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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 23:16
근데 그 일기장 아이스가 죽기전에 꼭 소각하라고 했던 물품 중 하나였는데 실수로 매브 손에 들어가게 된거였으면
ㄴㅈㅈㅇ
아이스의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격납고의 책상 위에는 몇장의 사진과 옷가지 그리고 서류 몇개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손때 탄 꽤나 두꺼운 노트가 올려져 있었다. 그러고보니 아주 오래전 그의 책상에서 몇번 본적이 있었던거같은데. 아직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해 겉표지를 한번 쓰다듬고는 한장, 페이지를 넘겼다. 아직 아이스의 체취가 남아있는것 같아 조심스러운 손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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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그와 함께 하늘을 날았다. 귀여운 그 얼굴로는 상상도 못할 비행에 놀란건 사실이나 나와는 다른 그의 비행이 눈부시게 빛나보였다. 그러나 위험한것 또한 사실이니 주의를 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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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는 다르게 자꾸 혼내는 듯한 말을 꺼내게 된다. 걱정 된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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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는 케이크를 좋아하는 듯 하다. 다음 휴가때 시내 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슬라이더가 아는 곳이 있다는데 미덥지 못하지만 이런쪽으로는 영 몰라 곤란하다. 그가 좋아할만한 것이 있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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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건 처음이였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내일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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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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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위험한 비행을 하는 너지만 이젠 그 모습마저도 이뻐보이니 큰일이다. 주의를 줘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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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내가 해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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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을 나갈때면 늘 힘들었는데. 이상하지. 너와 함께하면 이 망망대해가 괴롭지 않다. 남들 몰래 좁은 침대에서 함께 하는것도, 너의 윙맨으로 하늘을 나는것도, 잠들고 눈을 뜨는 모든 순간에 네가 있는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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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자유로이 비행할 때 가장 아름다운 너를 위해 지상에 내려오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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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 땅으로 내려왔는데 땅에서의 나는 보잘것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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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를 그 임무에서 빼낼 수 없었다.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용감한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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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돌아와줘. 보잘것 없는 이 목숨을 가져가도 좋으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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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가득 상처를 달고는 나에게 안겨오는 너에게 차마 혼을 낼 수가 없었다. 내사랑 무사히 돌아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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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보고싶다. 사실은 네가 그 미션을 가지 않길 바랬어. 하지만 넌 그걸 바라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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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네가 하늘을 날때면 늘 기도해. 너를 땅으로 무사히 돌려받길. 무슨일이 생긴다면 나를 데려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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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 피곤했는데 웃는 네 모습을 보니 힘이 나더라. 넌 행복의 요정일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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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네가 하늘에 있어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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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두고 어떻게 떠나야할까. 다시는 널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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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너에게는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면 내 욕심이겠지. 이런 한심한 글들은 내가 들고갈게. 난 언제나 너의 든든한 윙맨이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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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윙맨. 하늘에서도 너를 지켜줄게.
미첼. 내 사랑. 너무 슬퍼하지 않기를.
???:대령님 죄송합니다 혹시 이곳으로 노트 한권이 오지 않았습니까? 잘못 도착하여 회수하라는 명령이..
...아니. 그런건 없었네.
내 멋있는 윙맨이 들고 가버렸거든.
아이스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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