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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9 22:24
자려고 침대에 누워 있는 오미의 전화기에서 징-- 하며 진동이 울림. 이 시간에 전화할 사람이라면 뭐..


- 오미상 비와!!


역시..
그런데 뜬금없이 비라니?


- 응?
- 우산 안 가져왔어!!!

우산을 안 가져왔다는 강짱의 목소리는 답지 않게 우렁찼고 시험을 백 점 맞았다고 엄마에게 자랑하는 아이처럼 조금은 들떠있었음.


- ... 그런..데?
- 데리러 와주세요~
- 뭐?


너무도 당당한 아이의 요구에 침대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시계를 봄.
00:08분.. 하하..
워낙에 엉뚱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었지만 일할때는 멀쩡 했는데..


- 차 없어?
- @@상이 오늘 회의 있어서 사무실 갔다 온다길래 그냥 퇴근하라 했어.
- ...
- 와 줄 거지?
- 내일 오전에 스케줄 있어서 지금 자려고 누웠어
- 그럼 못 와?
- 지금 거기 갔다가 너 데려다주고 집에 다시 오면 몇 신지나 알아?
- 그럼 그냥 우리 집에서 자면 되잖아~
- 야!!! 
- ... 안돼요?
- 당연하지, 얘가 어딜 겁도 없이..
- ...
- 택시 타고 가
- 아니에요. 집이랑 별로 안 머니까 그냥 걸어가죠 뭐. 
- 비 온다며, 택시 불러줄테니 타고 가
- 괜찮아요. 뭐 오랜만에 비도 맞고.. 좋네..
- 하...
- 그럼 푹 쉬세요, 토사카상


정말 삐진 건지 공석에서도 잘 안 부르는 자신의 성을 부르며 섭섭함을 표현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어기적 일어나며 한숨을 크게 쉬고는 차 키를 어디에 뒀는지 떠올리며 겉옷을 입던 오미는 급히 '강짱-' 하고 부름.


- 왜요?
- 2,30분쯤 걸릴 텐데 기다릴 곳은 있어?
- 올꺼야?


언제 토라졌냐는 듯 급 반색을 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픽 웃어버림.

 
- 그럼 너 비 맞고 집에 간다는데 그냥 둬?
- 히히.. 그럼 xx 앞에 있을게. 글루 와요~


비 맞지 말고 꼭 들어가 있으라 당부를 하며 급한 걸음으로 현관을 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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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끊긴 전화기 위에 떠있는 아이의 메시지에 옆에 누가 있었다면 깜짝 놀랄 만큼 크게 웃어버림.

'조심히 와요~♡'

습관적으로 붙인 하트라는 걸 알지만 이미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심장과 함께 혹시나 어쩌면 오늘 밤엔 손 한번 잡아볼 수 있으려나.. 하는 시답잖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저도 어쩔 수 없겠지..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10904_002915734_05.gif

도착한 곳에서는 오미의 차를 본 강짱이 신나서 손 흔들고 있을 듯..
숨길 의지도 없는 듯 왼손에는 우산을 꼭 쥔 채 말이지..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오미는 어쩌면 손잡는 것과 더불어 다른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음.





* 인별에 떠도는 짤 참고함.





삼대 오미강짱 오댕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