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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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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오인씹과 황실물을 더한.

"뭐에요 지금?!!!"
"둘이 사귀어?!!!"
"언제부터?!!!"

와...망했어...내가 왜 저 인간을 믿었지?! 미치에다는 이 곳에서, 지구에서 사라질수있는 방법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실행에 옮기고 싶었다. 그런 미치에다의 심경을 알리없는 메구로는 더없이 평온한 태도였다.

"나 밋치랑 사귀어. 곧 결혼할 사이고. 언제부터인지는 나랑 밋치만의 비밀."

으아악 뭐에요!! 대체 둘이 어떻게?! 비명을 지르는 이를 향해 메구로가 씩 웃었다.

"내가 반해서 쫓아다녔어."

넋이 나가있다가 깜짝 놀란 미치에다가 메구로를 쳐다보자 메구로는 되려 미치에다를 향해 고개를 까딱해보였다.

"선배 잠깐 나 좀 봐요."

수업이 끝나자마자 냅다 메구로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채 복도로 끌고가는 미치에다에게 저항없이 질질 끌려가는 메구로의 모습을 보며 강의실에 있던 이들은 미치에다를 쫓아다녔다는 메구로의 말을 조금씩 신뢰하기 시작했다.

인적이 드문 건물 뒤편으로 메구로를 끌고온 미치에다가 메구로의 손목을 놓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메구로는 그런 미치에다의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뭐에요"
"뭐긴. 너가 저번에 나보고 그랬잖아. 여ㅡ기에 그렇게 인상 쓰면 주름 진다고."

하아...맥빠진 한숨을 내쉬고는 미간에 힘을 푼 미치에다가 입을 열었다.

"선배 제발 사전에 협의 안된 말과 행동은 자제해주실래요? 선배가 그럴때마다 제가 굉장히 당황스럽거든요?! 최대한 비밀로 해준다고 하셨잖아요!"
"나는 비밀로 하려고 노력했어."
"노력?노력이요? 마츠우라군을 황실 법무부로 소환해놓고요?"
"내 아내될 사람을 건드려놓고 멀쩡하길 바라는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
"아까 강의실에서는 또 뭐고요!"
"그거야...이제 다들 니가 나랑 결혼할거 눈치챘을텐데 따로 앉는게 더 이상하잖아."
"그게 아니라..!"

선배가 나한테 반해서 쫓아다녔다니...그런 엄청난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거냐고요..!미치에다는 소리라도 지르고싶은 기분을 꾹꾹 누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됐다....이미 벌어져버린일을 따져봤자 뭐하나....

"아...그러고보니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해?"
"아르바이트 가는데요."
"이제 아르바이트들 그만둬도 되지않겠어?"
"결혼 전까지는 해야죠, 바로 그만두긴 힘들어요. 후임들한테 인수인계도 해야하는데."
"그럼 오늘 하루만 빼."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어, 있어. 엄청 급한일."
"무슨..?혹시 우리 프로젝트 과제에 문제 생겼어요?"

역시 주제가 너무 임팩트 없었나...?점점 심각해지는 미치에다의 얼굴에 메구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정말 학교랑 아르바이트가 전부야?

"우리 부모님이 너 보고싶으시대."
"아 그렇군ㅇ....네헼?!!화..황제폐하랑 황후마마께서...? 저,저를..?왜..?"

답지않게 삑사리까지 내며 놀라는 미치에다에 메구로는 피식 웃었다. 뭘 그렇게 놀라? 예비며느리 만나보고싶으신게 당연한거지.

"아,아니 선배는 그걸 왜 지금 말해주는건데요?!"
"그야...아까 연락받았으니까."
"그렇다고 이렇게 갑자기..!저 오늘 옷도 하나도 신경 안썼고..!렌즈도 새로 가져와야하고...또..."
"그건 내가 준비해둘테니까 걱정하지말고 강의 끝나고 도망가지마."

내가 지금 걱정을 안하게 생겼어요?! 아아 정말 딱 한대만 때리고싶은데 그랬다간 결혼도 전에 황족폭행죄로 끌려가겠지...? 눈앞에 얄밉도록 수려한 얼굴을 째려보던 미치에다는

"근데 밋치."
"네?"
"너 언제까지 나 선배라고 부를거야?"

어쩐지 기대에 반짝거리는 커다란 눈동자를 보자 심술이 샘솟아서

"죽을때까지요."

쏘아붙이듯이 대답했다.

"그건 죽을때까지 나랑 같이 있을거라는 프로포즈야?"
"아니거든요?!!"

빽 소리친 미치에다는 갈거에요!! 성난 발걸음을 옮겼고 메구로는 작게 웃었다.

미치에다는 제 앞에 서있는, 황실의 문장이 새겨진 고급 세단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저걸 타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전혀 달라지겠지. 그리고....절대 돌아갈수도 없겠지.

"밋치."

미치에다는 제 손을 잡아오는 메구로에 그제야 정신을 다시 붙잡고는 세단에 올랐다.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던 미치에다는 여직 제 손을 붙잡고있는 메구로를 뒤늦게 깨닫고는 그를 불렀다. 저기, 선배.

"이제 손 놔주셔도 되는데요."
"안 놓으면 안돼?"
"불편하니까 놔주시면 안될까요."
"나 사실 차멀미 있으니까 밋치가 손 좀 잡아줘."
"...?선배 맨날 운전해서 등교하시잖아요..?"
"남이 운전해주는 차는 멀미한단 말이야. 도착할때까지만. 응?"

그럴수가 있나..?의구심에 고개를 갸웃하던 미치에다는 제법 처량해보이는 메구로의 눈동자에

"...그러세요 그럼."

메구로에게 한쪽 손을 내어준채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둘을 태운 차가 멈춘곳은 황궁이 아니였다.

"선배 여긴..."
"준비해준다고 했잖아."

미치에다를 데리고 화려한 건물 안으로 들어간 메구로는 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이들의 인사를 익숙하게 받고는 우아한 인상의 중년여성에게 다가갔다.

"오셨습니까 태자저하. 아, 이분이..."
"내 부인될 사람이에요. 인사해 밋치. 이분은 현 황실 살롱의 총괄책임자, 카에데상."
"카에데 미사키라고 합니다."

카에데 미사키, 미치에다도 들은적이 있는 이름이였다. 현 황제폐하가 현 황후마마랑 국혼 전에 정인이 있었다고....황제폐하께서 못 잊으셔서 귀비로 궁으로 들였지만, 황궁생활을 버티지 못해 황제에게 스스로 폐위를 청해, 화려했던 후궁의 자리에서 내려와, 현재는 황실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사람.

"금방 안내해드릴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카에데가 사라진 뒤, 미치에다는 제 손을 잡고있는 메구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미치에다는 끝까지 함께 도망쳐주겠다는 메구로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사랑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계약과도 같은 이 결혼을 메구로가 후회하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아주 나중에, 메구로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메구로는 제게 청혼한것을 후회하게될까.

"밋치 왜그래, 아직도 긴장했어?"
"그....선배, 있죠...저는 진짜로 질투같은거 하나도 안하는 성격이에요"

실로 뜬금없는 미치에다의 말에 메구로는 고개를 갸웃했다.

"혹시라도 선배가 저랑 결혼한 뒤에 진짜 좋아하는 사람 생겨도 제 눈치 보실 필요 없어요. 진짜로."

미치에다의 말을 곱씹어 생각하던 메구로는 그 뜻을 뒤늦게 이해하자마자 푸핫-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으세요?전 진심인데."
"아 밋치, 너때문에 진짜 미치겠다."

가까스로 웃음을 멈춘 메구로는 저를 향해 눈을 흘기는 미치에다의 머리칼을 흐뜨러뜨리며 싱긋 웃었다.

"내 생각해준건 고마운데, 밋치."

나는 질투 심하거든. 비밀을 말해주기라도 하듯 목소리를 낮추는 메구로를, 미치에다는 영문을 알수없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앞으로 각오는 네가 해야한다는 소리야."



메메밋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