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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2:19
약아이스매브





수인형이 인간형보다 느리게 자라는것도 있긴 하지만 가끔 가다가 새끼 모습이나 성체 되지 못한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치자.

엄청 드문 경우고 원인도 딱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떠도는 소문에 '철이 안들면 수인형도 안 자란다'라는게 있었으면.. ㅎㅎ

매버릭은 완전 캣초딩 직전 아깽이 모습이라서 존나 수인형 절대 안보여줄듯. 신체검사에서도 고양이란것만 말하고 수인형은 안보여줌. 그냥 수인형으로 변하고 말고 하는거 통제만 잘 하면 되니까 아무도 뭐라고 안하는데 수인화해서 쉬는게 피로회복도 더 잘돼서 가끔 항모 숙소에 혼자 있을때는 문 잠궈놓고 수인화해서 쉴때도 있을듯.

하지만 누군가 볼 수 있는 곳에선 절대 수인화 안 할거야.

그런데 아깽이들 지 체력 잘 몰라서 막 뛰어다니다가 픽 쓰러져 잠들 때 있는 것처럼 수인형 튀어나올까봐 나름 휴식 잘 취하던 매버릭이 연이은 비행훈련에 에어쇼까지 겹치는 바람에 신나서 뛰어다니다가 지친 날이 있었는데 샤워하고 나서 오늘은 좀 많이 피곤하니까 빨리 방에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서두름.

그런데 아이스맨이 갑자기 들어와서 그 날 또 관제탑 플라이바이한거에 대해서 잔소리 하는바람에 방에 못감ㅠ

잔소리도 어찌나 길게 하는지 무시하고 옷 갈아입고 가려고 해도 덩치도 큰 놈이 라커룸 통로를 딱 막고 있으니까 매버릭도 짜증나서 너는 떠들어라 나는 잠이나 잘란다 라는 의지를 보여주려고 탈의실 의자에 털썩 앉았다가 그대로 수인화해서 잠에 빠져들면 좋겠다.



-..매버릭?

아이스맨이 답지않게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확실했음. 눈 앞의 까만 새끼고양이는, 분명히 피트 매버릭 미첼이었음. 마침 탈의실에 슬라이더랑 울프맨, 할리우드까지 있었는데 다들 둘이 신경전할때는 무시하다가 아이스 목소리가 이상하니까 돌아봤겠지.

-아이스, 미친, 그거 설마...

다들 놀라서 벙 쪄있던 침묵을 깨고 할리우드가 입을 열었고, 아이스맨은 그때 상황파악 다 하고 깨니까 큰 소리 내지 말라고 경고하고는 수건에 폭 파묻혀있는 매버릭 조심스럽게 안아올릴듯. 존나 미치게 가벼운데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존나 아이스 다 녹음. 다른 동기들도 차마 소리는 못내고 표정으로만 씨발 존나 귀여워!!를 외치고 있고.

-데려가려고?

아이스가 그대로 탈의실 나가려고 하니까 울프맨이 속삭이면서 잠깐만 더 보자고 하지만 아이스는 자기랑 대화하다 잠들었으니 자기가 책임지겠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면서 자기 방으로 데려가버림.

탈의실 문 닫히자마자 슬라이더가 한 마디 했겠지.

-철 안들면 수인형 안 자란다는 증거 찾았네!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잘 자고 일어난 매브가 눈을 뜬 건 아이스맨 침대 위였겠지. 눈 뜨고, 기지개 켜다가 침대 놔두고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는 아이스맨 보고 식겁할듯. 어어어어 이런 미친 씨발 이게 무슨일이야, 싶은데 자기 기억이 탈의실에서 끊겨있으니까 무슨 일인지 대충 깨닫겠지.

씨발 이건 진짜 흑역사다 내 콜사인 키티로 바뀌게 생겼네 잘 하는 짓이다 매버릭 아니 그러게 아이스 저새끼는 왜 피곤한 사람한테 지랄이야

이렇게 생각 전개되니까 좀 빡쳐서 매버릭 괜히 아이스한테가서 솜방망이 날릴듯. 그런데 아이스는 눈 뜨자마자 미친 반사신경으로 매버릭 덥석 잡아버림. 매버릭은 놀라서 재빨리 인간형으로 돌아오는데 아니 탈의실에 있었어서 수건밖에 걸친 게 없는거 아니겠어요.

-으악!

놀라서 다시 수인화하고 방에서 가장 높은 곳(캐비넷 위)로 뛰어오르는데 아깽이라서 고거시 조금 점프가 짧죠.

-매버릭, 그러다 다쳐.

걱정하는 건지 약올리는 건지 모를 아이스때문에 더 열받은 매버릭 전략 바꿔서 침대 밑 구석으로 들어가 버릴듯. 먼지때문에 존나 기침했지만 아이스가 꺼내려고 팔 뻗으면 발톱세우면서 방어하기엔 좋은 위치일듯.

결국 아이스가 한숨을 푹 쉬고 뭘 뒤적거리더니 코코넛 케이크 한 조각을 침대 밖 바닥에 내려놓고 도련님 주제에 자기도 바닥에 앉음.

-놀라게 해서 미안. 그런데 네 숙소에 함부로 들어가기도 그렇고 해서 여기로 데려왔어.

무슨 사자수인마냥 맨날 으르렁대던 놈이 먼저 사과하니까 어째 마음도 풀리고 코코넛케이크도 너무 맛있어 보이니까 결국에 매버릭이 기어나와서 케이크 먹기 시작함. 아이스가 먼지 떼준다면서 은근히 쓰다듬는게 마음에 안 들었지만.. 케이크가 너무 맛있었음.





그리고 아이스는 매버릭 볼때마다 괜히 픽 쓰러져 잠들던 아깽이랑 민들레 홀씨같던 털 감촉이 떠올라서 자꾸 신경쓰게 되고 매버릭도 아이스 아닌 웜맨 모습이 자꾸 생각나서 신경쓰고 하다가 눈맞고 배맞고 하는거 ㅂㄱㅅㄷ

매버릭이 아깽이인건 원래 구스만 알던 비밀이었지만 할리우드 울프맨 슬라이더때문에 이제 탑건 전체가 다 알듯 ㅋㅋㅋㅋ 화장실 벽에 매버릭=스윗리를키리 이딴낙서 적히고 ㅋㅋㅋ 근데 다들 매버릭 수인화한 모습 너무 좋아하고 떠받들어줘서 은근히 매버릭도 즐기게 될듯

하지만 철 없어서 안컸다 같은 말을 하면 솜방망이가 아니라 인간 매버릭 주먹이 날아갈거야





+


이미 키티라는거 소문 다 났으니까 매버릭도 포기하고 가끔씩 수인화해서 걷기 귀찮을때 구스 어깨에 얹혀다니는데 다들 자기 어깨 내주고싶어거 환장할듯. 자기 심기 불편하게 한 동기들 밥먹을때 수인화해서 식판에 뛰어들었는데 주변에선 귀엽다고 난리고 날벼락 맞은 당사자들도 암말 못하니까 좀 의기양양해질듯.

그래도 자기 몸에 손댈수있게 해주는건 구스 뿐임. 아주 가아아아끔 달다구리 바치면 한번정도 쓰다듬을수 있게 해주는데-슬라이더 제외- 두번 쓰다듬으면 냥냥펀치 날림. 다들 냥냥펀치 맞는거까지 세트로 즐기면 좋겠다.

그런데 좀 걸리는게 아이스맨이겠지. 수인화 할 때마다 정말 할 말 많은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막상 다가오진 않는... 한번은 진짜 가까이 다가가줬는데도 머뭇거리기만 해서 저놈은 내가 싫구나, 결론내린 매버릭 좀 맘상할듯.

그러다가 구스 사고나는데 절대 죽은거 아니고 부상입음 ㅠㅠ 매버릭 너무 충격받아가지고 다른 사람 마주치기도 싫어서 수인화해서 어찌어찌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가서 적당히 파인 부분에 몸 동그랗게 말고 혼자 훌쩍이고있는데 시발 갑자기 비옴 ㅠ

그런데 너무 높아서 내려갈수가 없는거임. 인간화해서 내려가도 다칠거 같은데.. 그런데 내가 구스도 다치게 했는데 내가 좀 다친다고 뭐 어때.. 이렇게 또 우울한 생각이 이어지는데 갑자기 밑에서 아이스가 매버릭, 하고 불렀으면 좋겠다.

어떻게 알았지? 밑에선 안 보일텐데? 나 욕하러 온 거 아냐?

매번 위험하게 비행한다며 뭐라고 했으니까 이번에도 분명히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할 것 같았음. 그런 말 들으면 정말 죽어버릴거 같은데..

구스 일은 유감이야.

그런데 아이스맨은 엄청나게 진심이 담긴, 비난 하나 없는 목소리로 말하겠지. 매버릭은 저도 모르게 가지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쳐다봤는데, 아이스맨이 비 맞으면서 자기 올려다보고 있는걸 보고 놀람.

비 계속 맞고 있으면 감기걸려.

못내려가고 있는거다 멍청아. 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고양이라 말할수도 없고, 그냥 저 잘생긴 면상을 밟고 착지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아이스가 갑자기 나무를 타기 시작함. Fm 도련님이라기엔 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긴 했지만 매버릭 깜짝 놀랄듯. 몇 번의 시도 끝에 아이스맨이 매버릭이 앉아있는 가지까지 올라와서는 손을 뻗음.

같이 들어가자. 다른 애들 보기 싫으면 이대로 관사까지 데려가줄게.

뭐 내려주겠다는데.. 계속 비 맞고있을수도 없고. 매버릭은 좀 조심스럽게 자기 앞까지 뻗어온 손에 올라탐. 그리고 아이스는 매버릭을 자기 자켓 품에 조심스럽게 넣고 기술 좋게 나무에서 내려왔음.

그대로 관사까지 가면서 매버릭은 비 오는 공기와 대조적으로 따뜻한 아이스맨 체온에 바짝 붙어서 얘는 나를 싫어하는걸까 아닌걸까 고민할듯.

그리고 관사 도착하자마자 충동적으로 수인화 풀고 너 나 싫어하는거 아냐? 하고 물어보는데 아이스가 엄청 충격받은 얼굴로 전혀 싫어하지 않아, 나는 오히려... 라고 대답하다가 말 흐리면서 얼굴 빨개지고 매버릭도 왠지 얼굴에 열이 오를듯.

그렇게 둘이 어색하게 썸타기 시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