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잘못은 따지고 보면 (사실 더 따지면 이노우에 잘못이긴 하지만) 악역 모브로 출발했다는 건데 애초에 태섭이나 백호 같은 주인공들의 캐릭터 빌딩과는 출발선 자체가 존나 다르다고..

서사 창작이나 시나리오 관련 관심있는 붕들은 알겠지만
모든 작품은 프로타고니스트 즉 주인공 빌딩을 잘 해야만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유발할 수 있고 3막 피날레까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음
연민이 갈 만한 서사도 집어넣고 독자들이 응원할 수 있도록 좋은 요소는 다 때려박아야 하고

그 대척점에 있는 안타고니스트 악역은 반대지 일단 존나 나쁘게 만들어야 그에 맞서는 주인공이 빛날 수 있지 않겠냐ㅋㅋ
이노우에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싫은 놈이었는데..하고 말할 정도면 진짜 얼마나 나쁘게 그렸겠음 이노우에 이 아저씨 머릿속에 있는 온갖 빻은 요소들은 다 집어넣었을텐데

근데 그런 이노우에가 대만이한테 감겨버린 것임;
원작에서부터 퍼슬덩에 이르기까지 장장 30년 내내 열심히 대만이 A/S 해주면서 우리 애 그런 애 아닙니다라고 목터져라 얘기해도
정작 그 원작자 본인이 과거에 그려놓은 것 때문에 해당 캐릭터에 대해서 지금까지 말 나오게 만드는 상황이 걍 존나 안타깝게 느껴짐 개붕적으로

그래도 정대만이 그런 점 때문에 역으로 메타적으로 대단한 건 그렇게 출발했어도 결국 지금 위치에 이르렀다는거..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작년에 퍼슬덩 관련 신문 기사 대표로 실릴 만큼 인기도 얻고 정대만이라는 이름 자체가 3점슈터로서 고유명사화 되고
그리고 정대만이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건 반대로 얘기하면 정대만 서사에 이입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 되잖음 모든 현상엔 다 이유가 있으니까

암튼 안쓰럽고 대견하고..
본인 말처럼 진짜 이런 태생적인 무게감에 짓눌려 그 프레스에 질식해 죽을 것 같으면서도 끝내 몇번이고 되살아나는 불꽃남자 정대만이 존나 좋다 이게 사람들이 정대만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기도 하고


슬램덩크 정대만