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겠지 당연히? 사랑에 빠지면 눈알에 필터 장착해서 상대 잘난 부분은 더 잘나보이고 못난 부분은 잘 안 보이게 마련인데 루스터랑 행맨은 제3자가 제트기 타고 가면서 봐도 잘생겼으니까...
서로를 잘생겼다고 생각하던 두 사람인데 어느 날 루스터 눈에 행맨이 예뻐 보이는 순간 찾아온다면...? 행맨에게 루스터 귀여워 보이는 순간이 들이닥친다면...?

루스터 집이고 루행 마주 앉아서 루스터가 만든 저녁 먹을때였음. 행맨 제 부대에 있던 일들 조곤조곤 얘기하는데 식탁 위 은은한 노란 조명 반질한 피부에 떨어지고 초록 눈동자는 촉촉하게 반짝거리고 분위기 로맨틱.. 성공적... 아암튼 루스터 눈에 행맨 너무.... 예쁜거임. 그냥 다른 생각은 하나도 안 들고 프리티, 뷰티풀 이딴 단어들만 루스터 머리 속에 둥둥 떠다님.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
"예뻐."
"...어?"
"예쁘다고. 자기."
둘 사이에 정적 흐르고 행맨 눈동자 도록 굴려서 포크로 아스파라거스 쿡 찍어다가(포크 끝 떨리던 거 루스터는 못 봄. 왜냐면 행맨 얼굴에서 눈 못 떼고 있었으니까) 루스터 입에 구겨넣음. "잘생긴 거겠지. 내 말 듣고 있긴 한 거야?" 하면서.


저녁식사 마치고 설거지 같이 하고 나서 두 사람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음. 행맨이 리모컨 쥐고 티비 채널 돌려보는데 루스터 눈치 조금 살피다가 행맨 허벅지 베고 눕는다.
"밥 먹고 바로 눕지 말라니까."
"배부른데 어떻게 안 누워."
"네. 미래의 역류성 식도염 환자."
행맨 말 마치고 시선 내려보면 이마에 구불구불한 머리칼 덮고서 동그란 눈 끔뻑거리는 루스터 있지. 배부르고 집 안은 따뜻하고 소파는 부드럽고 온통 루스터 향기 나고... 허벅지 베고 누운 제 애인은 곰돌이 같기도 하고 큰 강아지 같기도 하고.. 그냥... 그냥 겁나 귀여움.
"...눈 그렇게 뜨지 마."
"눈을 그렇게 뜨는 게 어떻게 뜨는 건데?"
그럼 아예 감고 있을까? 루스터 웃으면서 냅다 눈 꾹 감아버리고 행맨은 그런 루스터 얼굴 붙들고 여기저기 입술 찍으면 좋겠다... 루스터 그렇게 한참 얌전히 뽀뽀세례 받고 있다가 행맨 입술이 제 입술 위에 닿을 때 행맨 뒤통수 꾹 누르면서 혀 집어넣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