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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는 심란했음. 호그와트를 졸업하고 호그와트 졸업생이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서니 주변에서 뉴트에 대한 기대가 많았음. 정작 뉴트의 이름도 모르면서 동생이 있다는 것과 올해 입학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은 주변 인물들은 형을 닮아 호그와트를 빛낼 거라는 둥 듣기 좋은 말을 하며 줄서기 바빴고 테세우스는 그것과 별개로 뉴트를 제 품에서 떼어내야 한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음. 지금이야 편지를 숨기면 된다지만 효그와트가 그리 쉬운 학교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무슨 수를 써야했지. 어떻게 해야 뉴트를 가둬둘 수 있을까 생각하던 테세우스는 맞은편에 앉은 뉴트가 머리를 굴리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음. 테세우스는 답답함에 연신 물을 들이켰음. 마음 같아서는 와인을 병째 잡고 마시고 싶었지만 그 후의 자신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집 안에서는 되도록 자제자고 스스로 한 약속이 있었음.

 

다 먹었으면 올라가.

 

테세우스의 말에 뉴트는 마법이라도 걸린 듯 벌떡 일어나 방으로 올라갔음. 그리고 다 헤진 책들 사이에서 언제 뜯었는지도 모를 종이 조각을 꺼냈음. 그 속에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테세우스가 있었지. 이 모습은 바깥의 테세우스였음. 뉴트는 이런 테세우스의 모습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괴리감을 느껴야했음. 자신에게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밖에서 보이는 이 웃음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었지. 깨어있어 봤자 테세우스의 화풀이 대상 말고는 할것이 없기에 뉴트는 일찍이 씻고 자리에 누웠음.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테세우스의 방에 있는 편지를 생각하니 고통이 어느정도 가시는 것도 같았음.

 

일찍이 잠들었던 뉴트는 생전 느껴본 적 없던 따듯함에 어렴풋이 잠에서 깼음. 정신이 맑아지길 기다리며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손과 배를 토닥이는 손길이 누구 것인가.. 꿈인가? 하는 것들을 생각했음. 그러다 놀란 듯 소리를 죽인 짧은 욕설과 중얼거림을 끝으로 뉴트는 다시 잠들었음. 뒤늦게 뉴트가 깼다는 걸 눈치 챈 테세우스가 뉴트를 다시 잠들게 한 거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깨어난 뉴트는 한번쯤 깰 법도 한데 미련하게 길게도 잤다며 스스로 탓하고는 서둘러 아래로 내려갔음. 식사는 테세우스 담당이지만 식기는 뉴트가 정리해야 했거든.

그날 아침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 흔치 않은 평화였지. 조금 헝클어진 뉴트의 머리를 마법으로 고치며 쯧 하고 혀를 차긴 했지만 뉴트의 기준으로 봤을 땐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측에 속했음. 오히려 맞지 않았으니 운이 좋은 측에 속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음.

뉴트가 잼이 발린 빵과 조금의 과일, 주스를 마실 동안 테세우스는 쓰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그날 신문을 훑어보고 있었음. 그러다 식사를 마친 뉴트가 컵을 식탁에 놓는 순간 테세우스는 사라져버렸음. 뉴트는 작게 한숨 쉬고 접시와 컵을 평소처럼 청소와 정리를 하기 시작했음. 맞지 않고 하루를 시작해서 그런지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가 기대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평소와 같은 청소임에도 괜히 즐거웠음. 테세우스가 미처 다 읽지 못한 신문을 접어 테이블 위에 올리는 것을 끝으로 대강의 일이 끝난 뉴트는 아무도 없는 집안을 두리번거린 후 테세우스의 방으로 향했음.

 

뉴트는 테세우스 몰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처음이었음. 숨을 죽여가며 서랍을 열었지만 어제 보았던 편지는 간데없었지. 뉴트는 허망한 것 보다 테세우스가 어제 자신이 편지를 발견했다는 것을 알았나? 하는 것이 걱정되었음. 맞는 것도 일이지만 호그와트를 가지 못하게 된다면.. 그 뒷일은 상상하기도 싫었지. 덜컥 겁이 난 뉴트는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방안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음. 책장, 책 속, 액자 뒤, 그러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살펴본 서류뭉치 사이에서 편지를 발견하게 됨. 봉투는 어디 갔는지 속지만 덩그러니 남아있었음. 뉴트는 소매로 눈물을 닦고 서둘러 외우기 시작했음. 필요한 것과 입학 날, 어디를 통해 어떻게 학교로 가는지. 그리고 기대감에 들떴지. 드디어 호그와트에 가게 된 거임. 앞으로 몇 주간의 시간이 남긴 했지만 몇 년간의 시간에 비하면 정말 짧은 시간이었음. 오래간만에 혈색이 도는 뉴트는 마지막으로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은 뒤 서류뭉치 사이에 편지를 숨겼고 정리를 한 뒤 방을 빠져나왔음. 그리고 마른 풀을 뽑기 위해 정원으로 나갔음. 정원까지가 뉴트에게 허용된 범위임.

 

뉴트는 다른 고민으로 잠을 잘 수 없었음. 종이에 적힌 것들을 살 돈이 없었거든. 뒤척거리다가 바깥마저 조용해질 때 즈음 뉴트는 겨우 선잠에 빠졌음. 아직 이주의 시간이 있고 어떻게든 해보자.. 하던 옅은 생각 중에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방문이 열림. 뉴트는 오늘 잘 못한 게 뭐가 있더라. 하고 생각하며 곧 날아들 아픔에 숨을 참는데 침대 한쪽이 기울고 따듯하고 단단한 팔이 몸을 꼭 안아주겠지. 뉴트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음. 이 집에 사는 사람은 자신과 테세우스 밖에 없는데 테세우스는 절대 자신을 이런 식으로 안아줄 사람이 아니거든.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라 생각하기엔 또 무리가 있었지. 앞에도 생각했듯이 자신을 이런 식으로 안아줄 사람도 없거니와 테세우스는 누군가의 침입에 민감했음. 처음 겪는 일에 뉴트는 눈을 꼭 안고 어색하지 않게 숨을 쉴 수밖에 없었음. 테세우스는 변덕이 심한 사람이고, 이렇게 다정하게 안아주다가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여하튼 누군가에게 안긴다는 것은 좋은 거라고 생각하겠지. 뉴트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뒷목에 얼굴을 묻는 테세우스에 대해 고민하다 잠들었음.

 


2017.01.14 19: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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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 미안하다고 할거면 뉴트한테 왜 그렇게 가혹하냐..ㅠㅠㅠㅠㅠㅠ
[Code: cdaa]
2017.01.14 2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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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
[Code: 690f]
2017.01.15 18: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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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찌통이야 센세
[Code: abd3]
2017.01.20 0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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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ㅜㅠㅠㅠㅠㅠ내 센세...
[Code: e4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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