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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6:05
피를 흠뻑 뒤집어 쓴 운환을 보는 조소의 얼굴에는 감흥이 없었어. 저를 위해 등선을 포기하고 환생해 손에 피 묻히는 일을 도맡은 아름다운 사내가 대단히 애틋하지는 않았지.

전생의 강징이었다면 희신의 고운 손에 실밥 한 올이라도 묻을까 벌벌 떨었겠지만 조소는 아니었어. 한 세가의 종주로 산 사내가 그리 결백하기만 할리 없건만 결국 그놈의 의형제 때문에 폐관에 들어 병들어 죽어가는 정인의 임종도 지키지 못할 이를 위해 어찌 헛되이 마음을 쏟았던가. 나 자신만 위하는 것이 이리도 달콤하고 편안한 것을.

저를 보는 정인의 두 눈에 만족스러운 기색이 어리는 것에 운환이 서글프게 웃었어. 이 만족스러운 기색은 제가 완벽하게 일을 처리했기 때문이지 저를 향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아징, 저를 향한 당신의 시선 한 번조차 귀하다는 것을 어찌 그 때는 깨닫지 못했을까요. 당신의 사랑이 언제나 제 것일줄로만 알았던 벌을 이리 받는가 봅니다.

떠오르는 상념에 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운환은 남들이 무섭다고 하는 차가운 표정을 지었어. 황자도 아닌 황제의 둘째 조카를 황위에 올리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으니 여유가 없었지. 단지 운환이 바라는 것은 제 정인이 소망하는 일이 이루어진 후에 저를 조금이라도 돌아봐주는 것 뿐이었어.


정인인 희신이 폐관에 든 사이 병이 깊어 세상을 떠난 강징이 조소로 환생하는데 진짜 악한 것도 아닌데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위해 악명만 뒤집어 쓰고 산 게 억울해져서 이번생은 정말 악인이 되어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겠지.

제가 폐관한 사이 정인인 강징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죽도록 후회했던 희신은 처음으로 스스로를 위한 권력다툼을 하는 조소를 지키려 등선을 포기하고 운환으로 환생해서 조소 대신 제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을 마다치 않을거야. 이 생은 온전히 당신만을 위해 살겠노라고 서글프게 맹세한 운환이 저를 돌아봐주지 않는 조소를 위해 맹목적으로 헌신하는 게 bgsd





희신강징 운환조소
2020.10.27 08: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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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7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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