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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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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에 컨셉앨범과 프로그락을 헷갈려하는 붕이 있어서 다시 읽어봤더니, 입문용 곡만 추천해줬지 프로그락의 특징은 안 정리했더라고.
페퍼상사와 토미를 프로그락 맛보기로 추천한 건 그 두 앨범은 엄연히 프로그락이 아니지만, 후에 프로그락에 큰 영향을 끼친 점 때문임
그리고 빝, 더후가 대중적인 밴드라 프로그락을 듣기 전에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할 거 같았음

사실 프로그락은 하나의 장르로 설명하기 애매한 면이 있기는 함. 장르화가 되다 말았거든ㅠㅠ
그래도 대체적인 특징을 모아서 한번 정리해봤음
이 특징들이 복합적으로 섞이면 보통 프로그락이라고 부를만해짐ㅋㅋ


1. 시기적으로 70년대에 흥함
70년대 록 양대산맥이 무어냐, 하면 당연히 하드록과 프로그락이라 할 수 있음
사실상 80년대에 들어서부터 프로그락은 주류에서 벗어나서 거의 죽거든ㅋㅋㅠㅠ
Yes, 무디블루스 같은 프로그락의 거장인 밴드도 방향을 전환했으니 말 다 했음

이렇게 되기까지는 이유가 있는데, 프로그락은 밑에 이어서 설명할 거지만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장르임
그렇다 보니 70년대 프로그락 밴드들의 다양한 시도 끝에 프로그락은 한계에 봉착함
전성기의 프로그락이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요소까지 있었다면, 말년에는 곡이 어렵고 난해해짐ㅋㅋ;;
게다가 대중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이 가벼운 곡을 선호하게 되고, 그렇게 프로그락은 내리막길을 걷는 끝에 현재는 전멸함

80년대 이후에 있었던 프로그락 밴드는 해봤자 TOOL 정도...??
간간이 싸이키델릭 밴드에서 프로그락스러운 음악을 내는 경우도 있긴 한데 이건 프로그가 싸이키 영향도 강하게 받아서 그럼(이건 또 밑에서 후술하겠음)
여튼 프로그락에 관심이 생겨서 4대 밴드 외 프로그락 밴드를 알아보고 싶다!! 싶으면 70년대 밴드 좀 뒤져보면 됨 엄청 많음



2. 구상음반
빝의 페퍼상사는 최초의 구상음반이고, 초기 프로그락은 이 '구상음반'으로부터 시작됨
페퍼상사가 67년, 토미가 69년 발매인데 프로그락이 흥한 시기가 70년대니 말 다했음

프로그락을 앨범 단위로 들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서 생김
얘네는 앨범의 큰 주제, 컨셉을 정하고 거기에 맞추어서 곡을 짬
곡의 배치 순서 또한 유의미하기 때문에 클라투의 So said the lighthouse keeperㅡHope처럼 엄연히 다른 곡이지만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음
게다가 핑크플로이드의 The Wall처럼 이야기가 있는 앨범이다? 그러면 더더욱 순서대로 들어야만 함



3. 의미가 있는, 혹은 아름다운 앨범 커버
이 특징은 2번과 이어짐
앨범의 주제와 곡 배치 순서까지 신경쓰는 양반들인데 앨범 커버??? 미친듯이 중요함
그래서 유독 프로그락 앨범 중에 예쁜 앨범 커버가 많음

Fragile (Yes album) - Wikipedia

The 10 Essential Roger Dean Covers - Legendary Prog Sleeves
File:Arches Mist.jpg
File:Fly from Here.jpg
Yes의 커버들은 환상적이고 이쁘지....ㅠㅠ 로저 딘이라는 분이 대부분 작업하셨어
멤버 교체하고 팝으로 장르 전환한 뒤엔 취향이 아니라서 잘 안 듣지만 커버는 여전히 기깔나게 뽑더라.. 예스 아껴욧

From The Record Crate: Genesis – 'Foxtrot' (1972) | GenesisFan
Genesis Album Cover Stock Photos & Genesis Album Cover Stock ...
Selling England By the Pound by Genesis: Amazon.co.uk: Music
제네시스 앨범 커버도 못지 않게 독특하고 이뻐
이쪽은 좀 더 제네시스 음악스럽게 투박하고 기괴한 동화같은 느낌ㅇㅇ

klaatu_hopef.jpg
klaatu_hopeb.jpg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듯 클라투의 이 앨범은 우주를 돌아다니던 우주선이 멸망한 가상의 제국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음
이 커버는 멸망한 제국 Politzania의 모습을 보여줌.

Pink Floyd ..anything by Pink Floyd! | Pink floyd album covers ...
핑크플로이드는 유독 실험적인 앨범 커버를 많이 썼음
초기 핑크플로이드는 싸이키델릭록을 해서 그 흔적이 남아있는 거 같기도 해



4. 클래식, 재즈, 싸이키델릭 등 여러 장르와 융합됨
저번 글에서 싸이키가 프로그랑 잘 섞인다고 대충 넘어가긴 했지만, 사실 싸이키델릭록은 프로그락의 선배나 다름없음
싸이키 좋아하는 붕은 알겠지만 얘네 노래가 약 빤 것처럼 쫌 위이이이ㅣ잉 하고 붕~ 뜨는 느낌이 있잖슴? 절대 듣기에 좀 편안한.. 대중적인 멜로디 라인이 아님
약한 것처럼 느리게 흘러가면서 요상한 소음 같은 게 멜로디를 이루는 곡이 많음
프로그락이 시작되기 전부터 싸이키델릭록은 약 빠는 것 같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프로그락이 지향하는 '실험적인' 장치를 많이 써왔음
라이브 연주는 즉흥적이었고, 후술할 '강렬하고 특이한 무대 퍼포먼스'도 얘네가 60년대에 먼저 했음ㅋㅋ

클래식, 재즈를 잘 써먹는 것도 '실험적인' 시도에서 기인함
누가 롹에 오케스트라 도입할 생각을 하겠어?? 프로그락이니까 하지ㅋㅋ
또 재즈처럼 즉흥적이고 전위적인 음악이 또 없잖아? 실험적인 시도 하기에는 딱임



5. 곡 전체에 악기나 소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큼
이건 4번 어느 정도 특징에서 이어짐
클래식과 재즈는 보컬이 없음. 악기 소리가 전부임
그렇다 보니 클래식과 재즈를 도입할 여지가 많은 프로그락은 필연적으로 보컬이 없는 구간이 김

클래식과 재즈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락 밴드는 사람의 말소리,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뭔가 부딪히는 소리 등 음악이 아닌 소음을 음악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음
이런 소리를 활용하다 보니 대체로 보컬이 아니라 소리가 중심이 됨



6. 복잡한 멜로디 구성
4, 5번 특징에 이어서, 프로그락 밴드는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했음
그렇다 보니 멜로디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적으로, 세밀하고 치밀하게 구성해야 했음
변박, 엇박은 기본이고 같은 곡 안에서 장르가 바뀌는 것도 비일비재함
다음 곡으로 넘어갔나? 싶어서 제목 보면 같은 곡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임
반대로 한 곡이 되게 기네ㅎㅎ 하고 봤더니 다음 곡으로 넘어가 있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것임

그럼 연주를 잘해야 겠지? 그래서 유독 프로그락에 쩌는 기타리스트, 키보드 연주자가 많음
특히 Yes는 당시에 전 구성원의 악기 연주 실력이 완벽에 가깝다는 점으로 유명했음
자꾸 예스 언급하는 거 같다고?? 마즘 예쓰빠순이라 그럼. 이해해주라ㅇㅇ
물론 예스 말고도 연주 실력이 뛰어난 밴드는 프로그락에 널렸음.. 다만 예스가 완벽했던 건 팩트임



7. 곡의 길이가 10분에 가깝거나 10분을 훌쩍 넘음
70년대 발매인데 앨범 수록곡에 10분이 넘는 곡이 있다? 끝났음 그거 프로그락 앨범임ㅋㅋ
일반적인 곡보다 긴 길이의 곡은 프로그락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임
귀에 친숙한 멜로디로 곡 길이를 10분을 넘길 수 있을 거 같음?? 절대 못함 뭔가 다른 걸 가져와서 섞어야 가능함
이 특징은 4~6번 특징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가장 대표적인 특징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마지막에 들고와봤음



예시)
4, 5, 6, 7번마다 각각 예시를 들고 싶었는데, 이 넷은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는 애들이라 한번에 하는 게 나을 거 같았음


첫 타는 사심 가득 담아서 예스로 할 거임
들어보면 알겠지만 멜로디가 난해하고, 악기 연주가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섬세한 느낌임
곡의 길이는 10분이고, 보컬이 있는 구간이 짧음


And you and I는 위의 곡보단 평이한 멜로디를 가졌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곡이라 입문자한테 추천을 많이 함
4~7번 특징을 확연히 가진 곡은 아니지만 최애곡 중 하나라 추천해봤음


Shine on you crazy diamond(줄여서 SYD)는 프로그락의 특징을 아주 극단적으로 보여줌
난 이거 처음 들었을 때 그래서 언제 노래함?? 했음
입문자에게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곡이라 당장 들어보는 건 추천은 안 함
4~7번의 특징을 모두 갖춘 프로그락 중 프로그락임


물에 잠긴 귀 커버로 유명한 Meddle의 Echoes도 빼놓을 수 없지
23분짜리라 SYD보다 어려운 거 아냐?? 싶을 수도 있지만 이 곡은 그나마 2분만에 보컬이 시작되기 때문에(SYD는 8분만에 시작) 장벽이 덜 한 편.
물론 노래 끝난 다음에는 또 한참동안 악기와 소음 구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끝까지 안 들어봐도 괜찮음ㅇㅇ 그냥 이런 느낌이구나~ 하면 돼


Adagio는 유명해서 들어본 붕이 있을 거임
이 곡은 4번 특징이 무척 두드러짐. 어떤 사람은 뉴트롤즈가 클래식 그룹이라고 착각할 정도ㅋㅋ
개인적으로는 뉴트롤즈처럼 아예 클래식으로 빠진 프로그락과는 친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 있으면 따로 찾아보는 걸 추천


Long live Politzania도 4~7번 특징을 모두 가짐
클래식도 적당히 섞였고(좀 국가? 군가? 같은 느낌) 곡의 분위기가 끝없이 바뀜



8. 강렬하고 특이한 무대 퍼포먼스

폼페이 원형 경기장에서 청중없이 라이브 하기도 하고


온갖 소품과 스크린으로 연극처럼 라이브 하고


원형 스크린으로 레이저쇼도 하고
아쉽게도 영상은 못 찾겠는데 디비전벨 라이브에선 불타는 비행기(아마도 모형)도 띄웠음


그리고 이 분야에선 절대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밴드가 제네시스임ㅋㅋ
제네시스 노래는 상당히 오페라/뮤지컬스러운 느낌이 강한데, 라이브에서도 이들은 모자와 가면과 화장을 적극 활용했음
로마인 모자, 할아버지 가면, 음침한 화장 등 볼거리가 많은데 최고봉은 48분 즈음에 피터 가브리엘이 하고 나오는 꽃모양 얼굴받침이라고 생각함ㅋㅋㅋ 이때 가사가 "A flower?"임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Lordi같은 헤비메탈 좋아하는 붕들한텐 약과겠지만.. 저 당시에는 정말 파격적이었음


특히 이 복장은 제네시스와 가브리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복장임
밴비하다 보면 노래는 안 들어봤어도 저 복장의 가브리엘 그림은 한번쯤 본 적 있을 거야

8번 특징은 프로그락 밴드 중에서도 몇몇 밴드만 해당되는 특징이라 일반적이라 보기 어려울 순 있지만
이 또한 '실험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프로그락 밴드로서의 정체성 중 하나라 넣어봤어





여기까지 정리하는데도 정말 길었다.. 긴 글인데도 읽어줘서 고마워ㅠㅠ
개인적으로 이제 막 프로그락을 듣기 시작하는 붕한테 할 수 있는 얘기는 '4대 밴드로도 충분하다'라는 거야ㅋㅋㅋㅋㅋㅋ
물론 4대 밴드 외에 훌룡한 프로그락 밴드가 수도없이 많지만, 파기 시작하면 정말 끝도없고 그만큼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어진 애매한 밴드도 많거든.
그래서 되도록 예시도 4대 밴드 위주로 들어봤어.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사 프로그락(사실 프로그락 아님. 그런데 프로그 같음)을 소개하면서 마칠게
다들 프로그 하자~~!!







 
2020.05.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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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지 마로라... 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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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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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 존나 코맙 프로그레시브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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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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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했다 양질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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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지마로라,...!!! 프로그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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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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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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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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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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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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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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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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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나붕의 핑플 최애곡,ㅠㅠㅠㅠㅠ 내아내들 천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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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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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양질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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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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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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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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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클라투밖에 몰라서 클라투만 들었는데 예스랑 핑크플로이도 들어야겠다 코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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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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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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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락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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