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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4:23
진짜 취한 사람: 행맨
취한 척 멀쩡한 정신으로 연락 받아준 사람: 루스터
헤어지고 나서야 더다루 더사루 되는 맛이 그르케 조크든요
근데 행맨은 진짜 술에 너무 취했을 때라 자기가 먼저 연락한 거 기억 못하겠지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며 일어났는데 미친놈아 술집 골든벨 작작 울려 하는 코요테 메세지 외에도 또 뭐가 와있는 거야 미리보기로 확인해보니까 루스터였음: 자고 일어나면 연락해.
수탉새끼 사귈 땐 사람 외롭게 만들어놓고 난 네가 1순위는 아니라고 조까튼 말 지껄여놓고 헤어지자는 말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알겠다고 했으면서 헤어진 후에야 일어나면 연락하라니 드디어 후회 모드에 들어간 건가! 희희 즐거워진 행맨
......은 무슨 백퍼 자기가 술에 취해서 난 너 좋아했는데 넌 나 불쌍해서 받아준 거잖아 나쁜놈아 등등 온갖 진상을 부려댔으니까 루스터도 마지못해 받아준 거겠지 그러니 행맨은 그동안 잘 참았구만 결국 사고쳤네ㅅㅂ 욕하면서 루스터가 보낸 메시지 읽지도 않고 채팅창 나가버렸을 거임 오후가 됐을 쯤엔 숙취에서 깨어나듯 지난 기억도 훌훌 털어버렸을 거고
반면 루스터는 두고두고 곱씹는게 존나잘어울림 혼자 자작하던 새벽에 행맨에게 연락이 왔을 때는 좀 놀랐고 많이 반가웠고 취한게 분명한 말들과 오타들은 좀 귀여웠음 이토록 자제력을 잃은 행맨은 처음이라 데리러 가려고 어디있는지 물어봤지만 행맨은 지 하고싶은 말만 함
슬슬 걱정돼서 코요테한테도 너희 어디냐고 연락했는데 이쪽은 아예 차단을 해놨는지 받지도 않음 하긴 헤어진 직후에 피닉스가 너 행맨도 행맨인데 코요테 눈에 띄면 어금니 하나 날아갈 각오는 해야할걸? 충고 아닌 충고를 하긴 했었지
행맨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모든 주정을 끝내고 기절하듯이 잠들었지만 루스터는 아침에 해가 떠오를 때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겠지 술은 이미 진작에 깼을 거임 그러니 사귀는 동안엔 몰랐던 행맨의 진심, 사실 알려면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알 마음은 없었던 진심을 곱씹겠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고 왜 좋아했고 네가 나와의 데이트 약속은 숨쉬듯이 취소하고 내가 스킨십하려하면 티는 안내도 당황하거나 안 내켜해도 난 너 진짜 좋아했었다는 그런 진심들 말임
그후로 루스터는 두고두고 행맨과의 채팅창을 매일 읽고 읽고 또 읽었을 것 같음 읽을 내용이래봐야 행맨이 술에 취해서 야 수탉새끼야 나쁜놈아 헛소리 해댄 것 뿐인데도, 고민고민하다 일어나면 연락하라고 보낸 마지막 메세지 뿐인데도,
그리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은 1 뿐인데도
루스터행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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