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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2:12
그 중에서도 에에올이 좋았던건
그 삶의 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줘서인듯


삶에 대한 태도 = 친절해야한다. 짧은 순간을 소중히 여겨라
이건 많은 작품에서 나오잖아
비교하는건 아니지만 나는 어바웃타임 많이 생각났음
삶을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근데 그게 진짜 어렵잖아
극중에서 웨이먼드가 말했듯 사람들은 혼란스러울때 싸우게되니까 ㅇㅇ 친절하려고 마음먹어도 순간순간 그걸 어케함 내가 지금 빡치는데ㅜㅜ

근데 에에올에서는 '점프대'라는 걸로 명확하게 그 방법을 보여줌

절대 내가 하지 않을법한 엉뚱한 행동을 하라고

지금 내가 사는 세계에선 날 죽이려는 사람한테 진심으로 사랑고백을 하는거나, 스스로 눈을 멀게 만드는건 말도안되는 짓이잖아. 근데 그게 또 다른 멀티버스의 나는 진짜로 하는 행동이고
결국 그런 작은 행동을 할까/말까 하는 선택이 또다른 멀티버스를 만든거라면, 지금 내가 하는 행동 하나를 바꾸면 삶이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걸 보여준듯

처음 세탁소씬에서 향수냄새가 어쩌고 하면서 치근대는 할배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면? 가짜눈알을 붙이는 웨이먼드의 행동에 웃었다면?

멀티버스를 모르는 세계의 나는 짜증스럽게 다 밀쳐내고 지겹고 숨막히는 삶을 살지만, 다정한 행동을 선택한 또다른 멀티버스의 나는 짧은 순간이지만 행복했을거고 그건 아무의미없을지라도 뭐가 대수겠어 여전히 nothing matters인데

그런 작지만 사소한 순간들이 결국 이 덧없는 삶에서 소중한 거라고 말해주는데 마지막 웨이먼드의 웃는 얼굴들이 스쳐지나가는 순간에 또 한번 귀에 대고 소리쳐주는 느낌 ㅋㅋ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라고!!!!!


그리고 초반 sm룸 나와서 싸우는 장면에서 개구리모양 조각상을 먹는데 그게 eat the frog 에 대한 말장난으로 보였음

나도 오뉴블에서 본거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우리말로하자면 ' 싫어하는 반찬 먼저 먹어치우기=힘든 일 먼저 해치우기' 그런뉘앙스인데, 에에올에서 짜증나는 순간순간들 에블린은 진심은 아닐텐데도 날카롭게 말하잖아

국세청 직원이 어려운 말을 쓴다고 화를 내거나, 조이에게 살쪘다고 말하는 것들

근데 그때 만약 맘을 다르게 먹고 진심을 좀 더 상냥하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영어가 조금 어려우니 쉽게 말해달라고, 조이 네가 건강하고 안전하길 바란다고 ㅇㅇ 그런 순간의 선택이 또다른 멀티버스를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계단씬에서 세탁소 할배가 들고있던 수류탄을 죽은 아내가 쓰던 향수로 바꿔주고, 그 향을 맡고 행복해진 모습을 보여준걸로 이 점프대 행동들이 사실 지금 이 세계에 필요한 행동이란걸 확실 말해준거같음

결론은 에에올보는 내내 여성서사, 개쩌는빌런캐, 모녀간의 감정, 중년부부의 찐사랑 다 너무 눈물나고 좋았는데
그래서 뭐가 좋았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궁극적 해답을 줬다는점인거 같다고

에에올 개쩐다고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