했던 사람입니다. https://posty.pe/5e7euq 표절글 링크이며 내용이 매우 흡사하므로 표절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Code: f837]
2024.05.11 21:38
ㅇㅇ
댓쓴 사람입니다. 댓글 수정이 안 되어 다시 적습니다. 흡사가 아니라 그냥 갖다 박은 수준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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