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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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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시니어슈슈  

#싱글대디시니어의아들을돌봐주는슈슈  

 

 

 

카잔스키 저택에서의 슈슈의 호칭이 대령에서 미스터 슈타우펜베르크로 바뀐지 이주 정도가 지났을까. 주니어는 '슈슈'라는 호칭을 말하기 시작했어. 시니어의 사냥개 쉬시니크를 부를때 발음을 헷갈려하긴 했지만  영특한 아이는 곧 슈슈와 시씨를 구분하여 불렀지. 사냥개를 시씨라고 부르는 주니어에게 슈슈는 미묘한 웃음을 띄었어. 오스트리아인이 길길이 날뛰겠군.

 

함박눈이 내리던 날, 슈슈는 주니어를 데리고 정원으로 나왔어. 이제 한 살에 가까워져가는 아이에겐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지. 흰 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려 고개를 꺾고 있던 아이는 얼굴에 닿는 차가운 눈에 깜짝 놀라 몸을 바르르 떨었어. 그리곤꺄! 웃으며 팔다리를 격하게 버둥거렸지. 신이 난 아이를 땅에 내려주자 뽀득뽀득 눈을 밟은 아이가 까르르 웃으며 슈슈를 향해몸을 돌렸어.

 

 

"슈슈! 슈우- 슈슈!"

 

 

오른팔을 마구 흔들며 슈슈를 보고 웃던 아이가 뽀득뽀득 소리가 나는 바닥을 보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이자 작은 몸이 기우뚱하고앞으로 쏟아졌어. 중심을 잡으려 양팔을 바둥대는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슈슈는 얼른 몸을 낮춰 아이를 끌어안았지. 슈슈에게폭 안기게된 아이가 다시 또 까르르 웃으며 슈슈의 외투를 붙잡고 얼굴을 파묻었어. 슈슈우.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즐거워하는분내나는 작은 아이를 바라보며 슈슈는 작게 미소지었어.

 

주니어가 슈타우펜베르크 그대를 많이 좋아해. 마치 아버지처럼 따르지. 시니어의 말대로 주니어는 슈슈를 아버지처럼 잘 따랐어. 슈슈 역시 주니어를 제 자식처럼 사랑하고 말야. 어떻게 이 작은 아기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압브아."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달라거나 그 비슷한, 그런걸 바라진 않아. 이건 그저... 주니어의 아버지로서 부탁하는 걸세. 그렇게 말하던 시니어는 슈슈를 바라보지 않았어. 아이의 아버지인 시니어가 슈슈 자신에게 품은 감정이 무엇인지 슈슈는 잘 알고 있어. 잘 알고말고. 슈슈 자신 역시 품어서는 안 되는 이를 마음에 담고 말았는걸.

 

 

"주니어. 아버지랑 놀고 싶어?"

"슈우! 슈- 압바."

"주니어 아버지는 슈슈가 아니잖니."

"아냐아. 슈우. 압바야."

"...하하."

 

 

슈슈의 외투자락을 꼬옥 쥐고 얼굴을 파묻던 아이가 꼬물꼬물 슈슈의 얼굴을 만지작거렸어. 잔주름이 진 얼굴을 쓰다듬다가 코를 쥐어보기도 하고, 더 손을 올려 안대의 표면을 쓰다듬다 작은 손가락으로 눈썹을 문지르기도 했지.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카락을 비벼보기도 하고, 꾹꾹 눌러보기도 하던 아이는 동그랗게 올라오는 머리를 보며 배시시 이가 보이게 웃었어.

 

 

"주니어 머리카락이랑은 달라서 신기하지?"

"웅!"

"주니어는 아버지를 닮았으니까."

"아바? 압부우."

"아버지와 똑같이 자라나겠지, 우리 주니어는..."

 

 

금실같이 밝고 보드라운 머리카락은 밀빛으로 물들고 유리처럼 반짝이는 은빛 눈동자는 잿빛이 되겠지. 남자답게 각진 턱선을제 손으로 감싸고, 도톰한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은 그 남자와 같이...

 

슈슈는 눈을 감고 작게 고개를 저었어. 그만. 안 돼. 그를 사랑할 수는 없어. 그래선 안되는 일임을 알고 있어. 그런데도 어째서제 마음이 자꾸만 그를 향하고 있는 걸까.

 

 

"슈슈?"

"...주니어."

 

 

나를 용서해주렴 아가. 차마 신께는 용서를 구할 수가 없구나. 포근한 품에 끌어안긴 주니어는 아무 말이 없는 슈슈를 의아하게올려보았을거야. 하지만 곧 해맑게 웃으며 작은 손으로 마주안아주는 주니어에, 슈슈는 작게 탄식을 흘렸어. 너는 내게 기쁨만을안겨주는구나 아가.

 

 

"주니어. 우리 같이 쉬시니크와 즈비르 산책을 갈까?"

"시시! 준녀, 즈비류. 조아!"

 

 

꺄!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는 주니어에게 슈슈는 빙그레 미소지었어. 모처럼 눈이 오니 개들을 풀어두면 아이와 함께 뛰어놀며 다들 즐거워할거야.

 

 

"그이도 즐거워하면 좋겠군."

 

 

주니어를 안아들고 몸을 일으킨 슈슈가 중얼거리는 말에,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렸어. 슈슈는 아이를 보고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동그란 이마에 입을 맞출 뿐이었지.

 

윗층의 서재에서 시니어가 자신들을 바라본다는 사실은 앳적부터 알고 있었어. 슈슈가 마음만 먹는다면 시니어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지. 서재의 창으로 내다보았을 때 가장 잘 보일 위치를 알아내는 것 역시 슈슈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었어. 시니어가 그것을 알았을지는 모르지만 말야.

 

하지만 눈이 마주치는 것까지는 슈슈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어. 아니, 사실 완전히 예상치 못한건 아니었지. 하지만 모른척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됐어. 자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 눈이 마주친 것은 그저 우연이고 착각일 뿐이라는 듯 말야.

 

얼굴에 열이 오르는게 느껴져. 그나마 얼굴이 빨갛게 얼어있던 덕에 티가 나진 않을 것 같아. 한박자 늦게 황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질 않았어. 한 번 더 그를 보고 싶었어. 하지만 그를 바라보면 안 될 것만 같았지. 그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동시에 그의 시선에 머무르고 싶었어. 뒤죽박죽 모순된 마음을 끌어안은 슈슈는 무심코 또 다시 고개를 들고 말았지.

 

정신이 든 건 유리창 너머의 시니어가 자신과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였어. 애틋한 감정이 창 너머에서도너무도 선명하게 느껴져서, 그 감정이 흘러넘치다 못해 창 밖으로 새어나오는 것만 같아 그만 슈슈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지. 

 

이 감정은 사랑이 아냐. 사랑일 수 없어. 유리창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해 뛰어가던 슈슈는 자신이 저택의 문과 반대 방향으로뛰고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어.

 

이래선 어떻게, 주니어를 대체 무슨 낯으로 보겠어. 시니어와 슈슈 자신 사이의 감정은 사랑이어선 안되었어. 왜냐하면 그와 자신은 남자이고, 비록 둘 다 홀로 되었으나 각자의 가정이 있고, 각자 지켜야 할 위치가 있고...

 

추위에 얼어붙은 얼굴은 물론 귓바퀴까지 새빨졌을게 느껴져. 급하게 달리느라 심장이 쿵쿵 터질것만 같아.

 

 

"압빠!"

 

 

슈슈가 자신을 안고 달리자 신이 난 주니어가 꺄르르 웃었어. 카잔스키 저택에서 귀한 도련님을 안고 달리는 사람들은 없었으니까. 옆으로 팔을 흔들며 꺄아 다리를 흔드는 아이의 웃음소리에 슈슈는 우뚝 다리를 멈췄지. 그리곤 떨리는 숨을 뱉으며 눈이 무릎까지 쌓인 정원에 털썩 주저앉았어.

 

망명자인 슈슈가 도망을 치는 건 어쩌면 생존을 위한 본능일지 몰라. 지금까지 슈슈는 계속 도망쳐야했지. 미치광이에게서. 그의친위대에게서. 전쟁의 광기에 물든 이들에게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슈슈는 계속 도망을 쳐왔어.

 

 

"슈우? 압바?"

 

 

슈슈는 품에 안긴 작은 몸을 끌어안고 제 머리를 기댔어. 이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만 같아. 도망은 이제 지겹고 신물이 나. 더 이상 어디로 도망쳐야할지도 모르겠어.

 

 

"내 마음이 내게 있는데 어디로, 어떻게 도망을 칠까..."

 

 

고요한 정원에는 오직 숨소리와 심장소리만이 들려와. 작은 손이 슈슈의 얼굴을 어루만졌어. 얼굴을 간질이는 작은 손가락에 슈슈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제 손가락을 쥐여주었어.

 

눈이 내리는 날은 다른 겨울날보다도 춥지 않다고 하지. 이미 내린 눈 위에 또 새로운 눈이 조용히, 소복하게 쌓여가. 고요한 카잔스키 저택에서도 작은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듯 해.






메리크리스마스!!

2022.12.25 1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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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슈슈 연애해 결혼해ㅠㅠㅠㅠㅠㅠ 아이곰 주니어 졸커야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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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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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ygall.com/img/490059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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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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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뽀뽀후루루룩쫍쪽쭈와아악뽁쪼쪼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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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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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시니어슈슈 얘들아 삽질을 끝내고 사랑을 하여라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요ㅠㅠㅠㅠㅠㅠㅠ 센세 크리스마스에 이런 따땃하고 간질간질한 무순을 선물로 줘서 너무 고마와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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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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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개추 백만개 주고싶네...... 센세 메리크리스마스....🎄🎄 우리 영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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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59
ㅇㅇ
ㅎ ㅏ 시발 어디로 도망치녜 그래 시발 연애해라 크리스마슨데 오늘부터 1일해라 시발 100일에 100원도 챙겨줄게 시발 제발 연애해줘 뭐가 문제야 시발 연애해 연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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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3:59
ㅇㅇ
와중에 시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많이 화내겠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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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4: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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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ㅠ아가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 ㅠㅠㅠㅠㅠ 슈슈 마음은 슈슈 안에 있으니 도망도 갈 수 없고.. 인정해요 어서 ㅠㅠㅠㅠ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라고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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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4: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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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는 실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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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4: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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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니어 엄청 컸네 너무 귀엽다ㅠㅠㅠㅠㅠ시니어슈슈 연애해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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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4: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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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사랑을 해라...부부의떡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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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5: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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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로 어나더를 가져온 센세!! 덕분에 겁나 메리메리 해피해피한 크리스마스다ㅠㅠㅠㅠㅠ 슈슈 인정해 받아들여도 괜찮아 조금만 더 용기를 내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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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7: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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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는 봐도봐도 사랑스럽고 슈슈의 마음도 시니어랑 주니어에게 머무르고 싶어하잖아 얼른 사랑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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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18: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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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슈슈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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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7 09: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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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도망만치던 슈슈ㅜㅜㅜㅜ이제는 마음놓고 품에 안기고 싶은 사람을 찾았다는게ㅜㅜㅜㅜㅜ하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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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6: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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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정착해가는거 넘 좋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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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8: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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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1f8]
2023.01.30 13: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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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은 이제 지겹고 신물이나...., 슈슈이제 시니어 곁에서 평온을 찾자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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