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0661236
view 22046
2024.04.11 23:58
12A4F9F8-1F26-41B9-84D0-BDC07E6E58B6.jpeg

1 https://hygall.com/588906011
2 https://hygall.com/589123095
3 https://hygall.com/589827044
4 https://hygall.com/590255205





"아버지가 그랬어요. 미국이 제일 세니까 미국 군인들은 다치지 않을 거라고."
"그래, 난 미군이 아니라서 다친 모양이다."
"미군이 아니에요?"

그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그럼 우리 아버지 부하도 아니에요? 근데 왜 우리 집에 있어요? 어느 나라 군인인데요?"
"나는 네 아버지의 옛 친구란다." 대령이 말했다. "네 아버지가 나를 돕고있는 건 비밀이야. 아직 전쟁 중이니까. 이해하지?"

꼬마는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사실, 난 이제 군인 신분도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다."
"어쩌다가요?"
"나라가 망했거든."

톰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세상에는 별 일이 다 있지." 그가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보니 대령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겠구나. 그냥 이름으로 부르는게 어떠냐?"
"대령님 이름은 너무 어려워요." 그가 웅얼거렸다. "슈타프구르프."
"그냥 클라우스라고 불러라. 그거면 됐다."
"그건 너무 친구 같잖아요. 아버지가 어른들한테 예의있게 하라고 했는데요."
"그럼 슈타우펜베르크라고 부르던가."
"슈... 슈타펠."
"아이고, 네 맘대로 해라."

대령은 아주 웃음을 터뜨렸다. 둘은 한참 말없이 체스를 두었다. 톰은 하고싶은 말이 있는지 작은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대령의 눈치를 한 번 보고 쫑알거린다.

"우리 아버지의 할아버지도 다른 나라에서 왔대요."
"그렇구나."

대령은 저 애가 아버지한테 허락이나 맡고 이야기하는 건지 궁금했다. 톰은 언뜻 얌전해 보였지만, 말도 많고 질문도 많았다. 덕분에 대령은 카잔스키 제독에 대한 쓸모없는 사실 ㅡ 그의 음악 취향이라던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 그를 괴롭히는 상관들 ㅡ 을 많이도 알게되었다. 주니어는 체스 말을 옮기면서 말했다.

"슈타프 씨도 잘 살 수 있을거에요."

대령이 슬며시 웃다가 곧 표정을 가다듬었다.

"뭔가 착각 중인가 본데, 난 전쟁이 끝나면 돌아갈거야."
"그치만... 나라가 망했잖아요?"

톰이 악의 없이 되물었다.

"다시 어떻게든 해봐야지. 군인이 자기 나라를 떠나면 쓰나."
"군인 아니라면서요."
"... 한 마디를 안 지는 게 네 아버지랑 똑같구나. 체크메이트."

그가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체스가 끝나버렸다. 톰은 이마에 손을 짚고 탄식했다. "안 돼!" 오늘만 세 번 째 패배였다. 대령은 실망한 아이를 보고 낄낄 웃으면서, "집중해야지." 하고 놀린다.




*




재생다운로드kilmerbat78.gif


도련님이 '대령'과 놀다가 잠들었던 날, 어르신은 화를 낼 겨를조차 없으셨던 것 같다. 몇 번이나 죄송하다고 했지만 그냥 손을 휘휘 저을 뿐이었다.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뻔뻔하게 책을 읽고 있는 대령을 타박했으나, 그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누가보면 총이라도 쏜 줄 알겠네."

더 놀라운 일은 그 날 밤에 일어났다. 카잔스키 제독이 다시 대령의 방에 찾아왔다. 밤늦게 외출복을 벗지도 않고 들이닥친 그는 쾅 소리가 나게 문을 열어젖혔다.

"내 아들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대령이 또 뭐가 문제냐는 눈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나는 어르신이 분명 역정을 낼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분은 퍽 점잖게, 그러나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당신에게 꼭 체스를 배워야겠다고 난리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붙여준다고 해도 필요 없다고... "
"내가 뭐랬소? 좋은 친구가 됐다고 했지."

대령이 제법 쌀쌀 맞게 받아쳤다. 어르신은 그 얄미운 주둥이를 타박하지도 않고, 신경질을 내지도 않았다. 그는 대령의 눈을 피하면서 우물거렸다.

"... 방학 동안 만이오. 남들 눈에 띄어서 좋을게 없으니 조심해서 만나시오. 혹여나 다른 맘이라도 품으면... "

그는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잘 모르겠네. 내가 자네 아들을 해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나."
"부탁이오." 어르신이 한숨을 푹 쉬었다. "나라고 이러고 싶은 줄 압니까. 아들 놈이 조르지만 않았어도... "

‘대령’은 시종일관 빈정 상한 티를 내고 있었지만, 나는 그가 웃음을 간신히 참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성격 나쁜 양반은 어르신이 곤혹스러워하는 걸 즐거워했다. 그가 마지못해 수락하는 척 했다.

"알겠네. 방학 동안 만이네."
"미안합니다. 괜히 귀찮게 해서."
"자네가 사과도 할 줄 알았나?"

대령이 반 쯤 농담조로 묻자, 어르신은 멋쩍은 듯 말이 없었다. 그는 다른 불편한 것은 없는 지 묻고,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까지 말하고 떠났다.









재생다운로드vkr10.gif

어르신이 방을 나서자마자, 대령이 중얼거렸다.

"꼴에 아들 일이라고 마음을 졸이는군."

나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대령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정말로 도련님을 해치실 건 아니죠?"

그러자 대령이 인상을 팍 쓴다.

"당연히 아니지." 그가 짜증을 냈다. "자넨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나?"
"그냥 여쭤본 거에요. 그냥... "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 다시 묻지 않았다. 대령은 확실히 함부로 아이에게 손을 댈 사람 같지는 않았다. 잘은 모르지만 어르신도 괜찮으리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아무리 도련님 말이라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모르는 믿는 구석이 있는가 보다, 하고 흘려버렸다.









*



카잔스키 제독의 걱정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제법 잘 어울렸다. 그도 그럴것이, 대령은 슬슬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지겹던 참이었다. 방에 있는 읽을 거리는 원목 책상의 품질보증서까지 모조리 다 읽은 후였다.

방학 내내 혼자서 놀아야 했던 것은 도련님도 마찬가지였다. 이 저택에 그 애한테 프랑스어 책을 읽어주고 함께 체스를 두어줄 사람은 없었다.

사실, 도련님은 ‘대령’과 완전히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한 쪽 손은 날아가고, 다른 한 쪽은 세 손가락만 남았고, 왼 쪽 눈마저 잃은 대령은 그의 눈에 완전히 전쟁 영웅처럼 보였을거다. 그는 나라를 위해 충성을 바친 군인이었고 도련님은 그런 사람들을 존경했다. 그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몰래 청소용 양동이에 숨어 들어가야 했고, 그마저도 몇 시간 있다 나오지 못했지만, 도련님이 진심으로 그를 존경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혔다. 나중에라도 저 자가 나치 군인이었단 사실을 알면 얼마나 충격받을지 감도 오지 않았다.

제독님이 집에 오지 못한 크리스마스도 도련님은 ‘대령’과 보냈다. 몰래 감자와 칠면조고기를 가져와서, 그의 방에서 함께 먹고, 실컷 놀다 곯아 떨어졌다.

어르신은 그가 대령과 너무 친하게 지내는 것을 걱정했지만 그냥 내버려두었다. 방학은 언제나 도련님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특별히 작년과 올해에는 말이다. 모처럼 집에서 푹 쉬다가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망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


재생다운로드8b0213e73774420282a48f444d8fcdc8.gif



새해 전야. 도련님은 ‘대령’을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했다. 겨우 시간 내서 아들과 저녁을 먹는데 불청객이 끼어든 셈이다. 어르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그 분은 도련님 부탁이라면 껌뻑 죽는 시늉이라도 할 것이다. 대령은 여전히 저택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으므로, 모두 잔뜩 긴장해서 저녁을 준비했다. 그는 그동안 거실에 나와 책을 읽었고, 어르신은 그 옆에서 도련님과 체스를 했다. 대령은 신경쓰지 않는 척 하면서 도련님 차례 마다 훈수를 뒀다.

그런데 시종장이 급하게 뛰어들어오더니, 카잔스키 제독에게 귀엣말을 했다.

어르신은 순식간에 얼굴을 굳혔다. 그가 아들을 보고 억지 웃음을 지었다. “급하게 손님이 오신다는구나.” 바쁘게 현관으로 나설 채비를 하면서 말했다.

"대령, 저 쪽 방에 보여줄 게 있다고 하지 않았소?"

"내가 언제ㅡ"

대령이 무심코 답하려던 찰나, 어르신이 절박하게 눈짓했다. 도련님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채기 전에, 대령은 “아, 그렇지.” 하고 도련님 손을 잡았다. 그는 도련님을 떠밀다시피해서 방으로 들여보냈다. 나도 두 사람을 따라가려는데, 어르신이 나를 붙잡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자신이 부르기 전까지 절대로 나오지 말라고 속삭였다.



그 방은 다행히도 커다란 책장이 있는 응접실이었고, ‘대령’은 책장에 꽂힌 책을 재빨리 아무거나 집어 선물이라고 주었다. 그런 허접한 수가 먹힐 줄을 나도 몰랐지만, 어찌되었든 다행이었다. 대령은 도련님이 선물에 정신이 팔린 사이 문에다 귀를 대고 대화를 엿들으려고 했다.

“뭐가 들리긴 해요?”

대령이 말 없이 고개를 저었지만, 문에서 귀를 떼지는 않았다. 나는 문 밖에 누가 왔는지 짐작이 갔지만 모른 척 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도련님이 알면 불안해 할테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카잔스키 제독이 방문을 열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나와서 저녁을 먹으라고 했으나, 뭔가 평범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시종장도, 저녁을 준비하던 다른 이들도 완전히 얼어붙어있었다. 다들 도련님에게 티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긴 했지만 말이다.






*

재생다운로드tom_valkyrie_16.gif



며칠 뒤에 도련님은 학교로 돌아갔다. 도련님 만큼이나 대령도 아쉬워했다. 이후에 몇 번이나 나한테 체스를 가르쳐보려고 했지만, 내가 하도 재미없어 하니까 그냥 포기했다.

유일한 재밋거리 마저 떠나보낸 대령은 1월 내내 목이 빠져라 편지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이 다 되도록 어르신은 아무런 소식이 없다. 편지를 가지러 오라는 말도, 가지고 오라는 말도 없었고, 대령은 점점 초조해져갔다. 결국 그의 예민함이 극에 달했을 때에서야 카잔스키 제독이 직접 대령의 방으로 찾아왔다.

그는 언제나처럼 왁스로 봉인된 봉투를 내밀었다. 대령은 화색을 하며 곧바로 봉인을 뜯어냈으나, 곧 이상한 점을 깨닫고 인상을 구겼다.

“사진이 없군.”
“군에서 당신 가족들을 찾고있소.”

그의 말에 대령이 흠칫 놀란다.

“심각한 건 아니오. 독일에서 당신 가족들이 도망쳤다는 첩보가 들어왔다더군. 내 저택을 드나드는 자들을 조사해온 모양이오.”
“군에서 자네를 의심한다는 말인가?”
“그렇소.”
“이해할 수 없군. 자네가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하지 않았나. 무슨 근거로 전시에 지휘관의 저택을 감시한다는 말인가?”

대령이 눈을 치켜뜨고 그를 추궁하자, 카잔스키 제독은 피로한 듯 눈을 문지르며, 나지막히 말했다.

“... 모르겠지만, 대령, 군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소.”
“놀랍지않군. 자네 충성심을 보면 말이야.”

대령이 빈정거렸지만, 어르신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단조로워서 꼭 꾸며내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당분간 사진은 없소. 편지는 무조건 대필을 할 거고, 이름은 쓰지 마시오. 신원이 특정될만한 어떤 것도 안 됩니다. 당신 가족들이 살아있다면 당신에게 먼저 연락하려고 할테니까, 그걸 핑계로 내 주변을 들쑤시는 것 뿐입니다. 잠시만 조심하면 될 일이오.”
“지금 나보고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대령은 할 말을 찾으려고 입술을 달싹거렸으나, 카잔스키 제독이 더 빨랐다.

“쓸 데 없는 도박은 하지 마시오, 대령.”

카잔스키 제독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쳤다. 위로하는 건지, 약을 올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대령은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다. "다음 편지는 조금 더 걸릴지도 모릅니다." 어르신이 말했다. 대령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카잔스키 제독이 나가자, 대령은 그제서야 뼈저린 탄식을 뱉었다.

푹 패인 뺨이 어쩐지 더 야위어보인다. 그는 갈피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덩그러니 서서 편지를 만지작 거리기만 했다. 언제나 형형하던 오른쪽 눈이 까마득한 곳을 보고있는 것처럼 흐렸다. 한참이나 아무 말도 움직임도 없었다가, 불현듯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다. 어떻게든 제정신을 차려보려고 말이다.



대령은 그 날 평소처럼 책을 읽고 산책을 나갔지만 편지는 읽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었다. 언뜻 여상해 보였지만 종일 몸을 잘게 떨고 있었다. 그는 다음 날이 되어서야 겨우 편지를 꺼내보았고, 그 다음 날에 간신히 답장을 썼다. 어느 때보다 길고 자세한 편지였다.





시니어슈슈 아이스매브
2024.04.12 00:01
ㅇㅇ
모바일
내 센세가 어나더를 주셨어! 다 비켜! 이 센세는 내 센세야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fdc3]
2024.04.12 00:13
ㅇㅇ
모바일
슈슈와 주니어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 흥미진진 재밌다 주니어는 슈슈의 정체를 모르고 존경하고 따르고 슈슈는 무미건조한 삶에 소일거리를 찾은것처럼 주니어와 놀아주고 있지만 이미 주니어에게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아서 너무 좋다..
[Code: fdc3]
2024.04.12 00:15
ㅇㅇ
모바일
마지막이 너무 불안해서 잠이 안올 것 같아 대체 누가 왔었던걸까? 슈슈의 가족은 무사한걸까? 시니어는 대체 왜 슈슈를 돕는걸까? 궁금한게 너무 많아 센세 어나더 플리즈 ㅠㅠㅠㅠㅠ
[Code: fdc3]
2024.04.12 00:08
ㅇㅇ
모바일
의외로 주니어에게 무른 시니어랑 애만 5명 애아빠 슈슈의 차이가 너무 흥미롭다 ㅋㅋㅋㅋ 능글맞아보이기까지 한 슈슈랑 슈슈워너비 된 주니어라니ㅠㅠ 근데 마지막에 너무 불안 ㅠㅠㅠ
[Code: 369e]
2024.04.12 00:08
ㅇㅇ
모바일
누가 왔다간거지ㅠㅠㅠㅠ 불안해서 미치겟어
[Code: 30fe]
2024.04.12 01:5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이건 문학이야 ㅠㅠㅠㅠㅠㅠ
[Code: d873]
2024.04.12 02:04
ㅇㅇ
모바일
아기어름이랑 슈슈가 가까워지는 과정이 너무 흐뭇해서 잇몸 만개하다가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불안해짐 대체 무슨일이야...
[Code: bfc6]
2024.04.12 06:26
ㅇㅇ
모바일
ㅜㅜㅜㅜㅜㅜ시대의비극이당 ㅜㅜ
[Code: 462a]
2024.04.12 09:17
ㅇㅇ
모바일
셋다 너무 귀여워ㅠㅠㅜㅜ 누가 다녀간거야ㅠㅠ
[Code: ac87]
2024.04.12 23:47
ㅇㅇ
모바일
심장이 쫄깃하다 이 가족이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너무 보고 싶어....
[Code: 95e6]
2024.04.14 08:14
ㅇㅇ
모바일
갑자기 살얼음판 같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니어 돌아가니까 분위기 바로 비뀌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04d]
2024.04.15 08:49
ㅇㅇ
모바일
와 개존잼...
[Code: 85a4]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성인글은 제외된 검색 결과입니다.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