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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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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한테 머리채 오지게 쥐어잡히고 산발되었지만 메리에게 절대 아니라고 허니 쉴드 쳐주는 태자저하>
13. 
"해연멘션b동 205호요.그쪽 꿀단지 데려가세요."


14. 

 

“...”

 

제나의 집으로 찾아가던 중 마침 허니를 찾으러 올라가던 경호팀과 마주친 조지가 조용히 손짓으로 그들을 물렸다. 동행하겠다는 그들을 말린 것은 허니를 위한 것이었다. 조지는 할 말을 잃고 현관신발장에 어정쩡하게 서 있다. 허니는 초록색 술병에 숟가락을 꽂고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옆에 선 제나는 머리 위에 브래지어를, 한 팔에는 롱부츠를 낀 채 허니에게 기대어 자고 있었고, 벤자민은 정체불명의 샐러드볼을 끌어안은 채 눈물 콧물 흘리며 주저 앉아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조지는 잠시 눈 앞이 아득해졌다.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만 보던 조지에게 그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다. 경호팀에게 아래에서 대기하라고 한 스스로에게 칭찬해주는 것은 덤이었다.

 

......?”

내 쏴랑에~~ 세상도 양보한 널~~”

“..허니...”

나 끝까아쥐~ 아끼며~ 사랑할게~”

“......제발...”

~소혹 해줘~ 숴로만 바라보다~~”

“...”

먼 훗날 우리~~~같은 날에~~~떠어허허~~~나아아아~~~”

 

노래방 어플 반주에 맞춰 끝까지 완창한 허니가 새로운 관객인 조지에게 콘서트 마무리 한 가수 마냥 인사를 했다. 조지는 천천히 손을 들어 박수를 쳤다.

 

땡큐, 땡큐, 미스터 맥카이, 땡큐.”

 

히죽 거리는 허니에게 다가 선 조지가 조심스레 그녀의 손을 잡아 쥐었다. 작은 손이 홈빡 잡힌다. 볼이 잔뜩 빨개진 허니가 풀린 눈으로 조지를 바라봤다. 새파랗게 빛나는 눈동자는 바다 같기도 하고 하늘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 제나가 틀어놓은 미러볼에 조지의 얼굴로 여러 색깔이 쏟아져 내렸다. 음영이 두드러지자 더욱 또렷이 존재감을 발휘하는 콧날이며 턱선에 허니가 꿀꺽 침을 삼켰다. 존나 잘생겼다. 알콜에 잠식 당한 뇌는 오로지 일차적인 생각만을 담았다.

 

당장 저 잘생긴 얼굴에 존나 키스 갈기고 싶다.

 

아 진짜 와꾸도 싸가지 없던가... 얼굴은 존나 예의 발라...”

 

한국어라 하나도 못 알아 들었으나 꽤 위험한 어조였으므로 조지는 어색하게 웃으며 잡은 허니의 손을 흔들었다.

 

궁으로 가죠. 다들 걱정하고 있어요.”

 

답지 않게 다정한 말투가 허니의 속을 박박 긁었다. 머리 속에서 빨간 등이 뜨고 귓가에는 미친 듯 뛰는 심장소리가 경보음을 대신했다. 이건 다 저 얼굴이 문제다. 그렇다. 허니는 지독한 얼빠다. 내 인생 꼬아놓은 주제에 지 얼굴은 평탄대로다 이거지...? 아주 나라는 오점을 남겨주겠어.

 

허니가 조지의 손을 훽 뿌리치더니 조지의 말랑한 양 볼을 찹 하고 잡았다. 갑작스런 싸대기 세례에 조지의 눈이 커지기도 잠시 허니가 냅다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갖다 박았다. 부드럽고 몰캉한 것이 제 입술에 와닿자 더 커질 것 없던 조지의 눈이 그야말로 튀어나올 듯 뜨였다.

 

“...”

, 너 유죄. 너 사형. 조지 맥카이 너 눈 그렇게 뜨지마. 빡치니까...”

 

그 말을 마지막으로 허니가 조지의 품으로 풀썩 쓰러졌다. 장렬하게 마지막 주사를 선사한 뒤 아롱대는 잠의 세계에 빠진 허니를 반사적으로 조지가 붙들었다. 허망한 표정을 주워 담을 새도 없이 일단 그녀를 업었는데 샐러드볼을 쥐고 울던 벤자민과 눈이 마주쳤다.

 

봤어요?”

흐읍, 끄엉 뽑뽀가...너무...슬퍼...”

“......”

어흑, 뽀흡 뽀뽀가...왜 슬프지...?”

내일이 돼도 기억 못할 것 같긴 하지만, 오늘 본거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할겁니다.”

끄흡...무덤....죽어요....?”

“...됐습니다. 허니는 제가 데리고 이만 갑니다.”

 

등에 닿은 가벼운 존재감이 이렇게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 줄이야...조지는 아파오는 머리에 이를 한번 앙 다물고 제나의 집을 나섰다.

 

*

 

겨우 겨우 취한 허니를 조수석에 태워 안전벨트까지 매주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궁까지 가는 15분의 시간 동안 허니는 차 안에서 또 노래를 불렀다가, 운전하고 있는 조지의 목을 냅다 끌어안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온갖 추태를 다 부렸다. 얌전하게 정리되어 있던 맥카이의 머리카락은 이미 산발이었다. 느낌이 좋다는 이유로 계속 허니가 만져댄 탓이었다. 조지는 셔츠 소매를 어느새 팔꿈치까지 걷었다. 허니가 스킨십을 할때마다 조지의 팔뚝에 파란 핏줄이 터질 듯이 섰다. 크리스가 옆에 탔다면 분명 핸들 뽑으실 기세네요. 하고 한마디 던졌을만큼 힘을 주고 있었다.

 

허니는 지금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상대가 벤자민과 제나 뿐인데, 허니는 꽤나 얼빠였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원래 항상 제나를 그렇게 쪼물거렸더랬다. 제나 존나 예뻐. 제나 얼굴 국보. 그런데 오늘은 옆에 황태자가 있었고 가뜩이나 좋아하는 감정을 이제야 자각하여 혼란스러운 와중에 씌인 콩깍지 덕에 그녀의 주사는 정점을 찍고 있었다.

 

허니...!”

 

그 최고봉은 조지의 볼에 입을 맞춘 것이었는데 조지는 정말 뻥 뚫린 도로 한 가운데에 정차할 뻔 했다. 허니는 취해서 무방비 상태고, 주사는 저 모양인데, 싫지 않다. 술 취한 허니는 너무나도 귀엽고 자신은 허니를 좋아한다. 허니는 대체 무슨 마음으로 자신에게 이러는 걸까. 작고 보드라운 촉감이 볼에 와닿을 때 조지는 정말이지 그냥 왕자고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던지고 저 작은 얼굴 잡고 키스를 퍼부을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유는 모른다. 자신은 죽어도 그러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왜냐면...

 

엄마아빠 보고 싶어. 카메라 싫어...”

“...”

조지 맥카이 존나 못됐어. 나쁜 놈.”

“그래서 나 싫어요? 그래도 나 미워하지 마요."
"..."
"그냥... 좋아해주면...안돼요?"

 

이미 허니에게 자신은 나쁜 놈이지만, 그래도 허니가 기억하지 못하는 곳에서도 좋은 놈이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취해서 헛소리를 중얼거리는 허니에게 심장이 터지기 일보 직전, 고백 비슷한 것을 해본다. 허니가 부디 내일 오늘 일을 기억하지 못하길 바라면서. 

 

 

*

 

별궁이 한바탕 난리가 났다. 허니를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메리가 조지의 등에 대롱대롱 매달려 실려오는 허니를 보고 황실 법도도 잊은채 입을 막고 소리를 질렀다.

 

세상에!!! 아가씨...!!”

 

조지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하자 이내 궁인들이 바쁘게 흩어져 허니의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궁인들이 조지에게서 허니를 조심스레 받아 침대에 눕혔다. 이제야 숙취에 괴로운지 허니가 으으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조지가 한숨 돌렸다는 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궁인 하나가 조지에게 물잔을 건넸고 그는 한숨에 물컵을 비웠다.

 

저하...”

?”

허니 아가씨께서...혹시 저하의 옥체에 손을 대셨는지...?”

“...????아니????절대????”

정말요?”

 

메리의 눈이 가늘어졌다. 맹점을 찔린 조지가 펄쩍 뛰며 손을 내저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죽어도 비밀이어야 한다. 사실 명목상은 허니가 전날의 일을 기억하고 이불 걷어차는 것을 예방해주고자 하는 것이었으나 허니가 정말 아무 의미 없이 입술을 들이민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허니 입으로 듣게 되는 것이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리가 왜 그러세요?”

머리가 왜.”

 

그와 동시에 그에게 궁인이 거울을 들이밀었다. 머리가 천장까지 솟아있었다. 얇고 포슬포슬한 머리칼은 허니의 작은 손에 쥐어진 그대로 퐁실퐁실하고 둥근 모양이었다. 조지는 아차하는 얼굴로 재빨리 머리를 정돈하였으나 이미 도열한 궁인들은 얼굴을 바닥에 쳐박고 때아닌 밤중에 웃참 챌린지 중이었다. 그러나 너무 피곤했던 조지는 머리 만지던 손을 내려 눈두덩이를 두어번 긁적였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어. 별일 아니니까.”

 

온화하고 다정한 웃음 뒤에 숨은 메리의 은은한 기운에 조지가 입술을 짧게 끌어당겨 웃었다. 그냥 넘어 가달라는 제스쳐였다. 조지를 어린시절부터 돌봤던 메리가 조지의 속뜻을 캐치하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만일 허니 아가씨의 작품이었다면 마가렛 선생을 다시 불러야 했을 겁니다.”

마가렛 선생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데, 확실히 취했군.”

어쩌자고 저렇게 술을...”

메리. 그냥 내일 되면 모른 척 해줘. 요즘 많이 힘들었던 거 알잖아.”

“...숙취에 좋은 음식으로 조반을 차리라 일러두겠습니다.”

 

메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조지가 별궁을 나섰다. 허니는 세상 모른채 쿨쿨 잠에 들어있었다. 볼이 발갛게 상기된 허니를 잠시 쳐다본 조지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말려 올라갔다. 술 취해서 주정 부리는게 뭐 그리 귀엽고 예쁘다고.

 

그러니까, 자신도 중증인게 분명했다.

 

*

 

허니는 깨질 것 같은 머리통을 붙잡고 일어났다. 토르가 뮬니르로 관자놀이에 빵빵 스매싱을 날리는 것 같았다. 허니가 일어나자마자 궁인 하나가 다가와 약과 물을 건넸다. 숙취해소제를 얼레벌레 삼키고 다시 침대에 다이빙한 허니가 끙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어제 뒤지게 술을 퍼마신 건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궁으로 돌아왔지? 그 과정이 전혀 기억이 안나는 것이다. 뜨문 뜨문 생각 나는 것은 술에 취하면 뭐든 몸에 뒤집어 쓰는 제나가 신발장에서 롱부츠를 가지고 와서 깔깔 웃던 것과, 구슬프게 울고 있는 벤자민에게 샐러드볼을 안겨준 것, 그리고 조지의 얼굴...잠깐만...조지의 얼굴?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등에 스프링이라도 매단 듯 펄쩍 뛰어오른 허니가 다시 기억을 더듬었다. 아까보다 더 뜨문 뜨문 몇 장면이 스쳤다. 열창하는 제게 박수를 치던 조지와 매우 눈을 크게 뜨고 있던 조지와, 차 안에서 제가 머리채를 잡혀 고통스러워하던 조지...어우 세상에...어떤 추태를 부린거야 대체...뺨도 꼬집었던 것 같고, 내 인생 책임지라고 고래고래 소리도 지른 것 같고...감당 못할 기억들이 밀려들었다. 허니가 이불로 불타오르는 얼굴을 가렸다.

 

분명 제나, 벤자민과 이야기 하면서 제가 조지에게 마음이 있구나 깨달았는데, 그 깨달은 시점에서 하루도 안돼서 그런 민폐를 끼쳤다니...허니가 매트리스를 주먹으로 마구 두들겨 패고 있을 때였다.

 

술을 그렇게 먹은 다음날인데 기운도 좋네요.”

 

멀끔하게 차려입은 조지가 열려있는 허니 침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허니는 헉 하며 아예 이불 속으로 숨었다. 평소에는 눈꼽 끼고 침흘리며 자는 모습도 다 보여줬지만 오늘은 다르지 않은가. 무려 내가 좋...아하는 남자 앞인데...! 조지가 고개를 저으며 침대로 다가와 이불을 훽 하고 걷었다. 잔뜩 몸을 웅크린 허니가 한숨을 푹 쉬고 바로 앉았다. 아까 눈꼽을 뗐던가 신경이 쓰였다.

 

속은.”

...괜찮아요.”

약은 먹었어요?”

“......"

저어...조지를 허니가 불렀다. 조지가 허니의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 앉았다. 말해요.

 

그 어제...제가 실수를...”

괜찮아요. 별일 없었으니까. 기분은 괜찮아졌어요?”

“.........”

다행이네요. 어제 일은 잊어요. 누구나 다 술 마시고 실수하지 않습니까.”

“...”

속 안 좋다고 식사 거르지 마요.”
"저하도요."
"
아침 정무회의 전에 잠깐 들른 거라 가야 해요. 이따 저녁에 다시 올게요."

 

손에 든 차를 우아하게 한 모금 마신 조지가 긴 다리를 뻗어 휘적휘적 침실을 벗어났다. 허니의 표정이 매우 심각해졌다. 차를 머금는 조지의 촉촉한 분홍빛 입술을 보자마자 기억이 나 버린 것이다. 어젯밤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그런데 그것보다 더 허니의 멘탈을 휩쓴 것은 조지의 말이었다. 분명 자신의 행동을 기억 못할 리 없을텐데 별일 없었다고...? 잊으라고...?

 그럼 미워하지 말란 말은, 좋아해달란 말은? 다 꿈이었어?

 


맥카이 너붕붕

2022.05.22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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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내센세!!!
[Code: 4b10]
2022.05.22 23:50
ㅇㅇ
모바일
아 둘 다 존나 귀엽다ㅠㅠㅠㅠㅠㅠ
센세 사랑해
[Code: 4b10]
2022.05.23 00: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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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내가 뭘본거야??? 내센세야 이제 어디가면 진짜 가만안도 ㅠ 내곁에 있어줘
[Code: 1769]
2022.05.23 01: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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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다시 와줘서 고마워ㅠㅠ
[Code: f7d3]
2022.05.23 05: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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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선생님 돌아와줬구나ㅠㅠ
[Code: 6ae5]
2022.05.23 09: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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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미친센세...ㅠㅠㅠ
[Code: f555]
2022.05.23 16:34
ㅇㅇ
모바일
센세ㅜㅜㅜㅜ돌아왔구나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e554]
2022.05.23 16:41
ㅇㅇ
모바일
허니 다 기억 나는구나!!!ㅜㅜㅜ
[Code: e554]
2023.04.11 10:22
ㅇㅇ
모바일
햐...! 너무 좋다 센세 진짜
[Code: 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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