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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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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쾌락을 맛 본 마치다는 완전히 쇼크 상태였음. 악마의 엄살 묻은 울부짖음에도 떡대 천사는 말을 듣지 않았지. 마디가 굵은 세 개의 손가락이 울퉁불퉁한 내벽을 자극하며 들락거릴 때에도, 딱딱하게 솟은 작은 유두를 깨물릴 때에도 마치다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입만 벌린 채 굳어있었음. 무슨 마법에라도 걸려 동상이 된듯이. '이게 뭐야... 이런 거 싫어, 이상해... 아프고 기분 나빠... 그만해 제발... 찢어질 것 같아... 싫어...' 그 어떤 단어도 입을 통해 나온 건 하나도 없었음. 그저 악마의 머리 속에서만 맴돌았지. 앞이 빳빳하게 서서 노부의 배 위로 비벼지는 건, 그건 분명 흥분했다는 뜻이었지만 스스로 믿고 싶지 않았음. 저 빌어먹을 타락 천사가 무슨 요상한 능력을 쓴 게 분명하다고 믿고 싶었겠지. 

이불을 턱밑까지 당기고 자신을 노려보는 악마가 사랑스러웠음. 노부는 개운한 얼굴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지. 아팠다면 죄송해요. 천사의 달콤한 눈과 뱀의 교활한 혀를 가진 잡종. 상처를 내는 것도 치유를 하는 것도 자유자재인 존재에게 그저 악마일 뿐인 마치다는 한없이 약한 존재였을 거임. 물론 두 힘을 동시에 쓸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대부분의 날들은 천사로 지낼 생각이지만, 마치다의 몸이 마음에 들어버린 이상 악마의 끼를 감출 수는 없어졌음.

"미친 변태 돼지 천사... 아니, 잡종 새끼."

"그래도 꽤 만족한 얼굴이네요. 다행이에요."

"뭐가 만족한 얼굴이라는 거야!!!"

"슬프게도 난 만족하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이걸 전혀 사용하지 못했잖아요."

노부는 눈짓으로 자기 아래를 가리켰음. 천사들 좆은 원래 굵고 색이 예쁘기로 유명했음. 근데 거기에 이제 뱀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악마의 테크닉까지 얹어졌으니 보는 것 만으로도 마치다는 배가 아파왔음. 배꼽 아래가 찢어지는 것 같고 무엇으로도 닿을 수 없는 깊은 구석이 찌릿했음.

"흉측하니까 그 망할 것 좀 가려..."

"내가 마치다씨 안에서 이렇게 움직이면 그땐 무슨 소리를 낼지 정말 궁금해요. 우리 또 언제 할 수 있어요? 그땐 이거 넣어도 되는 거 맞죠? 오늘 손가락 세 개로 길을 터놨으니까..."

"닥쳐...!"

마치다가 던진 머그컵에 또 이마가 찢어진 노부는 그대로 뒤로 쓰러졌음. 떡대 천사가 피를 줄줄 흘리며 골골대는 사이 악마는 조용히 거울 앞으로 가 엉덩이를 벌려 봤지. '분명 찢어졌을 거야. 망할 새끼. 변태 새끼. 누구 마음대로 여기에다...' 발갛게 부어있는 구멍을 보자마자 눈물이 울컥 올라왔음. 당장 침대로 달려가 노부의 멱살을 잡았지.

"이 타락 천사 새끼야 당장 일어나! 너 때문에 내... 내..."

기절한 얼굴 마저 천사답게 평온해 보였음. 마치다는 기절한 놈 귀에 대고 소리쳐 봐야 뭘 하나 싶어 말을 삼켰지. '기억을 지우는 능력은 왜 인간에게만 쓸 수 있는 거야? 천사한테도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 뭐... 그래봐야 저 새낀 잡종이라 안 먹힐 수도 있겠지만.' 거실로 나가 블랙 커피 한 잔을 내린 뒤 평화로운 길거리를 내려다 봤음. 사람들이 별 일 없이 웃고 있는 걸 보니 화가 치밀었겠지. 침대에서 별 요상한 짓을 당하느라 인간들을 불행하게 만들지도 못했다는 생각에 노부가 더 미워졌음.

"오늘은 몇 배로 더 힘들게 해주겠어."

들고 있는 머그잔이 달달 떨릴 만큼 온 힘을 다해 인간들에게 저주를 퍼부었음. 멀쩡히 걷던 사람들이 다 넘어지고, 맨홀 뚜껑이 날아가고, 아이들이 손에 쥐고 있던 풍선은 전부 터져버림. 한쪽에선 수도관이 터졌고 다른 쪽에선 불이 붙었음. 엄마의 손을 놓친 아이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어 젖히기 시작했지. 이제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았음. 마치다는 눈을 감고 요란한 인간들 소음에 미소를 지었을 거임. 엉덩이가 욱신거리지만 않는다면 완벽한 순간이었지. 그렇게 30분 정도 지났을 때 우당탕탕 소리와 함께 떡대 천사가 뛰어 나왔음. 반사적으로 몸을 확 움츠린 마치다는 통유리창에 바짝 달라붙어 아래를 내려다 보는 노부를 경계했음.

"어... 어떻게... 어떻게 또 이런 짓을 해요...!!!!"

"뭐?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너 어떻게 나한테...!"

"사람들이 불쌍하지도 않아요...?"

금방 눈물을 매달고 흐느끼는 얼굴에선 악마의 기운이 전혀 보이지 않았을 거임. 누가 봐도 순도 100%의 천사.

"당신은... 마치다씨는 정말 악마예요... 못됐어..."

"강제로 덮친 주제에 남한테 못됐다고 하지 마!"

노부는 눈물을 훔치며 마치다에게 달려들었음. 마치 괴한을 처리하는 경호원처럼 온몸을 던져 깔아뭉갰지.

"미친 돼지야...! 갈비뼈 부러진 것..."

눈물 젖은 축축한 얼굴을 들이밀며 뺨과 입술에 여러 번 뽀뽀를 해대는 통에 마치다는 말과 행동이 전부 멈춰버렸겠지. 곧이어 생각까지도. 

"마치다씨가 나쁜 짓을 못하게 할 방법은 역시 이것 뿐이네요... 내가 스킨십 하면... 전혀 머릿속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군요. 좋아요."

"좋긴 뭐가 좋아 저리 안 비켜?"

천사가 악마의 목덜미를 세게 깨물며 뭐라 중얼거렸음.

"이제 마치다씨를 내가 관리해야겠어요... 우리 함께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봐요..."

"무슨 개소리야 그게... 하지 마, 저리 꺼져."

"정식으로 커플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매일 매일 엄청난 몸의 대화를 하면... 당신은 아무 일도 못하게 될 거고... 사람들은 행복해지겠죠? 완벽해요!"

"누가 그렇게 해준대?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우스워? 내가 너보다 몇 백년은 더 살았어. 내가 진짜 제대로 상대하면 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라고. 알아? 어디 근본도 없는 잡종이..."

굵은 눈물이 뚝뚝, 악마의 쇄골 위로 떨어졌음.

"그런 말을 하다니... 상처예요..."

노부는 그렇게 눈을 한 번 깜빡인 뒤 악마의 눈 앞에서 뿅 사라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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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