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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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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발단은 허니의 노트북에서 허니의 옛날 사진을 찾았다는 거였다. 허니는 전에 저가 네 살만 많았으면, 대학에서 테일러를 쫓아다녔을 거라고, 저는 너드라서 테일러가 관심가는 축에 끼지도 못했을 거라고 했다. 분명 그랬는데...


제 눈에 보이는 건 해맑고 뽀얗고, 지금보다 좀더 동그란 허니였다. 너드라니, 빼앗긴 기만인가. 옷은 제법 잘 입은 축에 속했고-미세스 비의 주입식 패션센스임에 분명했다- 친구들에 둘러싸여있고.



"허니... 어느 부분이 너드라는 거예요? 이렇게 기운 넘치고 친구 많은 너드가 어디 있어요?"



"어어... 책 좋아하고, 연애를 많이 못해봤다는 점이...? 나한테는 맨날 이상한 아저씨들만 꼬였단 말이에요."



"... 이상한 아저씨들?"



"난 새내기인데, 자기는 대여섯살쯤 많으면서 오빠가 해줄게 하는데 막상 아무 쓸모도 없던 인간들... 잘생기지도 않고, 키도 나보다 2인치나 겨우 크면서 자신감도 없어서 하이힐도 못 신게 하던 사람들...? 그런데 동갑이어도 항상 꼬이는 사람들은 비슷했어요. 그때 너무 착하고 거절도 잘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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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저씨들이랑 나랑 나이는 엇비슷한데. 잘생기지도 않고가 먼저 나온 거 보니까... 자기 내 얼굴 보고 만나요?"



"? 몸 보고 만나는데요."



벙찐 테일러를 보고 이내 깔깔 웃어버리더니, 능청맞게 얼굴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나시네요.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허니였다. 농담인 건 알았지만, 면전에 대고 몸 보고 만난단 얘기는 또 처음 들어서 테일러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물론 테일러 몸보고 만난다는 건 농담인데... 나 남자 얼굴보다 몸 봐요. 운 좋게도 테일러는 둘다 좋고, 인성까지 좋았던 거지. 만난지 얼마 안돼서 결혼할 것 같다고 하는 개수작에도 넘어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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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해. 개수작이 아니라 진심이었단 말이에요..."



"진심인 거 알아요. 진심인 거 아니까 만나지."



"장난치지 말고... 나 진짜 왜 만나요?"



"... 덩치는 산만한데, 입삐쭉거리면서 나 왜 만나냐고 물어보는 게 귀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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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요. 이렇게 능글맞게 넘어가려고..."


 

"진심인데. 울엄마도 울아빠 귀여워서 결혼했어요. 미스터 비는 심지어 객관적으로 잘생긴 얼굴도 아니지. 근데 귀엽다는 거 하나로 결혼했다고요. 그 뒤에 울엄마가 아빠 먹여살리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그거 알면 자기 이렇게 반응 못해요."



"... 나 귀여워요?"



"그럼. 귀여우니까 만나죠. 나는 안 귀여우면 안 만나요."



"전에 만난 사람도 귀여웠어요?"




"내가 지금껏 만난 사람도 별로 없지만, 그 중에 테일러가 제일 귀여워요. 나 애기때 사진 볼래요? 진짜 웃기게 생겼는데 진짜 귀여워요. 자타공인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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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래요."



와, 기분 풀렸다. 가끔 테일러는 말도 안되는 부분에서 질투를 했다. 테일러가 그 아저씨들 얼굴을 다 보면 자신감에 가득 차서 다신 질투 안 할 텐데. 생각하며 허니는 제 어릴 때 사진을 보여줬다, 비장의 무기인데. 너무 일찍 보여줬나. 점점 헤벌쭉해지는 테일러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웃었다.



"엄청 귀엽죠? 갑자기 막 딸 가지고 싶죠?"



"그렇긴 한데... 허니가 낳는 거니까."



"딸 미모는 아빠 외모 유전이 크대요. 감사하게도 나는 뱃속에서 엄마만 복사붙여넣기해서 나오긴 했는데... 테일러 닮으면 엄청 예쁘지 않을까 싶은데."



"허니 닮았으면 좋겠는데."



"뭐 여럿 낳다보면 딸이던 아들이던 하나쯤은 나를 닮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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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낳고 싶어요?"



"테일러네만큼 많은 건 힘든데요. 그래도 둘, 많으면 셋...? 난 내 동생이랑 있어서 좋았거든요."



테일러는 허니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면서 고민했다. 사진들을 보아하니, 저와 허니 둘 중 누구를 닮아도 얌전한 아이가 나올 것 같진 않았다. 허니 집에 갔을 때도, 허니가 얼마나 어렸을 때 신나게 뛰어다니고 잘 넘어졌는지 미세스 비가 혀를 내두르며 얘기하셨다. 그래도 동생보단 얌전했다며 허니는 옆에서 투덜거렸지만.



"나 이거랑 이거 보내줘요."



"... 진짜로? 아니, 더 예쁘게 나온 사진도 많은데?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 못생겼다."



"이게 제일 좋아요."



"진짜 취향 이상해."



허니는 투덜거리면서도 사진을 보내줬다. 아예 한참을 바라보다가 바탕화면으로 설정하는 테일러를 째려보긴 했지만, 못하게 하지는 않았다. 테일러는 그 이후로 하루에도 몇번씩 바탕화면을 보곤 했다. 아예 몇장을 골라 셔플 설정까지 해두자 허니는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어딘가로 문자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게 제 누나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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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허니의 바탕화면이 제 어렸을 때 사진이 되었을 때에야 이게 조금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절대 양보할 순 없었다. 








테잨너붕붕
#테잨뻔한롬콤

2024.03.23 15: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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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보고 만난댘ㅋㅋㅋㅋㅋㅋ존나 동의
[Code: dd85]
2024.03.23 15: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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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 센세가 성실수인이어서 붕키의 입꼬리가 내려오질 않죠ㅠㅠㅠㅠㅠㅠㅠㅠ 둘 사이에 사랑이 흘려 넘쳐서 너무 좋다ㅠㅠㅠㅠ
[Code: 6e1d]
2024.03.23 18: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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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이발 개맛있다
[Code: ff80]
2024.03.23 19: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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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 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덕에 매일 행복해... 사랑해...
[Code: 2861]
2024.03.23 19: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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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
[Code: d99e]
2024.03.23 2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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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좋아 센세 ㅜㅜ
[Code: 4e75]
2024.03.23 23: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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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아아압 달달해..........
[Code: d9ea]
2024.03.24 01:07
ㅇㅇ
모바일
몸보고 만나는ㅌㅌㅌㅋㅋ 얼굴도 수려하고요ㅠㅠㅠദ്ദി*꒦ິ⌓꒦ີ)
[Code: 3b5c]
2024.03.24 09: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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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 이렇게 행복합니다
[Code: f155]
2024.03.24 23: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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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할 수 없었데ㅎㅎㅎㅎ 더는 올라갈때가 없는 입꼬리가 더 올라가네ㅎㅎㅎㅎㅎㅎㅎ
[Code: 0a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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