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씨 생일 한 이주 전부터 허니 괜히 서재 안 돌아다니면서 둘러보기 시작함. 벤저씨 그럼 일 하다가 그거 힐끗 바라보고 허니 그럼 갑자기 책장 안에서 책 찾는척 하고 벤저씨 고개 돌려서 다시 모니터 보고 허니 다시 이리 저리 둘러보고..그럼 벤저씨 의자 앉은채로 아예 몸 돌리는데 허니 그것도 모르고 책장 뚫을듯이 보고 있다가 너 그거 안읽잖아. 하는 소리에 놀라서 뒤 돌아봄.

아니야 평생 같이 살건데 이제 정 붙여야지. 그치...?

하고 아무 책이나 꺼내서 펼치면 분명히 읽어지긴 하는데 그냥 뇌 통과해서 나갔고...허니 머리가 없는 편은 아닌데 벤저씨가 읽는 책들은 머리에서 알아서 튕겨나갔을듯. 허니 책 닫고 흠흠 하며 뭐 고르는척 하다가 결국 관두고 그냥 벤저씨 등에 매달렸음. 벤저씨 그럼 달력한번 보고 허니 손 잡고서 말 하겠지. 대단한거 하려는건 알겠는데, 안그래도 돼. 



아 김빠진다...! 

빠지긴. 잔뜩 신나서 여기 돌아다닌건 누구야?

벤저씨 자기가 말 해도 어차피 허니가 자기 생일 준비할거 알아서 그냥 허니 손 한번 꽉 쥐어주고 내보냈음. 그럼 허니는 머리 쥐어짜고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벤저씨 허니 유독 자기 물건들 거의 노려보듯 보고 있으면 허니 손 잡아 끌어서 머그잔 쥐어주고 그만 봐. 하는거지. 그럼 허니 나 진짜 진지하게 고민 하는 중이란 말야. 하고 벤저씨 따라서 소파에 앉았음.



그러다 꿈에 나올라.

나와서 말좀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 주인님은 사실 뭐가 필요해요..이런거.

주인한테 물어봐.

필요한거 있어?

없어.

아 정말!

벤저씨 그와중에 허니 손에 든 머그잔만 보고 있는데 허니 그거 보고 이걸 생일 선물로 받기에는 좀 그렇지 않아? 하는데 벤저씨 허니 차 엎지를 까봐 그냥 보고 있던거였음 좋겠다. 허니 하는말 듣고 그냥 한숨 쉬면서 찰랑이는 물 뜨겁지 않았나 그거 생각중임. 그러다 결국 손으로 한번 쥐어보고 안심하는 벤저씨...



새 컴퓨터? 모니터 큰거로 바꿀까?

세달 전에 바꿨어. 

아 맞다. 차...는 내가 못바꿔준다. 그래도 십년안엔...

그만. 

벤저씨 결국 허니 조용하게 말 하고는 저녁 먹으면서 정 뭐하면 케이크나 구워줘. 하고 말 했고 허니 일단 해달라는게 생겼으니 신나서 그거 머릿속에 입력해놨음. 그리고 그 다음날 케이크 재료 잔뜩 사와서 벤저씨 뭐 벌써부터 사오니. 하는데 이건 연습이지! 하는거에 벤저씨 웃으면서 서재 안으로 들어가면 허니 그거 우르르 내려두고 핸드폰 켜서 뭐 확인하겠지..



근데 허니 사실 다른 요리는 그럭저럭 하는 편인데 베이킹에 소질 없을것 같다..벤저씨 그래서 거의 도전 과제처럼 말 한거였고 정말 그걸로 충분했음. 뭔가 타는 냄새 맡아져서 문 황급히 열고 나와 계단 내려가면 창문 다 열고 환기 시키고 있음. 그리고 식탁 위엔...탄 뭔가가 있긴 했고.

초콜렛 케이크는 아니고.

놀리지마!

지옥에서 오셨네.

근데 벤저씨 유머 코드 허니한테 잘 맞아서 허니 결국 웃었음. 어려워 진짜. 허니 주방 정리 하면서도 계속 핸드폰으로 뭔가 확인하는데 벤저씨 그냥 레시피 확인하려고 그러나 싶겠지. 다행히 허니 다음날 부터는 태우진 않았는데 한번은 시트가 안 익었고 그 다음날은 시트가 멀쩡한데 크림이 줄줄 흘러서 급히 티라미수로 메뉴 바꿔서 간신히 살려냄. 그거 맛보는 벤저씨 보며 양손으로 턱 괴고 있던 허니 왜 이럴땐 생각 읽는게 힘들까? 하고 털어놓으면 벤저씨 나도 가끔 너 속을 모르겠어. 하고 디저트 접시 비웠겠지. 



그리고 생일 전날 벤저씨 소소하게 경매 참여 하는거에서 누가 가로채서 요즘 관심 생긴 나무 묘목 하나 뺏겨 버려서 기분 가라 앉았겠지. 사실 돈으로 관련된 거라면야 사람 심리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아니까 경매 같은건 껌인데도 직전에 가로채임. 별 일이 다 있군. 벤저씨 그거 보고 툴툴 거리며 주방으로 내려왔는데 허니 이제 케이크 시트라고 불릴 수 있는걸 틀에서 꺼내놓고 있는 중이었음 좋겠다. 콧노래 흥얼거리는 허니 보던 벤저씨 허니 대신 오븐 문 닫아주고 허니가 하던 반대로 한번 등 끌어안고 가면 허니 어? 뭐야. 무슨일이야. 하고 귀신같이 벤저씨한테 말 하겠지.

무슨 일은.

누굴 속이려고.

그냥 살다보니 신기한걸 다 겪어봐서 그래.

뭐 다들 그런거지. 나도 매일 아침 눈 뜰때마다 벤이 내 남편이라 신기하네요

둘이 말하는 신기한건 다른데 벤저씨 케이크 시트 자르는 허니가 그렇게 말 하는거 듣고 그냥 피식 웃고는 손 조심하고. 말 하는건 잊지 않은다음 서재로 올라갔고..다음날 아침 벤저씨 눈 떴을때 허니 생일 축하해! 하고 안겨들면 그래. 나 이제 늙은이야. 하고 장난스레 받아치지만 한참동안 허니 끌어안고 있었을것 같다. 



놀리기 없기야. 

알았어.

허니 그러면 열심히 만든 케이크 가져오는데 허니 시트는 그럭저럭 만들었지만 데코레이션은 또 소질 없어서 크림으로 그냥 산 만든 수준임. 거기에 또 그런데 핑크색 크림으로 하트는 야무지게 그려놔서 벤저씨 그거 보고 웃음 나오는건 어쩔 수 없었으면 좋겠다. 언제 또 사놨는지 꼬깔모자 까지 가져와서 벤저씨 결국 머리에 그거 얹었음. 곱슬한 머리가 모자 때문에 눌리는거 보고 허니 웃으면 벤저씨 케이크 돌려보다 또 초콜렛 시럽으로 곰 그려 넣은거 보고 눈썹 까딱했을듯. 

초가...우리 남편 이제 나이가 몇,

초 없어도 돼. 

왜? 그래도 생일인데...오늘로..

하나만 꽂아. 그러다 촛농 흘러서 손 다쳐.

허니 그럼 그 말에 수긍해서 예쁜 색 초 하나만 딱 꽂으면 라이터로 불 킨건 벤저씨겠지. 금방 허니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고 얼른 후 불어! 하고 박수까지 쳐주면 벤저씨 가볍게 후 불어서 초 불 끄고 케이크에서 뺐음. 벤저씨 허니가 가져온 접시에 케이크 잘라 올려 놓으려고 칼 드는데 허니 어..곰돌이 얼굴 잘려나가...해서 벤저씨 결국 곰돌이 모양 그려진 조각 그대로 자기 앞으로 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