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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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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온 전학생, 되게 예쁘게 생기지 않았어?

유세이의 등장으로 달아난 리쿠의 정신은 정규 수업 시간이 끝난 후에도 돌아오지 않았음. 리쿠는 자신이 좋아하던 농구부에 들어갔지만, 당연히 농구부의 훈련에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겠지. 그저 이어지는 친구들의 말에 응, 응, 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음.

하기와라 리쿠, 내 말 듣고 있어?
응, … 응?

어느샌가 제 눈 앞에 흔들리던 친구의 손도 알아채지 못한 듯 멍하니 있던 리쿠였음. 어느새 친구들의 이야기 주제는 유세이를 벗어나 옆 반의 누가 더 예쁘더라- 하는 주제로 넘어갔지만 그런 것따윈 리쿠의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음. 유세이보다 더 예쁜 사람이 존재할 리가 없잖아,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 리쿠는 퉁퉁 튕기던 공을 손에 쥐었음.

나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오늘 훈련은 빠질게. 감독님한테는 대신 말 좀 해줘.

하나도 아파보이지 않는 표정. 뻔뻔한 말투로 농구공을 제자리에 돌려놓은 리쿠는 가방을 챙겨 학교를 나섰음.

왜지. 왜 이러지. 자꾸 십여년 전 꿈의 그 사람이 계속 생각났음. 분명 유세이와 똑같은 얼굴이었는데, 무언가 달랐음. 유세이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무엇인가… 신이라고 할까, 생각하던 리쿠는 곧 고개를 가로젓고 제 방 침대에 누웠음. 상식적으로 그런 일이 생길 리가 없잖아.

어제의 소동이 아직도 이어지는 듯, 전학생에 대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음. 대놓고 유세이의 자리에 찾아가 말을 거는 사람들도 늘어났지. 유세이는 대부분을 관심 없는 듯 턱을 괴고 대충 대답하기 바빴지. 그러나 단 한 명, 리쿠만은 유세이를 찾아가지 못했음. 그도 그럴 게, 어릴 적 꿈에서 본 사람이 눈 앞에 뿅, 하교 나타났다면 믿어줄 사람이 없잖아.

그러나 유세이는 달랐음. 턱을 괴고 있는 상황에도, 제 책상에 학급 친구들이 몰리는 순간에도, 조금씩 리쿠를 훔쳐보고 있었음. 어떨 때는 눈동자만 돌려서, 어떨 때는 아예 고개를 리쿠의 쪽으로 돌리고 대놓고 쳐다보기도 하겠지. 리쿠는 그 시선을 애써 무시할 수밖에 없었음.

하기와라… 리쿠. 맞지?

두 사람만 남은 교실에서 유세이가 먼저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는. 유세이가 부르는 리쿠의 이름은 동급생들과 다르게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음. 리쿠가 움찔하며 유세이를 쳐다봤음. 어, 드디어 봐줬다. 하는 목소리는 영락없는 10대 동급생 같았지만, 어딘가 달랐음. 그래서 리쿠는 저를 부르는 유세이의 목소리에도 쉽게 대답할 수 없었겠지.

아직도 내가 어색한 거야? 너 빼고 다른 친구들이랑은 다 친해진 것 같은데, 너랑은 인사도 못 해본 것 같아.

유세이는 어느 새 리쿠의 앞 책상에 걸터 앉아 있었음. 곧이어,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려는 듯 아예 의자에 거꾸로 앉아 리쿠와의 거리를 좁혔지.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었음.

너, 정말 잘 컸구나. 잘생겼다.

이 정도로 잘 클 줄은 모르고 그냥 던져본 말이었는데, 하는 유세이의 혼잣말이 이어졌음. 어디에선가 본 적 있는 웃음. 이 웃음은, 십 년 전에 꿨던 꿈에 나온 그 남자와 똑같았음. 리쿠는 그제서야 정신이 든 듯 제 눈 앞의 유세이와 똑바로 눈을 맞췄음.

응, 고마워. 너도 예뻐, … 유세이.

물론 칭찬을 받았으니 돌려주는 것도 잊지 않고, 유세이를 따라 살짝 웃었음. 한 순간이었음. 유세이가 팔을 올려 리쿠의 머리를 쓰다듬은 건.

조금 더 크면 생각해 본다고 했던 거, 기억하지?

어때? 네가 보기엔 내가 너희 엄마보다 예뻐?

그 말에 리쿠는 입을 다물었음. 그래도 유세이는 그 뜻을 알 수 있었겠지. 곧 팔을 거둔 유세이가 뿌듯한 듯 다시 웃음을 지었음.

마지막 소원, 이루어 주러 왔어. 리쿠.

아, 꿈에 나왔던 그 사람은 신이 맞았구나. 유세이는, 정말로 신이구나.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리쿠의 얼굴이 빨개졌음. 제가 까먹고 있던 마지막 소원이 생각나기도 해서겠지.

맇쿠유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