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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7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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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이누이 주운 가루베
이어지는 세계관
(읽어두면 좋지만 안 읽어도 이해하는 데 크게 지장 없음)

1. https://hygall.com/509727968




“쿄스케는 이상형이 어떻게 돼?”


사춘기 시절부터 친구들과 그런 대화를 자주 했다. 누군가가 그렇게 물을 때마다 쿄스케는 늘 같은 대답을 했다. 나는 아빠 같은 사람이 좋아. 쿄스케의 대답에 친구들은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거나 그게 뭐냐며 깔깔 웃곤 했다. 아빠랑 결혼할래, 엄마랑 결혼할래. 어렸을 때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아이들도 커 가면서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창피해 하곤 했으니까. 그래도 쿄스케는 진심이었다. 아빠랑 결혼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아빠 같은 사람이 좋다는 게.

쿄스케의 눈에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엄마만큼 온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도 없을 거라고, 쿄스케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생각했다. 아빠는 엄마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뿐만 아니라 정말로 잠깐 죽었다 깨어날 것처럼 굴었다. 절대로 엄마를 외롭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늘 곁에 있기를 택했다고, 어느 날 셋이서 술을 마시다 먼저 잠든 엄마를 보며 그렇게 말하던 아빠의 모습을 쿄스케는 오래도록 기억했다.

쿄스케에게는 아빠만큼 다정하고 로맨틱한 사람도 없었다. 겉모습은 무뚝뚝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그렇지 않다는 걸 쿄스케는 잘 알고 있었다. 쿄스케의 눈에 아빠는 언제나 어른스러웠고, 속이 단단한 사람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사람과 만나서 엄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쿄스케는 늘 바라왔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하지만 그렇게 바라온 이상형을 직장에서 만나는 건 조금 곤란한 일이 아닐까. 그것도 학부모와 교사로.

요스케의 인사에 쿄스케가 어정쩡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사이 마유는 자기 혼자 신발장에 신발을 척척 정리하고선 튤립반으로 뽀르르 들어갔다. 쿄스케는 다른 아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으로부터 조금 비켜섰다. 요스케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요스케와 처음 만난 그날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늘 등원 버스를 타고 등원하던 마유가 아빠의 손을 잡고 유치원에 오기 시작했다. 바쁘다는 건 사실인 듯 요스케는 매일 넥타이조차 제대로 매지 못한 채 마유를 데리고 왔다. 그러면서도 꼭 쿄스케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럴 때마다 쿄스케는 마음이 간지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인사 정도야 당연히 하는 거라고, 자기가 아니라 다른 교사였더라도 요스케는 인사를 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저 좋을 대로 착각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이들로 북적거리던 입구가 어느새 한산해졌다. 쿄스케는 그때까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던 요스케를 힐끔 쳐다봤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듯 미동조차 없는 요스케에 쿄스케가 손을 꼼지락거리며 물었다.


“저... 혹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세요?”


쿄스케가 요스케의 눈치를 봤다. 그사이 불쑥 다가온 요스케가 쿄스케에게로 손을 뻗었다. 흠칫 놀란 쿄스케가 몸을 뒤로 물릴 겨를도 없이 요스케의 큰 손이 쿄스케의 팔에 닿았다. 뭐, 뭐지? 뭐 하시는 거지? 쿄스케의 머릿속에서 비상 경고등이 시끄럽게 울렸다. 그렇게 정신없는 침묵 사이로 요스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끈이 내려와 있길래.”


쿄스케가 눈을 깜빡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내려 제 어깨를 확인했다. 앞치마의 어깨끈이 저도 모르는 사이 내려가 있었던 모양이다. 요스케의 손길에 의해 제자리를 찾은 끈이 어깨에 얌전히 자리 잡고 있었다.

막을 틈도 없이 쿄스케의 뺨이 붉게 달아올랐다. 엄한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잔뜩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마냥 부끄러웠다. 쿄스케가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으로 앞치마를 만지작거리며, 고맙습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맞은편에서 작고도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쿄스케가 고개를 들었다. 늘 무뚝뚝하던 요스케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져 있었다.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저녁에 뵐게요. 나지막하게 인사를 건넨 요스케가 유치원을 빠져나갔다. 쿄스케는 멍하니 요스케의 뒷모습을 보다, 대문 너머로 요스케의 차가 사라진 뒤에야 마주 인사해 주지 못했음을 떠올리곤 자책했다. 뭐 하는 거야, 진짜! 양손으로 뺨을 찹찹 두드리며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자꾸만 요스케의 손길과 웃음소리가 떠올랐다. 쿄스케가 한숨을 푹 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곤란한 일투성이였다.


-


“마유, 왜 그래?”


어느 날의 점심시간. 쿄스케가 마유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마유는 손에 포크를 쥔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얼굴로 식판을 노려봤다. 마유의 식판에는 후식으로 나온 복숭아 조각들이 남아 있었다.


“복숭아 이상해... 물렁물렁해...”


마유가 포크로 복숭아를 쿡쿡 찔렀다. 말랑한 복숭아에서 과즙이 흘러 나왔다. 으으. 토끼 귀 끝을 늘어뜨린 채 몸을 부르르 떠는 마유를 쿄스케가 가만히 바라봤다.


“마유 혹시 복숭아 먹으면 아야 해?”


쿄스케의 물음에 마유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럼 혹시 복숭아 먹고 배탈 난 적 있어?”


또 도리도리 젓는다.


“그럼 말랑한 복숭아 먹어 본 적 없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단순히 취향의 문제인가 싶어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알맞게 익은 복숭아를 마유가 못 먹고 버리면 아까울 것 같았다. 쿄스케는 곰곰이 생각하다, 곧 마유의 손에 들린 포크를 가져와 복숭아 한 조각을 쿡 찍었다.


“마유가 안 먹으면 마유 복숭아는 선생님이 다 먹어야겠다~”


그러고는 일부러 입을 크게 벌려 복숭아를 먹었다. 와, 이거 엄청 맛있네! 한껏 호들갑을 떠는 쿄스케에 마유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딱 봐도 갈등하는 모양새였다. 그 모습에 웃음을 꾹 참은 쿄스케가 다시 복숭아 한 조각을 포크로 찍었다.


“이거 진짜 맛있는데, 마유 정말 안 먹을 거야? 선생님이 다 먹는다?”


마유가 입술을 오물거렸다. 짐짓 모른 척하며 복숭아를 입으로 가져가자, 반 뼘도 채 되지 않는 마유의 손이 쿄스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러고는 쿄스케의 손에 들린 포크를 뺏어 복숭아를 한 입에 밀어 넣었다. 눈을 꾹 감은 채 오물오물 열심히도 입을 움직인다.


“...맛있다!”


머지않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토끼 귀를 쫑긋거리는 마유에 쿄스케가 소리 내어 웃었다. 마유는 말랑한 복숭아가 마음에 든 듯 식판에 남은 복숭아를 콕콕 찍어 맛있게도 먹었다.


“선생님 말이 맞지?”
“응, 엄청 맛있어요! 선생님 복숭아 좋아해요?”
“좋아하지. 그래서 마유랑 같이 먹고 싶었는데?”


쿄스케의 말에 마유가 배시시 웃었다. 그러더니 마지막 남은 복숭아 조각을 쿄스케에게 건넸다.


“그럼 이건 선생님 거! 마유도 선생님이랑 같이 먹고 싶어!”


마유가 해맑은 얼굴로 말했다. 이게 뭐라고, 그 작은 마음이 괜히 쿄스케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쿄스케는 웃는 얼굴로 괜찮다고 말하며 마지막 남은 복숭아 조각을 마유에게 건넸다. 복숭아만큼 말랑한 얼굴로 열심히 입술을 오물거리는 마유가 귀여워 쿄스케는 참지 못하고 양손으로 마유의 뺨을 주물렀다. 마유는 선생님이 그러거나 말거나 복숭아를 음미하기 바빴다.


*


그리고 그날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요스케가 근처 디저트 가게의 로고가 박힌 상자를 들고 마유를 데리러 왔다.


“이거 받으시죠.”


그런데 그걸 왜 저한테 주시는 건지. 쿄스케는 요스케가 건넨 상자를 받으면서도 어리둥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말없이 동그란 눈을 깜빡이기만 하는 쿄스케에 요스케가 괜한 헛기침을 했다.


“별건 아니고, 복숭아 타르트입니다.”
“이걸 왜 저한테...”
“마유 잘 챙겨 주시는 것 같아서요. 감사한 마음에 드리는 거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쿄스케가 품 안의 상자를 내려다봤다. 안에 들은 게 복숭아 타르트라는 말을 들어서일까, 상자의 분홍색이 복숭아를 꼭 닮아 있었다. 쿄스케는 지금 자신의 얼굴이 상자의 색깔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라 그저 손끝으로 상자만 매만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다소 조심스러운 요스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불편하신가요.”


그 말에 쿄스케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자신을 보는 요스케의 눈빛이 어쩐지 눈치를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실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덤덤한 얼굴일 뿐인데. 그럼에도 쿄스케는 그 시선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다. 토끼 귀가 팔랑거릴 정도로 세차게 고개를 저은 쿄스케가 말했다.


“아뇨, 그렇지 않아요. 그냥 이런 게 처음이라...”
“불편하신 게 아니라면 다음에도 사다 드리겠습니다.”


요스케의 말에 쿄스케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했다. 감사하다고 말하기에는 염치가 없어 보였고, 괜찮다는 말은 이상하게 나오지 않았다. 복숭아 타르트가 뭐라고, 정말로 이게 뭐라고. 마유로부터 복숭아를 건네받았을 때보다 마음이 더 이상했다.

아빠와 선생님이 대화를 하는 내내 어른들의 발치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유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요스케의 옷을 잡아당기며 칭얼거렸다. 아빠, 마유 배고파. 그 소리에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인 요스케가 마유를 안아 들었다. 이만 가 보겠다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 요스케에 쿄스케도 덩달아 고개를 숙이는데, 그 순간 쿄스케의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났다. 모른 척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선명한 소리였다. 두 눈을 끔뻑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요스케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쿄스케가 타르트 상자 뒤로 얼굴을 숨겼다. 왜 하필 지금! 새하얀 토끼 귀마저 붉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걱정까지 들 정도로 창피함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상자 너머로 요스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녁, 같이 드시죠.”


*


쿄스케가 눈동자를 도륵도륵 굴렸다. 눈앞에 김이 폴폴 나는 라멘이 있었지만 어쩐지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체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나 하며 젓가락으로 면만 뒤적였다.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원하시는 곳으로 갔어야 했는데.”


마유가 여기 라멘을 좋아해서. 옆자리의 요스케가 말했다. 그 옆의 마유는 이미 라멘 그릇에 얼굴을 박은 채 면을 쫍쫍 빨아먹기 바빴다. 쿄스케는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말한 뒤에야 면을 건져 먹었다. 체해도 어쩔 수 없겠거니 싶었다.

퇴근 시간이 지난 라멘집은 한산했다. 쿄스케는 주방이 보이는 자리에 타다 부녀와 나란히 앉아 있는 게 낯설지만 싫지 않다고 생각했다. 요스케는 먼저 저녁을 권한 사람치고 별말을 하지 않았다. 실은 못한 거에 가까웠다. 식사를 하는 내내 마유를 챙기기 바빴으니까. 하지만 쿄스케는 그것만으로도 괜찮았다. 오히려 요스케가 말을 걸면 안 그래도 버벅거리는 식사 더 못할 게 뻔했다.


“마유가 선생님 얘기를 자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처럼.

난데없이 들려온 요스케의 말에 쿄스케가 기침을 했다. 사레가 들려 콜록거리는 쿄스케를 본 요스케가 곧장 컵에 물을 따라 쿄스케에게 건넸다. 그새 눈꼬리에 눈물을 매단 쿄스케는 감사하다 인사할 틈도 없이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제 얘기를요?”


한참 뒤에야 겨우 진정한 쿄스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요스케는 젓가락으로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라멘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유치원에 토끼 선생님이 있는데 자기는 그 선생님이 제일 좋다고, 주말에도 선생님이랑 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통에 요즘 좀 힘드네요.”


짐짓 가벼운 말투 끝에 웃음이 걸렸다. 쿄스케는 요스케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마유를 바라봤다. 마유는 아빠가 자기 이야기를 하거나 말거나 어린이용임에도 양손에 가득 들어차는 그릇을 번쩍 든 채 국물을 꿀꺽꿀꺽 마시기 바빴다.


“여러모로 잘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혼하고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걱정이 많았는데,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쿄스케가 아랫입술을 말아 물었다.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라는 그 한마디에 우습게도 교사로서 인정받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또... 쿄스케가 두 손으로 컵을 만지작거렸다.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쿄스케의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다.


“저는 그저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마유가 사랑이 많은 아이라서 그래요. 그건 분명 아버님이 노력하신 거겠죠.”


요스케는 말없이 라멘을 먹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얼굴이었다. 쿄스케는 그 얼굴을 힐끔거리며 바라보다, 컵을 내려놓고 젓가락을 들었다. 괜한 말을 한 걸까. 면을 입 안에 욱여넣으면서도 걱정이 됐다.


“...글쎄요.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한참 뒤 요스케가 말했다. 시선은 그릇에 고정되어 있었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수인이 아니라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가끔 아이 엄마랑 마유가 같이 있는 걸 볼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둘만의 유대감이 있을 텐데, 나는 그걸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구나 싶더군요. 그럴 때마다 내가 마유를 키우겠다고 말한 게 잘한 일인가 싶어요.”


쿄스케는 별말 없이 요스케의 말을 들었다. 뒤늦게 그 시선을 알아차린 요스케가 멋쩍게 웃었다. 대꾸하기 어려운 말이라 가만히 있는 걸까 싶었다.


“미안합니다. 별 얘기를 다 하네요. 그냥 못 들은 척 해 주세요.”
“아뇨, 그게 아니라...”


쿄스케가 두 손을 꼼지락거렸다. 그러더니 느리지만 선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 아빠 생각이 나서요.”
“아버님이요.”
“저희 아빠도 수인이 아니거든요. 근데 전 아빠가 수인이 아니라서 불편했다거나 유대감이 없다는 생각은 한 적 없어요. 아빠도 아빠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셨거든요. 분명 같은 수인끼리 느낄 수 있는 동질감 같은 건 있겠지만, 그래도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그리고 마유가 아버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아버님 얘기만 나오면 함박웃음을 짓는데 그게 그렇게 귀여울 수 없어요. 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니까, 분명 잘하고 계신 거 아닐까요?”


쿄스케의 말에 요스케가 고개를 돌려 마유를 바라봤다. 마유는 그새 식사를 끝마친 모양인지 볼록 나온 배를 두 손으로 팡팡 두드리고 있었다. 그러다 요스케와 눈이 마주치자 해맑게 웃으며 “다 먹었다!” 하고 소리쳤다. 그 모습에 요스케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너 입에 다 묻었어. 요스케가 휴지로 마유의 입을 닦아주며 말했다. 마유는 아빠의 투박한 손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우으응, 하고 칭얼거리는 소리를 냈다.


“선생님은 참 다정하시네요.”
“네?”


뜬금없는 요스케의 말에 쿄스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느덧 요스케의 시선이 쿄스케에게로 돌아와 있었다.


“사랑이 많으신가 봅니다. 선생님이야말로.”
“...”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요스케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처음 보는 미소였다. 그 낯선 미소에 쿄스케의 심장이 콩콩 뛰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황급히 젓가락을 들고선 남은 라멘을 먹었다. 다 식은 라멘은 기름기가 너무 많아 느끼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먹은 라멘 중 가장 맛있었다고, 쿄스케는 생각했다.




에필로그


“쿄스케, 이거 네가 사 온 거야?”


이누이가 냉장고 문을 연 채 말했다. 이누이의 시선 끝에 분홍색 디저트 상자가 있었다. 쿄스케는 옷을 갈아입다 말고 이누이의 한마디에 부엌으로 후다닥 달려와 냉장고 문을 닫았다. 쾅 하는 큰 소리에 이누이는 물론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가루베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이, 이거 내 거야!”
“응, 그건 아는데...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이거 내 거니까 나 없을 때 먹으면 안 돼요. 먹으려면 내 허락 맡아야 돼!”


답지 않게 씩씩거리며 신신당부를 하고선 다시 방으로 쌩하니 들어간 쿄스케에 이누이가 눈을 깜빡거렸다. 애초에 쿄스케의 것을 맘대로 먹은 적도 없는데. 이누이가 의아한 얼굴로 가루베를 바라봤다. 갑자기 왜 저러지? 눈으로 묻는 이누이에 가루베도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말하는 거 깜빡했는데 지금 배경 봄임!
쿄스케 실습 4학년 1학기에 하는 거라 3월부터 6월까지 하는 걸로...! (한국 패치)

마치아카 요스케쿄스케 약가루베이누이
2022.11.27 04: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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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Code: bf6b]
2022.11.27 04: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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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지금 겨울 뛰어넘고 봄인가??? 애아부지 지금 굉장히 자연스럽게 작업들어오시는거 아니냐고 쿄스케한테??? 갑자기 유치원버스대신 자기가 직접 등원시키는것도 복숭아타르트 사다주는것도 괜히 말 한마디 걸어보려는건지 쉽게 집에 안가는것도 애랑 같이 저녁먹자는것도 이런 학부모가 어딨냐 그냥 쿄스케한테 반했다는 말을 행동으로 하는중아니냐고 센세 내말맞지???
[Code: bf6b]
2022.11.27 04: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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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둘이 썸타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나중에 요스케 인사하러 오면 가루베 쓰러지겠닼ㅋㅋㅋㅋ
[Code: 55ff]
2022.11.27 04: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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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ㅜㅠㅠㅠ 성실 수인 센세 넘 좋아 ㅠㅠㅜㅜㅜ 요스케도 쿄스케한테 맴있는 거 같은데 ㅜㅜ 개존잼 ㅠㅠㅠ
[Code: fe68]
2022.11.27 08: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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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아아아 센세 오늘따라 주말인데 일찍 눈이 떠지더라니 센세왔다고 내 빅데이터가 빨간불켰네ㅠㅠㅠㅠㅠ 요스케 현실적인 아부지라 요지부동일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존나 노빠꾸 직진인데 저정도먼 하
[Code: 2441]
2022.11.27 0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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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붕선정 일요일 아침에 보기좋은 달콤한 무순 1위
[Code: 71d1]
2022.11.27 08: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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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 지금 둘 징검다리 역할 제대로 하고있는것 같은뎈ㅋㅋㅋㅋ저러다 나중에 쿄스케선생님이 우리 엄마였음 좋겠어 시전하는거 아녀?ㅋㅋㅋㅋㅋ
[Code: f485]
2022.11.27 09: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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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타르트 손도못대게 하는거봐 으이그 벌써ㅋㅋㅋㅋ쿄스케가 마유 눈높이에서 물복 먹이는 부분에서 요스케쿄스케의 미래를 미리보기로 봤다...둘이 저러고있음 요스케가 출근준비하면서 존나 서윗한 눈으로 보고있을듯ㅜㅜㅜㅜㅜㅜ
[Code: 44d3]
2022.11.27 09: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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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극락가네 센세 억나더🤦‍♀️
[Code: f5e9]
2022.11.27 1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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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스케 이미 요스케한테 단단히 빠져있는거 같은데ㅜㅋㅋㅋㅋㅋ요스케 왜 자꾸 직접 오세요 설레게ㅜㅜ애기가 선생님을 좋아한다해도 그렇지 본인도 좋으신가~속얘기도 은근 꺼내고~둘이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둘이 같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음
[Code: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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