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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붕붕은 조심스럽게 비서실 문을 열었음. 비서실 직원들의 책상사이를 지나 팀장실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너붕붕은 팀장실 문 가장 가까이 앉아있는 비서실 직원에게 묻겠지. "스티브 팀장님께 결제 받으러 왔는데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한참 바쁘게 업무를 보던 비서실 직원은 너를 흘끗 쳐다보더니 다시 모니터에 시선을 집중하며 고개만 끄덕였음. 유리로 된 팀장실 내부에는 블라인드가 쳐져 있었지만 그 사이로 스티브의 모습이 보였고 너붕붕은 중지로 가볍게 두번 노크를 하고 팀장실의 문을 열었음.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던 스티브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너붕붕에게로 시선을 옮겼음. "단기 차입금관련 회계 장부예요. 팀장님 결제가 필요해서요" 너붕붕은 조금 긴장한채로 스티브에게 서류철을 건냈어. 스티브는 여전히 무표정한 채로 서류를 건내받고 한장씩 넘기며 대충 눈으로 훑고 있었지. 너붕붕은 서류를 넘기는 스티브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고 둘 사이에는 서류 넘기는 소리만이 가득했음. 잠시의 침묵을 깨고 스티브가 시선은 여전히 서류에 고정한채로 물었음. "어디서 왔어요?" 너붕붕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답했음. "보스턴이요. 진짜 고향을 묻는 거라면 한국에서 왔지만요" 그제서야 스티브는 살짝 웃음기를 띈 얼굴로 너붕붕을 바라봄. "이번 인턴들 중에 아시안은..." 살짝 눈가를 찌푸린채 손가락으로 가볍게 너붕붕을 가리키며 마치 무언가를 애써 기억해내려 하는 스티브의 모습을 보며 너붕붕은 그가 원하는 답을 바로 알아차리겠지. "허니요, 허니B" 스티브는 활짝 웃으며 말을 계속 이어갔음. "그래요. 허니씨 밖에 없더라고요. 아시안 인턴은. 그래서 눈길이 갔어요. 물론 그 이유 하나만은 아니었지만". 이미 서류를 덮은 스티브의 눈길은 그말을 끝내고서도 집요하게 너붕붕만을 바라보고 있었음. 너붕붕은 고개를 숙인채 살짝 웃음을 짓겠지. 스티브의 의중이 너무 직접적으로 느껴졌으니까. 스티브는 여전히 흥미롭다는 웃음을 지으며 턱을 가볍게 쓸어내렸음. "인턴 레지던스에서 지내나요?" "네. 시설이 꽤 괜찮아요. 주위에 좋은 레스토랑도 많고" 스티브는 몸을 뒤로 젖혀 의자에 완전히 기댄채로 계속 너붕붕에게 말했지. "난 워싱턴 스트릿에 살아요. 이쪽엔 꽤 괜찮은 바들이 많죠". 너붕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지. "그렇다고 들었어요" "가본적 있어요? 인턴들끼리 가기도 하나?" 스티브는 다시 상체를 책상쪽으로 당겨 팔짱을 낀채 너붕붕에게 물었음. "아니요. 생각 보다 바빠서 다들 시간을 못내죠" 스티브는 낮은 목소리로 너붕붕에게 말하겠지. "오늘 밤에도 바쁠 예정이에요? 수요일 밤의 바가 조용하고 좋거든요" 너붕붕은 웃음을 참으며 답할꺼야. "팀장님이 결제만 끝내주신다면요. 다른 업무는 거의 마쳤거든요." 스티브는 그제서야 책상위에 덮여있던 서류철에 싸인을 하고 너붕붕에게 건넸음. "8시, 주차장으로 와요" 너붕붕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팀장실 문을 닫고 나왔음. 스티브는 블라인드 사이로 비서실을 나가는 너붕붕에게 계속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가만히 웃음을 짓고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옮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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