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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3:20
르무어에서 ~~~~한 많은 일이 있고 난 후 둘이 알콩달콩 연애하기 시작함. 행맨은 생각보다 자기 연인에게 쉽게 물러지고 애교도 많아지고 화끈하고 유쾌했음. 그리고 밥은 보기보다 더 다정하고 말도 잘하고 웃기도 잘 웃고 반응도 잘해줌. 그래서 둘이 엄청 잘 맞았겠지.

어느 날 둘이 데이트 하다가 잠깐 길에서 멈춰 서는데 밥이 어느 한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뚱하게 거길 가리키며 말하는 거임.

"꽃."
"응?"
"꽃."

행맨이 거길 보자 꽃 파는 게 보임. 응? 왜? 신발끈 마저 묶던 행맨이 베이비 쳐다보면서 물으니 밥이 ㄹㅇ 심통난 얼굴로 말함.

"너는 왜 나 꽃 안 사줘?"
"엉?"
"꽃. 왜 안 사줘?"
"꽃... 사줘?"
"응. 사줘."

그러더니 행맨 끌고 꽃 구경 하러 가더니 빨간 장미 가리키고

"이거 사줘."

해서 꽃 뜯어냄. 그리곤 행맨이 밥한테 건네주니까 히히 웃으면서 "고마워." 하겠지. 그리고 뺨에 뽀뽀 쪽 해주는데 연하남 귀여워서 웃는 행맨임.

그 후로도 행맨 종종 밥한테 꽃 사주는데 그때마다 밥이 너무 기뻐하면서 데이트 내내 꽃 소중하게 쥐고 다니고 집이면 바로 화병에 꽂고 그래서 나중엔 매번 꽃 사다주는 게 습관이 된 행맨임. 그때그때 다른 꽃에 밥 화병엔 여러 종류의 꽃이 한꺼번에 꽂혔는데 그게 또 밥 같고 이상하지도 않아서 행맨도 좋아함.

한 번은 둘이 뜨밤 보내고 필로우 토크 하다가 행맨이 물음.

"근데 넌 왜 나 꽃 안 사주냐? 난 매번 사주는데."
"너가 싫다며."
"내가?"
"응. 너가 꽃 사주는 거 싫다며. 어차피 다 쓰레기라고. 차라리 그럴 거면 돈을 달라며."
"그랬냐."
"응. 그래서 난 커피를 사줬지. 그걸 더 좋아할 거 같아서."

그러고보니 밥이 행맨이랑 썸 탈 때마다 커피 들고 기다리고 커피 사서 만나러 오고 그랬음. 아직까지 퇴근인 행맨 데리러 오면 커피 한 잔 사서 전해주고, 데이트 할 때도 커피 한 잔 사서 주곤 했음. 그럼 둘은 커피 홀짝이면서 공원 걷고 그럼. 가끔 저녁 먹으러 만날 때는 커피를 안 사긴 했음. 바로 음식점 가서 밥 먹었으니까. 근데 그런 날은 집 가서 떡 치고 다음 날 아침 모닝커피 대접했으니까 그게 그거인 거 같음.

"꽤 다정한데?"
"난 원래 너한테 다정했어."
"조금 인정."
"완전 인정 아니고?"

그러고 둘이 저렇게 떠들다가 꼭 껴안고 잠들었음 좋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어김 없이 밥이 모닝 커피 대령함.



밥행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