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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00:28
마치다에게는 한가지 습관이 있었음
바로 오래된 사진관에 걸린 평범한 사진 한 장을 바라보는 것
등교길에 보이는 낡은 사진관 앞을 늘 그냥 지나친 적이 없었던 마치다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일어나서는 '그'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시간을 할애하고는 했겠다
앳되어 보이는 동그란 얼굴에 홍조가 오른 두 볼이 사랑스러운 소년의 사진은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듯 마치다의 시선을 빼앗고는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돌려주지 않아 아침마다 바쁜 고등학생을 이토록 번거롭게 만드는 것이었지
반했냐?
그 습관은 하교길이라고 별반 다르지않아서 집에 가다말고 또 다시 사진관 앞에 우뚝 서버린 마치다는 친구들의 짓궂은 질문에도 '글쎄, 반하기는 무슨' 싱거운 대답만 뱉을 뿐이었음
그 대답이 우스워질만큼 여전히 사진에서 눈을 떼지못한채로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뒤, 마치다는 1년이 넘도록 버리지못했던 '그 사진'을 지켜보는 습관을 강제로 고칠 위기에 닥쳤지
...어?
여느날처럼 이른 등교길에 올라 사진관 앞에 우뚝 걸음을 멈춰세웠던 마치다는 평소와는 다르게 텅 비어있는 액자에 당황스럽다 못해 혼란스러운 얼굴을 했음
다른 사진은 다 있는데 왜, 왜 그 사진만?
발에 못이라도 박힌 사람처럼 꿈쩍도 못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사진관을 바라보고만 있으니 그럴줄 알았다는듯 빠른 걸음으로 문을 열고 나오신 사진관 아저씨는 마치다에게 해명이라도 하시는 것마냥 빠르게 둘러대셨어
'학생, 오늘도 그 사진 보러왔구나? 그런데 그 학생이 부끄럽다고 내려달라면서 들고갔어. 섭섭해서 어쩌나'
아...하는 탄식을 내뱉으면서도 섭섭하긴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마치다는 어두운 표정으로 무거운 발걸음만 재촉할뿐이었음
애초에 얼굴 한 번 실제로 본 적 없는 아이에게 차이기라도 한 사람마냥 쓸쓸한걸보니 저도 모르게 어떤 의미로든 아이를 마음에 두고있었구나 자각하는 순간이었지
그렇게 시작한줄도 모르고 끝나버린 첫사랑아닌 첫사랑에 서글픈 기분이 되려는 찰나
야, 어쩐일로 일찍오냐. 사진구경은 다 했고?
몰라 새끼야. 말걸지마
등교길에 마주친 친구에게 괜히 심란한 감정을 쏟아낸 마치다가 자꾸만 질질 끌리려는 발을 애써 툭툭 차내며 걸을때였지
'야. 저기 걔아냐?'
마치다는 제 팔을 조용히 툭툭 쳐오는 친구에 살벌하게 눈을 흘기려다말고 제 눈앞에 스쳐지나가는 얼굴에 딱딱하게 굳어버렸음
아직 등교시간일뿐인데 친구와 해맑게 웃고 떠들면서 매점앞에서 빵을 고르는 모습이 그 사진속 얼굴보다 훨씬 해사하다는것만 빼면 틀림없이 그 소년이었어
사진관을 지날때마다 그랬듯 자리에 우뚝 서서는 소년에게서 눈도 떼지못하는 마치다에 옆에 서있던 친구가 더 당황해서는 그를 툭툭 건드려봤지만 뜨거운 시선을 느낀건지 소년이 돌아보는것이 먼저였지
시선이 마주치던 그 찰나가 손끝이 다 찌릿해져올만큼 자극적이어서 마치다 숨이 절로 턱- 막혀왔겠다
zipzip 그렇게 그 날 집가서 다른 반찬도 없이 그 찰나에 보게된 얼굴만 떠올리면서 한발빼고는 허탈하게 침대 누워있던 마치다, 꿈에서까지 등장하는 얼굴에 본격적으로 사춘기 첫사랑 시작되겠지
마치아카 마치다아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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