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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21:22
알렉스, 빌 한살터울 형제면 좋겠다. 알렉스랑 조엘이 소꿉친구라서 빌도 애기 때부터 조엘이랑 아는 사이임. 사실 빌은 기억도 안 나는 어린 시절부터 조엘이 최고 이쁘고 좋고 그럼. 노는 거 좋아해서 화려하고 이쁜 사람 주변에 많은데 빌 눈에는 늘상 똑단발 머리에 발목 올라오는 흰 양말 신고 품이 한참이나 남는 교복 입고 다니는 조엘이 제일 이쁨. 친구들은 이미 진도 끝까지 다 뺀 애들도 많은데 빌은 자기 혼자 이상하게 의리 지킨답시고 꾹 참고 멋대로 첫키스는 무조건 조엘이랑 할거다 이 생각이 있어서 연애 한번 안 해보고 살았음. 그런데 그런 결심과 달리 알렉스랑 조엘이 같은 유치원, 같은 학교 다니면서 내리 같은 반이라 둘이 친하니까 빌이 끼어들 틈이 별로 없으면 좋겠다. 어릴 적에야 애들 노는 게 거기서 거기니까 같은 유치원 안 다녀도 같이 놀 수 있었는데 학교 들어가고 사춘기 접어들면서부턴 그게 잘 안 되겠지. 
 
끼리끼리 친하다고 범생이 기질이 있는 조엘이랑 그냥저냥 성실하게 학생의 의무를 다 하는 알렉스는 같은 명문고생이라 만나면 90프로는 공부하고 보내는데 빌은 노는 거 좋아하고 공부엔 취미가 없으니까 재미 없어서 그 둘이랑 놀기가 싫음. 근데 둘이 만나면 방에 틀어 박혀서 안 나오니까 혹시 내가 모르는 뭔가 있나 싶어서 안절부절하고 궁금해서 못 참음. 친구들이랑 놀다가도 알렉스가 조엘 집에 데려간다고 연락 오면 빌도 집에 간다고 바로 튀어 감. 자기는 공부 하지도 않으면서 늘상 형,누나 공부하는데 방문 벌컥 열어서 방해하겠지. 
 
알렉스는 빌이 조엘 좋아하는 것도 알고 짜증이 난 게 분명한 얼굴로 방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게 혹시 저랑 조엘이 말할 수 없는 은밀한 일이라도 하는 걸까봐 걱정해서 그런다는 것도 아는데, 빌한테 걱정말라고 우리 둘은 정말 저스트 친구라고 말 해준다거나 조엘이랑 잘 되게 도와 줄 마음 같은 건 전혀 없음. 이쁘고 착해서 누구 주기 아까운 내 친구를 저런 순 놀기 좋아하고 사람 안 끊기는 미래의 한량과 첫 연애를 하게 놔둘 수 없다는 마음 반, 형을 그딴 식으로 밖에 생각 못하다니 하는 괘씸한 마음 반으로 그런 거면 좋겠다. 그래서 빌이 방문 열고 들어오면 매일 빈정거리면서 나가라고 짜증내고 짜증내건 말건 자리 깔고 앉는 빌 발로 차고 그러겠지. 당연히 빌은 안 나감. 
 
형제 둘이 기싸움 아닌 기싸움하고 있으면 난감한 건 조엘이겠지. 사실 콩 한쪽 있어도 나눠 먹을 사람은 알렉스지만 그렇게 알렉스가 빌 구박하고 괴롭히고 이러면 조엘은 괜히 빌 편을 들게 됨. 자기 앞에서 빌이 내숭 떠는 것도 모르고, 자기 없을 때 둘이 어떻게 싸우는지도 모르니까 입만 댓발로 내밀고 앉아 있는 빌 보면서 괜히 귀엽고 안쓰러운거임. 아가 때부터 무슨 일 있음 자기 손만 꼭 잡고 억울한 얼굴을 하던 빌이라서 조엘 눈에는 아직도 그 시절 빌 같음. 형제끼리라 다정한 말보다는 묵직한 펀치가 우선이구나 싶고, 내가 편 들어주지 않으면 우리 빌은 누가 편들어주겠나 이런 순진한 생각 함. 그래서 알렉스랑 빌이랑 투닥투닥하면 항상 슬쩍 빌 옆으로 가서 "알렉스 왜 그래 빌도 같이 공부하러 온건데 그치?" 빌한테 웃어주고 잘해 줌. 조엘 입장에선 그게 누나가 편 들어줄게 걱정하지 마 이런 거인데 빌은 이 누나 또 이런다고 심장이 쿵덕쿵덕 뛰면서도 한숨만 나오겠지. 자기 편 들어주는 건 좋지만 철저하게 남동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거 같으니까. 한숨 푹 쉬면서 앞머리만 휙휙 넘기는 빌 보면서 알렉스는 꼬라지가 웃겨서 피식피식 웃고 조엘은 묘하게 이상한 분위기에 영문 모른 채로 깨끗한 빌 참고서 먼저 열어 봄. 책을 펴보긴 커녕 무슨 교과목 참고서인지도 빌이 모른다는 거 알면서 괜히 애 창피할까봐 "빌 이 참고서가 좀 어렵지 누나가 알려줄까?" 말 걸면서 이것저것 알려주면 좋겠다. 
 
형제네 집에서 같이 공부하거나 공부하고 저녁 만들어 먹거나 하는 것만 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님. 시험 끝나고나 방학 때는 종종 외출도 같이 함. 약속은 알렉스랑 조엘 둘이서 만든건데 항상 빌이 껴서 셋이서 자주 놀러 감. 범생이 둘이 시험 끝나고 하는 게 그 때 유행하는 영화보거나 빵순이인 조엘 때문에 빵집 가서 빵 먹거나 하는 게 다여서 재미없으니까 따라가기 싫은데, 날씨 좋은 날 괜히 하하호호 하다보면 내 친구가 좀 달라보이는 날도 있고 순간 감정에 휘말려서 얘가 이뻐보이고 잘생겨보이고 이럴까 안심을 못하는거지. 
 
알렉스는 빌이 왜 쫓아와서 조엘이랑 자기 떼어놓으려고 용 쓰는지 아니까 기도 안 차는데 조엘은 빌이 누나 우리 이거 먹자, 누나 우리 이거 하자 그러니까 그저 재밌어서 알렉스랑 만나서 인사 한번 한 뒤로 말 한마디 못한 건 생각도 못 함.  여기저기 잘 놀러 다니는 빌이 맛있는 거 파는 곳 데려가주고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는 곳 데려가주고 이러니까 재밌기만 하겠지. 조엘이 재밌다, 맛있다 이런 말은 또 어찌나 잘 하는지 빌이 뿌듯 해 미침. 노는 게 자기 주종목이라고 생각하니까 괜히 알렉스 한방 먹인 거 같고 조엘한테 자기 어필하는 거 같고 좀 신남. 근데 그것도 오래 가지를 못하는데 결국 조엘이랑 더 많이 시간 보내고 더 친한 사람이 알렉스니까 잘 나가다가 삐끗하는 거임. 빵 주문하고 온 조엘이 자연스럽게 알렉스 옆에 앉아서 알렉스만 쳐다보면서 말하면 좀 심술 나고 그런 거. 맞은 편에 앉으면 조엘 얼굴 잘 보이고 좋지 뭐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나 이거 먹어볼래 궁금해"하고 빵 쥔 알렉스 손을 덥석 잡아 입가로 가져가는 조엘이나 "너는 또 묻히고 먹는다"며 조엘 입가에 묻은 빵가루 자연스럽게 닦아내는 알렉스나 빌이 보기엔 가관인 것임. 사실은 쟤네 둘이 서로 좋아하는데 바보들이라서 모르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샘솟고, 자기가 공부 안해서 같은 학교 못 간 건 생각도 못하고 어떻게 초중고를 같이 다닐까 운명이 쟤네들을 묶어준 거 아닌가 싶고.
 
조엘이 집에 놀러오면 주로 알렉스가 저녁 만들거나 간식을 만들기 때문에 의외로 빌이랑 조엘이 둘이 얘기하는 시간이 꽤 되는데 그때 이런 저런 궁금한 거 다 캐내겠지. 아무렇지 않은 척 누나는 좋아하는 사람 없어? 물어봤다가 조엘이 얼굴 빨개져서 그런 사람 없는데하면 겉으로는 누나 진짜 재미없다하고 장난치지만 속으로는 좋아 죽는다든가, 우리 형은 어때? 괜히 떠봤다가 조엘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알렉스는 그냥 친구야하면 겉으로는 소꿉친구끼리 결혼도 하고 그러잖아하고 대수롭잖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십년 감수했다 다행이다 가슴 쓸어 내리고. 하지만 항상 한방이 있는 조엘이 갑자기 알렉스처럼 착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이 이상형이긴 하다고 덧붙이면 돌아버릴 거 같은거지. 아무리 봐도 이대로 가면 “모로 가도 결혼은 알렉스”일 거 같은 거임. 
 
너무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기 때문에 조엘한테 고백할 생각은 한번도 못 해보고 있었는데 조엘 얼굴에 젖살이 점점 빠지고 안 그래도 오똑한 코가 더 오똑 해 질수록 빌이 초조함. 분명히 어떤 불한당이 조엘 채갈 거 같고 그 불한당 중에 알렉스도 있을 것만 같은 게 둘은 이제 대학 입시 생각 할 나이인데 고만고만 한 명문대 넣다 보면 둘이 대학까지 같이 다닐 거 같은거야. 학생 시절에야 집이 있고 가족들이 있고 지켜야 할 룰이 있다지만 자유와 방종의 궤도에 오르고 나면 둘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단 생각이 드는거지. 형이라 재수없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매너도 좋고 빼놓을 거 없는 인간이고 그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조엘일테니 한번만 삐끗하면 둘이 끝까지 갈 거 같음. 세상 사람 다 불안한데 빌은 알렉스가 가장 불안함. 저걸 어떻게 떼어놓을까 고민 고민 하다가 빌이 느닷없이 개과천선을 하면 좋겠다.

조엘이랑 같이 참고서 사러 서점 갔다가 왔는데 방에 빌이 책 펴놓고 앉아 있어서 알렉스가 어이가 없음. 조엘도 빌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해서 당황하긴 했는데 알렉스 미간에 줄 선 거 보니까 또 뭐라고 할 거 같아서 먼저 선수 침. 빌 오늘은 먼저 와 있었네 공부 하고 있었어? 말 걸면서 옆에 앉음. 알렉스는 빌이 유치하게 방에 쳐들어오는 것도 싫지만 사실 조엘 공부하는 거 방해하는 게 미안해서 싫은 것도 있었는데 웬일로 빌이 진짜 연필 쥐고 공부를 하는 거임.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누나랑 형이 가려는 대학교는 몇점 받아야 갈 수가 있냐는데 알렉스는 니 평생 해도 못 간다고 구박함. 열은 받는데 뼈 아픈 사실이니까 빌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면 또 조엘이 편 들어주겠지. 너 동생한테 왜 맨날 그러냐고 알렉스한테 진지하게 화내고 빌한테는 누나가 도와준다고 다정하게 말해주고. 알렉스 한번 째려 본 빌이 다시 참고서로 눈 돌리면 조엘이 알렉스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듯이 얼굴로 말함.

사실 알렉스는 빌의 기행이 얼마 못 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계속 열심히 하겠지. 전처럼 조엘 얼굴만 쳐다본다든가 드러누워서 자거나 하지 않고 정말 조엘 말 들으면서 공부를 함. 워낙 기본기가 없어서 서너학년 아래 기초부터 공부하고 있지만 알렉스도 형이라고 조막만한 머리통이 좀 기특하고 그럼. 이제 정신 좀 차렸나 싶고 그렇겠지. 나중에 형제끼리 대화하는 시간을 한번 가져봐야겠다 했는데 얼마 못 가서 이유를 듣고 또 기가 막혔으면 좋겠다.

어느 날엔가 한참 공부하던 빌이 고개 꾸벅 거리면서 졸길래 시간 보니까 늦어서 조엘 집에 데려다 주고 옴. 집에 가는 내내 조엘이 빌 칭찬을 하면서 그래도 알려주면 잘 알아듣고 숙제도 꼬박꼬박 잘 한다고 좋아함. 알렉스도 동의하는 바라 그런 것 같다고 했더니 조엘이 알면 집에 가서 칭찬 좀 해주래. 너는 형이면서 매일 구박만 하고 애 기죽이고 그러지 말라고. 조엘이 웬만해선 그런 말 안 하는 애이기도 하고 요즘 좀 열심히 하는 게 기특해서 알렉스도 한번 얘기해볼까 하겠지. 그렇게 맘 먹고 집에 왔는데, 그 사이에 빌이 깼는지 집 밖에 나와서 팔짱 끼고 자기 기다리고 있는거야. 자다 깨서 뭐하냐니까 누나 데려다 주고 왔냐길래 고개 끄덕였더니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너랑 누나 떼어놓을 거래. 어이가 없어서 쳐다봤더니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사람이 세명 있는데 첫째 우리 형 둘째 조엘의 절친 셋째 알렉스라고 나도 너 따라 대학 가서 꼭 누나랑 너를 떼어놓을 거라고 두고보자고 쏴대더니 혼자 들어 감. 갑자기 정신을 놨는지 너,너 거리는 것도 어이없는데 공부하는 이유도 어이없고 지 성적에 갈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어이없음. 어떻게 저런 게 내 동생이지 싶겠지. 조엘은 도대체 쟤 뭐를 보고 편 들어주는걸까 패고 싶기만 한데.

그렇게 투지 넘치게 시작했지만 빌이 워낙 공부를 해 놓은 게 없어서 시험 결과는 처참하겠지. 예전이랑 비교하면 엄청 잘 나온 것인데도 요즘 좀 열심히 했다고 보상심리 생긴 것에다가 기초 공부 하니까 참고서 다 맞는 걸 머리 좋아졌다고 착각까지 더 해져서 빌이 좀 많이 우울 해 함. 오늘 조엘이랑 집에서 같이 답안지 맞춰보기로 해서 일찍 가야하는데 그 시험지 들고 누나 얼굴 볼 자신이 없겠지. 자기 공부도 미뤄두고 봐줬는데 어떻게 봄. 알렉스가 너 어디야 우리 집인데라고 보낸 문자도 무시하고 집에 안 감. 조엘은 자기가 빌 전담 마크해서 가르쳐 놨으니 애가 집에 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오지를 않아서 걱정이 되겠지. 빌이 약속을 안 지킨 적이 없다고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알렉스는 지 친구들이랑 노는가보다고 걱정 말라고 심드렁하게 말 함. 그래도 조엘은 자꾸 걱정 됨. 휴대폰도 없어서 알렉스더러 계속 전화 해 보라고 하는데, 알렉스가 마지 못해 하다가 전화 열통 넣은 이후로는 아예 조엘한테 휴대폰 넘겨 줌. 한참 전화 걸다가 전화기가 꺼져 있어 나오자마자 조엘이 울상이 되어서 무슨 일 생긴 거 같다고 나가보자고 함. 귀찮은데 안 가면 울기라도 할 기세라 둘이 같이 나가겠지. 흩어져서 한참 동네 빙빙 돌다가 조엘이 놀이터에서 혼자 그네 타고 있는 빌 발견하면 좋겠다.

다친 데 없는 거 같아서 안심 되면서도 긴장 풀리니까 말없이 안 온 빌한테 조금 화나서 조엘이 쿵쿵 거리면서 걸어 감. 엄청 혼내줄거라고 다짐하고 다가갔는데 고개를 든 빌이 엉망진창인 얼굴을 하고 있어서 조엘이 당황 함. 금세 화 다 풀어버리고 앞에 쪼그려 앉아서 왜 그러냐고 하는데 빌이 고개도 못 들고 삐걱삐걱 소리내면서 앉아있음. 전화는 왜 껐어 화 안 낼게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조용하게 말 시키니까 한참 있다가 빌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시험 못 쳤어 누나 미안해 이러면 좋겠다. 열심히 했는데 기대만큼 성적 안 나오는 게 얼마나 기운 빠지는 지 아니까 빌이 안 쓰러우면서도 중간고사 하나 못 친 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기 죽은 빌이 귀엽기도 하고 조엘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거 같다. 고개 푹 숙이고 있는 애 머리 쓰다듬어주다가 빌이 흙바닥에 내려놓은 책가방 둘러 멤. 빌은 조엘이 자기 가방 메니까 놀라서 일어나는데 그때 조엘이 팔 벌려서 빌 꼭 안아주면 좋겠다. 나는 빌이 시험 0점 맞아도 상관없다고 열심히 한 거 다 아는데 그런 게 무슨 상관이냐고 위로 해 줌. 그리고는 먼저 손 잡으면서 그러니까 우리 이제 집에 가자고 하면 좋겠다. 집에 가는 내내 우리 가서 답 맞춰보자, 내일 시험은 더 잘 칠거다 말 걸어도 빌이 아무 말 없어서 조엘이 아직도 기분 안 좋은가보다하는데 집 앞에서 알렉스 만나자마자 둘이 으르렁 거려서 한시름 놓겠지.

같이 저녁 만들어 먹고 셋이서 빌 시험지 들여다본 후에 알렉스가 조엘 데려다 준다고 일어서는데 웬일로 빌이 나도 따라 갈거라고 안 나서겠지. 알렉스가 너 진짜 안 갈거냐고 또 저번처럼 갑자기 나한테 지랄하지 말고 나오라고 해도 빌이 이불 뒤집어 쓰고 안간다고 함. 날이 날이니만큼 빌이 쉬고 싶은가보다하고 둘이 나가는데 아주머니 저 갈게요하는 목소리가 사라지고 현관 닫히는 소리 들리자마자 빌이 이불 걷고 베개 마구 팸. 베개 패도 기분이 해소가 안되어서 이불 다시 뒤집어 쓰고 소리 질러도 진정이 안 되겠지.

용을 쓰면서 그 느낌을 떨쳐내려고 해도 놀이터에서 조엘이 안아줬을 때 맞닿은 가슴의 폭신한 느낌이 자꾸 떠올라서 죽을 거 같은 빌이면 좋겠다. 해볼 건 다 해보고 살았어도 혼자 말도 안되는 의리 지키느라 빌이 스킨십같은 거엔 면역이 전혀 없겠지. 조엘이 머리 쓰다듬어 줄 때부터 심장 나대는 게 심상치 않았는데, 조엘이 안으면서 꽃향기같은 게 훅 끼치고 가슴이 너무 푹신해서 진짜 벼락 맞은 듯이 놀람. 교복이건 사복이건 늘 펑퍼짐하고 멋 없는 옷만 입고 다녀서 그렇게 글래머인 줄도 몰랐던 데다가 조엘을 좋아하기만 했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생각은 못 해 봐서 집에 오는 내내 얼떨떨 했겠지. 이불 덮고 잊자 잊어라 그런 건 기억하는 게 아니다 다짐할 수록 그 몰캉함이 생생해져서 몸에 열 오르고 어쩔 줄 모르겠지. 도대체 누나는 부족한 게 뭘까 싶고 암기를 못해서 시험 못 친 주제에 이딴 건 잘도 기억하는 자기가 몹쓸 놈같고 혹시 알렉스도 조엘의 그렇고 그런 몸매 사정을 아는 건 아닐까 불안하고 밤새도록 잠도 못 자고 베개 패면 좋겠다. 덕분에 다음 날 시험도 또 망치고 알렉스랑 조엘 떼어놓을 계획은 한발자국 더 멀어지겠지.
2017.03.26 2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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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읏 너무 좋아. 분위기부터 광계성까지 너무 좋아요 센세ㅠ 어나더도 있는거죠? 나중에 빌이 성공하는지도 보여주실거잖아요. 그렇죠? ㅠ
[Code: f3fb]
2017.03.26 2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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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샤기 짠하다ㅠㅠㅠㅠㅠ 빌 행쇼하게 해주세요 센세..
[Code: 9eef]
2017.03.27 0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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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ts..... 존좋ㅠㅠㅠㅠ 빌슼조엘 행쇼 시켜주세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a81]
2017.03.27 02: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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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발 존나 센세 흡입력 크흐.. 그래서 빌은 같은 대학에 갈 수 있는것인가ㅜㅜㅜ거ㅏㅇ어나더!!!!!
[Code: 3372]
2017.03.27 11: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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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빌슼 존나 귀엽다ㅠㅠㅠㅠ
[Code: 26e1]
2017.03.27 1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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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차이는 별거아닌거 같지만 영원히 한 살 뒤쳐진거고... 또 소꿉친구 간의 탄탄한 사이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쒸익씌익 ㅠ아 너무 좋아요ㅠㅠ
[Code: 26e1]
2017.04.01 0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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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읏ㅜㅜㅜㅜ ts라니ㅜㅜㅜㅜㅜ 관계성도 존나 좋다ㅜㅜㅜㅜ 빌슼 존나 커엽지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노력해도 멀어만지네ㅜㅜㅜㅜ
[Code: 6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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