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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 22:43
Tenets of devotion (chapte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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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의 효과는 다음 날 아침 에드긴에게 기분 좋게 가벼운 느낌을 주었다. 그는 앞으로 있을 여정에 대해 조금은 더 편안한 기분을 가지고 신전 안의 작은 간이침대에서 죽은 듯이 잤다.



그 모든 생각은 그들의 배가 마침내 그레이 섬을 발견했을 때 사라졌다.

섬의 해안선은 기이한 왕관처럼 바다 표면을 꿰뚫고 있는 삐죽삐죽한 검은 돌들로 모호하게 가려져 있었다. 에드긴은 그 광경에 배의 가장자리에서 움츠려들었고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 대기에 퍼져있는 무언가가 그의 새 옷을 뚫고 살갗으로 파고들려 했다. 그는 전날 은빛으로 뒤덮여 있던 손목을 하릴없이 긁었다. 그 느낌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주문이 효과를 발휘할 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젠크가 그와 가까이 있는 한, 그는 그 첫 결합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에드긴은 그 감각을 주위의 차갑고, 쓰린 공기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애썼다. 보호하기 위해서.

“그대도 느꼈나?” 젠크가 물었다. “악의 기운을?”

“음, 어디서 온 건지는 확신이 안 가는데. 삐죽삐죽한 악마의 돌인지 아니면 머리 위에 계속 맴도는 먹구름인지 말이야. 그렇지만, 느껴져. 느끼고 있어.”

“우리를 최악의 상황에서 지킬 수는 있지만, 난 그들이 우리를 집단으로 끌어들이려고 할 것이라 확신하네. 계속 반드시 그들의 속임수를 경계해야 하네.” 그는 아래로 손을 뻗어 약지에 있는 은색 띠를 꼬았다. 에드긴도 같은 것을 약지에 끼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악함보다 강하네. 명심하게나.”

“날 위해서 하는 말이야, 아니면 그 반대야?”

젠크는 미소지었다. “이리 오게. 정박을 준비하세나.”

에드긴은 섬의 해안가에 눈길을 던졌다. “...어디에?”

대답은 그가 바랐던 것보다 위안이 되진 않았다. 섬의 서쪽 부분에 곧 무너질 듯한 부두가 있었다. 그들은 부두에 발을 내리기 전에 다른 배에서 승객들이 내리는 것을 기다려야만 했다. 에드긴은 발밑에서 흔들리는 목조 구조물에 내려서는 것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젠크는 에드긴이 똑같이 따라할 수 있도록 먼저 내려갔다.

에드긴은 가까이 서서 그의 팔짱을 꼈다. 젠크는 그걸 내려다보았다.

“우린 부부라고.” 에드긴은 설명했다. “우린 이걸 사람들이 믿게 만들어야 해. 이야기를 지어내는 게 다가 아니야, 알았어? 완전히 몰입해야 한다고.”

젠크는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네. 이야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육체적 행위를 잊었군. 상기시켜 주어서 고맙네.” 그는 손을 뻗어 에드긴의 손을 잡았다.

“최선을 다하겠네.”

“어…그래. 음. 당연하지.” 에드긴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얼버무렸다.


그들은 구불구불한 오솔길 끝에서 어두운 색의 마차와 만났다. 에드긴은 그림자 광신도 집단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모든 것들에 대해서 정말이지 존경이라도 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두운 마차, 어두운 색의 옷, 모든 것이 어두운 색이었다. 심지어 마차의 내부도 값비싼 검은 벨벳으로 되어있었다. 그는 재빨리 의자만 해도 몇백 골드는 족히 넘을 마차의 값어치를 계산했다. 그들이 임무를 끝낸 뒤에 의자만 떼어 가는 생각도 해 봤지만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았다. 어찌되었든 그건 모든 일이 끝난 후에나 할 생각인 것 같았으므로, 에드긴은 마차가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하자 등을 뒤로 기댔다.


신전에서 들었던 페어하트 영주에 대한 설명은 꽤 간략했다. 해운업을 하는 가문의 부유한 사나이는 얼마 전에 아이를 잃었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로 다 쓸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재산과 함께 남겨졌다. 근거지를 마련하기 위해 땅과 돈이 필요했던 사악한 광신도 집단의 일원이 되었고. 사이비들에게 완전히 주어진 섬은 그들이 페런에 세력을 뻗칠 발판을 얻는 나쁜 방법은 아니었으며, 에드긴은 그보다 더 나쁜 계획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는 걸 봐온 경험이 있었다.

그의 옆에서, 젠크가 냄새를 들이마셨다. “이 장소가 날 동요시키고 있네.”

“잠깐, 그럼 지금 악마의 섬이 재미가 없다는 얘기야?”

“그레이 섬일세.” 젠크가 정정했고, 에드긴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내 교단의 일원들을 찾는 것이 되어야 하네. 가능한 한 이 집단에 얕게 관여하는 게 좋겠군.”

“세뇌를 피해라. 이해했어.” 그는 젠크를 보았다. “너 이 일 때문에 정말 긴장하고 있네. 안 그래?”

젠크는 무릎 위에 놓인 손을 꽉 쥐었다가 폈다. “그들은 이 집단에 살해당했거나 납치되었네. 나로서는…내 용기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드는군.”

“괜찮을 거야. 너한테 유리할 걸.”

“내 수명이-”

“나.” 에드긴은 빠르게 말했다. “내가 있잖아.”

이 말은 그에게 조금은 위안이 된 듯했다. 젠크는 고개를 끄덕이고 창문 밖을 쳐다보았다.

에드긴의 생각으로는, 이곳에 함께 도착한 작은 무리의 사람들의 대부분이 연인이라는 건 조금 이상한 것 같았다. 몇 없는 개인들은 마차에서 내리면서 긴장한 채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젠크는 에드긴이 마차에서 내려오는 것을 잡아주려 손을 내밀었다.

손을 등 뒤로 맞잡은 채 통로 입구에 서 있는 남자는 꽤 기뻐 보였다. 마차들이 떠나고 일꾼들이 그들의 짐을 가져가자, 그는 앞으로 다가와 환영의 표시로 팔을 벌렸다.

“나의 친애하는 이들이여. 반갑소. 그레이 섬에 온 것을 환영하오. 내가 페어하트 영주요. 자네들이 우리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중요치 않소, 모두가 같은 목적 아래 이곳에 모인 것만이 의미 있는 것이라오.” 그는 그들을 쳐다보았고, 무리의 몇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긴은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여기서 도대체 망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자네들 중 일부는 예상치 못한 듯 보이기도 하는구려.” 그는 에드긴과 젠크, 또다른 연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소. 중요한 것은 자네들이 여기 와 있다는 것이고, 여기에는 모두를 위한 방이 있다는 것이지. 실례하겠소, 따라오시구려.”

에드긴은 젠크 쪽으로 몸을 기댔다. “가까이 붙어. 네 사람들을 찾기 전까진 여기서 잘 헤쳐나가야 해.” 젠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표정은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가 아까 전의 육체적 행위에 대해 달가워하는 듯 했기에, 에드긴은 그의 팔꿈치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잡아주었다. “괜찮을 거야.”

젠크는 그를 바라보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럴 걸세. 믿고 있네.”




***



그들에게 주어진 방은 작았지만, 잘 정리되어 있었다. 에드긴이 예상했던 것 만큼 검은색으로 도배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침실과 연결되어 있는 작은 샤워 공간이 있었고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은 꽤 근사했다. 섬을 가로질러 펼쳐져 있는 정원은 울퉁불퉁한 해안까지 뻗어 있었다.

“침대가 하나뿐이네.” 그는 짐 가방을 열기 위해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트렁크 가방에는 류트와 단검 몇 자루를 숨기기 위해 그가 만들어 둔 이중 바닥이 있었다.
“동전이라도 던져서 정할까?”

“난 교단의 일원과 일원이 아닌 동료들과 침상을 공유한 경험이 많네. 그런 사소한 문제엔 연연하지 않아.”

“농담으로 한 말이었어. 담요를 혼자 다 차지하진 말라고, 알았지?” 젠크는 그를 보고 말없이 눈을 깜박거렸다.

“...됐어. 신경쓰지 마. 긴장하지 말고 힘 풀어. 칵테일 아워 전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있어. 그때까지 시간이나 좀 때우자고.”

“영혼 모임이지.” 젠크가 중얼거렸다.

“그 이상한 거. 그래. 몸 좀 씻고, 잠깐 눈 좀 붙여. 머리를 비우라고.”

“모인 영혼들을 조사해 봐야겠네.”

에드긴은 트렁크를 찰칵 소리와 함께 닫고 일어섰다. “젠크. 여기서 우리가 정보를 다 얻지 못했더라도 이 괴상한 사이비 저택에서 계속 돌아다니면 안 되고, 여기 누가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 전까진 그것도 하면 안 돼. 씻고, 와인이나 좀 마시라고. 그런 다음에 알아보자. 괜찮지?”

젠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그는 결국 입을 뗐다. “명상을 좀…해야겠군. 그대의 말이 옳아. 스스로가 집중력을 잃게 두어선 안 되지. 더 노력하겠네.”

“잘하고 있어.” 에드긴은 말했다. “걱정되는 건 알아. 하지만 우린 이걸 함께 할 거잖아.”

“고맙네.” 젠크는 자켓을 벗으며 말했다.

“뭐, 남편이 이럴 때를 위해 있는 거 아니겠어?” 그는 젠크가 자켓을 벗는 걸 보기도 전에 몸을 돌려 침대로 가서 부츠를 벗고 누웠다.

발두르의 문에서 들렀던 신전에는 그가 떠나기 전 몰래 습격했던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의식 전이나 그 아침 전까지 샤르 여신에 대해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에드긴은 쓸만해 보이는 것을 찾기 전까지 책장을 샅샅이 뒤졌다.

샤르 여신에 대한 책이 나오기까지 트렁크를 뒤지는 데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많은 부분이 고통과 슬픔에 대한 것이었는데, 페어하트 영주의 사연과 연결되는 듯했다. 속이 별로 안 좋아져서, 에드긴은 책을 옆으로 던져놓은 뒤 팔을 베고 잠에 빠져들었다.

그는 삼십 분 후 쯤에 욕실의 파이프 소리에 잠에서 깼다. ‘낡은 저택이군.’ 그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 손에 얼굴을 문지르면서 생각했다. 그들이 여기 이곳저곳을 탐험할 기회가 있은 후엔 잠을 좀 잘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젠크는 영혼 모임 시간-뭐라고 부르던 간에-을 위해 새 바지로 갈아입은 채 욕실에서 나왔고, 셔츠는 벗은 채였다. 셔츠 없이 젖어 있고, 약간 빛나는 가슴팍에서 에드긴은 시선을 돌렸다.

“그…칵테일 아워까진 얼마 정도 남았지?” 그는 재빨리 침대에서 다리를 내려 부츠를 신었다. “너, 음. 바꿨네. 옷을. 옷을 바꿨어.”

“그렇다네. 푸른 색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올 때 입었던 검은 옷 대신에 어두운 푸른색을 걸친 그는 정말로 더 근사해 보였고, 심지어는 좀 더 기분이 나아진 듯 했다. 에드긴은 말을 건넬까 고민했지만, 그냥 입을 다물기로 결정했다. 그가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든, 에드긴은 할 수 있었다. 이 장소는 이미 그 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했으니까.

“난 그냥 이대로 가려고.”

“그러는 게 좋겠네. 어두운 회색은 그대에게 잘 어울리니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생각했었네.”

에드긴은 빠르게 숨을 들이쉬었다. 지금 해야 하는 이상한 임무 때문에 그는 그냥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 “영혼 모임으로 좀 일찍 갈래?”

“그러지.” 젠크가 빠르게 말했다. 그는 드디어 다행히도 셔츠를 입었고 바지에 끼워 정리한 참이었다. “그러는 게 좋겠네.” 그는 재킷을 걸치고 에드긴에게 팔을 내밀었다. “가시겠나?”

“그래야지.”

그 생각을 한 건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몇 연인들은 음료를 홀짝이면서 모여달라고 요청받은 장소인 무도회장에 흩어져 있었다. 에드긴은 벌꿀 술 두 잔을 집어들고 하나를 젠크에게 건넸다. 젠크는 음주를 잘 하지 않는다고 직접 인정했지만, 술을 받고는 건전하게 한 모금을 마셨다.

“...모든 주류는 이런 맛이 나야 하네.” 그는 말했고, 에드긴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거 알아? 우리가 의견이 일치한 것 목록에 이것도 추가해야겠어. 지금은 짧은 목록이지만, 더 길어질 수 있겠는걸.”

젠크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대는 우리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어..아니. 그냥-” 에드긴은 한숨을 쉬었다. “그냥 농담이었어. 미안. 통하진 않은 것 같네.”

젠크는 한 잔을 더 집어들었다. “그대가 옳을지도 모르지. 예를 들자면, 그대가 농담이라고 부르는 것들의 시기에 동의하진 않네. 그것이 재미있다는 것에도 항상 그러하고.”

에드긴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맞아. 조금은..자제해야겠네. 더 진지해야겠어. 그러면 되는 건가?”

젠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항상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겠네.”

“세상에, 이곳이 벌써 네게 영향을 미치고 있군.”

젠크는 날카롭게 그를 바라보았다. “난 티르 신의 팔라딘이네.” 그는 사납게 말했다. “이곳에 퍼져 있는 악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지.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맹세를 깬 듯한 느낌이 든다네.”

“워워.” 에드긴은 잔을 내려놓고 젠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진정해, 알았지? 그냥…마음을 가다듬어 봐. 그거만 기억해. 네 맹세의 교리가 뭐지? 말해 봐.”

젠크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정직.”

“좋아, 일단 그건 넘어가고.”

“용기. 연민. 명예.”

에드긴은 미소지었다. “그건 이미 많은 것 같고.”

“...그리고 의무.”

에드긴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 뭐. 그거 때문에 여기 와 있잖아, 맞지?”

“내가 실패한다면, 더 많은 영혼들이 길을 잃을 것이네.”

“실패하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에드긴은 말했다. “날 믿어.” 그는 잔을 집어들어 젠크의 것에 부딪혔다. “헌신의 교리를 위하여.”

젠크는 마침내 안정을 찾았다. “헌신의 교리를 위하여.” 그들은 잔을 모두 비웠다. “한 잔 더 해도 좋겠네.”

“좋은 생각이야. 금방 올게.”

에드긴은 벌꿀 술 두 잔을 더 가지러 갔다. 카운터로 걸어가면서 그는 시선을 느꼈다. 그를 세밀하게 살피는 시선을. 그는 시선을 살짝 돌려 남편인 것으로 보이는 남자의 옆에 서서 와인을 들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 그녀의 시선은 그가 잔을 들고 젠크에게 돌아오면서 무도회장을 가로지르는 것을 따라왔다.

“나한테 키스해.” 그는 내뱉었다.

젠크는 놀라 보였다. “뭐라고?”

“지금 감시당하고 있어. 우린 여기서 외부인이고 아는 사람도 없어. 내게 입 맞추고 사람들이 믿게 해.”

젠크는 에드긴이 가끔 부러워했던 그 우직한 집요함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테이블에 잔을 내려놓고 다른 손을 에드긴의 턱을 감싸쥐면서 입맞춤으로 그를 끌어당겼다.

지아가 있었기에 처음은 아니었다. 전혀. 에드긴은 수년 동안 많은 사람들과 키스를 나눴다. 그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속하지 않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 선함을 증명하기 위해 입술을 내어주었다. 그는 결과나 영향이 없더라도 그의 이익을 위해서까지도 그렇게 했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고. 그는 그걸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감옥에서 2년을 보냈고 그 이후론 모든 것을 바로잡으려 또 1년을 보냈다. 키스할 시간이나 기회라곤 없었다. 지금까지는. 젠크의 혀는 정확한 위치를 건드렸고 버거웠으며 입안에 꽃을 피우는 것 같았다. 턱을 감싸쥐고 있는 손은 부드러웠고 그를 만지는 손길은 사려깊었다. 에드긴은 그 흐름에 몸을 맡겼다. 그걸 따랐다. 그는 숨을 멈췄다. 그는 한 손으로 젠크의 코트 자락을 움켜쥐었고 다른 손에 들고 있는 잔이 산산조각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그리고- 키스가 끝났다. 젠크는 뒤로 물러났다. 에드긴은 마침내 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감시당하고 있나?’ 젠크가 물었다.

에드긴은 침을 삼켰다. “아니.” 그는 쉰 목소리를 말했다. “아니야.” 그는 고개를 돌려 길게 술 한 모금을 마셨다.

영혼의 무리는 꽤 조용했다. 페어하트 영주는 마침내 무도회장으로 내려왔고 더 많은 술이 음식과 곁들여져 나왔다. 날씨가 조금 개어서 그들은 정원으로 이어져 있는 문을 열었다. 젠크가 그에게 가까이 기댔다.

“난 영지 경계를 확인하겠네.” 그는 말했다. “그대는 무얼 할 계획인가?”

“영혼의 무리에 들어가야지, 아마도.”

젠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군. 행운을 빌겠네.” 그는 단단한 손으로 에드긴의 팔을 쥐었다 놓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에드긴은 그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그가 나갔을 때, 그는 열기를 가져가 버렸다. 은빛이 그들의 살갖에 번졌을 때 생겼던 그 열기를. 그는 옆에 있던 탁자에 몸을 가눴다.

“실례해도 될까요?”

에드긴은 고개를 돌렸다. 아까 그를 쳐다보고 있었던 여인이었다. 그녀는 긴 의자의 끝부분에 걸터 앉아, 아까와는 달리 혼자 있는 상태였다. 그녀는 계속 꽤 괜찮아 보이는 화이트 와인만 마시고 있는 것 같았다. 에드긴은 벌꿀 술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당신을 처음 본 것 같아서요.” 여인이 말했다.

“에드긴 라벤트리입니다.” 그는 악수를 청했고 그녀는 받아주었다.

“다이애나 벨트에요.”

에드긴의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벨트 가문은 귀족이었다. 발두르의 문 출신 귀족. 그는 재빨리 무도회장을 둘러보았고, 이곳에 있는 거의 모두가 귀족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을 깨닫고 흠칫 놀랐다. 에드긴은 페어하트 같은 귀족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와 젠크를 귀족으로 꾸몄지만, 그건 옳은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가 아는 사람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아마 덜 알려진 귀족 일원들이라고 여겨져 괜찮을 것이었다. 그러나, 계속. 계속해서, 무언가가 그의 신경을 긁었다.

“영광입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 옆에 빈 공간을 손짓하며 말했다. “실례해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죠.” 그녀는 살짝 옆으로 움직여 드레스 자락 옆에 그의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다른 일원들과 함께 도착한 거죠, 맞나요?” 에드긴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과 난 이곳에 며칠 동안 있었죠. 우리와 함께 왔던 이들 중 일부는 이미 돌아갔지만, 내가 알아본 바로는 그 절차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군요.”

에드긴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자세한 것들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요.” 그는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우리도 잘은 모른 채 이곳에 왔어요.” 그녀는 말을 이었다. “뭐, 물론, 다른 이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요. 도시에서 무슨 말이 돌아다니는지 알죠?” 에드긴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술 한 모금을 마셨다. “프레드릭과 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그걸 하기로 결정을 내렸답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언제 알게 되었죠?” 그녀는 물었다. “때가 되었다고 느꼈나요?”

에드긴은 맞는 답을 찾으려 시선을 내렸다. “전…제가 생각하기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순간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그냥 어느 날 깨닫게 된 거죠, 그렇지 않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나도 그랬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사소한 것들이 조금씩 쌓여가다가요.” 그녀는 슬픔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처럼 유리잔을 들여다봤다. “그가 키스했을 때, 당신은 슬퍼 보였어요. 그가 그렇게 했을 때 내 마음도 아팠죠. 그가 아직까지도 결정을 되돌리려 애쓰고 있는 건가요?” 그녀는 답을 기다리지 않은 듯 말을 이었다. “결혼이란…고통스러운 거죠. 당신은 옳은 일을 했다 여기고, 그걸 옳은 선택이라고 해 왔지만…벗어날 길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당신 자신을 잃게 되는 거예요.” 그녀는 떨리는 숨을 내뱉었다. “용서하시길, 라벤트리 경.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네요.”

에드긴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건냈다. “있는 그대로 말해 보세요. 들어드리겠습니다.”

“음, 내 말은-” 그녀는 손수건을 받아 눈가를 꾹꾹 눌렀다. “말하고 싶은 건 그게 다예요, 그런 거죠. 난 남은 생애 동안 그가 내게서 가져가버린 걸 잃은 채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이건…” 그녀는 무도회장을 손짓했다. “이건, 정말이지 선물이죠. 그런 기회를 다시 준다고요? 다시 시도할 기회를?”

“새로 시작할 기회를요.” 그는 이 대화가 무엇을 향해있었는지에 대해 전혀 달가워하지 않으며 그녀의 말을 이었다.

“맞아요.” 그녀는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가 프레드릭을 잊기만 하면, 나는…난 다시 태어난 것처럼 자유로워질 거예요. 말하자면 부활인 거죠. 우린 아이도 없고요. 난 새출발해서 내가 정말로 바랬던 삶을 살 수 있는 거에요.” 다이애나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난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녀는 말했다. “그의 아내가 되는 대신에요. 참 재미있죠, 우리가 삶에서 얼마나 선택할 기회가 없었는지를 생각하면 말이에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에드긴은 불편하게 침을 삼켰다. “그렇죠.” 그는 손수건을 돌려받으며 간신히 대답했다. “정말로요.”

다이애나 벨트는 그에게 미소지었다. “고마워요, 라벤트리 경. 당신의 친절에 감사해요. 이 기억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녀는 일어나서 정원으로 향해 있는 문으로 걸어 나갔다.

에드긴은 술잔을 쭉 비웠다.

이런. 망할.








오늘도 읽어줘서 ㅋㅁ
타씨업로드 ㅇ


던전용 팡니 레장페 젠크에드긴 레장페팡니
2023.11.16 00:01
ㅇㅇ
입안에 꽃을 피우는 것 같았다니 너무 낭만적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5f70]
2023.11.18 01:08
ㅇㅇ
모바일
역시 위장결혼엔 위장키스를 해야지ㅇㅇㅋㅋㅋㅋㅋ젠크 필터 없이 에드긴 칭찬하는 거나 두근거리는 에드긴 존커ㅋㅋㅋ
[Code: 1a65]
2023.11.21 00:39
ㅇㅇ
모바일
에드긴 키스하라니 크아아ㅏ아아아악 하 썸타는 거 봐 ㄱㅇㅇ
[Code: f712]
2024.01.03 08:54
ㅇㅇ
모바일
미친 존잼이다 ㅋㅋㅋㅋㅋㅋ
[Code: 9f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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