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생일날 아침 허니가 상기된 얼굴로 저렇게 얘기해놓고 퇴근시간쯤엔 천천히 오라고 전화 옴
천천히 와⸝⸝ʚ̴̶̷̆ ̯ʚ̴̶̷̆⸝⸝
왜?
그냥⸝⸝ʚ̴̶̷̆ ̯ʚ̴̶̷̆⸝⸝
집에서 대체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바로 출발해버림..
자기도 집주인이면서 나 지금 들어가도 되냐고 허락 구하면 허니가 백까지 세고 들어오래
현관문 앞에서 1..2..3..시키는 대로 100까지 착실하게 센 다음 문 열고 들어섰더니 고깔모자 쓴 허니가 왜인지 방울방울 눈물 흘리면서 서있음
왜 우는지 물어도 대답은 없이 부엌으로 손 잡아끄는 허니 따라가 보면 해초 괴물을 끓인 듯한 국이 담긴 그릇, 정체모를 시커먼 덩어리가 올려진 접시가 예쁜 케이크랑 함께 식탁 위에 있는 거..
허니 빌리한테도 고깔모자 씌워주고 생일축하노래 부르기 시작하는데 우느라 이게 생일파티인지 초상집인지 모를 지경임
생일..축..흑..흐에에에엥( ˃̣̣̣̣o˂̣̣̣̣ )
빌리는 자기 생일이라고 없는 솜씨로 애쓴 게 짠하고 고마워서 노래 끝날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다가 초 한 번에 꺼버리고 허니 안아주겠지
고마워
시커먼 덩어리(갈비찜)는 음식이라기보단 숯에 가까운데 해초괴물국(미역국)은 그나마 먹어도 죽지는 않을 것 같아서 한 수저 떠먹어보려는 순간
먹으면 안 돼!( ˃̣̣̣̣o˂̣̣̣̣ ) 허니가 더 크게 우니까 다시 허니 끌어안고 침착하게 달래줄 듯
괜찮아
안 괜찮아(˃̣̣̣̣︿˂̣̣̣̣ )
괜찮아
결국 저녁은 평소처럼 빌리가 만든 요리 먹고 같이 선물 풀어보면서 알콩달콩 시간 보내다 허니 잠든 후에 망한 음식들 버리려는데 기어이 미역국 한 입 먹어보고 깜짝 놀라서 캑캑거리는 빌리..
다음날 사무실에서 혼자 실실 웃는 빌리 발견한 피터가 뒤에서 슬쩍 다가갔다가 폰으로 웬 시커먼 숯 덩어리(아님) 사진을 보고 있으니까 뭐야;; 하고 조용히 백스텝 하게 되는 그런 거...
(안 이어지는 전편)
빵발너붕붕 빌리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