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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0 16:55


금광요가 남희신 후궁으로 들어간거 보고싶다.

어린 광요 창기인 엄마가 죽자 금광선 찾아갔는데 쫓겨났다가 광요가 음인인거 알고 다시 받아주는거. 가만히 보니 지 어미 닮아서 얼굴도 반반하니 나중에 제법 잘 써먹을수 있을것 같은 계산이 든거지. 그렇게 금린대 들어갔으니 어디 자식 취급 제대로 했겠어. 배우는것도 죄 방중술이니 춤이니 악기 다루고 암튼 기생이 배우는거 그대로 다 배우는 광요는 그래도 아비가 받아줬으니까 그 은혜에 감사하며 하라는거 다 열심히 배웠겠지. 겉으로는 서라자는 명분이 있긴해도 금광선이랑 금부인이 다루는 취급이 그러니 하인들도 엄청 뒤에서 비웃고 암튼 엄청 눈칫밥 먹으면서 자낮 엄청 바닥을 치겠지. 창기의 자식이라 금린대의 명성에 금이 간다고 가스라이팅 엄청 받아서 금광선 말 한마디면 뭐든 다 따르는 광요.


14세가 되니 그때부터 금광선이 광요 써먹으려고 슬슬 시동을 걸겠지. 서자이니 정실은 보지도 않고 측부인 이정도로 보고있는데 출신이 하필이면 창기쪽이라 생각보다 그냥 첩이면 몰라도 측부인은 좀...다들 한발 물러서는거야.  측부인 자리면 정실 바로 아랫자리로 자식이라도 보면 가문을 이을수도 있는 자리라 그래서 나름 출신을 따지게 되거든. 그래도 중인은 되야 뒷말이 없는데 광요는 금광선 직계 자식이래도 모친쪽이 너무 천하니까 좀 애매해지는거야. 다들 그냥 놀고 데리는 첩으로는 받을 의향이 있음. 어리지만 광요 미모가 워낙 뛰어난걸 아니까. 근데 금광선이 바라는건 세가와 사돈 관계를 맺어 세력을 돈독히 하려는거니까 계산이 안맞는거지.


자기가 어떤 용도로 키워진건지 광요도 어느정도는 아니까 안그래도 차가운 금광선 눈빛이 더 냉랭해지니까 가슴이 철렁해지는 광요. 쓸모가 없다면 쫓겨날텐데 갈곳도 찾아갈 사람도 없는 광요는 너무 막막하고 무서웠어.


기왕 이렇게 된거 금광선은 판을 좀 더 크게 벌려볼까 광요를 황궁으로 밀어넣는거지. 잘 되서 황자라도 낳게되면 미래를 어떻게 알겠어. 수녀 선발때 오대 세가의 금가 자식이니까 금광선이 뇌물 좀 쓰고 해서 결국 후궁으로 가게된 광요. 그냥 일반 세가도 무서운데 황궁이라니! 광요가 아는 세상은 기루와 금린대 이게 다 인데 지엄하고 높은 황제가 있는 황궁이라니 엄두가 안나는거야. 그런데 금광선이 먹혀주고 입혀준 은혜를 알면 네가 뭘 해야하는지 잘 알거라며 네가 총애도 얻고 그렇게 금가의 지위가 높아지면 네 어미 속량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협박하면서 슬슬 구슬렸겠지.


그렇게 택무제, 남희신을 만나게 되는 금광요. 

탐욕속에 저를 밀어넣고 넓고 깊은 후궁에 홀로 떨어진 광요는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도 그 한마디에 매달려 어떻게든 남희신을 환심을 사려고 애썼어. 처음 시침을 들러갈때였어.


광요가 입궁할때 금광선은 광요에게  하녀 둘을 친정 시녀란 명목으로 붙여줬는데 말이 시종이지 사실은 금광선의 연락망이자 광요를 감시하는 사람이었어. 후궁이지만 명색이 첫날밤이기 때문에 얼굴의 반을 가리는 법도가 있었지만 둘은 광요의 얼굴에 짙게 분을 발랐어. 눈꼬리에 붉은 연지를 바르고 눈썹을 길게 그렸어. 벗기기 쉬운 침의는 몸선을 은은히 보여줄정도로 얇은 천자락으로만 이루어졌지. 그것도 부족한지 가느다란 허리는 더욱 돋보이게 졸라매고 목덜미가 훤히 드러나도록 옷깃을 벌려두었지. 머리를 빗겨주며 금광선이 했던 말을 광요에게 그대로 반복했어.


배려라고는  하나도 없어 아프기만 한 빗질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광요는 그때까지 배웠던 온갖 양인 홀리는 기술과 방법을 대뇌이고 또 외웠어. 실수하지 말자, 여기서 황제를 잘 만족시켜야 눈에 들을수 있고 총애를 받아야 아버지께 보답하는거고 어머니를 속량시킬수 있어.


광요는 숨도 제대로 못쉬고 황제를 기다렸어. 황제를 맞이할 침실은 은은하게 초를 밝히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이 향로에서 피어나왔어. 폭신하고 부드러운 이부자리가 깔려있는 침상은 장정 서넛이 다 드러누워도 넉넉할 정도로 넓었는데 그 드넓은 장소에서 제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떠올라서 광요는 온몸이 덜덜 떨려왔어. 나이는 어렸지만 방중술을 익히느라 이런저런 춘화를 많이 보고 배웠던 광요였어. 사내의 쾌락을 위해 뭐든 다 해야한다고 배웠지만 이게 실제로 닥칠일이라는 생각에 그저 겁만 났어. 날은 아직 따스한데 얇은 침의만 입고있는 광요는 그저 춥기만 했어.
 

함부로 움직이면 혹여 책이라도 잡힐라 가만히 있다가 황제폐하 납신다는 내관의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드디어 황제를... 광요는 입안이 바싹바싹 말랐어.


폐하께 인사 드리옵니다.


들어오는 황제의 옷자락을 흘끔 봤는데 풍기는 위세가 어찌나 위엄있는지 광요는 심장이 쿵쾅거려서 미칠것 같았어. 일어나라는 말은 별다른 감정은 없었으나 그래도 부드럽고 좋은 목소리였어. 감히 고개도 못들고 광요는 살금살금 황제의 곁으로 다가갔어. 황제의 용안은 함부로 쳐다보는게 아니라는 내궁상궁의 교육도 있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낯선 사내앞에 속옷 차림이나 마친가지인 침의로 있으려니 감히 얼굴을 볼 생각도 못했어. 게다가 훤칠한 키와 다부진 체격에 광요는 몹시 겁이 났어. 


속으로 너무 떨려 토할것 같았지만 광요는 배운데로 눈웃음을 살살 치며 황제에게 가까이 다가갔어. 술을 따르면서 은근히 속살을 드러내기도 하고  나비가 날아오면 꽃은 활짝 피어 맞이한다는둥 뭇사내들의 감정을 살살 자극하는 입에 발리는 말도 했어. 배운걸 착실하게 행하며 계속 아양을 떨었는데 황제는 별말 없다가 들고 있던 술잔을 놓았어. 조용한 내실에 탁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져 광요는 순간 움찔했어. 

가타부타 별다른 말 없이 황제는 재인은 피곤할테니 쉬도록 하라는 한마디만 하고 들어올때처럼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지. 

폐...폐하..!

당황한 광요는 제대로 황제를 불러보지도 못했어. 자신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닫히는 문틈 사이로 멀어지는 장신의 뒷모습만 망연자실 바라보았어. 


황제에 등극한지 얼마 안된 남희신은 황후는 없고 후궁만 몇 있었어. 원래 황제로 등극하기 전 왕비와 금슬이 매우 좋았는데 그만 병으로 일찍 죽었고 사별한 왕비를 지극한 애정을 품었기에 여태 황후를 세우지 못한거였지. 그런 이유도 있고 원래 담백한 성향인지라 남희신은 색을 탐하지 않았어. 몇 있는 후궁 중 위씨 성의 정2품 진비가 내명부를 관리하는 것도 출신도 뛰어나지만 가장 온후하고 단정하여 택무제가 그 성품을 높이 사서 였거든. 택무제가 직접 참될 진이란 봉호를 내릴 정도였으니 계후를 뽑는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였어. 택무제가 이런 성격이다보니 그의 후궁들도 다들 명문세가의 학식이 깊고 고상한 사람들이었어.


그런데 광요는 글자조차 모르고 오직 잠자리 기술에 사내 유혹하는것만 배워왔으니 남희신의 성에 차지 않는게 당연하거였어. 짙은 분내와 노골적인 몸짓이나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천박함이 묻어났는데 그게 남씨가 그닥 탐탁치 않아하는 금가의 자식이라니 더욱 불쾌한거야. 남희신은 대체로 모두에게 친절한 편이었으니 의도가 너무 적나라한 금씨는 도통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던거지.


모두를 총애할수 없어도 되도록 공정하게 후궁을 대하는 택무제지만 광요의 가문과 첫만남이 최악이라 승은조차 내려주지 않았어. 



이렇게 최초로 시침조차 들지 못하는 후궁이 되서 남들 비웃음 사며 고생길 훤한 후궁 살이하는 광요 보고싶다...세가의 자식이지만 창기 핏줄이라 겨우 종6품 재인으로 봉해졌고 남들앞에서는 호인인데 사실은 뒤에서 온갖 악행은 다 저지르는 진비때문에 계략에 빠진다거나.. 냉대 당하는 후궁은 체면치례 하기도 어려운데 금광선이 보낸 시녀들은 광요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닥달하기만 하고 시중따위는 전혀 들지 않아 바느질이나 빨래 혼자 하는 광요라던가... 아파도 태의도 불러보지 못해 혼자 끙끙 앓는 광요라던가...


원래 금가에서도 온갖 수모를 다 당해서 황궁에서 당하는것도 새삼스러울것 없어 그냥 채이면 채이는데로 밟히면 밟히는데로 그대로 살아가던 광요를 우연히 남희신이 다시 보게되는거지. 겨울인데 받은 숯은 친정 시녀들에게 뺐기고 햇살이 따뜻할때 달궈진 돌이라도 주워두려고 정원을 다니다 남희신하고 마주친거. 거느리는 시녀 하나도 없이 수수한 차림에 홀로 다니길래 그냥 궁녀라고 생각했지 광요가 자기가 미개봉한 그날의 재인이지 모르는 남희신. 아주 아주 나중에 두터운 지분에 살랑거리던 그 재인이라는걸 알고 많이 놀랬을것임. 작고 갸름한 맨얼굴에는 건드리면 툭 떨어질것 같이 맑은 이슬같은 눈동자와 앳된 두 뺨, 동그렇고 도톰한 입술은 방금 피어난 도화같았지. 무엇보다 생각보다 너무 어리고 여린 얼굴이라 자기가 생각했던 그런 금가 사람이 아니라 당황하는 남희신이라던가. 



진정령 희신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