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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01:02
스티브 해링턴에겐 이미 남친이 있어. 정말 사랑하며 하이스쿨 때부터 사귄 남친이었지.
남자와 남자의 관계인지라 사귄다는 사실 자체는 비밀이었지만 정말 절절히 사랑하는 사이야.
그런 자신에게 최근 입학한 온 호킨스대의 화제의 중심 1학년 빌리 하그로브가 이런 말을 꺼냈을 때 먼저 느낀 감정은 당황이었어.
-선배 저랑 사귈래요?
-어....음.... 나 사귀는 사람 있어
-음, 그럼 나랑 바람필래요?
-............미쳤어?
제 귀를 의심했어. 바람.....?이라니. 빌리 하그로브가 입학한다는 건 대학생활에 그리 큰 뜻이 없는 스티브의 귀에도 끊임없이 들려왔지. '그' 하그로브 집안의 첫째가 우리 학교에 입학한다, 그 집안이 완전 콩가루라더라, 배다른 동생이 있다더라, 등등 라는 소문만 지겹게 귀에 들려왔지 이런 미친놈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저 정도면 괜찮지 않아요?
정정하지. 잘생긴 미친놈이었어. 잘생기긴 잘생겼어. 슬쩍 벌어진 셔츠 사이로 보이는 몸 또한 과도하게 좋아보였지. 하지만 남친이 있는 자신한테 고백은 그저 난감한 요청일 뿐이었지. 그렇게 계속 내 손목을 잡으려는 빌리 하그로브를 뿌리치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겨두고 과방으로 향했어. 남자에게 고백받은 건 남친 이후로 처음이라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조금 우쭐한 기분은 들었어. 그 빌리 하그로브가 자기한테 사귀자고 고백이라니! 조금 유치했지만 어깨가 조금 으쓱한 기분도 들었지. 남친 만나면 자랑해야지 이런 유치한 생각을 하며 그를 찾았어. 어 너랑 약속 있다고 나갔는데? 동기의 말을 듣게 됐어. '음...따로 만나자는 얘긴 없었는데' 내가 까먹은 건가 멍청한 머리를 탓하며 얼른 그를 찾으러 나갔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다 결국 허탕을 치고 다시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저 건물 구석에서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지. 반갑게 그를 부르려는 그 때 그 품안에 누군가 있는 것을 보았지. 그리고 그는 다시 품안의 누군가에게 진하게 키스를 퍼부어댔어.
끼이이익
파란색 카마로 앞을 가로막아선 나에게 빌리 하그로브는 거칠게 차에 내렸어. 아까 못 잡은 내 손목을 잡으며 미쳤어? 죽으려고? 라며 고함쳤지. 정말 죽고 싶었지. 하지만 내 입에서 나간 말은 다른 것이었어. 좀 미친 것 같았지만...
- 피자.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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