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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4 22:09
전편 : 6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투였지만 군인들의 흥분은 가시질 않았다. 특히나 자신들의 앞에서 벌어진 센티넬의 전투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라 그것에 대해 한참을 떠들어댔다. 특히나 특등석에서 그 싸움을 목격하게 된 레이가 중심이 되어 신나게 떠들어댔는데 이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반, 부정반 정도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했다.

"지금 이 상황은 정상이 아냐,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거라고."
"포크 병장님, 그 자연의 법칙은 이미 깨진지 오래거든요. 우리가 몰랐다 뿐이지 이미 존재하고 있던 사람들이라구요. 오, 그리고 나 병장님이 말한 손안대고 컴뱃잭 하기를 잠깐이나마 맛본거 같음요."
"손 안대고 컴뱃잭이 아니라 정신적인 상상으로...됐다. 너랑 무슨 말을 하냐, 여튼 손에서 불뿜어대고 자동차 날려대는게 정상으로 보이냐?"
"영화같아서 좋던데여..."
"트럼블리, 지금 너는 영화를 보러 온게 아니라 전쟁을 하러온거다. 이 F.N.G(Fucking New Guy)야! 하여간 백인놈들은 정신머리가 없어가지고 현실구분을 못하고 있네!"

에스페라의 작은 분노는 레이에게서 트럼블리에게 넘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트럼블리는 자기 총을 손보며 드디어 쏘게 됐다며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던 중 누군가 육군병사들이 포로로 잡힌것도 센티넬이 개입한게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자 그 쪽으로 주제가 순식간에 넘어갔는데, 이제 전쟁은 우리같은 군인들이 아니라 센티넬들이 나서서 차지하는 거 아니냐는 말들이 떠돌았다. 

"BBC나 CNN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던가?"

거니의 묵직한 목소리가 들리자 다들 조용해진채 목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센티넬이 관계된 뉴스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 있나? 난 없는 거 같은데, 헛소리들은 그만하고 우린 내일 근처 마을을 탐색해야 되니까 쉴수 있을 때 쉬도록."
"Yes, sir."


그리고 화제의 중심이 된 허니비는 자기 손만 바라보며 생각에 빠진 눈치였다. 그 모습을 보던 큐팁이 무슨 일있냐고 물어보자 아니라며 내일 임무를 나가려면 쉬어야하지 않냐며 큐팁을 참호로 밀어넣었다. 든든한 센티넬이 잠자리를 지켜주니까 좋지 않냐며 너스레를 떨자 씨익 웃으며 믿고 맡긴다며 금방 고개를 떨구더니 잠에 빠졌다. 크리스테슨 역시 도롱도롱 코를 골며 꿈나라를 헤매었다. 트럭 윗쪽으로 훌쩍 뛰어 자리를 잡곤 저 멀리 바라보자 전투기들이 도시를 포격하고 있는지 번쩍거리는 섬광이 간간이 보였다. 허니비는 눈을 돌려 진지 옆쪽의 작은 수로근처에 풀들이 이지러져 살랑거리고 있는 근처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곤 손을 들어 이리저리 움직이자 수풀들도 손짓에 따라 이리누웠다 저리누웠다 하며 움직였다. 그리곤 갑자기 주먹을 쥐자 믹서기에 갈린듯 갈갈이 찢긴 풀들이 사방팔방 퍼졌다. 그리곤 또 다시 다른 수풀을 움직이곤 똑같은 동작을 하자 이번엔 누군가 마구 뽑기라도 한듯 풀들이 흩어졌다.

"여기 사람들 대신에 풀뽑기를 도와주는 겁니까?"
"아, 아니요. 아까 좀 이상한게 있어서 확인차..."

말없이 거니가 계속 쳐다보자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음, 원래 상대 센티넬을 죽이는 게 아니라 잡아서 심문할 생각이었는데, 힘조절에 실패했어요. 아니, 원래 그정도의 힘만 주면 충분한데 출력이 올라간 느낌이라고 하면 아시겠어요?"
"아드레날린이 과하면 그렇게 될 수 있죠."
"그럴 가능성도 있죠."
"아님 처음 만난 망고맨 때문에 다음 센티넬은 잘 잡아보려고 힘이 들어갔다던가?"
"이번엔 심리적인 문제인가요?"

낮게 웃으며 대답하자 거니도 마주 웃어보였다. 그리곤 픽 중위님은 어디가시고 혼자 돌아다니냐 묻자 곤란한듯 턱을 긁으며 3소대쪽에 가 계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 그 히스테릭하신 분..."

허니비는 알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달리하며 편히 누웠다. 그러면서 센티넬이 지켜주는 밤이라며 거니도 편히 쉬라하자 영광이라 말하며 거니도 자리를 잡고는 수마에 휩쌓였다. 사위가 조용해지고 풀벌레 소리만 들리는 와중에 지친 표정의 네이트가 2소대로 돌아왔다. 가볍게 손을 흔들며 그를 맞아주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인사를 해주었다.


다음날 아침 근처 마을을 탐색하기 위해 수색조와 게으름피우는 통역병대신 허니비가 동행하게 되었다. 마을은 제법 큰 규모로 꽤나 이른 아침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마을사람들이 입구에서 옹기종기모여 군인들의 모습이 보이자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엄청난 환영인사네요."

의아함을 띄우며 그들에게 다가가 사정을 들어보니 불을 뿜는 악마가 마을을 위협해 마을사람들을 수탈하고 여자들을 납치해 학교 건물에 진을 치고 잇었는데 어제 저녁후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들을 없애주어 고맙다는 말을 연신 전했다.

"패잔병들이 이쪽으로 도망와서 왕 노릇을 한 모양인데요."
"로벨, 에스페라, 애들 데리고 학교쪽으로 가봐."
   
네이트의 명이 떨어지자 무리가 갈라져선 학교쪽과 마을쪽으로 나뉘어 수색하게 되었다. 마을의 이장인 듯한 사람과 한참을 대화하던 도중 로벨에게서 무전이 왔다. 학교에 쌓아놓은 무기를 발견했다는 소식과 함께 여자들도 찾았는데 닥과 허니비가 필요하다는 소식이었다.

학교쪽으로 가자 작은 교실 한쪽에 여자들이 문 앞에 서서 잔뜩 성난 목소리로 대거리를 하며 군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었다. 로벨은 큰 덩치에 걸맞지 않게 쩔쩔매며 있었는데 닥과 허니비가 보이자 도와달란 얼굴로 어서오라는 듯 반갑게 맞이했다. 허니비가 닥을 의사라고 소개하며 안으로 들여보내달라 하자 여자들은 그것조차 완강하게 거부했다.

"일단 제가 먼저 들어가서 상태를 좀 볼게요. 기본적인 처치는 할 줄 알아요."

그러자 닥이 메딕키트를 건내며 환자의 상태를 알려달라며 그녀를 들여보냈다. 문을 막고 있는 2명의 여자들 외에 구석에 3명이 덜덜 떨며 모여있었고, 한쪽 벽면에 낡은 매트리스에 정신을 잃은 여자와 그녀를 간호하는 여자가 한명, 총 7명의 여성들이 그곳에 있었다. 정신을 잃은 여자를 살펴보려 그녀의 몸에 손을 댔을때 욕지기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기운은 잔뜩 쥐어짜여 텅 비어버려 조금의 기력도 남기지 않은 채 생명령이 꺼져가고 있었다. '오만하고 무지한 센티넬 같으니라고, 당신은 이런 취급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며 귀한 것을 만지듯 조심스런 손길로 그녀를 진찰했다. 다행히 뼈가 부러지거나 한 곳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에게 수액을 놔주고는 곧 손을 잡아 그녀에게 자신의 기운을 조금 나눠주었다. 다른 여성들도 진찰하자 대부분 약간의 탈수증세만 보일 뿐 건강했고, 그녀들에게 사정을 물어보자 곧 이것저것 대답해주었다. 

"여기 두 명이 지키고 있다가 어제 저녁에 무전이 안들리니까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고 하네요."

무전을 보내고 곧이어 무기를 파괴시켜야 되니 여자들을 이동시키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시 여자들에게 여기서 돌봐줄 사람들이나 장소가 있냐 묻자, 아까 정신잃은 여자를 봐주던 이가 자신의 집이 여기서 멀지 않다고 거기서 지내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들것을 가져오겠다 말하는 닥을 잠시 멈추며 허니비는 자신이 들어서 옮기겠다고 별로 좋은 장소도 아닌데 한시라도 지체할 필요 없다며 그녀의 몸을 꽁꽁 감싸곤 아까의 여자에게 링겔만 대신 들어달라며 그녀를 가볍게 들어올리곤 길을 나섰다. 여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준 뒤 본진으로 돌아가려 길을 나설 때 허니비를 불러세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갑니까?"
"예? 여기에서 볼일은 끝났으니 험비로..."

그러자 잔뜩 골이 난 얼굴의 닥이 눈짓으로 닥치고 이리오라는 뜻을 보였다.

"약 구분해서 나눠놓고, 물도 균등하게 따라 놔요."

눈만 깜빡이며 어정쩡하게 서있자 빨리 움직이라며 호통을 치자 자기도 모르게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허니비였다. 닥은 마을 사람들 중 어린애들부터 먼저 진찰을 하곤 약 이름을 부르면 허니비가 그들에게 약과 물을 나눠주고 여자들이 다가와 진찰을 받고자 하면 허니비가 대신 봐주곤 상태를 닥에게 얘기하면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주었다.

"상냥하시네요."

허니비가 닥에게 그런 말을 건내자, 그딴 소리는 처음듣는다는 표정으로 닥이 바라보았다. 헛소리하지말고 뒤에 붕대나 달라며 말을 돌리자 허니비는 꿍얼거리면서도 시키는데로 몸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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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4 2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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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쉬펄 내센세 존나 열일한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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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4 2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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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야 내센세자나...? 칭찬받아서 황당해하는 닥 표정상상가서 넘 웃기다 ㅋㅋㅋㅋㅋ
[Code: 3eb8]
2021.10.15 0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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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센세 후즈 센세 마이 센세
[Code: baf8]
2021.10.15 03: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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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비 약간 나사빠져 보이는 거 왠지 좋다 닥한테ㅋㅋㅋㅋ 상냥ㅋㅋㅋㅋㅋ 그치... 그딴 소리는 처음 들었겠지... 아니 근데 왜 능력 조절이 안 된 거죠?! 부대에 가이드 있는 거 아님??????? 헉헉 넘 재밌다
[Code: baf8]
2021.10.15 14: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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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한테 상냥하시네요 시전하는 허니비ㅋㅋㅋㅋㅋㅋㅋ미쳤나 개웃김 닥 저표정 진짜 찰떡이다 근데 힘조절 안되는거 무슨 떡밥인가요 센세..?? 힘조절 안되고 기운 나눠주고 그래도 멀쩡하긴 하지만 살짝 무섭읍니다..
[Code: 8852]
2021.10.16 0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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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기운 나눠주는거 왤케 멋지지 딴능력도 멋진데 이게 진짜 너무 멋져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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