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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1 15:06
※ ts 소재 주의


01.


친아버지가 듀크 미첼이었다는 사실보다 여자라는 이유로 매버릭은 매번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야 했다. 비행 실력도, 격추 기록도, 연습 기록도 매버릭-구스 팀이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지만 군은 매버릭에게 탑건 행 티켓을 허락하지 않았다. 매버릭은 조그만 몸으로 열을 내며 상관에게 불합리함을 어필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미첼 대위가 이해하게. 라는 한 마디 뿐이었다. 사회에서 받았던 지긋지긋한 차별을 피하려고 군에 들어왔건만 군 역시도 폐쇄적인 집단이었다. 군생활에서 성차별만 매버릭을 괴롭히는 것은 아니었다. 윗선만이 아니라, 동기들 사이에서도 매버릭을 쑥덕거리는 주제로 설정하기 일쑤였다. 매버릭 앞에서 대놓고 쑥덕거리진 않았지만 이런 거에만 눈치가 빨랐던 매버릭은 뒷말이 오고간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구스가 많이 막아주려 노력했으나 구스 혼자서 모든 것을 막을 순 없었다. 그걸 알았기에 비행을 더 잘해서 구스를 꼭 탑건에 데려가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순위에 밀려 가지 못했다는 게 억울해 침대에서 혼자 찔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매버릭에게도 가끔 오는 행운이 존재했다. 윗선에서 찍어놨던 쿠거가 트라우마때문에 탑건에 가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다른 머저리들은 탑건을 보낼 실력이 안됐으니 윗선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매버릭과 구스 팀을 탑건에 보내게 되었다. 상관에게 명령을 받은 매버릭은 집무실에서 나오자마자 퉁퉁 부은 눈으로 구스에게 달려가 소식을 전했다.


"구스, 우리 탑건 가!!!!"


구스도 크게 기뻐하며 매버릭을 얼싸안았다. 거위 부녀를 향한 주위의 질투어린 시선은 그들에게 닿지 않았다.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탑건에 입교했고, 그렇게 톰 카잔스키와 론 커너를 만나게 되었다.


-


틈만 나면 으르렁거리는 아이스와 매버릭은 언젠가부터 탑건의 명물이 되었다. 비행만 같이 하면, 강의 자리가 겹치면, 아니 눈만 마주치기만 하면 둘은 싸워댔다. 모두들 매버릭은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으나—매버릭의 성질은 탑건 내에서도 이미 유명했다—아이스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ice cold, no mistake.라는 문장에 맞지 않게 과한 감정이 흘러보일 때마다 조금씩 이상하다는 말이 뒤에서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뒤에서 흘려대는 말보다 앞에서 보이는 비행실력을 겨루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차례 훈련을 끝내고 돌아온 아이스는 바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무전으로 입씨름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위험한 비행을 하면서 절대로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는 매버릭때문에 아이스는 머리끝까지 열이 오른 상태였다. 신경질적으로 비행수트를 벗자, 옆에 있던 슬라이더가 말했다.


"감정 좀 다스려. 너 원래 안 그러잖아."
"...슬라이더, 나는 동료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
"알아. 그치만 매버릭도 그러고 싶진 않을걸."
"걘 너무 위험해. 아까 못 봤어? 오차가 있었으면 바로 추락했을 거라고. 그걸 내가 어떻게 눈을 뜨고 봐?"
"네 말이 맞긴 하지만 오차도 없었고, 깔끔한 비행이긴 했어. 매버릭도 네 도발만 아니면 조용해질 거 같지 않아? 아이스, 너답지 않게 왜 무시를 못 해."


슬라이더가 보기에도 아이스는 유독 매버릭에게 박하게 굴었다. 그걸 아니 매버릭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까지 괜히 반응을 크게 하는 거겠지. 슬라이더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아이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동안 제가 봐온 아이스는 싫은 사람에겐 딱히 반응을 한 적이 없었다. 근데 오직 매버릭에게만 신경이 쏠려 과하게 반응을 했다. 아이스맨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지적을 많이 했던가? 아이스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조언으로, 감당하기 싫은 사람이라면 무시로 그 사람을 대했다. 이 법칙을 유일하게 벗어난 사람은 매버릭뿐이었다. 자신의 파일럿이 예민하게 굴면 슬라이더 입장에선 퍽 난처해졌다. 다른 파일럿들, 특히 구스가 슬라이더를 달달 볶아댔으니 슬라이더는 아이스를 자제시킬 필요가 있었다.


-


모처럼 훈련이 없는 날이었다. 부대 밖을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하루가 주어졌다. 반복된 훈련에 지쳐있던 파일럿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매버릭은 그럴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쏟아졌던 제안을 모두 다 거절한 매버릭은 사람들이 빠져나가 조용해진 건물들을 지나쳐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떻게 찾은 건지 구스가 매버릭에게로 달려왔다.


"매브, 배구하러 가자! 제발, 어? 슬라이더새끼 코를 바짝 눌러줘야한다고!"
"구스, 나 아직 교본을 다..."
"슬라이더가 나보고 파트너도 없다고 개무시했단 말이야. 제발, 피트."
"뭐? 이 새끼 안 되겠네? 구스, 앞장서. 다른 건 몰라도 내 리오를 모욕하는 건 봐줄 수가 없지. 가자."


구스의 팔을 붙잡고 당당하게 걷던 매버릭은 모래사장에 도착하자마자 얼굴이 살짝 굳었다. 구스, 너 쟤도 같이 한다고 얘기 안해줬잖아... 구스는 불편해하는 매버릭을 애써 달랬다. 오히려 아이스를 누를 좋은 기회라고 설득하는 구스에게 매버릭은 결국 넘어갔다. 매버릭은 구스가 하자는 건 웬만하면 다 해주고 싶었으니까. 어떤 놈들이 나올지 둘러보던 매버릭이 입고 있던 무스탕을 벗고 흰 나시티와 짧은 핫팬츠 차림으로 비치발리볼 경기에 나섰다.


공을 받아내려 모래더미를 뒹구는 모습마저도 예뻤다. 검정색의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어 하얀 목덜미가 뽀얗게 드러났고, 탄탄한 팔근육이 공을 향해 뻗어졌고, 매끈한 허벅지가 시선을 이끌었다. 고운 얼굴에 근육이 붙은 몸매까지, 과연 이번 탑건 기수의 스윗하트—매버릭은 이 별명을 붙인 놈을 패주고 징계를 받을 뻔 했다—라는 암암리에 도는 별명에 걸맞았다. 아이스 옆에 앉아 있던 슬라이더마저도 꼴통이 제법 예쁘다는 소리를 할 정도였으니, 다른 파일럿들의 시선도 비슷했을 터였다. 아이스는 그게 불쾌했다. 왜 매버릭을 파일럿이 아닌 '여성'으로 보지? 선글라스 아래에 가려진 아이스의 표정은 짜증스러웠다.

매버릭이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벤치에 앉자 근처에 있던 파일럿들이 그 주위를 둘러쌌다. 구스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물병을 따주려는 놈, 수건을 건네주는 놈, 부채질을 해주는 놈... 그 사람들을 모두 비집은 아이스는 그에게 다가갔다. 장미빛으로 물든 뺨이 한 눈에 확 들어왔다. 거기에 더해진 눈웃음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심기가 불편해진 아이스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옆에 있는 다른 사람과 말하는 매버릭에 괜히 골이 나 마음에도 없는 퉁명스러운 말이 튀어나왔다.


"덮어."
"뭐?"
"이걸로 덮으라고."
"더워 뒤지라는 소리냐? 야, 시비 좀 작작 털..."
"애들 시선 좀 신경 써."


아이스를 보자마자 표정을 찌푸린 매버릭은 한숨을 쉬고 아이스가 건넨 셔츠를 받았다. 땀을 많이 흘렸으니 무스탕보다는 셔츠로 덮는 게 더 낫겠다는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이었을 뿐, 아이스맨의 판단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아이스맨의 판단이 아예 틀린 것도 아니었지만. 아이스가 셔츠만 주고 제자리로 돌아가자 매버릭은 셔츠에서 아이스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쳇, 지랑 잘 어울리는 걸로 뿌리네. 짜증나. 탑건에 오고 처음으로 매버릭은 아이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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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시비에 진저리치는 매버릭




재생다운로드130.gif

비치발리볼하는 매버릭을 보고 짜증내는 아이스




아이스매브ts
2024.02.01 15:09
ㅇㅇ
모바일
케케케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서로 ㅈㄴ 신경쓰이죠? 의식되죠? 케케케
[Code: 8bd3]
2024.02.01 15:11
ㅇㅇ
모바일
야들아 그거 사랑이다
[Code: 397f]
2024.02.01 15:11
ㅇㅇ
모바일
햐 그거 사랑이야
[Code: 932d]
2024.02.01 15:20
ㅇㅇ
모바일
어름아 그거 사랑이다
[Code: ec10]
2024.02.01 16:03
ㅇㅇ
모바일
너네 그거 사랑이다
[Code: d7d2]
2024.02.01 16:07
ㅇㅇ
모바일
누구보다 더 매버릭을 여자로 보는 아이스 ㅋㅋㅋㅋ존잼이다 얘들 썸타는거 연애하는거 억나더로 주세요 센세 ㅠㅠㅠㅠㅠ
[Code: c89a]
2024.02.01 16:30
ㅇㅇ
모바일
센세 이거 프롤로그죠?????? 이 편이 끝일리없어..........
[Code: a1f9]
2024.02.01 16:39
ㅇㅇ
얘드라 그거 사랑이다......... 센세 제발 억나더 !!!!!
[Code: 2e41]
2024.02.01 17:24
ㅇㅇ
모바일
음 개맛도리~
[Code: 77b6]
2024.02.01 17:59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 혐관시작 맛도리 ㅋㅋㅋ
[Code: 4ea1]
2024.02.01 18: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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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케 말로는 거슬린다고 하지만 이미 감겼죠?? 질투하죠??
[Code: 1482]
2024.02.01 2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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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어머 얘네 자각이 느리다!!!!!!!!!!!!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d0f]
2024.02.02 06:27
ㅇㅇ
모바일
ㅁㅊ 존나 설레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 센세 제발 억나더ㅜㅜㅜㅜㅜㅜㅠㅠㅠ
[Code: 4ad0]
2024.02.04 15:47
ㅇㅇ
모바일
케케케케 사랑이죠???? 자각 못해서 더 존맛ㅋㅋㅋㅋㅋㅋㅋ
[Code: 9f4c]
2024.02.07 23: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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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이 너 매브를 실력으로 인정 안해주는 주변에 짜증나고 매브 위험하게 비행하다 다칠까 걱정되는구나? 오케이오케이
[Code: d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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