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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23:47
행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떻게 움직이고 생각해야 할지 자아알 교육받은 보수적인 세러신 도련님이었을 거라 망상하면 침이 흐른다...

해사 졸업하고 탑건 가서 자유분방한 행맨이 되어서도 그 도련님적 면모가 어딘가에는 남아있겠지? 어느날 그게 밥의 시선을 끌면 좋겠다. 서로 이것저것 짓궂은 경험담을 꺼내는 사담 시간에 원나잇은 싫고 오래 교류하고 감정을 나눈 상대와 길게 이어가는 게 좋다는 행맨에게 다소 놀라버리는 밥...

"너라면 매일 다른 상대를 골라 호텔로 간다 해도 어울릴 것 같은데, 의외네..."

행맨은 그런 오해 많이 받았고 그만큼 인기가 많기는 했다며 씩 웃겠지? 그래도 이 잘빠진 몸으로 혼전순결주의가 아닌 게 어디냐라는 행맨에게 주변의 야유가 쏟아졌고, 밥은 그 뒤의 표적이 되어 고등학교 쿼터백의 여친이 남친이랑 싸우고 홧김에 자기를 침대로 끌어들였다는 씁쓸한 첫경험을 털어놓아야 했을 거야.

그날 안 마시던 술까지 좀 들어가는 바람에 살짝 비틀거리며 잠을 깨려고 해변을 걷는 밥의 뒤를 행맨이 따라오면 좋겠다. 뒤돌아보고 "밤의 바닷바람도 좋지요, 만남에 진지한 도련님."이라며 답지 않게 장난스럽게 말하는 밥에게 행맨이 딱 질러버리면 어쩌지?

"베이비, 너랑 자고 싶어."
"...뭐?"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난 섹파나 원나잇은 안 해."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라는 행맨의 입꼬리는 올라갔는데 시선이 진지해서, 어쩐지 밥은 농담하지 말라거나 싫다는 말을 할 수가 없을 거야. 그저 술기운이 더 빨리 돌았는지 열기를 내뿜는 얼굴을 손으로 가리려 들면서 작게 답해주겠지.

"난 지금 알았잖아. 너는 오래 만나면서 하는 게 좋다고 했고. 그러면... 우리 오늘은 침대에 못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