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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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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시니어슈슈
#싱글대디시니어의아들을돌봐주는슈슈



이제 주니어는 제법 이곳저곳을 뛰어다닐만큼 자라났어. 신발을 혼자 신어보려 하기도 하고, 이거좋아 저거싫어 호불호 표현도 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지. 키도 껑충 자라난 주니어는 벌써 시니어의 무릎만큼 자랐지. 아침저녁으로 카잔스키 저택의 가주를 맞이할때면 이제 주니어는 슈슈의 품이 아닌 슈슈의 손을 잡고 서있다 시니어에게 달려가 아버지의 다리를 끌어안았어.

아이가 자라난다는건 기특한 일이지만 동시에 더 고생스러운 일이기도 하지. 조그만 녀석이 누굴 닮아서 고집이 이렇게 센건지 모르겠어. 요즘은 무엇이든 자신이 해보겠다며 손을 잼잼이는게 일상이야.


"압빠? 압바 아야? 호- 해조?"
"주니어. 물수건으로 아버지 이마를 닦아주겠니?"
"응! 준녀! 주녀할래!"


슈슈의 한 손으로는 물기를 다 짤 수가 없어 대신 사용인이 건내준 물수건을 주니어에게 건내주었어. 젖어있는 수건은 작은 손이 잡기엔 꽤 무게가 나갔지. 두 손으로 야무지게 물수건을 꽉 쥔 주니어를 안아 시니어의 침대 위로 올려주자 꽤 진지한 얼굴로 아버지의 얼굴을 닦아내는 주니어였어. 힘을 주어 열심히 피부를 닦아내는 행위 자체가 다소 거친 탓에 시니어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뜨긴 했지만 말야.


"주니어 살살, 살살해야지... 아."
"...주니어?"
"아빠!"


시니어의 얼굴을 벗겨내기라도 하려는지 팔에 힘을 주어 닦아내던 주니어가 방긋 웃었어. 난데없이 자다가 봉변을 당한 시니어로썬 지금 제 가슴팍위로 기어올라오는 주니어를 포함해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설명을 원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밖에 없었지. 그러다보니 가장 가까이에 앉아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슈슈와 눈이 마주친 시니어였어. 하필 지금 제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이 꼴로 마주해야한다니. 얼굴이 붉어진 시니어가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기침이 터져나왔어.


"카잔스키도 열병에 걸리는군."
"...아이가, 옮으면 어쩌려고."
"옮는 열병이 아니라는 걸 자네도 알잖아?"


천연덕스러운 슈슈의 대답에 시니어는 말을 잇지 못했어. 맞아. 슈슈의 말대로 시니어를 앓아 눕게한 사랑의 열병은 다른 누군가에게 옮길리가 없는 열병이지.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제 마음을 알고도, 심지어 본인도 같은 마음인데도 받아주지 않는 슈슈의 탓임을 알면서도 저런 반응이라니. 저자가 지금 자신을 놀리는 건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도 시니어가 더 잘 알고 있었어. 하지만 갑자기 저렇게 뻔뻔스럽게 굴 사람도 아닌데. 시니어가 계속 기침을 하자 목을 끌어안고 있던 주니어가 눈썹끝을 축 내리고 걱정되는 얼굴로 제 아버지를 바라보았어.


"압바. 압빠 호오-. 아야, 안대애."
"...장난치지 말고 내려가렴 주니어. 아버지 힘들어."
"아이에게 고맙다고 해줘야지."
"하. 그래 고맙구나."
"......"
"......걱정해줘서 고마워 주니어. 아버지가 일찍 일어날게."


슈슈의 눈총을 받으며 시니어가 한숨섞인 말을 하나씩 덧붙였어. 고맙다는 아버지의 말에 활짝 웃은 주니어는 신이 난채로 제게 양팔을 벌리는 슈슈에게 엉금엉금 기어가 답싹 안겼을거야. 아버지를 도왔다는 생각에 뿌듯한지 주니어는 슈슈의 품에서 자신이 아버지를 호- 해줬다며 한참동안 같은 말을 계속 옹알거렸어. 슈슈는 아이를 바라보며 기특하게 미소짓고 있었지만 몸이 불편한 시니어는 더 이상 못들어주겠다는 듯 작게 신음을 흘렸지.


"혼자 있게 해주겠나? 쉬고 싶군."
"혼자라니. 병간호를 받아야지."
"저 녀석이 온종일 짹짹대는데 간호가 되겠나."


시니어의 볼멘소리에 슈슈는 작게 웃었어. 그리곤 아버지와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가서 놀고 있으라며 옆에 서 있던 사용인과 보모에게 주니어를 안겨준 뒤 나가있으라고 턱짓을 했지. 사람을 부리는 것이 익숙한 일련의 행동들에 시니어는 바람빠지는 웃음 소리를 냈을거야.


"왜 웃나."
"그냥. 자네가 꼭..."


이 집의 안주인같이 구는게 기분이 좋아. 시니어는 뒷말을 삼켰어. 오랜만의 좋은 분위기를 망칠 필요는 없잖아. 혼자서 큭큭대는 시니어를 이상하게 바라보던 슈슈는 손등으로 시니어의 이마와 뺨의 열을 쟀어. 심하진 않지만 미열이 남아 있었지.


"자네가 좋아하는 후추 뿌린 보드카를 가져오려했는데. 감기는 아닌거 같아 대신 이걸 가져왔지."
"...냄새부터 코가 아프군."
"우유와 크림을 넣은 핫초콜릿에 마시멜로우를 넣었어. 너무 뜨겁지 않게 약간 식혔으니 마시기엔 지금이 좋을거야."


상체를 일으켜 슈슈가 건낸 달디 단 음료를 받은 시니어는 미심쩍은 얼굴로 머그잔과 슈슈를 번갈아보았어. 정말 마셔야하냐는 무언의 질문에 슈슈는 말없이 시니어를 바라보았지. 깊은 숨을 내뱉은 시니어가 결심을 끝내고 핫초콜릿을 한모금 들이켰어. 얼굴을 사정없이 구기는 시니어를 보며 슈슈는 참지못하고 픽 웃고 말았지.


"너무 달아."
"당신네 핏줄은 단 걸 좋아하잖아."
"그래도 정도가 있지. 주니어에겐 주지 말게. 입맛을 한 번 들이면 이가 죄 썩어도 계속 달라할거같으니까."
"이 맛있는 걸 못 먹게하다니. 너무 하는군 그래."


시니어가 내민 핫초콜릿을 받아든 슈슈는 시니어의 입자국이 난 부분에 제 입술을 맞추고 음료를 한모금 마셨어. 그리곤 잠깐 얼굴이 굳었다가 잔을 내려놓았지. 뭐야, 본인도 이렇게까지 단건 못마시면서 내게 먹인거야? 눈매를 가늘게 한 시니어는 슈슈의 입이 닿은 머그를 바라보았어. 저기에 제 입을 맞출 수 있다면 끔찍하게 단 음료를 다시 한 번 더 마시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지.


"고작 상사병으로 앓아 누울 것까지 있었나."
"상사병은 의사도 못고친다지."
"자네라면 좋은 조건의 이들이 차고 넘칠텐데."
"결혼이라면 모를까 사랑은 그렇지 않다는 걸 슈타우펜베르크 자네도 알잖나."
"...난 자네가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 줄 알았어."
"그러지 않으면 자네가 내게서 도망칠테니."
"하지만 우리 둘 중 정말 마음을 접은 사람도, 도망을 친 사람도 없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어. 머그잔을 내려놓고 입가를 닦아낸 슈슈가 물끄러미 시니어를 바라보았지. 도저히 알 수 없는 표정이었어. 슬픈 것 같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애틋해 보이기도 했지. 확신이 없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그럼에도 이미 결정을 내린 듯한 표정이기도 했어. 제 입가를 닦아냈던 손수건을 만지작거리던 슈슈가 입을 닦아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어.

제 쪽으로 허리를 숙이는 슈슈를 보며 당연히 손수건이 닿을 거라 생각해 눈을 감았던 시니어는 따뜻하고 말캉한 것이 입술에 닿는 촉감에 놀라 눈을 떴을거야.


"슈타우펜,"
"너무 놀라지 마. 자네 입술을 닦아주겠다고 했지 뭐로 닦아줄지는 말하지 않았으니, 내 마음이지. ...움직이지 말게."


강아지가 애교를 부리듯 입술 위를 핥아내는 혀가 뜨거웠어. 간지럽고 또 부드러웠지. 뺨을 감싸던 세 손가락은 시니어의 턱선을 덧그리며 내려와 아랫턱을 감쌌어.

시니어는 미칠 지경이었어. 뾰족하게 세운 혀로 제 입술 틈새를 건드리다가도, 조금이라도 그 틈새가 벌어지면 얼른 도망가버리니 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무슨 속셈인지 통 알 수가 없었어. 왜 이러는 거지? 정말 자신을 놀리려는 걸까? 자신이 여태 슈타우펜베르크를 잘 모르고 있었던걸까?


"...전부터 느낀건데. 카잔스키 자네는 참 충실하군."
"...?"
"움직이지 말라면 정말 움직이지 않고. 도망가면 도망가는 대로 또 내버려 두고... 재미없을 정도로 충실한 군인이야."


슈슈의 목소리에 시니어는 차마 뜨지 못하고 계속 감고 있던 눈을 떴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고 있는 슈슈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있었지.

시니어가 아는 슈슈는 당당하고 강단있는 군인이기도 했고, 우아하고 기품이 넘치는 귀족이기도 했지. 자상하고 여유로운 아버지이기도 했고, 진중하고 신실한 종교인이기도 했어.

하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남자는 시니어가 알고 있던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남자였어. 군인도, 귀족도, 아버지도, 종교인도 아니었지.

지금 시니어의 눈앞에 있는 슈슈는 사랑을 하는 남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말야.







줘도 못먹네
2022.12.29 01: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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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못먹네 떼잉...
[Code: a0ae]
2022.12.29 01:36
ㅇㅇ
키야아아ㅏ아간질간질ㅠㅠㅠㅠㅠㅠㅠㅠ슈슈 이제 맘열고 직진코스 밟는거냐고ㅋㅋㅋㅋ가보자고
[Code: aea8]
2022.12.29 01: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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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앙아ㅏ아
사랑을 해라
[Code: dc6f]
2022.12.29 0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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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달달한 와중에 주니어는 귀엽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 둘이 사랑을 해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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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2: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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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나의 생일선물이고 크리스마스선물이고 졸업선물이고 연말선물이고 환갑선물이야....사랑해 센세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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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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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ㅏㅏㅏ드디어 진짜 연애 시작인가...빨리 다음 진행을 보고싶어요 센세 ㅠㅠ 진짜 내가 다 설랠정더로 따뜻하고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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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6: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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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초코냄샤 쩔어 개달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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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7: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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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니어 알아서차려진밥상앞에있잖아 숟가락들어빨리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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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8: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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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는 귀엽고 슈슈는 달고 시니어는 귀엽다 여기가 천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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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8: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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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청애 충실한 카잔스키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너무좋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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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9: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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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청은 뭐냐 명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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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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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이이이이잉 줘도 못먹냐!!!!!!!내가 글케 가르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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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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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감사합니다 오늘 핫초코 먹겠읍니다^^....
[Code: d522]
2022.12.29 09: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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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센세가 주는거 존나 잘처먹음 어나더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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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9: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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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개달달 개좋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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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10: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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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시니어는 쭈니어 약간 귀찮아하고 슈슈한테만 관심꽂혀있는거 너무 커엽고 웃겨ㅠㅠㅠㅠㅠ
[Code: db64]
2022.12.29 1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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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혼란스러워하는거 켈켈켈 슈슈가 용기를냈잖아 시니어 ㅓㅓㅓㅓㅓㅓㅓ 노력헤ㅐㅐㅐㅐ
[Code: 9acc]
2022.12.30 2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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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녀 핫초코 주고싶다 히야아아 하면서 좋아할거같아 ㅠㅠㅠㅠ 이대로 착하고 예쁘게 잘 자라서 아버지랑 후추뿌린 보드카 나눠마시는것도 보고싶다ㅜㅠㅠㅠㅠㅜㅠ
[Code: 3fde]
2023.01.12 09: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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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ㅠㅠㅠㅜㅜㅠ
[Code: 785b]
2023.01.14 2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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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복습완료
[Code: a759]
2023.01.29 08: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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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필력 진짜 돌았다...너무좋아요 진짜 너무너무좋다...저택 안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기분이에요ㅜㅜㅜㅜ사랑하는 남자의 얼굴..캬

"왜 웃나."
"그냥. 자네가 꼭..."
이 집의 안주인같이 구는게 기분이 좋아. 

이부분도 진짜 미쳤어요 너무너무좋다ㅜㅜㅜ
[Code: 7a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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