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꿀
- 꿀갤
https://hygall.com/505159532
view 2110
2022.10.31 23:39
아침에 저를 깨워주기도 하고 제 품에 안겨서 칭얼거리기도 하는 소중하고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없는 거야. 침대 온기는 그대로인데 어딜 간 걸까? 하퍼가 두리번 거리는데 '여보! 여기예요! 나 여깄어요!' 어디선가 들리는 코너의 목소리. 목소리도 평소보다 작아서 아래쪽에서 들려온다는 걸 한박자 늦게 알아채면 실크잠옷 사이로 무언가 불쑥 나옴.
세상에 이게 뭘까? 하퍼는 잠이 덜깼나. 꿈인가? 눈을 비비며 제 볼을 찰싹 때리는데 아파서 놀라겠지. 손바닥보다 조금 더 작은 미니미 코너가 잉잉 울며 '나 어떡해요, 여보. 자고 일어났는데 이렇게 작아졌어요. 흐아앙.' 주저앉은 채 눈물을 퐁퐁 쏟고 있겠지. 하퍼는 입이 떡 벌어진 채 코너를 보고 있다가
"여보, 미안한데 너무 사랑스러워요." 아니 이럴 때가 아닌 걸 아는데 사랑스러운 건 맞잖아. 하퍼는 소중하게 쓰다듬더니 밤새 자란 수염이 난 볼로 코너의 보드라운 몸에 비비겠지. 따갑다며 콩콩 때리는데 아프지도 않고 이거 뭐 곰인형으로 살짝 마찰하는 수준이라 해야하나? 난감함과 동시에 귀여움에 하퍼가 끄으응, 소리를 내며 코너를 바라보고 있을 거야.
'어떡하냐구요 여보오!'
저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대책없는 이 어른남편에 코너는 울먹이며 하퍼의 손바닥 위를 콩콩 발을 구르겠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방법이 있나... 돌아올 때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퍼도 이 말도 안되는 일에 방법이 없으니 대책없는 대답만 늘어놓음. 무엇보다 오늘부터 해상훈련 시작이라 배타러 가야되는데 이 상태의 코너를 혼자 둘 수 없어서 데리고 가야만 했겠지.
착잡한데 코너는 몸상태가 이러해도 남편이 있는 곳으로 따라간다는 생각에 설레는지 히힛 웃으며 하퍼의 손바닥 위에서 노래도 부르고 살랑살랑 춤도 추겠지. 이거 좋은 거 같은데? 하퍼도 코너의 이런 깜찍한 모습에 이런 불행은 나쁘지 않다고 여기면서 군복 앞주머니에 코너를 넣고 다니기 시작하겠지. 그렇게 아내를 데리고 배에 탄 중령님. 코너랑 얘기하다가도 누군가 다가오면 요정 애기부인이 앞주머니에 쏘옥, 숨고 있다가 남편 혼자 남으면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헥헥거림. '여보 숨마켜요!' 코너의 귀여운에 하퍼는 지금 숨 많이 쉬라면서 웃으며 장난치듯 대답하고 있을 듯.
??? : 중령님 지금 누구랑 대화하시는...?
아무것도 모를 함대의 선원들만 이상하게 하퍼를 보기도 하고. 남편 일 하는 거 주머니 속에서 듣는데 너무 멋있어서 코너가 꺄아아아아! 소리치는데, 하필 타이밍이 잠시 주위가 고요해진 터라서 다들 이게 무슨 소리지? 고개를 휙휙 돌리며 하퍼만 식은땀이 나는 것 같겠지. 코너는 순간 놀라서 합, 입을 꾹 다물며 '힝...' 남편의 군복 앞주머니에 웅크려 숨고.
밥시간이 다가왔는데 밥에 후식이나 간식으로 초코바가 있으면 안 먹고 잘 챙겨두는 중령님. 이거 잘 챙겨서 우리 애기부인 줘야되는 중령님. 애기부인은 중령님의 가슴팍(주머니에) 존재하는... 그렇게 밥을 먹는둥 마는둥 후다닥 개인실로 돌아와서 코너를 꺼내주면 고롱고롱 잠든 팅커벨 애기부인이라서 하퍼는 사랑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하겠지. 몸을 웅크리고 잠든 예쁜 내 애기부인... 언제 원래대로 돌아올진 모르겠지만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이 순간을 행복하게 여겨야겠다고 거친 바다 위에서 대책없는 동화를 찍는 하퍼코너가 보고싶다.
슼탘
알슼스탘
ㅈㅇ
https://hygall.com/505159532
[Code: c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