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구치 뭐 파견같은 거 가서 잠시 히구치네랑 일 같이 하는데 히구치 캐릭터 ㅈㄴ 골때리는 거지 처음엔 갈푸같이 귀엽고 예쁘게 생긴 애가 자기한테 대놓고 플러팅 날리면서 호감 드러내니까 자기도 호감어린 시선으로 바라봤건만 하는짓이 완전 또라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이 갈수록 어이가 없어짐 높았던 호감도는 당연히 쭉쭉 깎이고 있었음  






근데 히구치 까불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일할 때만은 엄청나게 진지하단 말이지 또 결과물보면 일도 ㅈㄴ 잘함 그거보니까 신기하고 기특해서 눈만 마주치면 확 굳어버렸던 표정도 슬슬 풀리고 급기야 눈에서 꿀 떨어질 때도 많은데 미조구치는 전혀 자각 못하겠지   





그러다 뭔가 업무 중 문제가 생겨서 히구치 곤란해지겠지 본래 캐릭터답게 웃으며 털어버릴 줄 알았더니 의외로 엄청 시무룩해져서 힘들어할듯






거기다 히구치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열도 나고 끙끙 앓는데 미조구치 그거 보고 안타깝고 신경 쓰여서 내가 왜 이러지 싶으면서도 히구치 눈치보며 옆에서 게속 얼쩡거릴 거임




결국 히구치 앓던 며칠 사이에 자기 맘 어느 정도 자각해버린 미조구치 그때부터 자기도 은근하게 플러팅 날리기 시작함 그리곤 불금이라든지 여하튼 타이밍 좋은 날 잡아서 퇴근 전에 짤처럼 넥타이 느슨하게 풀면서 '아는 맛집 있는데 같이 밥 먹으러 갈래요?'라고 물어볼듯 나름 필살기(와꾸+팔뚝+피지컬+다정한 목소리) 총공격 하는 건데 의외로 히구치 반응 생각보다 냉랭할 거 같음 평소라면 신나서 방방 뛸텐데 그냥 멀뚱멀뚱하달까 




그러다 히구치 갑자기 뭔가 깨달았다는 듯 표정이 싹 바뀌더니 이러는 거야 '아... 혹시... 미조구치상 물론 아니겠지만. 설마... 싶어서 묻는건데, 이거 데이트 신청은 아니죠? 그렇다면 미안해요. 내가 오해하게 했나봐. 난 그러니까 저기... 뭐라고 해야하지? 음, 우린 그... 어차피 잘 안 될 거예요. 그러니까 그냥 안 들은 걸로 할게요. 다시 한번 오해하게 했다면 미안해!' 

미조구치 말 그대로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지 대체 무슨 정신으로 상황 정리하고 집에 왔는지도 기억이 안 나 여하튼 이제껏 히구치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자뻑에 취해서 혼자 김칫국에 북치고 장구치고 했단 거잖아 너무 쪽팔려서 머리 쥐어뜯고 자책하고 이불 속에서 하이킥도 ㅈㄴ하겠지 근데 어째... 상황을 곱씹어 볼수록 히구치 말이 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음 우린 어차피 잘 안 될거다? 그건 또 무슨 뜻인데? 해보지도 않고? 주말 내내 그 생각에 사로잡혔다가 다시 출근했는데




히구치가 자기 보더니 이런 표정이라...... 마음정리는커녕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미조구치의 짝사랑 대서사시가 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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