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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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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부스럭거리며 이불을 대충 뻥 차던 매버릭은 눈을 뜨고 한참이 지나서야 자기가 누워있는 공간이 본인의 관사가 아님을 깨달았다. 취해서 누구를 붙잡고 잤는지 기억조차 안 났던 매버릭은 윤기나는 머리칼을 부여잡았다. 아, 씨발...구스한테 뒤졌다...

방문에 귀를 대고 바깥의 소리를 살피던 매버릭은 조용한 걸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오케이, 일단 거실엔 아무도 없는 거 같은데? 까치발을 들고 살금살금 현관으로 걸어가는 매버릭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스가 헛기침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큼, 매버릭?"
"뭐야? 내가 왜 여기 있어?"
"네가 취했으니까."
"내가 취한 거랑 내가 여기 있는 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데. 똑바로 설명해, 야 혹시 우리..."
"우리?"
"설마, 우리...잤냐?"
"매버릭, 난 취한 사람과 자는 취미따윈 없어."
"하, 다행이다."


왜 다행이지? 나는 남자로 보이지도 않는다는 건가. 아이스는 자존감이 파사삭 부셔지는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술 좀 작작 마셔.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였으면 큰일 날 수도 있는 거 알지.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마시면 군 품위유지의무 위반이야. 징계일 수도 있다고."
"야, 재워준 건 고마운데 넌 말뽄새가 왜 항상 그 모양이냐? 그냥 한 번 구해줬으니까 다음엔 밥 한 번 사, 이렇게 넘어가면 안돼? 넌 뭐가 그렇게 잘나서 매번 지랄인데? 어?"
"매버릭, 나는 그저 지금 탑건에서 너 혼자 여자니까..."
"그래, 너 말 잘했다. 탑건 안에서 나 혼자 여자지만 누군가의 보호는 필요없어. 왜냐하면 나는 빌어먹을 정도로 좋은 실력을 가진 해군 파일럿이니까. 아이스맨, 난 너와 비행점수론 1등을 다투는 중이야. 네가 날 똑바로 봤으면 알겠지. 아, 맞다. 넌 나와 겨루는 현실을 직시할 생각이 없었지?"
"하, 매버릭 네 비행은 너무 위험해. 확률이 적은 쪽에 거는 건 전략이 아니고 도박이야. 네 실력은 문제가 아니야. 이해가 안 가? 너 하나가 잘못하면 죽는 건 동료들이라고."
"네 비행이 얼마나 훌륭한지 모르겠지만 확률이 적은 쪽에 걸어도 나는 해낼 수 있어. 그건 누군가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에 선택한 거거든. 너는 항상 네가 옳지? 그러니까 날 아래로 보는 거잖아. 이래서 동료파일럿을 동료로 취급 안 하는 새끼들은 정말 최악이야! 내가 왜 매번 너한테 평가당해야 하는데? 단지 여자라서?"


작은 체구에서 바득바득 쏟아내는 험악한 말들과는 다르게 매버릭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쏟아지고 있었다. 눈꼬리에 매달린 눈물과 흥분으로 빨개진 뺨이 아이스의 심기를 마구 헤집어댔다. 아이스가 당황한 얼굴로 아무말도 못하고 서있자, 매버릭은 말을 끝내고 아이스의 어깨를 팍 밀어 바깥으로 나갔다. 쾅 소리와 함께 아이스의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아, 나 매버릭한테 상처를 줬구나.


밀려오는 자괴감에 아이스는 손바닥으로 얼굴 전체를 가렸다. 다른 애들이 매버릭을 여자로 보는 게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했다. 걔네들보다 어쩌면 내가 매버릭을 여자로 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 와중에도 북처럼 커지는 심장소리에 아이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


아이스는 벌써 일주일째 매버릭에게서 없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 사정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매버릭이 또 재수없이 군다고 생각했겠지만 당사자는 본인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슬라이더는 매버릭에게 아무리 그래도 무시는 아니지 않냐, 따지려 했으나 아이스가 괜찮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슬라이더, 내가 괜찮아.

매버릭은 구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물자국이 가득한 얼굴을 본 마더구스는 눈치가 빠른 편이라 금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림짐작으로 알게 되었다. 매버릭이 싫어하는 위안이 섞인 말보다는 좋아하는 여러 간식들로 그를 위로했다. 그리고 원래도 매버릭을 자주 챙겼지만 더욱 매버릭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를 챙겼다.


하지만 리오들만 교육받는 시간은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만 했다. 파일럿들은 리오들이 교육을 받는 동안 대기실에서 각자의 일에 전념했다. 매버릭은 불편해진 분위기를 회피하기 위해 복도로 나왔다. 하필 감정이 폭발했던 날, 아이스맨에게 자신의 속을 다 보여준 것만 같아서 매버릭은 부끄러웠다. 아니, 그니까 왜 거기서 또 시비를 거냐고... 매버릭은 고개를 숙이고 눈꼬리를 추욱 내리며 생각했다. 하, 이게 내 잘못이야? 진짜 짜증나아... 멀리서 아이스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한 매버릭이 계속 혼자 중얼거렸다. 아이스가 조용히 다가가다가 헛기침을 한 번 하자, 그제서야 매버릭이 고개를 들었다. 헉, 아이스?


"그...불편하지 않으면 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음, 빨리 끝내준다면?"
"응 그럴게."
"......"
"매버릭, 지금까지 내가 한 건방진 행동들 모두 사과할게. 이건 내가 용서받고 그러려는 게 아니라 정말 내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아서야. 내가 했던 언행들이 불편했을텐데 말해줘서 고마워. 그리고...오늘도 이렇게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싫으면 사과 받지 않아도 돼. 내가 더 노력할게."


정직한 회색빛의 눈동자가 매버릭을 향했다. 절절매는 아이스맨의 모습을 처음 마주한 매버릭이 그런 아이스를 힐끔 쳐다봤다. 그러고는 입술을 달싹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매버릭이 사과를 받겠다는 짧은 대답을 하자 아이스는 알겠다고 말했다. 매버릭이 괜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동안 아이스는 자신의 안절부절 못하는 손을 내렸다 올렸다. 긴장한 탓에 턱 쪽 힘이 들어간 아이스는 바로 불편하지 않도록 대기실에 들어가겠다고 나긋하게 말하며 매버릭에게서 천천히 멀어졌다. 아이스가 대기실로 들어갔지만 코코넛 향이 여전히 남아 매버릭의 코를 간질였다.






IMG_3567.jpeg

쌓아놨던 감정을 폭발시키는 매버릭



재생다운로드icece7.gif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아이스맨




아이스매브ts
2024.02.08 10:04
ㅇㅇ
모바일
내센세와 동접!!! 꺄아아아아 내센세가 어나더를 주셨어!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
[Code: 97ba]
2024.02.08 10:25
ㅇㅇ
모바일
어름이가 매브 울렷으니까 평생 사랑으로 책임져....
[Code: 1416]
2024.02.08 10:48
ㅇㅇ
모바일
사랑하네...
[Code: e0a0]
2024.02.08 10:58
ㅇㅇ
모바일
ㅈㄴㅈㄴ 재밌고 설렌다 ㅠㅠㅠㅠ얘들 썸타기 시작하는 과정이 너무 간질간질거려 센세는 천재다!

"네 비행이 얼마나 훌륭한지 모르겠지만 확률이 적은 쪽에 걸어도 나는 해낼 수 있어. 그건 누군가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에 선택한 거거든.
매버릭 ㅈㄴ 멋져 진짜 매버릭은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비행을 하는 파일럿이야 ㅠㅠㅠㅠ
[Code: 06a5]
2024.02.08 11:01
ㅇㅇ
모바일
매버릭의 눈물섞인 말을 듣고 자신의 오만함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아이스 존멋 아이스가 떠난 후에도 코코넛향을 느끼는 매브라니 이미 매브도 아이스에게 감겼네 존좋 ㅠㅠㅠㅠ
[Code: 03a2]
2024.02.08 1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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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이 역시 멋진 남자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윽시 별 네 개 사령관 될 재목이야 ㅋㅋㅋㅋㅋ
[Code: 9780]
2024.02.08 2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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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간질간질 설레고 풋풋하고 달달해 얘들 썸타는거 보는데 왜 내 몸이 배배꼬이냐 ㅋㅋㅋㅋㅋㅋㅋ
[Code: c548]
2024.02.11 16: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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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투닥이는거 어ㅐㄹ케 ㄱㅇㅇ ㅜㅜ
[Code: f5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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